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괴담

[장문]XXX가 이 글을 좋아합니다.

주륵, 참기름이 숟가락 가득 밥 위로 줄줄 흘러내렸다.

" 아이씨, 너무 많이 부었네. 나도 참, 하하.. " 

혼잣말과 함께 헛웃음이 끝나고 나니 좁은 방 안에 적막이 가득하다.
참기름 냄새가 고소하니 방 안에 퍼져있지만 그 냄새를 걷어내면 이 좁은 방 안에 있는 건, 
심각한 고독, 막다른 벽이다.

- 쩝쩝

유난히 소리를 내어 쩝쩝거리며 먹는 건 사회생활 할 적엔 가지고 있지 않던 버릇이었다.
행여 다른 사람에게 누가 될까싶어 조용히 꼭꼭 씹어먹던 습관을 언제부턴가 바꾸게 된 건,
이 방 안에 혼자 있는 내가 스스로 사람 소리를 내지 않으면 하루종일 어떤 청각적인 자극도
받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두려웠다.
내 자신이 점점 투명해지다가 순간 소리없이 증발해버릴 것 같은 무력함을 어떻게든 채워보려고,
나는 내가 관객이며, 광대인 사람놀이 서커스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 살아있다고, 사람이 여기 살고 있다고요

쩝쩝, 큼!

콧물을 한 번 훔치고 나는 옆에 놓여진 스마트폰에 도착한 메시지를 쳐다보았다.
그래, 뻔하지..
[ 상반기 채용 대비 문제풀이반 개강! 1일~11일 선착순 100명 교재,모의고사 무료 혜택까지 ]
무심코 밥 한 술을 입에 또 떠넣고, 메시지 보관함을 빠져나왔다.
.... 페이스북 앱이 눈에 들어왔다.
좋았지. 학교 다닐 땐 옆에 사람들도 많고 재밌었지.
어떻게 살려나. 궁금하네.
앱 버튼을 눌렀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소통하게 해준다는, 소셜 네트워크로 들어가는데는 불과 1초면 충분했다.
이상하지.. 내가 최근 사람과 소통해본 거라곤 일주일도 더 전에, 식료품 사러 갔을 때가 유일한데..
이렇게 사람들하고 소통하는게 쉽다는데 왜 난 일주일 동안 아무 일도 없었지?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는데.. 아, 나도 그걸 몰라서 이러고 있는게 아니잖아..
우울해하지말자,
우울해하지말자,

[백인훈]
드디어 합격, 응원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 하고 국민을 섬기는 공무원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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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얘 붙었네.. "

밥맛이 떨어졌다. 
반년 정도 전에 '야, 나 공무원 시험 준비하려는데 너 어떻게 공부해? 팁 좀 줘~' 하고 물어오길래
한껏 아는 척하며, 행정은 누가 잘 하고, 국사는 누구, 국어는 누구, 교재는 한꺼번에 어디서 사면 싸다며
힘들겠지만 함께 파이팅하자고 응원까지 했던 기억이 떠오르자 접싯물에 코를 박고 죽어버리고 싶었다.
육 개월만에 붙어버리다니,
그동안에도 페이스북에 자기 여자친구랑 1000일 된 사진 올라왔었잖아,
그거 보고 이 자식은 떨어지고, 나는 붙을거다, 왜냐면 나는 밤낮으로 딴 생각 안 하고 붙을 생각만 하니까..
하고 조금 안심했었는데, 왜.. 얘는 붙고, 나는 아직..
육 년씩이나.. 
이 방에서..

아, 아, 우울해하지마. 우울해하지마. 그만 좀 해. 
자격지심 가지지마. 넌 잘 하고 있어. 화이팅, 화이팅. 나는 남이 아닌 나의 길을 가면 된다.
어머니 아버지 생각해, 나는 할 수 있어. 긍정적인 마인드. 그게 중요.

