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괴담

[슬픔, 사랑이야기] 이름 없는 무덤에 씨앗을 심었습니다... (유툽주의)

제목: https://www.reddit.com/r/nosleep/comments/8ubg1z/i_planted_a_seed_in_an_unmarked_gr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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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때, 어머니께서는 어린 나에게 정말 중요한 사실을 가르쳐 주셨어 - 때로는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버리는 게 좋을 수도 있다는 걸 말이야. 열심히 일했던 직장에서의 해고… 사랑했던 이와의 이별… 소중한 사람의 죽음… 절망적이겠지 … 하지만… 그 끝에는 새로운 시작이 있어. 마치 산불이 휘몰아친 자리에서 새 생명이 싹을 트는 거처럼 말이야. 지금이 너무나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걸 잘 알아 그렇지만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주위를 자세히 살펴봐 

가끔은 네가 생각 치도 못한 아름다운 것들이 우리의 괴로움을 거름 삼아 피어날 테니깐. 

 

난 어머니가 나에게 해주신 이 조언을, 내 아내 비키를 떠나보낼 때 다시 한번 마음에 깊이 새겨 두었지. 

 

비키와 함께한 6년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가득했지. 작은 사업을 같이 운영하며 서로를 의지 하며 살았고. 때때로 집 뒤에 있는 산을 같이 등산도 했었지. 아… 그녀는 내가 해주는 스파게티와 마사지를 너무 좋아했었어. 나 또한 그녀를 행복하게 해 주는 게 너무 좋았어… 주말에 그녀와 그림을 그리던 때가 아직도 너무 그리워... 

 

그러던 어느 날… 나의 비키가 병에... 걸렸어. 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써서 그녀의 건강을 되찾으려 노력했어… 명의라고 소문난 의사들을 셀 수 없이 찾아갔어… 신에게 매달려 밤낮을 가리지 않고 기도까지 했어… 하지만… 그녀를 구하지 못했어… 난 행복한 가정을 위해 내 목숨까지 걸었어… 그녀와의 마지막 순간이 아직도 생생해 우리가 함께 마당을 같이 산책했지. 비키는 내가 심어둔 오크나무에 아침마다 찾아오는 새들을 정말 좋아했거든. 그리고 그녀는 그 오크나무 아래에서 영원한 잠에 빠져들었어. 

 

 

비키가 내 인생에서 사라져 버리자, 내 삶 또한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어. 새벽마다 이 익숙해질 수 없는 소름 끼치는 고요함에 난 잠을 설쳤어. 피곤하지 않았던 게 아니야, 아침에 눈을 뜨면 그녀가 내 옆에 없다는 사실이… 이 소름 끼치는 고요함이 다시 시작되는 게 너무 무서워서 잠을 들 수 없었어. 

 

경건한 환경주의자였던 비키가 생전에 원했던 대로, 난 그녀를 뒷산에 있는 숲에 안치하기로 결정했지. 비키는 늘 우리가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고 말했었어. 심지어 죽어서도 자연에게 가는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게 비키의 입장이었지. 그런 그녀를 위해 친환경 장례를 준비했어. 관 같은 건 필요 없었어, 관을 만드는 데 사용된 플라스틱과 페인트가 자연을 파괴할 테니까 말이야. 마찬가지로 화장을 한다면 대기 중에 불필요한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테지. 

 

그에 비해 몸만 매장한다면... 흙에서 태어난 우리가 다시 흙으로 돌아가 식물들이 필요한 영양소로 변하는 거자나? 

 

어느 날 밤, 난 그녀와 마지막 등산을 시작했어. 비키를 담은 손수레를 밀며 산 숲 속에 들어가는 거였지만… 행복했던 나날이 문뜩 떠올랐어. 지금 이 순간이 그녀와 함께 손을 잡으며 등산을 하는 거 같았어. 모두가 잠든 고요한 밤, 적막을 뚫고 들리는 부엉이의 울음소리가 우리의 마지막 데이트를 더 빛나게 해 주었지.

 

 

손전등이 없어 숲 속이 캄캄했지만 난 반짝이는 별빛과 달빛을 벗 삼아 앞으로 나아갔어. 

이미 그녀가 잠들 곳을 훤히 알고있었어거든. 아마 비키가 지금 이 장면을 볼 수 있었다면 정말 좋아했을 거야. 나무들 사이로 비치는 무수한 달빛이 마치 천상의 수천 개의 순백의 검들이 숲 속의 악마들을 무찌르는듯한 그런 아름다운 장관이었거든 

우리가 그렇게 내가 준비해둔 비키의 묏자리에 근접해오자, 어느 순간 안개가 자욱해졌어. 그리고 산바람 너머로 그녀의 목소리 들리는 거 같았어. 난 애써 그 소리를 무시하려 했지. 

