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신축 사옥 건설 PJT - [4] : 그래도 뭔가 문제는 발생한다

 

 

 "여기 토지사용승락서에 공장 설립이 아닌 개발 행위로 되어있네요. 다시 해오세요."                                  
 

 - C모 주무관(20대/여) -

 

 

 

 진입 도로도 해결 됐고, 이제는 마음 편히 허가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면 되는 상황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허가를 받기 위해 지반 조사라는걸 하게 되는데...

  

지반조사란.png

 < 그림 - 1 : 지반조사의 개요(출처 : 국토지반정보 통합DB센터)
 
 대상 필지는 전 지주분께서 농작물을 기르고 있던 상태이며,
3개 필지에 걸쳐 보리를, 1개 필지에는 고구마를 기르고 계셨다.
 
 보리야 뭐 6월이면 수확 한다고 쳐도, 고구마는 보통 추석 전/후로 수확 일정을
잡는다 하기에 '아, 그럼 그 필지는 개발 행위를 조금 늦춰서 향후에 심의를 받자'
 라는 계획으로 설계쟁이들에게 수확 일정을 통보했다.

 

보리밭.jpg

< 그림 - 2 : 보리밭(좌)과 고구마밭(우) >

 

 한가로운 어느 날... 전화가 온다.

 

지반조사업체(이하 G) : "지금 지반조사하러 나왔는데요, 보리밭이 있네요?"
나 : 뭔 소리에요?

 

G : XX설계사무소로부터 연락 받고 지반 조사 하러 나왔는데요
나 : 그게 왜 오늘이에요? 농작물 수확 일정 알려 드렸고, 
     최종 일정 확인 후 조사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G : 아... 그런데요... 저희가 오늘이 아니면 시간이 없어요
나 : 아 잠시만요. 제가 전화 드릴께요.

 

 이게 뭐냐?
 충분히 일정 조율 가능 한 상태였고, 나에게 미리 언질만 줬어도
전 지주분이 수확 일정을 앞당기던가 아니면 지반 조사 외주를 다른 곳에 주던가.

 

D 사무소 대표와 전화 통화를 해 보니, 죄송하다, 농작물 피해보상은 
저희 계약금에서 까겠다, 정말 죄송하다.

 이러는데 할 말 있나.


 전 지주분에게 전화를 걸어서 상황이 이러이러한데 피해 보상 해 드릴테니
보리밭 조금 훼손해도 되겠습니까? 라면서 허락을 받게 되는데,

 그래도 다행히 지주분께서 허락을 해 주셨다.


 어차피 소일거리라 괜찮다, 조금만 밀어 달라 라고.

 

 지주분 말씀대로 소일거리일지라도 농작물 키우시는 분들은
자식 까지는 아니지만 거의 무르익어가는 농작물에 대해
얼마나 애착이 많으시겠냐.

 

 정말 정말 죄송한 마음에 찾아 뵙고 사과드리겠다고 말씀은 드렸지만
 그래도 미안함이 가시지 않는, 답답한 하루가 되었다.

 

 게다가, 지반 조사 하려면 대상 필지를 관통해서 시료를 추출해야 하는데,
그게 조금만 밀게 되겠냐... 

 

망가진보리밭.jpg

< 그림 - 3 : 망가진 보리밭...ㅠㅠ >

 

 지주분도 안타까우신지, 내게 하소연 하시는데 정말 정말 죄송해서
그 자리에서 보상금 드리고 해결한 하루였다.

 

 하루만 일정 확인 안하면 꼭 무슨 일이 벌어지는 느낌이더라.

 

 이제는 문제 없겠지... 하고 며칠을 마음 놓고 있었는데,

설계쟁이 중 토목 담당자에게 전화가 왔다.

 

토목 : 토지사용승락서에 문제가 있어 다시 도장 받아와야 할 것 같습니다.
나 : 왜요?

 

토목 : 아니 공무원이 해당 토지사용승락서에 용도가 "토목 허가 및 건축 허가"
    로 되어있다고 심의에 안 올린거에요.

나 : ????

 

이해가 안 갔지만, 어쩌겠냐. 받아 와야지...  
사용 용도를 "개발행위 및 인/허가" 로 받아 오란다.