[한동수]
연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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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현 ㅋㅋㅋ 대박이네 솔로부대 전역 축하한다 그럼 내가 고참이네
한동수 @김미미 둘이서 전입 신고 한 번 하러갈게, 커플 데이트 한 번 하자
주성현 좋지 톡해라

초등학생 때 친하게 지냈던 게 기억이 나서 반가움에 친구 추가는 했지만,
전화번호도 서로 모르는데 어른이 되고 훌쩍 지나서 '야 잘 지냈냐'하고 친하게 굴기가
왠지 머쓱한데다 내 처지가 공무원도 아니고 공무원 시험 장수생이다보니 결국 인사 한 번 서로
담벼락에 안 남기고 페이스북 친구만 맺은 채로 지금까지 시간이 흐른 녀석..
그땐 목욕탕도 같이 가고, PC방도 같이 가고 하며 스스럼없이 놀았는데,
이젠 같은 레벨이 아니었다.
좋은 대학에, 공기업 입사한지도 햇수가 꽤 되어 인맥도 많고, 놀기도 잘 놀고,
자기 집, 자기 차, 애인까지.. 근데, 김미미라고, 이름이 특이한 게 혹시..
태그된 김미미를 눌러보았다.
새로운 담벼락에 들어가지며 예쁜 얼굴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
낯익었다.

" 아... " 
초등학교 때 몇 번 같은 반을 했던게 기억난다.
그때도 이뻤지만, 아가씨 태가 나는 지금 화장에 머리까지 꾸미니 만약 길거리에서 만난다면
보통 남자가 아니고선 지레 말도 못 붙일 정도로 예쁜 레벨의 여자가 되어있었다.
그렇구나.. 반창회 모임에서 만난걸까, 
부럽다..

[김미미]
똥쑤♡ - 한동수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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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수와 함께 간 듯한 패밀리 레스토랑 사진이 올라와있다.
사진 속 행복하게 웃고 있는 동수..
당연히 행복하시겠지, 학벌,스펙,외모,능력 되고 여자친구까지 있으니 행복하시겠지.
그나저나 스테이크 맛있겠다.

나는 허기짐에 남아있던 간장참기름밥 한 술을 입에 마저 넣었다.
페이스북에 빠져있던 통에 차갑게 식은 밥은 전혀 스테이크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그 와중에 계란후라이가 씹히자 행복함을 느끼는 내 혀를 잘라 쓰레기통에 쳐넣어버리고 싶다..
아차
아아아
아아아아~ 나쁜 생각 좀 하지마, 올해는 될거니까, 
그럼 나도 사귀면 되잖아, 
나는 페이스북을 황급히 빠져나왔다. 붕붕붕, 버튼을 눌리는 소리가 벌이 도망가듯 울렸다.
하아.. 한심한 놈, 남들 사는 거 보는데 시간을 15분이나 지체했어.
공부 시간 5분 줄었어. 이러면 떨어진다.. 아니아니, 공부 시간이 줄잖아.
자, 공부하자 공부. 공부만이 살 길이다. 올해 반드시 붙어야 한다! 아자아자!



멍청이, 병신, 개새끼, 말미잘, 
부모님 피를 쪽쪽 빨아마시는 기생충 같은 새끼
나는 나를 마음 속으로 욕하고 있으면서도 책상머리에서 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아니야, 이건 시간 낭비가 아니라 '동기부여'하는거야.
나는 자주 활동하는 공시생 웹 카페에 들어가 공부 명언을 몇 개 읽으며 
공무원에 합격한 나 자신을 상상했다.

지난 육년을 나 뒷바라지하느라 본인들은 외국 여행 한 번 못 가신 어머니 아버지..
그 분들의 환한 웃음 앞에 큰절을 한 번 하고..
어머니 아버지, 그동안 고생시켜드렸죠. 이제 아들이 효도할게요.
그리고 첫 월급, 어머니 아버지 선물은 뭐가 좋을까.
연차가 쌓이고.. 새로 들어온 신입에게 업무 노하우를 가르쳐주며,
힘들었던 공시생 시절을 생각하라며 격려해주는 내 모습,
그리고 그 신입 중 여자 후배와 은근한 밀고 당기기 끝에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

