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루리웹 고전] 상주 할머니 이야기 12~14

상주 할머니 이야기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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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얘기는 할머니랑 다녀 왔던 상가 집에 관한 얘기 입니다.

 

 

정확히는 상가집 다녀오다 만난 처녀귀신(손각시) 얘기 입니다.

 

 

 

 

어느 날 이었습니다.

 

 

 

그 날 우리 마을에 부고가 전해 졌지요.

 

 

동네 이장 아저씨가 집에 들어 오셔서는 옆 마을의 부고를 전해 주셨습니다.

 

 

 

 

그 곳은 옆 마을 이지만 우리 마을에서 꽤 떨어진  마을 이었어요.

 

 

그 곳은 차론 저희 마을서 10분도 안 떨어진 옆 마을 이었지만,

 

 

버스가 끊어진 밤이면 비포장 길을 따라 걸어서도 30분,

 

 

다시 마을 안 그 집까지는 10분을 걸어 들어 가야 할 마을 이었습니다.

 

 

 

 

그 마을에 사시던 어떤 할아버지께서 그 날 돌아 가셨습니다.

 

 

 

 

 

그렇게 저희 마을에도 그 소식이 전해지고,

 

 

모든 마을 사람들이 일을 끝내고는 그 마을로 갔어요.

 

 

 

그 날 가신 분도 있고,

 

 

다음 날 다녀 오신 분도 있고.

 

 

 

 

그 시절엔 그 정도 거리는 거의 같은 마을 이었고,

 

 

그 돌아 가신 할아버지도 마을 사람들과 잘 알던 분이셨죠.

 

 

 

 

물론 저희 할머니, 할아버지도 잘 아시던 지인 이셨고

 

 

저희 상주 할머니나 저희 엄마 조차 잘 아시고 있던 분 이셨답니다.

 

 

 

 

조부모님 께서는 밭 일을 끝내시고

 

 

집에 오셔선 씻으시고 새 옷으로 갈아 입으시고

 

 

흰 봉투에 부조금을 챙기셔서

 

 

준비 하고 있던 상주 할머니와 저희 어머니와 저와 동생을 데리고 문상을 가셨습니다.

 

 

 

 

 

저와 제 동생은 어려 가서도 절을 안 했기에 굳이 갈 필요는 없었습니다만,

 

 

그럼 저희 둘만 빈 집에 있어야 했기에 데리고 가셨지요.

 

 

 

 

 

가는 길에 문상을 가는 다른 어른들도 길에서 만나 같이 갔어요.

 

 

 

 

 

 

그렇게 밤길을 걸어서 그 상가에 도착하고 저희는 마당에 있고

 

 

상주 할머니랑 외조부모님, 어머니는 방에 들어가서 절을 하고

 

 

부조도 하고는 어른들이 나오시자 마당에 천막을 친 자리에 둘러 앉아 음식을 먹었습니다.

 

 

 

 

 

뭐 돌아가신 분에 대한 회고담 등이 주를 이루었고

 

 

어른들은 얘길 하시며 막걸리도 한잔 드시고

 

 

보통 상가집에서 보내는 거와 같이 보냈죠.

 

 

 

 

지금 상가는 병원에 딸리거나 따로 있는

 

 

장례식장에서 거의 치뤄지므로 아직 나이가 어리고 도시서만

 

 

사신 분들은 그런 광경이 낯설겠지만

 

 

 

 

 

 

그땐,

 

 

시골에선 누가 돌아 가시면 벌어지던 일반적인 풍경 이었어요.

 

 

 

 

집에 마루나 안방에 입관한 시신을 모시고

 

 

앞은 병풍을 쳐 가리고 그 앞에 음식과 향을 피우고

 

 

마당엔 천막을 치고....

 

 

 

 

 

그렇게 한잔 술도 드시고는 계속 오시는

 

 

다음 손님들을 위해 저희는 일찍 일어 서려던 때였어요.

 

 

 

 

마침 오신 문상객이 상주 할머니가 오랜만에 보시는 지인 이셨죠.

 

 

 

 

오랜만에 만난 두분은 반갑게 인사를 나누시고는

 

 

얘길 좀 하시려고 우리에게 먼저 가라고 하셨어요.

 

 

 

 

외 조부모님과 어머니가 일어 나시고 동생을 데리고 가시고

 

 

전 이따가 할매 따라 같이 가겠다고 했어요.