지주분은 서울 사시는데, 다녀오면 하루 일정 다 날려야 하는
그런 거리이기에 눈물을 머금고 다녀왔다.

 

이틀 후, 다시 전화가 왔다.

 

토목 : 토지사용승락서가 다시 필요한데요...
나 : ???

 

토목 : '공장설립'이라는 문구가 빠졌다네요.
나 : 아니 시....

 

시발 이게 뭔 개소리냐.


우리가 공장을 짓는 건 공장등록 시 제출하는 사업계획서와,
농지보전부담금을 면제받기 위한 창업기업사업계획서를 제출했으니
당연히 공장 설립이 들어가는 걸 알텐데, 토지사용승락서에 그게 안 되어 있다고
심의를 안 돌렸단다.

 

공무원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다.

 

나 : 아니 개발행위나 공장설립이나 토목허가나 다 같은 맥락인데
     왜 심의를 안 돌린거에요?
공 : 그게, 공장 설립이라는 최종 목적이 안 들어가 있어서, 심의에 안 넣었어요.

 

정말 개같더라.

 

이미 도시주택국에 올라가서 심의중이어야 할 서류들이 
아직도 지역경제과 담당 주무관이 가지고 있어서
우리쪽과 친분이 있는 공무원 윗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

 

 단지 서류 하나의 글씨 하나가 틀려서.


 그것도 두 번이나. 한 번은 우리가 잘못했다고 치자.
 두 번째에는 지가 말을 그렇게 해놓고 그게 아닌 것 같다며
다시 해 오라는데, 어느 누가 화 안날까.

 

 우리는 안성에도 공장이 있다.


 여기는 임대 공장인데, 여기 공장등록할때에 안성시 공무원들은
내가 팩토리온(공장등록사이트)에 서류 잘못 등록하거나
첨부 서류가 잘못되면 즉시 알려주며 다른과(환경과 등)에 협조도
본인들이 먼저 행위를 시행했으며


아주 사소한 문제들은 본인들 재량으로 그냥 넘어가준 부분들이 많아서
공장등록 자체는 쉽게 생각했었는데 여기는.... 말을 아끼겠다. 이건 아니지.

 

 그 외에 정화조 문제, 저류조 문제, 옹벽 문제 등등
자잘한 문제들이 발생하여 심의 보류되고 보완요청이 발생하는 등
내가 최초 수립했던 계획보다 최소 2개월 이상은 지체되었고,
게다가 설계쟁이들이 인/허가 다 끝내준다 생각했었는데 
생각 이상으로 내가 개입해야 되는 일 들이 엄청 많더라고.

 

역시 사람일은 마음먹은대로 되는 일이 몇 없구나... 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공장 설립에 대해 내가 우리 회사 실무자라면 일정 계획을 러프하게 잡아서 
몇 몇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커버 가능한 일정으로 계획을 수립할 것이다.

 

 하지만 책임자라면 손해가 끼치지 않는 선을 그어
하루빨리 마무리 짓고 그 중에 이득을 꾀해야 할 것이라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공장 설립 건은 진짜...

내 일정은 일정대로 손해보고, 신경은 너무 너무 쓰이는...

너무너무 작은 기업에서 공동대표 둘이서만 이 일을 추진하기에
좀 많이 빡세다고 느꼈다.

 

 

--------------------------------------------------------------------------------------

 

다음편은 쥐ㅈ만한 기업에서의 공장 신축 자금 조달 과정에 대해 쓰려 한다.

읽어주셔서 감사하다.

 

 

17개의 댓글

2021.07.13

진심 공무원 개극혐

1
2021.07.13

공무원애들은 일머리가 뭔가..뭔가임

0

설계쟁이 17년차인데 설계사 대표 성실해 보이네 ㅋ

0
2021.07.13
@년만에컴퓨터바꿈

형아. 왜 갈수록 실무에 정통한 사람들은 없어지나여

0
@성웅모택동

다 프리랜서 뛰거나 개업해서 ㅋㅋ

0
2021.07.13
@년만에컴퓨터바꿈

ㅋㅋㅋㅋ 아니 지금은 작은데 다니는데 여기도 없어

 

메이저에서 오라고 계속 연락은 오는데 거기도 그런사람 없데 ㅋㅋㅋㅋㅋㅋ

 

라이센스 있는놈이랑 개소나 할까 고민중 ㅋㅋㅋㅋㅋ

0
2021.07.13
@성웅모택동

너 기술사 땄냐? 나 토목구조기술산데 울 회사로 올래!?

