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준마 꼬리에 붙어 천 리를 가는 삶

 

<우정의 대명사 "핸드셰이크(Hand Shake)". 인싸들 간에는 고유의 핸드셰이크 패턴이 하나씩 있다고 한다>

 

매체에서 다루는 깊디 깊은 우정의 모습은, 혈족 간의 정보다도 끈끈하게 묘사된다. 세상이 무너져도 서로만큼은 믿을 수 있다던가, 심지어는 한 쪽이 다른 쪽의 보증을 서주겠다고 나선다던가. 이토록 친구 간의 우정을 낭만적으로 표현하는 이유는, 주인공의 인망을 강조함으로써 선역이라는 이미지를 활용해 보려는 연출의 일환이거나, 소중한 친구를 사건의 중요 소재로 등장시키려는 목적일 것이다. 대체로 이런 전개를 보이는 콘텐츠는 친구 덕분에 일이 풀리거나, 친구 관계 그 자체의 소중함이 강조되는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경향을 보인다.

 

친구? 또 인싸끼리만 아는 게 나왔다. 불과 얼마 전, 40년지기 친구네 개를 잡아먹었다는 사람 이야기가 뉴스로 보도되면서 공분을 산 바 있다. 그 밖에도 30년지기 친구를 돈 때문에 살해하는 사람이 나왔는가 하면, 연예인들이 절친했던 주변인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화제에 오른다. 세상이 흉흉해진 탓도 분명 있겠지만, 아무리 친한 사이일지라도 일말의 이기심도 챙기지 않을 수 없으니, 가상의 우정이 보여주는 것보다 현실의 우정이 훨씬 덧없게 느껴진다. 물론 매체에 등장하는 인물끼리 갖는 교감을 현실성 따져가며 논하는 것도 지나친 이상론이긴 하겠다.

 

그런데 우정 하나만으로 대박을 친 케이스는 현실에서 제법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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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왕 노관(盧綰). 전한 초기 별 업적 없이도 이성왕으로 봉해졌을 만큼 한고조의 신의가 두터웠던 인물이다. 마땅한 화상이 없어 드라마 초한전기의 등장인물로 대체>

 

노관은 한고조 유방과 같은 고향 출신으로, 조상 대부터 집안끼리 친했고 본인들도 매우 친했다고 한다. 유방이 죄를 지어 숨어다닐 적에도 노관이 따라다녔으며, 드디어 패현에서 봉기할 적에 노관 역시 합류했다. 이후로는 주로 유방을 곁에서 모시며 그림자처럼 따라다닌 듯 한데, 막사를 아무렇게나 들락거려도 혼나지 않았고 먹거리 · 옷가지 하나 하사할 때에도 유방의 총애를 입어 다른 이들이 감히 노관만큼 받는 걸 바라지도 못 했다고 한다. 소하, 조참에 대한 예우가 노관만 못 했고 그들도 노관을 대할 적에 특별히 우대했다고 하니, 유방이 노관을 대한 바가 이토록 각별했다.

 

유방, 하면 용인술의 달인으로 세간의 평이 자자한데, 그런 이가 아꼈으니 노관에게 무슨 특별한 재주가 있었겠지? 라고 생각하기엔 노관이란 인물은 참으로 별 볼 일 없는 사람이었다. 노관은 한고조가 천하를 통일하고 공훈 서열을 세울 적에 열외에조차 언급되지 못할 만큼 별로 한 일이 없다. 그의 공은 팽월과 연계해 초군의 군량을 태운 것과 항우가 패사하고도 유방에게 적대하는 임강왕 공위를 토멸한 것이다. 이러한 공적은 노관 혼자 맡은 일이 아니라 유방의 사촌형 유고와 함께 한 일인데, 두 사람은 제법 자주 붙어다니며 공을 쌓았다. 아마도 유방이 원정군을 맡길만큼 신뢰할 사람이 친족인 유고와 친우인 노관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노관은 유방이 항우와 대적할 당시 이미 태위의 직분이었는데, 오늘날로 치면 국방부 장관급 인사였다. 명색이 군무의 일인자이건만, 당대에는 실권 없는 명예직일 뿐이었다고. 이는 노관이 군정을 볼 그릇이 안 되었다는 반증이다. 초군의 군량 기습도 팽월과 유고가 다 했고, 임강왕 토벌전도 결국 근흡이라는 장수가 공위의 항복을 받아냈으니 노관은 실제로 한 일이 없는 셈이다.