 

 

 

 

그냥 심심한데 잘됐다 싶어 사람 많은데서 놀려고.....

 

 

 

 

어머니께선 그래라? 하시고는 마을로 돌아가시는 한 무리의 어른들과 함께 가셨죠.

 

 

 

 

 

상주 할매가 그래라...내도 좀 얘기 하다 금방 갈테니까 좋아는 내가 데리고 가마 하셨고.

 

 

 

 

그렇게 그 지인 분은 조문을 하시고는 마당에 나오셔서

 

 

할매랑 이런 저런 얘길 하시고 전 꾸역꾸역 삶은 돼지고기 빨고 있었죠.

 

 

 

 

 

그렇게 한참을 얘기 한후에 자리를 털고 인사를 하시고 돌아 가시는데,

 

 

가지고 왔던 후레쉬는 아까 다 가져 가시는 바람에 상주에게 얘기 해서 하나 빌려서

 

 

할머니와 돌아 오게 되었지요.

 

 

 

 

 

그 왜 렌턴이라고 부르던 메주덩이 만한 후레쉬 있잖아요?

 

 

 

 

그걸로 할매가 길을 비추시고 손 잡고 걸어 오던 길 이었습니다.

 

 

 

 

한참 할매랑 재미 있게 얘기 하며 오던 중이었는데 반쯤 갔을까요?

 

 

갑자기 할매가 가던 길을 멈추시곤 굳어 지셨어요.

 

 

 

 

 

저도 쳐다 봤는데 아무 것도 제 눈엔 당연히 보이지 않았죠.

 

 

할매는 그 쳐다보시던 곳에서 눈을 떼시지 않고 제게 얘기 하셨어요.

 

 

 

 

좋아야!~~~  할미가 안고 갈까?

 

 

 

 

전 그 땐 제법 커서 무거웠는데 아무리 할매가 강골 이시지만

 

 

노인분이 안고 가긴 너무 무거웠을껀데.......

 

 

 

 

 

할머니는 제 대답도 기다리지 않으시고 절 안아 드셨습니다.

 

 

 

 

그러시고는,

 

 

 

할매 목을 단디 끌어 안고 있거라! 하셨습니다.

 

 

 

전 시키시는 대로 했고 눈도 감고 있으라 해서 눈도 꼭 감았습니다.

 

 

그러고 나셔서야 할매는 걸음을 옮기기 시작 하셨어요.

 

 

 

 

그러시다가 몇 걸음 옮기시고는 멈춰 서셔선

 

 

 

뭐고? 이....니  내가 누군줄 알고 감히 내 앞에서 요사를 떠노?

 

 

 

이기 세상에 악만 남은 손각시구만, 어데 산 사람 앞에 나타나가 홀릴라카노?

 

 

 

 

 

니 사람 잘못 봤데이~~  내는 할아버지 없어도 니 정도는

 

 

다신 환생도 못하게 만들어 삐릴수 있는 사람이데이~~~

 

 

아 놀라게 하지 말고 존말 할때 꺼지거라...내 애 때문에 참는기다.   하셨습니다.

 

 

 

 

 

그리고 걸음을 또 옮기시다가 이내 다시 서셨어요.

 

 

 

 

이기 ....증말....사람 승질 돋꾸나? 꺼지라.....니 자꾸 까불문

 

 

내 아 안전하게 데려다 놓으면 온 산 다 뒤져서라도 니 찾아 낼끼다...

 

 

 

 

그러시고는 다시 좀 가시다가 또 멈춰 서서

 

 

 

 

이기 참말로.....니 원하는기 뭐고?  하셨어요.

 

 

 

 

그리고 잠시후 기도 안찬다는 말투로 뭐?????   야를 니 돌라꼬?   나참!!   이런 육시랄 년이.....

 

 

 

 

 

하시고는 잠시 또 정적이 흐른후

 

 

드디어 화가 잔뜩 나신 목소리로,

 

 

 

그래 나 약 올려가 내 니 쫓으면 애 한테 해꼬지 할라꼬?

 

 

 

 

니 오늘 잘 걸렸다...꼼짝 말고 예 있어래이 하시더니 걸음이 빨라 지셨어요.