♪♪♪♪~ ♬♪♪~

막 상상 속에서 호텔 체크인을 하려던 찰나 전화가 왔다.
- 아버지 -

" 여보세요. "
- 상옥아. 아버지다.
" 예 아빠. 하하.. "
- 밥은 묵읏나.
" 예, 먹었죠. "
- 공부하느라 힘들고 바쁘겠지만 밥은 꼭 챙기묵고.. 뭐 묵읏노.
" 그냥, 뭐 계란하고 이것저것. "
- 국물은?
" 그냥 먹었어요. 공부해야되는데 뭐 끓이고 하다보면 시간이 많이 가서.. "
- 그래도 국물이 있어야지. 목 막힌다.
" 잘 챙겨먹고 있어요, 걱정마세요 아빠. "
- 이번 달 생활비 보냈다. 딴 걱정하지말고 공부만 열심히 하그라.
" 죄송해요. "
- 자신감 잃지 말고, 남들보다 늦다고 틀린 게 아니라고 누누히 말 안하드나. 니는 반드시 된다. 내는 믿는다. 
" 열심히 하고 있어요. 이번엔 기대하세요. "
- 그래 니는 반드시 될 놈이다. 수고해라. 엄마 바꿔줄까.
" 아뇨, 지금 공부하는 중이라.. 나중에 따로 전화드릴게요. "
- 오냐. 너무 공부만 하지말고.. 스트레스 쌓이면 영화도 보고, 여행도 가고 해라.. 끊는다.
" 네. 사랑해요. "
- 그래

.... 공상은 내 인생을 아무 것도 바꿔놓지 않는단 걸 오늘 또 깨달았다.
동기부여?.. 지랄.. 내가 한 건 그냥 현실도피에 불과해.
그새 좀 더 늙어버린 아버지 목소리를 들으니 울컥 했다.
마지막까지 남은 친구들도 자기 자식을 낳고 나선 몇 년이 지나도록 놀자 소리 한 번 없는데,
이 외톨이를 그래도 품에 안고 세상으로부터 바람막이가 되어주시는 아버지.
아.. 나 진짜 진상이다.
차라리 동수가 우리 아버지 아들이고, 나는 그냥 고아원에 갔었으면 좋겠다.
나같은 게 아들로 태어나서 아버지 인생에 짐만 되고.
아버지는 인생이 재미가 있으실까..
그럼 난 어떻지, 내 인생은 재밌.. 제발, 제발, 정신병자야? 너 미쳤어?
혼자 욕하고, 혼자 응원하고! 그만하자, 정신차려!
지금도 내 라이벌들은 책상 앞에 앉아있는데, 오늘 벌써 몇 시간째 시간낭비하고 있는거야.
남들과 비교하지마, 나를 소중히 여기고, 하루하루 노력하다보면 좋은 날이 오는거야,
나는 그제야 스마트폰 전원을 끄고 배터리까지 분리한 뒤 침대 매트리스 밑에 넣어버리고
다시 책상 앞으로 와서 공무원 국사 책 하나를 펼치고 공부를 시작했다.
부모님 전화를 받고나니 아버지 어머니가 뒤에 계신 것 같아 헛짓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가 없었다.
눈물이 뚝 뚝 책 위로 흘러내렸다.
이번엔 참기름과 달리 고소한 냄새가 나지 않았다.
고소하기는 커녕,
마음이 미칠듯이 쓰라렸다.



쿵쾅쿵쾅, 
심장이 두근두근대는 게 아니라 쿵,쾅,쿵,쾅하고 뛰었다.
온 몸이 흥분되고 마우스를 잡은 손이 벌벌 떨려, 합격자 조회를 위해 내 주민등록번호를 치기가 힘들었다.

" .... 제발, 제발. "

조심스레 [조회] 버튼을 눌렀다.
눈이 저절로 감겼다. 
저번 시험으로부터 1년, 시작으로부터 6년이 걸린 이 싸움의 결과를 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 나는 질끈 감았던 왼쪽 눈을 살짝 떴다.

- 2014년도 행정직(지방) 공무원 채용 시험에 

나는 두 눈을 모두 떴다.

- 불합격하셨습니다.

불합격하셨습니다.

