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괴담

[자작] 히토리카쿠렌보 (2/3)

히토리카쿠렌보 (2/3)

 

 

경태가 '지시사항'이라는 것을 나에게 건넨 것은 오후 4시였다.
점심시간 이후로 이것만 쓴 것은 아니겠지 하고 묻자

 

"몇 줄 되지는 않지만 정말 중요한 거라 놓친게 없는지 꼼꼼하게 검토했어."


라고 말한 뒤 정말 반드시 지시사항과 똑같이 행동하라고 재차 강조했다.

 

여름방학 동안 자율학습은 오후 6시에 끝났다.
나는 경태가 작성한 '지시사항'을 꼼꼼하게 읽어 보았다.
제일 위에 적혀있는 것은 준비물이었다.

 

[준비물]

 

인형 : 자신과 동일한 성별의 사람 인형이어야 하며,
        오랜 기간 집에서 보관했던 인형이면 더 좋다.


쌀, 피, 머리카락, 손톱 : 인형 안에 넣어서 본인과 동일한 지위를 부여한다.
                              *쌀과 피는 생명을 의미한다. 특히 쌀은 정액을 대신하는 거기 때문에 
                               할 수 있다면 정액을 넣어도 무방하다.
                              *머리카락과 손톱은 자신과 동일한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DNA를 준다고 표현해야 하나?


위해도구 : 인형의 크기에 따라 칼이나 바늘을 준비


소금, 붉은 천이나 실 : 저주를 피하거나 경감시키기 위한 도구

 

'뭐가 이렇게 많아. 게다가 정액이라니 단단히 미친 놈이구만.'

그 다음은 실행방법이 적혀 있었다.

 

[실행방법]

 

1. 기존에 혼자 숨바꼭질에 대해 들었거나 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면
   지금 이 순간부터 전부 잊어버릴 것. (나중에 헷갈리거나 하는 것을 방지)


2. 인형의 배를 갈라 쌀, 피, 머리카락, 손톱을 넣는다.
   이 때 양은 중요하지 않고 쌀과 피는 아무거나 상관 없지만
   머리카락과 손톱은 반드시 자신의 것을 넣어야 한다.


3. 밤 11시부터 새벽 1시 사이에 모든 절차가 완료되어야 한다.
   자수(子水)라고 해서 인간이 잠(죽음)들고 세상이 순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4. 장소는 집 안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방으로 한다.
   그 방에 인형을 놓은 후 저주의 말을 세번 외치고 위해도구로 인형을 손상시킨다.
   *자신에게 저주를 거는 것이기 때문에 '죽어!'와 같은 말은 삼가할 것.


5. 인형에게 위해를 가한 다음 집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방으로 와서
   소금을 입에 머금을 것. 소금물이어도 상관은 없지만 물을 장시간 입에 머금는 것보다
   소금을 머금는게 버티기 쉽다고 생각한다. 


6. 방에 숨어서 이상현상이 일어나는지 관찰한다. 
   조그만 이상현상도 놓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것!
   단, 절대로 졸아서는 안된다.


7. 저주를 끝내기 위해서는 다시 인형에게 돌아가 입에 머금어 침이 섞인 소금을
   인형에게 뱉고 붉은 천으로 덮거나 붉은 실로 묶어서 내일 나에게 가져오면 된다. (중요)

 

여기까지 꼼꼼하게 읽어 본 나는 헛웃음이 나왔다.
많은 오컬트 매니아가 그러하듯 준비물이나 실행방법이
기존 혼숨과 거의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조금 귀찮지만 알바라고 생각하고 '내일 알바비로 5만원이나 챙겨야지' 하면서
10시부터 준비물과 실행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혼숨은 이름만 들어봤지 어떻게 하는 건지는 몰랐던 터라 
그냥 여기 지시사항에 나온 대로 따르기로 했다.

 

인형은 집에 마침 옛날부터 있던 검정고무신에나 나올 법한 옛날 교복을 입은
남여학생 인형이 있어서 그 중 남학생 인형을 사용하기로 했다.

인형의 배를 커터를 이용해서 갈랐다.
인형의 배에서 솜을 빼다보니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 뭐하고 있나 하는 한심함과 함께
굉장히 불경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찝찝함도 처음으로 들었다.

 

솜이 빠진 자리에 생쌀을 넣고 피는 체했을 때 하는 것처럼
손가락을 바늘로 찔러 살짝 나온 피를 묻혔다.
미리 잘라 놓은 머리카락과 손톱을 넣은 뒤 
배는 가정시간에 배운 시침질로 마무리 했다.

 

여기까지 준비하자 어느새 시계는 10시 50분을 가르켰다.
혹시 몰라 물을 마시고, 화장실도 한 번 다녀왔다.

 

11시가 되기 전 집에서 가장 북쪽인 현관 쪽으로 인형을 가져갔다.
그리고 11시가 되자 
고통스러워라. 고통스러워라. 고통스러워라.
하고 말한 뒤 인형의 얼굴에 침을 박아 넣었다.
스스로에게 저주를 걸다니 미신은 믿지 않는 편이 었지만
조금 찝찝해지는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았다.

 

내가 숨은 곳은 집 베란다였다. 
집에서 가장 남쪽에 있어서 선택했고
더운 여름이라 열대야가 있어 밤인데도 살짝 더운 느낌이었다.
미리 준비한 소금을 입에 넣자 확 짜진 입 안에 침이 고였다.
나는 침을 삼키지 않도록 유의하며
정말 혹시나 이상현상이 발생하지는 않는지 관찰을 시작했다.

3개의 댓글

2021.07.13

소금을 입에 머금고 있으라고?

뒤질거 같은디...

0
2021.07.13
@스타시커

그럼 설탕까지 넣어서 단짠 조합 완성~~

0
2021.07.1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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