 

그녀를 위해 파두어 둔 구멍이 보였어. 그 옆에는 잘 손질된 삽이 놓여 있었지. 

“팰릭스...” 그 소리가 또 들렸어. 같은 풀숲 안에서 누군가 조용히 내 이름을 속삭이는 거 같았어. 

하지만 내 시야에 보이는 건 두꺼운 안개와 그사이 사이로 보이는 나무들 뿐이었지. 

 

내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어. 내 손 또한 분주히 움직이며 손수레 안에 있는 비키를 향해 다가갔어. 

 

그리고 그녀의 몸을 구멍 아래로 내려놓았어. (쿵)

 

 

 

“팰릭스…팰릭스 .....”

 

쿵하는 소리가 땅을 울리자, 나를 부르는 목소리 또한 더더욱 가까워지고 거대해졌어.. 

 

결국 난 참지 못하고 허겁지겁 비키의 얼굴을 감싼 헝겊을 풀었어. 그녀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 정말 마지막으로 보고 싶었거든. 한 줌의 달빛이 어둠에 가려진 그녀의 사랑스러운 얼굴을 비춰냈어. 그 순간 비키는 천사와도 같았어. 

 

“널 영원히 사랑할게, 내 사랑.” 그 말을 끝으로 그녀의 이마에 난 입맞춤을 하고 그녀를 다시 내려놓았지. 그녀의 차가운 피부가 내 입술에서 생생히 느껴졌어. 

 

“제발….” 그녀가 속삭였지. 

 

 

 

 

 

 

 

 

 

구멍 안에선 비키가 자기 자신을 결박하고있는 밧줄을 풀려고 애를 쓰고 있었어, 하지만 그녀의 애처로운 몸부림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지. 그 매듭을 끊어내기에 아까 그녀에게 투여한 약이 너무나 강했거든. 

 

(까마귀 소리) 

 

내 등 뒤에서 굶주린 까마귀 무리가 성난 울음을 내고 있었어. 

 

“제발.. 펠릭스... 제발… 부탁이야” 

 

비키의 절규와 울먹음을 뒤로한 채 난 그녀의 가슴 사이로 준비한 칼날을 묻었어. 그리고 그녀의 몸 또한 땅 안에 묻었지. 그녀를 집어삼킨 대지는 이제 충분히 신선한 피로 갈증을 채웠을 거야.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의 사랑 비키가 아름다운 나무들로 다시 태어날테지. 내가 그 행복한 상상을 하고 있을 때 어머니의 교훈이 내 뇌리를 스쳐 지나갔어: 비키의 몸이야 말로 나의 행복을 위한 씨앗이고, 난 그녀를 심는 정원사지. 이제 정원사로서 내게 남은 일은 나의 씨앗이 자연과 온전한 하나가 되는 걸 기다리는 것뿐이야. 새해에는 ... 새로운 행복과 사랑이 내 삶에서 펼쳐질 거야!

 

 

이봐… 난 우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인간들이 병이 이렇게 저렇네 하는 말을 하는 게 너무나도 싫어. 내 와이프가 우울증에 걸렸을 때 당신은 그 질병이 내 삶을... 우리 집을 어떻게 망가트렸는지 알기나 해? 사람의 정신이 온천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지 그걸 당신이 아냐고! 그것이 비키를 변하게 만들었어. 그녀가 날 무시하게 만들었어!!! 내가 내 돈 주고 산 내 집에서 날 낯선 이로 만들었다고! 당신이… 그 고통을 알기나 해? 난 그녀를 잃어버렸고, 나 또한 나 자신을 잃어버렸지. 우울증은… 정말 위험한 질병이야… 멀쩡했던 사람을 제명에 못 살게 하는 아주 무시무시한 병이지. 하지만 이제 괜찮아 … 생각 치도 못한 행복이 우리의 고통을 거름 삼아 이제 곧 피어날 테니깐....

 

------------유툽주의--------------------------------------------------------

 

 

예전 괴담 모음:

https://rjkcreepyradio.tistory.com/

 

 

 

9개의 댓글

2020.01.03

우울증에 관한 괴담이라기 보다는, 결혼뒤 가정불화에 관한 괴담이라 생각하는게 더 좋을거 같네요.

0
2020.01.03

와 골때리네ㅋㅋㅋ 싸이코패스였어

1
2020.01.03
@까망볼

놀랐쥬?

0

병은 자기가 그냥 정신병에 걸려있었던 건가...

0
2020.01.04
@고라니당해서고자라니

음 정상은 아닌거 같쥬? 전 최대한 우울증도 우울증이지만 가정불화 때문에 결국에 요지경까지 되었다 이런 느낌을 주려고 했어요 ㅎㅎ

1
2020.01.05
0
2020.01.05
@ㅁㄴㄷㄱㄴㅌ
0
2020.01.07
1
2020.01.08
@모음

미국은 이런 느낌의 괴담이 많더라구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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