불 합 격

불 합 격 

" ........ "

울음도 나오지 않고 눈물이 먼저 흘러내렸다.
쿵쾅거렸던 심장이 어느새 흥분을 멈추고, 몹시 아파왔다.
칼로 그 부분을 도려낸 듯,
또 인생 한 움큼이 영혼의 무게에서 떨어져나갔다.
집에 어떻게 전화드려야하지.
나는 어떻게 살아야하지.
살고 있지만,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공부는 실컷 했지만,
대체 뭘 공부했단건지 모르겠다.
사람으로 태어났는데,
내가 사람새끼 구실을 하는건지 모르겠다.
차라리 누가 나 좀 잡고 때리면서라도 말해줘요.
사람도 아닌 새끼, 공부도 못 할거면 차라리 죽어버려.
그러면 나 그냥 말할게요.
그게 낫겠죠, 나 같은 거 그냥 없는게 낫겠죠
그래 죽어 넌 차라리 죽는게 여럿 편해질거야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주 지 죽는다니까 면접 보듯 청산유수구나 넌 그동안 잘 살 준비가 아니라 잘 죽을 준비를 했구나
그런가봐요 마음이 편해지네요
깔깔깔 그래 죽으면 모든게 편해진다
그럴까요 그럼?



안 죽었다.
죽을 각오로 공부할 용기가 없었으니 당연히 죽을 용기를 못 내지.
차라리 삶의 무게가 나 혼자였다면 가볍게 뛰어내렸을지도 모르겠다.
한강다리는 몇 번 갔었으니까. 
그때마다 떨어지는 상상을 하고 있으면 머릿속에 두 사람이 떠올랐다.
어머니 아버지가 죽은 내 영정 앞에서 울고 계신 상상을 하면,
이 고장난 삶을 억지로 연명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었다.
나 하나가 아니라, 세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빨아먹는 내가,
그렇게 편하게 죽을 권리가 없다.
악착같이 살아서 숨 쉬고 밥 먹고 똥 싸고, 
헤헤 전 똥 싸는 기계랍니다
남들은 업적을 쌓아올릴 때 
전 그냥 싸서 물내리듯 다 내려버려요
공부한 것도 똥처럼 머릿속에서 '오늘' 버튼을 내리면 다 빨려들어가요

쩝쩝
항상 똑같은 간장참기름밥을 입에 퍼넣는다.
병신 주제에 맛은 알아가지고 참기름도 이번엔 적당히 넣고, 계란도 2개나 구웠다.
계란이 적으면 이 간장밥은 맛이 없거든. 
스마트폰을 다시 집어든다.
이거, 부셔버려야겠다.
부셔버려야만 내가 살겠다.
번쩍 들어올렸다가 나는 우뚝 멈췄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한 번만 더 들어가보자,
남들은 다 잘 되잖아, 나는 안 되잖아, 내가 나를 가르칠 수 없는 건 내가 그만한 선생이 못 되는거야,
잘 되는데는 이유가 있어, 나에게는 없는 그 무언가가 뭘까,
조금만 더 관찰해보고.. 그 다음엔 부셔버려야겠다.
나는 SNS에 '마지막'으로 들어갔다.

미미와 동수는 이제 결혼식 날짜를 잡은 모양으로, 부모님들끼리도 이미 허락이 끝난 것 같다.
인훈이는 공무원 교육을 마치고 시보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찬재는 대기업에 경력직으로 이직을 했다. 
실업계 고등학교에 갈 때만 하더라도 무시했었는데, 저렇게 잘 될 줄이야..
성오는 경사로 진급하고 파출소로 발령받았다.
지잡대 법대를 나와서 공무원 시험에 나처럼 두 번 떨어질 때까지는 같은 신세로 서로 격려했는데,
덜컥 순경 시험에 붙어서 너도 꼭 될거라며 먼저 가더니, 벌써 두 번이나 진급했다.
윤주는 잘 생긴 의사와 약혼 중인 걸로 프로필에 나와있었다.

... 나는 그 대목에서 또 몸이 으슬으슬 떨려왔다.
한때 서로 깊이 사랑했던 여자였는데.
대학교 다닐 때 서로 처음 사귀어 본 사람이라 더 애틋했는데.
군대까지 기다려주었던 너를 떠나보낸 게 후회스럽다.
지금까지 못 붙을 공무원 시험인데, 차라리 곁에 있어주었다면 내가 나아졌을지도 모르겠다.
불과 1년 떨어졌다고, 역시 여자가 있으니 공부에 집중이 안 되는거라고 판단하고,
우는 너에게 못된 말을 하고 떠나보낸 내가..
죄인이야.
다시 시작하기엔 너무 늦었구나.
윤주야, 행복해. 사진 속에 너 되게 행복해보인다.
걱정은 마라.. 다신 이 담벼락에 들어올 일은 없을거야. 