 

그러한데도 유방은 노관을 아껴, 어떻게든 그를 챙겨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한고조는 때마침 발발한 연왕 장도의 난을 평정하고, 공석이 된 연왕 자리를 노관에게 주었다. 공이 워낙 없어 노관이 그 자리에 앉으면 반발이 심할까 걱정했던 유방이지만, 눈치 빠른 신하들이 주청하자 자기 일처럼 기뻐하며 연왕에 임명했다고 한다. 덕분에 노관은 팔자에도 없던 벼락출세를 맛본다.

 

그대로 잘 먹고 잘 살았으면 좋았으련만, 말년에 노관은 큰 실책을 범한다. 기원전 196년, 진희의 반란으로 한고조가 친정에 나서자 노관 또한 종군했다. 진희는 다급해져서 흉노에게 원군을 청했는데, 이를 알아챈 노관이 흉노에 사신을 보내 진희를 돕지 못하게 훼방 놓으려 했다. 그런데 흉노 진영에 가보니, 전 연왕 장도의 아들 장연이 그 곳에 있는 것 아닌가. 장연은 사신을 통해 노관에게 이르길, "연나라가 아직 건재한 것은 진희 때문이다. 진희를 멸한 뒤에는 연 또한 멸망할 것이다." 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를 일리 있다고 여긴 노관은 흉노에게 일부러 진희를 치는 척만 하며 시일을 끌 것을 주문했다.

 

이듬해에 번쾌가 파견되어 진희를 박살내고 목을 베었는데, 이 때 진희의 수하들이 사실을 토설하면서 일이 틀어지고 만다. 한고조는 노관이 진희와 내통했다는 말을 믿지 않았으나, 말년의 유방은 의심이 많아 혹시 모른다고 생각했던지 노관을 소환했더랬다. 덜컥 겁이 난 노관은 병을 핑계 삼아 출두하지 않았고, 이것이 더욱 화를 재촉해 유방으로 하여금 낙심하게 만들었다. 그는 곧바로 번쾌를 보내 노관을 잡아오라 했고, 연왕은 열심히 저항하다가 가솔들을 데리고 흉노로 도망쳐 여생을 마쳤다고 전한다.

 

노관의 경우는 기왕 친구 덕을 보았으면서 서로 틈이 생기는 바람에 끝이 안 좋았으니, 다른 케이스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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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옹, 헌화(憲和). 오만무례한 성품이었으나 유비의 막료 모두가 그를 미워하지 않았다고 전한다. 마땅한 화상이 없어 드라마 삼국의 등장인물로 대체>

 

간옹 역시 유비와 같은 고향 출신으로, 어릴 적부터 유비와 함께 지내온 죽마고우이다. 사람들은 도원결의로 유 · 관 · 장 삼형제만 기의한 줄 알지만, 실은 관우, 장비와 함께 간옹도 탁현에서 거병할 때부터 함께한 원년 멤버에 해당한다. 오히려 유비를 곁에서 봐온 사람들 가운데 간옹이 최고참인 셈이다. 간옹에 대한 유비의 신뢰도 각별했는데, 사신이나 참모로 늘 곁에 두면서 유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거나 정리하는데 동원했다.

