기타 지식

전형적인 꿈들에 대해 - 벌거벗고 당황하는 꿈

 

낯선 사람들 앞에서 옷을 벗거나 흐트러진 옷차림을 하고 있는 꿈은, 그러면서도 전혀 부끄러워 하지 않는 등의 부수적인 느낌을 수반하기도 한다. 벌거벗는 꿈은 꿈에서 수치심과 당혹감을 느끼고 도망치거나 숨으려 하지만, 실제로 저지당한 것처럼 꼼짝도 할 수 없으며, 난처한 상황을 변화시킬 수 없다고 느끼는 경우에만 우리의 관심을 끈다. 이 꿈은 이런 상황과 결합할 때만 전형적이다.이런 핵심 내용은 그 밖에 이런 저런 다른 것들과 결합하거나 개인적으로 다른 내용이 첨가 될 수 있다. 대개 그 자리를 벗어나 벌거벗은 몸을 숨기려 하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해 느끼는 수치스러운 성격의 곤혹스러운 느낌이 근본적으로 문제된다. 

 

-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상황을 겪어 보았을 것이다 - 

 

옷을 벗고 있는 종류와 방식은 으레 불분명하다. 꿈꾼 사람이 <나는 속옷을 입고 있었다>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이것이 뚜렷한 형상인 경우는 아주 드물다. 대부분 옷을 벗고 있는 상태가 뚜렷하지 않아 양자택일의 형식으로 묘사되곤 한다.  <나는 내의 아니면 속치마 차림이었다.> 일반적으로 흐트러진 옷차림이 수치심을 느끼게 만들 정도로 그렇게 심하지는 않다. 군인의 경우 벌거벗는 대신 자주 규정에 어긋나는 복장으로 나타난다. <나는 군도을 차지 않고 길에 나갔다가 상관이 가까이 오는 것을 보았다. 아니면 목에 휘장을 달지 않았거나 체크 무늬의 사복을 입고 있었다>는 식이다.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상대방은 거의 언제나 분명치 않은 침착한 표정의 낯선 사람들이다. 전형적인 꿈에서는 당혹스러운 옷차림이 상대방의 눈에 띄거나 그 때문에 비난받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정반대로 사람들은 무관심하거나, 아니면 내가 유난히 뚜렷한 어떤 꿈에서 인지할 수 있었던 것처럼 엄숙하고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이것은 생각을 요하는 문제이다.

 

 수치심에서 오는 꿈꾸는 사람의 당혹감과 사람들의 무관심은 꿈에 자주 나타나는 모순을 만들어 낸다. 다른 사람들이 놀라 그를 바라보며 비웃거나 격분해야 꿈꾸는 사람의 감정에 걸맞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불쾌한 면은 소원 성취에 의해 제거되는 대신 당혹감은 모종의 힘에 의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두 부분은 서로 합치되지 않는다. 소원 성취에 의해 부분적으로 왜곡된 형식의 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흥미로운 증거가 있다. 그것은 안데르센 (벌거벗은 임금님) 을 통해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는 동화의 토대를 이룬다.  최근에는 루트비히 풀다가 '부적'에서 그 동화를 시적으로 활용한 바 있다. 안데르센 동화는 임금님을 위해 훌륭한 옷을 짓는 두명의 사기꾼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들은 그 옷이 착하고 성실한 사람들의 눈에만 보인다고 말한다. 보이지 않는 옷을 입은 임금님은 외출을 하고, 백성들은 사람의 마음을 시험하는 옷의 위력에 놀라 임금님이 벌거벗은 것을 모르는 척한다. 그런데 이것이 지금 논하고 있는 꿈 상황이다. 이해할 수 없는 꿈-내용이 기억 이전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표현하도록 자극을 주었다고 가정해도 별로 무리한 것은 아니다. 이때 이 상황은 원래의 의미를 박탈당하고 생소한 목적에 이용된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한 꿈-내용의 오해가 두 번 째 심리적 체계의 의식적인 사고 활동을 통해 빈번히 일어나며, 최종적인 꿈-형성의 요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나아가 강박 관념이나 공포증 형성시 그와 유사한 오해가 (마찬가지로 같은 심리적 개성 내에서) 주된 역할을 하는 경우도 보게 될 것이다. 