 

 

 

 

가시면서도 그 손각시가 계속 쫓아 오는지,

 

 

 

 

 

오살할 년, 육시랄 년, 똥물에 튀겨 죽일 년,가랭이에 말뚝을 박아 줄일 년, 초열 지옥에 쳐 넣을 년등등 할매가 할줄 아는

 

 

모든 욕이 다 나오더군요.

 

 

 

 

 

할매께선 입이 시동이 걸리시면 아주 걸쭉 하셨지만,

 

 

제가 보는 앞에선 제 교육 때문인지 엄청 욕을 자제 하시는 분인데,

 

 

완전 봉인이 풀리셨죠.

 

 

 

 

할매는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으셨어요.

 

 

 

 

무섭거나 그래서가 아니라 제가 너무 무거워서요.

 

 

 

워낙 할매가 지극 정성으로 걷어 먹이셔서 완전 포동 포동 했었거든요.

 

 

 

 

 

말할 기운도 없으신지 빠른 걸음으로 집까지 단숨에 오셔선

 

 

이제 됐다 시며 절 내려 놓으셨는데

 

 

눈 떠보니 대문 안이었죠.

 

 

 

 

그러시고는 안에 큰소리로 좋아 왔다!!  하시고는 어서 들어 가라며 제 등을 떠미시고는

 

 

 

 

소매를 걷어 붙이시며,

 

 

 

 

이년 오데 갔노?

 

 

 

 

하시며 집 주변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 하셔습니다.

 

 

 

 

그 손각시가 아무리 멍청해도 도망 갔겠죠.

 

 

싸워서 상대도 안될껀데.....

 

 

 

한참을 씩씩 거리시고 찾으시더니 포기 하셨는지,

 

 

이년 날 밝고 보자 하시더니 그때 까지 마루에 있던 제게 뭐하노? 안 드가고? 하시며

 

 

퍼뜩 들어가라 퍼뜩...하시며손으로 들어가란 시늉을 하셨답니다.

 

 

 

 

 

그리고는 자다가 소변이 마려워서 깼습니다.

 

 

아마 상가서 너무 이것 저것 많이 줏어 먹어서 그랬나 봅니다.

 

 

 

원래 시골 화장실이 거의 본채에서 떨어진 한 구석에 있잖아요?

 

 

저희 외가집도 그랬고 전 큰거 아니면 거의 툇마루에 서서

 

 

갈기거나 마당에 내려가도 거의 화단에 쌌죠.

 

 

거름도 할겸.

 

 

 

 

그래서 툇마루에 비몽사몽 하고 서서는 소중이를 꺼내 시원하게 갈기고는

 

 

 

탈탈 털고 있다 무심결에 고개를 들었는데................

 

 

 

으악!!!!!!

 

 

 

우리집이랑 옆집 담벼락 위로 사람 머리가.........

 

 

 

 

제 비명 소리에 놀라선 엄마랑 할머니, 할아버지가 뛰어 나오시고.....

 

 

 

 

 

그때,

 

 

그 사람 머리가 당황하며 말을 하는 거예요.

 

 

 

 

좋아야! 좋아야!  놀라지 말거라 내다, 할미다 하고요.

 

 

 

 

자세히 보니 상주 할매가 할매집 담 안에 서서는 절 보고 계셨어요.

 

 

 

 

엄마가...아이고 놀래라,

 

 

아즈매 거 서셔서 뭐 하시는교? 라고 놀라셔선 묻고,

 

 

 

 

할매는 머쓱해 하시며,

 

 

아.....그기.......아까 좋아랑 집에 올때 웬 잡귀 하나가 자꾸 알짱 거려가

 

 

혹시 이게 좋아 한테 해꼬지 할까봐 내 지키고 있는기다.

 

 

 

 

그 때가 새벽, 제가 들어 온지 못되도 3시간은 넘었을 시간인데 말이죠.

 

 

 

 

할머니는 그때부터 제가 걱정되어 밤새 지키실 요량 이셨나 봐요.

 

 

 

 

 

엄마가 어이 없으시다는 듯,

 

 

아즈매요!~~~  그라믄 얘기 하시고 좋아 데리고 주무시면 되지예.

 

 

 

 

그 때의 할매 표정은 ................

 

 

응? ㅇ..ㅇ  그러게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지? 하는 표정이셨어요.

 

 

 

 

아마 절 지켜야 된다는 생각에 집중 하시느라 다른 생각은 못 하신듯.