 

사자 업무로 가장 크게 히트친 일은 다름 아닌 익주 평정. 유비가 익주를 포위하고 유장을 설득할 목적으로 간옹을 보내자, 유장이 응해 입조한 것이다. 유비는 익주를 가져온 공으로 그를 소덕장군에 임명했다. 말솜씨가 빼어났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 정도면 노관에 비해 능력도 제법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간옹의 활약 역시 여기서 그친다. 이후 간옹이 어떻게 살다 어떻게 죽었는지조차 기록되어 있지 않다.

 

간 선생의 오만한 성미는 유명하다. 유비와 제갈량 같은 군영 내 최선임자들 앞에서도 평상에 옆으로 누워서 팔 괴고 문답을 나눌만큼 거침 없었다. 군단장, 사단장이 임무 브리핑 받는 자리에 주임원사가 그 꼴을 하고서 참관하고 있었다면 어떤 일이 있었을지 상상도 못 하겠다. 그러나 사신 업무를 나누면서 입증된 그의 입담, 그리고 유비와의 깊은 친분 덕인지 누구도 간옹의 태도를 나무라거나 책 잡은 적이 없었다. 어쩌면 굉장히 유쾌하고 재치있는 사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간옹의 재담을 드러내는 금주령 일화는 유명하다.

 

거병 이후 30년간을 종군하면서 그 난리통에 이탈하지도, 숙청 당하지도 않으면서 항상 중용되었고, 군주의 식솔처럼 지냈으니 유비와 간옹의 우정은 참으로 이상적인 경우일 것이다. 다음 사례는 또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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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사공 배적(裴寂). 수 말기의 관료로 커리어를 시작해 당의 개국공신 반열에 오르는 인물로, 오직 당고조의 총애 덕이었다.  마땅한 화상이 없어 드라마 천하장안의 등장인물로 대체>

 

배적은 당고조 이연의 술친구다. 이연이 당시 태원 진양궁에서 군무를 볼 때, 배적은 물자 보급을 담당하는 부감의 직위에 있었는데 이연이 그의 비범함을 알아보고 친해졌다고 한다. 그러나 배적이 비범해서라기보단, 그가 물자를 담당하니까 밑이나 살살 긁어주고 편의를 부탁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당고조가 거병할 당시 주저없이 군량미 9만 곡, 병갑 40만 령 가량을 지원하는 배적이었다.

 

이것을 공이라고 한다면, 배적에게는 이후로 딱히 이렇다 할 공훈이 없다. 이연이 거병하여 장안으로 향할 때의 거시적 계책을 세운 것은 유문정과 이세민이었고, 진왕을 참칭한 설거를 막은 것도 이세민의 업적이다.

 

그런데 이연이 배적과 친하게 지내고보니 생각보다 사람됨이 좋아보였던 모양이다. 당고조는 자기 친구 배적이가 가오 좀 세우려면 공을 세울 기회가 필요하다 싶었는지, 돌궐의 후원을 등에 업고 날뛰는 산서 지방의 군벌 유무주의 토벌을 맡겨 체면을 살려주려 했다. 결과는 배적의 대패. 유무주와 일당은 완전히 상서 일대를 장악했고, 당은 이 지역을 포기할 것까지 고려해야 했다. 이 실패는 역시 이세민이 수습해야 했다.

 

당시의 상황은 그저 군무를 말아먹은 정도의 병가지상사가 아니었다. 당고조 이연의 양대측근 유문정과 배적은 원래 지인 관계로 사이 좋게 출사했으나, 훨씬 유능하고 공적이 많은 유문정이 배적보다 총애가 덜하자 불만을 공공연하게 떠들었다고 한다. 자신이 온 힘을 다 해 이연을 도운 결과가 고작 배적 놈 부하 노릇이나 시키는 것이냐며 발검하여 기둥을 치는 등, 광망하게 굴었다나. 이에 배적은 유무주 같은 외적이 있는 지금 같은 시기에 저런 망나니를 사면했다간 큰 일 난다고 당고조를 설득, 잽싸게 유문정을 베어버리도록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연은 총애를 거두지 않았다. 그는 배적을 부를 때 함부러 이름을 입에 담지 않고 배감이라 했다. 태원에서 처음 봤을 때 배적의 직책이 부감이니, 우리말로는 "배 부감님" 하고 부르는 셈이다. 연회나 식사 자리에선 늘 배적을 자신과 같은 자리에 앉혔고, 집에 있을 때는 자기 먹는 밥을 보내주며 애정을 과시했다. 배적이 올리는 건의는 모두 들어주었으며, 조회가 끝나면 잡아 끌어서 한담이라도 꼭 나누다가 보내는 등 하는 짓이 매우 친근했다.