 

 우리 꿈의 경우에도 재해석을 위한 재료가 어디서 유래하는지 제시할 수 있다. 사기꾼은 꿈이고, 임금님은 꿈꾸는 사람 자신이다. 도덕을 논하는 경향은 억압되어 금지된 소원이 잠재적 꿈-내용에서 문제되다는 것을 희믜하게 알려준다. 내가 신경증 환자들을 분석하는 과정아세 그러한 꿈들이 등장하는 전후 관계는 유년 시절의 기억이 꿈의 토대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알려준다. 우리가 옷을 다 입지 않고도 가족과 보모, 하녀와 방문객들 앞에 나설 수 있는 때는 오로지 유년 시절뿐이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부끄러워 하지 않았다. 많은 아이들의 경우 나이가 좀더 들어서도 옷을 벗으면 수치심을 느끼는 대신 열광하는 것을 관찰 할 수 있다. 그들은 웃으며 뛰어 돌아다니고 자기 몸을 두드린다. 그러면 옆에 있는 어머니나 누군가가 그들을 나무라면서 말한다. <쉿, 그것은 창피한 일이야, 그러면 안 돼.> 어린이들은 자주 노출욕을 드러낸다. 주변 마을을 돌아다니다 보면 경의의 표시인 양 지가나는 사람에게 속옷을 들쳐 보이는 두세 살 가량의 어린아이들을 어디서나 만나게 된다. 내 환자 중 어떤 사람은 취침 전 옷을 번은 후 속옷 차림으로 옆 방의 누이 동생에게 춤추며 가려다 하녀에게 저지당한 여덟 살 때의 일을 뚜렷이 기억하고 있다. 신경증 환자들의 어린 시절에서는 성별이 다른 어린이 앞에서 옷을 벗는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편집증의 경우 옷을 입고 벗을 때 누군가 엿본다는 망상은 그런 체험에 원인이 있다. 성도착증에 걸린 사람들 중에는 유아적 충동이 증상으로 나타난 부류, 즉 <노출증에 걸린 부류>가 있다.

 

 수치심을 모르는 어린 시절은 훗날 되돌아보면 낙원처럼 보인다. 낙원은 개개인의 어린 시절에 대한 집단적 환상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낙원에서 벌거벗고 있으며, 그러면서도 서로에게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러다 이윽고 수치심과 두려움이 눈을 뜨는 순간이 오고, 인간은 낙원에서 추방되어 성생활과 문화활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꿈은 밤마다 우리를 그런 낙원으로 데려갈 수 있다. 우리는 유년 시절 초기에 받은 인상들이 내용과는 상관없이 그 자체로 재현되기를 바라며, 그것이 되풀이 되는 경우 소원 성취라고 이미 추측했다. 따라서 벌거벗는 꿈은 <노출-꿈Exhibitionstraum>이다.

 

노출 꿈의 핵심을 이루는 것은 자기 자신의 모습과 흐트러진 옷차림이다. 자신의 모습은 어린 시절이 아니라 현재의 모습이고, 옷차림은 후에 가운을 입은 많은 기억들과 겹치거나 아니면 검열때문에 불분명해진다. 여기에다 꿈꾸는 사람이 부끄러움을 느끼게 만드는 사람들이 그 앞에 등장한다. 유년 시절 실제로 노출 광경을 본 사람들이 꿈에 다시 등장하는 사례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꿈은 결코 단순한 회상이 아니다. 기이하게도 어린 시절 우리의 성적 관심을 끌었던 인물들은 꿈과 히스테리, 강박 신경증의 재현에 등장하지 않는다. 편집증에서 예의 구경꾼이 다시 등장한다. 편집증은 끝까지 구경꾼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데도 맹목적인 믿음으로 그들이 그 자리에 있다고 추정한다. 꿈은 그들 대신 눈앞에서 벌어지는 구경거리에 전혀 관신심을 보이지 않는 <많은 낯선 사람들>을 끼워 넣는다. 이들은 몸을 노출시켰던 친밀한 개인에 대해 <소원하는 대립물>이다. 게다가 꿈속에서 <많은 낯선 사람들>은 임의의 다른 관계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그들은 언제나 소원하는 대립물로서 <비밀>을 의미한다. 편집증에서 일어나는 옛 사태 재현이 이 대립물을 어떻게 고려하는지 알 수 있다. 당사자 혼자 있지 않고, 누군가 지켜보는 사람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목격자는 <이상하게도 불분명한 많은 낯선 사람들>이다.

 

 

30개의 댓글

2019.02.16

3줄요약점

0
2019.02.16
@로아인파

1. 전형적인 벌거벗고 당황하는 꿈은 유년 시절과 관련이 깊다.

2. 어린시절에 우리는 벌거벗고도 수치심이 전혀 없었다 그곳은 낙원.

3.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그런 낙원을 바라며 꿈은 우리를 낙원으로 데려다준다.

0
2019.02.16

왜케 안읽히냐

0
2019.02.16
@밖보영

전문용어가 꽤 있어서;;

0
2019.02.16

줄 나눔이 왜 이 난리냐 도대체

0
2019.02.16

그니까 어린시절을 그리워하는 놈들이 저런 꿈을 꾼다는거야?

0
2019.02.16
@노오오력충

어린시절 지녔던 욕망이 성인이 돼서 꿈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꼭 그리워 하는 놈들 한정이 아님

0
2019.02.16
@고운우리말

그럼 어린시절을 그리워하거나 or 어린시절의 욕망(어떤 종류던간에)이 해소가 안된놈들이 꿈에 저런게 나온다는거지?