0
@명란파스타

건축사가 왜 토목기술사 밑으로 들어감 ㅡㅡ 분야가 완전 다른데

0
2021.07.14
@년만에컴퓨터바꿈

분야가 다르면 어떠합니까. 같이 일 할수도 있지요!

0
2021.07.13

담배개땡기겟다

흡연자임?

0
2021.07.13
@범서방

릴 하브로 바꾼지 1년 됐음 ㅠ 사무실에서 계속 물고 있음 ㅠㅠㅠ

0
2021.07.13

너무 재밌네요!

근데 공단에 짓는 공장과 공단밖에 짓는거 차이가 뭘까용? 궁금해용

0
2021.07.13
@도희

공단과 일반지역에 짓는 공장은 건폐율이 다릅니다!!

공단은 보통 80%고 일반 지역은 지목에따라 20~40% 입니당

0
2021.07.13
@도희

아 쵸큼 부족할까봐 더함.

위는 입지조성 기준인데 해당 공단마다 거르는 코드가 있어. 이건 공단에서 정하는게 아니라 지저체에서 정하는거라 코드 안 맞으면 공단입주는 얄짤없어 ㅠ

0
2021.07.13

회사 만드는 것도 쉬운게 아니구나

0
2021.07.13
@Edinburgh

만들긴 쉬운데 유지가 쵸큼 그렇다 ㅠ

0
2021.07.17

꾸르잼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811 [유머] 공공기관 취직을 노리는 게이들에게 주는 짤막한 팁들 28 지방자치단체 17 4 일 전
810 [유머] 서로 존내 앙숙인 록스타들.txt 10 주구미 5 5 일 전
809 [유머] [데이터 주의] 검정 고무신 만화방 리메이크 16 박찬우 24 10 일 전
808 [유머] 중국과 일본의 무술. 그리고 한국은? (뇌피셜들이니 유머탭) 26 경로당트월킹머신 13 11 일 전
807 [유머] 원신) 붕어빵맛 페이몬.manhwa 10 요한보금 10 17 일 전
806 [유머] 원신 4D 도입.jpg 8 장대양봉 6 21 일 전
805 [유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논문 7 Volksgemeinschaft 29 23 일 전
804 [유머] 집돌이들을 설레게 할 포켓몬 단데기 침낭.jpg 10 아우아우 10 2021.12.23
803 [유머] 연예대상 수준인 이경규 딸 결혼식.jpg 21 whatthe4 23 2021.12.11
802 [유머] 결혼 앞둔 딸 부부한테 조언해주는 이경규.jpg 8 whatthe4 9 2021.12.11
801 [유머] 제임스 코든쇼 MC참교육한 BTS 썰 14 주구미 17 2021.11.25
800 [유머] 나도 써보는 꿀 빨았던 군대 썰 7 부부붐단단 3 2021.09.15
799 [유머] 나도 써보는 07군번 아재의 군대에서 본 폐급이야기 3 오징어따콩 3 2021.09.14
798 [유머] (두서없음 주의) 내 맞후임의 9개월만의 후임이 황국신민이었... 5 꼬만도 4 2021.09.14
797 [유머] 부자가 바늘 귀에 들어가는 삶 16 한그르데아이사쯔 17 2021.09.09
796 [유머] 신축 사옥 건설 PJT - [5] : 소기업의 자금 출자 방법 15 명란파스타 9 2021.07.14
795 [유머] 신축 사옥 건설 PJT - [4] : 그래도 뭔가 문제는 발생한다 17 명란파스타 6 2021.07.13
794 [유머] 신축 사옥 건설 PJT - [3] : 믿음은 배신하지 않는다 18 명란파스타 6 2021.07.08
793 [유머] 신축 사옥 건설 PJT - [2] : 아무도 믿지마라 feat 부동산, ... 10 명란파스타 8 2021.07.07
792 [유머] 신축 사옥 건설 PJT - [1] : 토지 구매 시 뒤통수 조심하세요 5 명란파스타 16 2021.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