 

배적은 운이 좋은 편이었다. 왜냐면 그는 당의 후계 경쟁에서 태자 이건성의 줄을 탔거든. 유문정의 숙청은 어쩌면 지나치게 명망이 커져버린 진왕 이세민 일파의 날개를 꺾으려는 의도였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세민은 손수 이건성을 쏴죽이면서까지 권좌에 올랐다. 보통 이런 전개라면 태자의 식구들은 물론이고 그 쪽 계파의 인물들은 구족을 멸 당하기 마련. 한데, 당태종은 일을 확대시키지 않고 인재들을 흡수했다. 이런 통합의 물결을 타고 배적도 살아남는데 성공한다.

 

태상황으로 물러난 이연은 여전히 배적을 아껴서, 그가 은퇴하려 하자 관직까지 올려주면서 붙잡았다. 그러나 이세민이 완전히 배적을 용서치 않아 조정 내 기류는 미묘했다. 결국 당태종은 적당한 건수를 잡아 배적을 삭탈관직하고 출송해버린다.

 

이연은 배적을 앉혀놓고 술을 마시며 이러한 이야기를 한 바 있다 : "나는 누대에 걸쳐 명문가라 모병한 지 수 개월만에 임금이 됐지만 한고조는 떨거지에 불과해 몇 년이나 걸렸다. 공(= 배적)은 높은 관직에 중책을 맡았으나 소하, 조참 따위는 미관말직에 지나지 않았다. 세월이 흐르면 우리 둘 정도는 돼야 시대를 풍미했다고 기억해주겠지." 이는 이연이란 인물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사로, 이러한 성격에 힘입어 배적이 성공가도를 달렸다고 하면 앞뒤가 맞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고대 중국사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다. 근대 서양사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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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육군원수, 클리멘트 예프레모비치 보로실로프(Климе́нт Ефре́мович Вороши́лов). 주렁주렁 달려있는 훈장들은 부끄럽지만 친구가 달아준 것에 불과하다>


보로실로프는 10월 혁명, 러시아 내전기 동안 이오시프 스탈린과 가까이 지내며 절친한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내전에서 적군을 휘몰아쳐 대활약을 펼친 트로츠키의 휘하에 있었던 보로실로프는 그대로 트로츠키 라인을 타지 않고 스탈린 편을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트로츠키는 언변도 날카롭고 군재도 뛰어났지만 인망이 형편 없어 당 내의 입지가 위험했기 때문이다. 트로츠키는 무던하고 웅변도 대단찮은 스탈린이 오히려 볼셰비키의 지지를 받는 것에 경계심을 품어 당 중앙위원회나 언론 등지에 그를 비판하는 언행을 일삼았다. 그럴 때마다 보로실로프는 스탈린을 적극 두둔해 훗날 스탈린에게 깊이 신임 받을 수 있었다.

 

레닌도 가고, 트로츠키마저 축출되어 스탈린이 소련의 우두머리가 되자, 보로실로프의 지위 또한 향상 된다. 스탈린은 무자비한 대숙청으로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려 했고 이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군인들이 갈려 나갔다. 그 때 보로실로프와 그의 지인들은 살아남아 요직에 앉게 되니, 군 내 공석을 메우기 위함과 보로실로프를 우대하기 위함이었다. 