 

왜 자꾸 묻냐면 내가 저런꿈많이꾸거든

0
2019.02.16
@노오오력충

음 대충은 맞아. 왜냐면 꿈은 욕망을 실현시켜주거든. 그런데 꿈을 곧이곧대로 신용하면 안돼. 왜냐하면 꿈은 있는 그대로를 보여줄 때도 있지만 뇌의 검열을 받고 보여줄 수도 있거든. 이걸 왜곡이라고 불러.

0
2019.02.16
@노오오력충

예를 들어, 아버지가 죽는 꿈을 꾸는 경우가 있음.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와 연관이 깊은데, 어린시절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싶은 욕망은 아버지가 없으면 실현될 수 있음. 어린시절 죽음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죽음은 단지 사라지는 것 뿐으로 여겨지며, 어린 시절 지니고 있던 사랑에 대한 갈망이 왜곡되어 아버지가 죽는 꿈으로 나타나기도 함.

0
2019.02.16
@고운우리말

오호...그럴듯하네... 재밌네 어디서 나오는거야 저런건 출처좀 알려줘

0
2019.02.16
@노오오력충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꿈의해석' 이라는 유명한 책이 있어. 원문은 거의 논문 수준이라서 읽기 지루할 수 있으니, 편집된 것을 한번 찾아봐

0
2019.02.16
@고운우리말

예전에 프로이트 관련 책 빌렸다가 3페이지 읽고 그대로 반납했었는데... 이거도 그정도수준일거같다 아님 그 이상일수도... 찾아볼게 고맙다

0
2019.02.16
@노오오력충

꼭 프로이트를 읽을 필요는 없음. 융의 '꿈 분석'도 있음. 아마 성격이 다를거야

0
2019.02.17

뭘 전문용어탓이야 문단을나눈거도아니고 안나눈것도아니게쓰니까보기가좆같지

1
2019.02.17
@폴라리스

진짜 문장 무시하고 글자수대로 잘라놓으니까 편집증걸린거같음

0
2019.02.17
@Snews

수정했다 게이야

0
2019.02.17
@폴라리스

ㅇㅋ 수정할게 긴글 읽어줘서 고마워!

0
2019.02.17
@고운우리말

훨씬 보기가 좋읍니다 선생님

0
2019.02.17

글이 약간 발번역된 전공서적 읽는 느낌이야.. 좀 수준높은 책들을 많이읽어서 그런건지 외국어를 좀 공부한사람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글짓기도 고려해보는게 어떨까. 그리고 추상적언어도 좀 자제..해줬으면.. 우리는 지식을 습득하고자하는 사람들이지 너의 창작도를 확인하는 평가자가 아니니까.

 

내용자체는 너무 좋음. 수능지문보다 복잡했지만..

 

 

0
2019.02.17
@군필할머니

읽어줘서 고마워. 우선 내가 쓴 글이 아냐... 프로이트의 책에서 발췌한건데, 원문이라 나도 800페이지 분량을 읽는데 꽤나 애먹었어.

옮김이의 잘못 보다는 애초에 일반인들 읽으라고 쓴 글이 아니라서 읽기 힘든 것 같아. 내가 괜히 어설프게 정리했다가 내용이 왜곡 될까봐 일부러 수정은 거의 하지 않았어

0
2019.02.17
@고운우리말

그런것같더라.. 보통 저런건 원서랑 같이읽는거라서 개 발번역인 경우가 많아. 원문도 같이 옮겼더라면 괜찮았을텐데 'ㅅ'.. 그러면 또 아는척한다고 애들이 혼냈으려나..

0
2019.02.17
@군필할머니

원문은 독일어라서 ㅎㅎ;;;

0
2019.02.17
@고운우리말

gg

0
2019.02.17

속옷차림으로 도망치다가 건담타는 꿈은 건담조종사가 되고 싶었던 어린시절 욕망이야?

0
2019.02.18

똥오줌이 너무 마려운데 들어가는 변기마다 똥범벅에 똥이 수북히 쌓여서

막혀있고 길거리에 똥이랑 똥휴지가 넘쳐나는 광경의 꿈을 굉장히 자주 꾸는데

왜 이럴까

0
2019.02.18
@스카페이스

배설에 관련된 꿈은 실제로 대변이나 소변이 마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꿈에서 배변욕구가 있다면 잠에서 깨어 화장실로 가는 경우가 많죠. 신체적 욕구를 꿈에서 대변하는 경우입니다.

0
2019.02.18
@고운우리말

대변을 대변 하는거였군요? 헣허허허허허

0
2019.02.18
0

나도 가끔 꿈속에서 어느순간 '깜빡하고 바지를 안입고 외출했다'고 깨닫는 꿈을 종종 꾸는데..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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