SNS에 '마지막'으로 들어갔다가 나왔고,
나는 생각대로 부셔버리는 중이다.

나 자신을.
부셔버리려고.

의자를 발로 밀어냈다.
순간 숨이 콱 막히며 세상이 붉어졌다.
그 순간 부모님이 떠올랐다.
나는 늘 빠지던 공상처럼 그 상상 속에서 꾸벅 큰 절을 했다.
그러자 내 자신이 점점 어려졌다.
대학에 합격하고 부모님이 나를 칭찬해주던 그 시절,
수학 점수가 오르자 어머니가 집에 찾아온 어머니 친구들에게 자랑하시던 그 시절,
받아쓰기 100점을 받아오자 책을 많이 읽어서 모르는 게 없다고 칭찬했던 그 시절,
두 발로 일어서자, 우리 아이가 일어섰다고 날 꼭 안아주셨던 그 시절,
응애! 하고 태어났을 뿐인데 몹시 기뻐하며 나를 사랑스레 바라보아주신 그 시절,
전혀 예상할 수 없이 생긴 아이지만 자신들의 핏줄이 태어날거란 사실에 뱃속의 아이를 위해 기도하던 그 시절,
.... 이제 아무 생각이 떠오르지 않고,
나는 미칠듯이 후회스럽다..
죽고 싶었던 게 아니니까,
그냥,
살기 싫었던..
...........................



엉엉, 상옥아. 상옥아.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어머니의 통곡이 몹시 슬피 울렸다.
그 통곡과 비슷한 무게의 슬픔을 속으로 집어삼키고있는 한 아버지의 붉어진 눈시울.
인생을 사는데 오십이 넘어도 시작이라 부르는 시대에,
그 오십의 반을 겨우 넘기고 먼저 가버린 아들.

이 두 사람이 아들의 바램대로 편히 여생을 보낼 수 있을까.
평생 고생만 시키고, 돈만 갖다쓰고, 공부 안 하고 헛짓거리하다가, 
책임도 안 지고 덜컥 떠나버린 아들이 밉고, 차라리 잘 되었다고 여기실 것 같은가. 
그 놈한테 들어갈 돈으로 잘 먹고 잘 사는게 복이라고 여기실 것 같은가.

더 잘 해주지 못 해서,
남들보다 더 좋은 옷, 좋은 음식 먹이며 해달라는 거 다 해주지 못 해서,
왜 못난 내 아들로 태어나서 마음 고생만 시달리다 그렇게 되었느냐고,
이 부모가 죄가 많아서 내 아들이 고통을 받았다고,
그 분들 스스로를 저주하시며,
차라리 데려가려면 자기를 데려가시지 왜 불쌍한 아들을 데려가셨느냐고.



OOO
[부고 알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먼저, 
본과 과대표를 맡았던 상옥이가 세상과 운명을 달리했다고 합니다. 
여건되시는 분들은 가능한 많이 찾아뵈어 슬픔을 나누었으면 합니다.
* 장소는 서울 혜신병원 장례식장입니다.
- 서울 광진구...


ㅡ 3명이 이 글을 좋아합니다.



아들의 비보에 서울로 급히 상경한 부모님의 시골집 냉장고 문이 덩그러니 열려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2시간 뒤, 부모님은 이 냉장고 안에 들어있는 과일과 밑반찬, 양념한 고기를 바리바리 싸들고
공무원 시험에 6년째 떨어진 아들을 위로하려고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실 예정이었다.
정성스레 싸놓은 음식이 주인을 잃고 냉장고 안을 자리차지하고 있다.
나이드신 두 분이 먹기에는 많은, 젊은 아들이 배불리 먹기에는 충분한 음식이었다.

 

 

=============================================================================================

 

요즘은 인스타로 바꿔야하나

 

유튜브에 이글 읽는 유튜버들 많던데 들어보는게 더 좋음 나름 연기하는거 들어야 몰입됨.

4개의 댓글

2020.09.28

쩝쩝

0
2020.09.28

슬퍼 ㅜㅜ

0
2020.09.28

세피아 감성이네

0
2020.09.28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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