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내가 직접 본건 아니지만 소름돋은 이야기야.

우리부대는 대대적으로 음기가 너무 강해서 뭔가 이상한거 봤다는 병사가 많았어.
특히 이상한건 부대와는 어울리지않는 뺑뺑이지.

뺑뺑이가 뭐냐면...

이거임. 

무슨 군부대에 뺑뺑이가 있냐고 물어봐도 나도 잘 모름 ㅋㅋㅋ

심지어 이 뺑뺑이는 10~20년은 족히 넘어보이고, 관리도 안되서 페인트가 떨어져나갔을 뿐만 아니라
너무 방치되서 맨처음 한바퀴 돌리려면 병사 한명이 있는힘껏 밀어야 끼이이익 끼이이익 소리내면서 돌아가기 시작해.
풀밭에 덩그러니 있는 괴기스러운 흉물이지.

선임들이 종종 얘기하길 밤중에 끼이익 소리가 반복해서 들리면 이게 돌아가고있는거래.
 

1탄 그림 재활용. <뺑뺑이의 위치와 위병소 근무자들의 투입방향, 철수방향>

1탄 일병때 스토리가 한두달 지난시점이었어. 일병 3호봉쯤?
여름밤 비가 부슬부슬 오는 12시쯤의 밤. 깊은잠이 들락말락하는 시점에서 빵! 빵! 빵! 공포탄소리와 함께 비상벨이 울려.

이 비상벨은 위병소나 지휘통제실에서 누르는건데 이걸 누르게되면 부대는 비상이걸리고
비전투 상태의 병사는 야삽이나 목봉을 들고 해당위치로 뛰어가고, 5분대기조는 총가지고 탄약고로 뛰어감.
실제 상황인 경우는 거의없고, 보통 8시~9시쯤에 모의훈련 명목으로 간부가 누르는게 국룰.

근데 12시에 울린건 처음이었지. 상병장들은 "아 씨발 좆같네. 실수로 발사하고 누른거면 죽인다" 라고 욕하면서 뛰어가고
일병 나부랭이인 나는 속으로만 욕하면서 뛰쳐나갔지. 

보통 모의훈련때는 90% 위병소로 뛰어갔는데 이번엔 의외로 모든 병사들이 뺑뺑이 쪽으로 뛰어가길래 얼렁 따라갔어.
뛰어가보니 병사들은 웅성웅성거리면서 모여있고 당직사령도 뛰어오고있었어.
바닥에는 근무복장으로 방아쇠에 손가락넣고서 벌벌떠는 옆중대 선임이 벌러덩 앉아있고.
옆에는 어쩔줄 몰라하고있는 후임 부사수가 서있더라.

당직사령이 한 3분간 상황파악을 하더니 나머지 인원들보고는 다시 들어가서 잠이나 자라더군.
그때까진 총기오발인줄알고 생활관 들어가며 모두 "씨발 씨발" 거렸어. 비도 쫄딱 맞아서 좆같기도하고..

다음날 점심밥 먹는 취사장에서 그 오발사고의 선임을 만났음. 그 선임은 해명중이었고 다들 우루루 몰려서 듣고있었다.

내용은 이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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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투입하는 중에(위 그림 참조) 끼이익 끼이익 소리가 나길래 소리의 원인을 두리번 거리다가 발견한것은 뺑뺑이.
풀밭에있는 뺑뺑이가 돌아가고있었대.

그 선임은 그자리에 부사수를 세워두고 뺑뺑이 가까이 갔던거지. 이게 혼자 돌아가는게 말이 안되니까. 확인하고온다면서.

잠시후 그 선임이 본것은 돌아가는 뺑뺑이 뿐만 아니라 미친듯 웃으면서 뺑뺑이에 타고있는 여자였어

뺑뺑이는 빠르게 돌아가는데 여자가 뺑뺑이에 타서 고개를 뒤로 젖혀놓은 상태로 머리를 휘날리고 웃으면서 
그 선임과 눈이 마주치고있었대.

그 선임은 순간적으로 위협이라도 줘서 쫒아내야한다는 생각만 들었고 공포탄을 한발 빵! 쏜다음에 한발더 장전해서 쐈고
한발더 장전해서 방아쇠를 당긴 순간 뒤에서 보던 부사수가 뛰어와서 말렸던거지. 
근데 부사수는 아무것도 못봤대 . 심지어 끼익끼익 소리도 못들었고.

이 얘기를 들은 부대사람들은 무섭다는사람 반, 무슨 귀신이냐 병신같은 소리다라고 하는사람 반이었어.
물론 나는 1탄얘기의 일병때 스토리 이후라서 어느정도는 믿었고. 무서웠음.

결국 그 선임은 야간근무는 진짜 절대로 못들어간다고 빌었고, 저 뺑뺑이가 철거될때까지의 몇달간은 남들보다 주간근무를 
1.5~2배 정도 더 들어가는거로 합의봄.

물론 나도 저 뺑뺑이쪽을 지나가는 몇달간... 야간근무 존나 들어가기싫었다.. 지나갈때마다 환청처럼 들리는거같고..
그렇게 이 개같은 터에 자리잡은 부대에서의 군생활은 계속됨...

2탄 끝

출처 - 펨코 숑키숑키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