 

문제는 보로실로프가 전혀 군사적 재능이 없는 인물이었단 점이다. 세묜 부됸니, 바실리 블류헤르, 미하일 투하쳅스키 등등 동렬의 최고참 붉은 혁명 동지들과 달리, 보로실로프는 군공이 별로 뛰어나지 않았는데도 육군 원수직을 꿰어찼다. 투하쳅스키와 블류헤르, 예고로프 등 당시 원수였던 사람들은 스탈린이 모두 모가지를 날렸는데 보로실로프가 목을 보전한 것을 보면, 그가 공이 많아 원수로 진급한 게 아님을 시사한다.

 

이런 보로실로프에게 스탈린이 맡긴 전쟁만 해도 겨울전쟁, 레닌그라드 수비전 등 끔찍할 정도의 대규모 인명 피해가 기록된 것들인데, 모두 보로실로프의 무능에서부터 비롯한 재앙이었다. 겨울전쟁은 소련이 핀란드를 침공한 전쟁이고, 레닌그라드 공방전은 독일로부터의 공격을 소련이 막아낸 전쟁이지만 공방 모두에서 보로실로프가 패착을 거듭해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겨울전쟁 때의 일로 국방장관에서 경질된 보로실로프와 관련한 일화는 유명하다. 스탈린이 개빡쳐서 보로실로프랑 밥 먹는 자리에서 푸닥거리를 했단다. 듣다 못한 보로실로프가 스탈린에게 접시를 내동댕이 치며 고함을 질렀다 : "네가 유능한 장군들을 다 숙청해버려서 진 거잖아 !" 바로 그 스탈린의 면전에다 이 같은 불경을 저질렀건만, 보로실로프는 직책에서 물러나는 선에서 책임이 그쳤다. 하지만 이건 우스운 이야긴데, 보로실로프야말로 스탈린의 대숙청에 앞장섰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소련군의 기계화를 추진하던 투하쳅스키를 나치 스파이 & 트로츠키주의자라는 혐의로 고발하고, 이 죄를 심판하는 군사재판의 판사로 등장한다. 말하자면 보로실로프와 스탈린이 자기들 목을 스스로 죄어 놓고도 남 탓만 시전한 것이다.

 

이후 보로실로프는 스탈린이 죽을 때까지 후방에서 보조만 맞추었다. 스탈린 사후, 혼란에 빠진 소련은 일단 볼셰비키 웃어른인 보로실로프와 흐루쇼프 등을 요직에 앉히고 국정을 운영토록 했다. 그러나 보로실로프는 친구의 끗발만 보고 올라온 사람이라 두각을 드러낼 수 없었고, 나중에는 찬밥 신세가 돼서 노골적으로 천대 당하다가 강제로 은퇴까지 종용 당해 정계에서 사라진다. 

 

이들 사례는 못난 친구를 우정 하나만으로 끝까지 데려가려 한 눈물 겨운 브로맨스를 물씬 풍긴다. 하지만 국가 수반이란 자가 사사로운 친분을 이유로 요직에 임명하면 어떤 꼴이 벌어지는지를 가르쳐준다.

 

어째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독재자들의 케이스만 언급한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기분 탓이겠지. 아무튼 좋은 친구를 만나 출세길이 열린 경우가 이처럼 존재했다. 잘 나갈만 한 친구를 사귀어 입신양명하는 것도 인생의 한 방편이요, 능력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 내가 무능하다는 것을 또 한 번 알게 됐다. 나는 아싸니까 !

 

다들 좋은 친구를 많이 많이 사귀자 !

18개의 댓글

2019.08.15

그래도 스탈린이 사람보는 눈이 아예 없는건 아닌게 주코프 건졌잖어...... 걔 하나 믿고서 전쟁 이긴거나 마찬가진데.

3
@뭘로해야되냐

그리고 보로실로프는 스탈린을 건졌고 ! 보로실로프가 스탈린이 아니었더라면 소련 땅에서 고관대작 문턱이라도 밟아봤을까 ㅋㅋㅋㅋ 결국 보로실로프가 스탈린과 죽이 잘 맞았던게 그에게 있어 천운이었던 거지 :)

0
2019.08.15

찐.

1
@이중성의날

힝.

0
2019.08.16

인간사가 대체로

자기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자기 실력으로 스스로 승부보다보니 인망이 떨어지고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인간관계와 정치질로 승부를 볼려고 함

 

문제는 개인실력과 정치질을 1:1로 비교하면 정치질이 훨씬 효과적임

 

역사에 이름난 사람들을 까보면 대부분 실력과 정치력을 둘다 탑급으로 갖춘 사람들임

뉴턴, 갈릴레이, 아인슈타인 같은 이름난 과학자들이라든지 나폴레옹, 비스마르크 같이 역사에 "실력으로" 남은 인물들이 대부분 그러함

 

예를 들어 갈릴레이는 당시 최고 권력가인 메디치가의 강력한 후원을 받았고

(목성의 위성들을 발견한 다음에 한 일이 메디치가에 낯부끄러운 찬사를 바쳐 전속 과학자급 후원을 따냄)

당시 교황과 부랄친구였던 점 등등 ㅋㅋ 그래서 지동설을 주장하고도 실제로는 딱히 특별한 제재를 받지 않음

 

실력이 제일 중요할 것 같은 과학계에서도 놀라운 발견을 하거나 엄청난 능력을 보였음에도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거나 무시당해서 역사책에서 이름도 찾기 어렵고 파묻힌 사례는 수두룩하더라.

튜링이나 테슬라 정도면 그나마 엄청나게 잘풀린 사례더라고. 

 

이것도 예를 들면 윌리엄 하비는 혈액순환설을 젊을적부터 생각했지만

치료 실력으로 유명해지고 사교계 유명인사로 자리잡고 영국 왕들의 주치의까지 하면서 탄탄한 입지를 수십년 쌓은 뒤에 죽기 직전에야 발표했고

그 정치적 입지 덕분에 모두에게 인정받고 의학의 패러다임이 바뀜.

하비 이전에도 이론적 실험적 근거 쌓아서 혈액순환설 주장하던 실력파 색기들이 여럿 있었지만 전부 파문당했던가 처형당했던가 그럼. ㅋㅋ

2
@bluer

아무래도 자기 공치사를 하려면 최소한의 인맥관리 능력은 필요하기 때문이 아닐까ㅎㅎ 나도 집에서는 연일 혁신을 일으키고 있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타박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다만 사람의 삶이 풀려나가는 방향은 가지각색이라, 윤동주나 카프카 같이 사후에 유명해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태공망 강상이나 권율처럼 뒤늦게 천명이 내리는 사람도 있고, 곽거병이나 조선 세종처럼 존귀하게 태어나 능력까지 출중했던 사람도 있는 법이지.

본문의 인물들은 그런 여러가지 삶의 형태 중에서도 친구 잘 둔 덕을 톡톡이 본 사례만 모아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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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6

재밌넴 글도 술술 읽히게 잘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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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감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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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
2019.08.16

친구없으면 망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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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

아냐, 망하지 않았어ㅎㅎ 저런 삶도 있다는 거지 :)

1
2019.08.16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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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옹아멍해봐

고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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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6

갑자기 한강땡기네... 퐁당깔고 한강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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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X580

친구 덕을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사람도 많지! 힘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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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7

연왕 저사진 저사람 으천도룡기 장무기 사숙같이 생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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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xcfdhgsadsfz

안 봐서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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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7

잘읽었어요 어쩐지 재밌고 술술 읽힌다했더니 신화아재였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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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롱이

고맙습니다. 소재 떨어져서 그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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