 

 

 

전 그 새벽에 베게들고 할매 집으로 가서 잤습니다.

 

 

 

다음 날 제가 깨니 할매는 벌써 일어 나셔서

 

 

밥상을 봐놓고 제가 깨길 기다리시고 계셨어요.

 

 

 

그러시더니 제게 아침을 먹이시고는 바삐 설거지를 하시고 나가시더군요.

 

 

 

할매 어데가노?

 

 

응? 어제 그 년 잡으러 간다.

 

 

 

할매 내도 갈끼다.

 

 

할매 없을 때 내 잡으로 오면 우야노?

 

 

 

 

낮엔 괜찮타 집에 있거라.........시져,시져,시져.

 

 

 

 

결국 쫓아 갔습니다.

 

 

할매가 가시면서,

 

 

 

분명 어제 거 어데 있을 낀데.....하시면서 그곳 근처에 가자 유심히 살피시기 시작 했어요.

 

 

 

 

제가 앞에 있던 나무를 가르키며,

 

 

 

할매가 저서 내 안았다 했더니 그래? 하시면서

 

 

근처의 길도 살피시고 왔다 갔다 하시면서 뭘 찾으시더군요.

 

 

 

그렇게 한참 왔다갔다 하시더니 길 옆에 보면 풀들이 많이 자라잖아요?

 

 

 

그러시다 어디를 보시면서,

 

 

 

여 숨어 있었네.

 

 

니 거 숨어 가만 있음 내 못 찾을줄 알았나?

 

 

 

하시더니 풀숲을 막 헤치시며 뭘 찾으시더니 땅에서 뭔가를 줏어 드셨어요.

 

 

 

어떤 젊은 여자의 예전에 많이 썼던 증명 사진이라고 하는

 

 

주민등록증에 붙어 있는 사진만한 작은 사진 이었습니다.

 

 

 

이게 와 여기 있노?

 

 

 

 그러시더니 사진을 살피시고는 딱 보니 산 년 아니네....단명할 상이구만 하셨어요.

 

 

 

 

그러시더니 한참을 사진을 뚫어지라 쳐다 보셨습니다.

 

 

 

 

그러시더니 한숨을 푹 쉬시더니....

 

 

 

니도 팔자가 우지간히 박복한 년인갑따.

 

 

 

 

 

내 어제 기분 같아서는 다시는 환생도 못하게 만들어 삐릴라 캤는데......하시며

 

 

 

사진을 돌 위에 올려 놓으시고는 마치 사람에게 하듯 타이르셨어요.

 

 

 

 

 

이승에 한 둬봐야 니만 손해다 가시나야!

 

 

툴툴 털고 저승가가 다음 생이나 준비 하그라...괜히 더 죄 짖지말고...

 

 

 

하시면서,

 

 

 

 

죽은지도 얼마 안됐고 딱히 나쁜 짓 한거도 없는거 같으니 내 고이 보내 줄테니 가그래이 ~~알았나?

 

 

 

 

괜히, 산 사람 해꼬지 해가 차사님께 잡혀서 꽁꽁 묶여 끌려 가지 말고 니 발로 갈수 있을 때 좋게 가그래이.

 

 

 

하시더니 쌈지에서 주섬 주섬 부적 한장을 꺼내셔서는

 

 

 

 

이거 억수로 비싼 긴데 니 때문에 내가 손해가 많타 하시고는

 

 

불을 붙이셔서는 공중에 휙 뿌리셨어요.

 

 

 

 

그러시더니,

 

 

곧 니 데리러 올끼다...하시며,

 

 

 

 

담배 두까치를 꺼내 불을 붙이시고는 하나는 사진 옆에 놓으시고 한대는 할매가 피시면서

 

 

줄건 없고 담배나 하나 꼬실리고 가그라.

 

 

 

니 담배 피제? 하시고는 옆에서 담배를 피셨어요.

 

 

 

 

담배를 다 필쯤 할매가 길 위를 보시면서 반색을 하셨죠.

 

 

 

 

아이고!!!  차사님요 오랜만에 뵙네예 하시면서 ............

 

 

 

야 좀 데리고 가이소, 잘 좀 데리고 가이소 하셨어요.

 

 

 

 

그러시더니 한번도 본 적이 없는 할매의 애교까지 봤어요.

 

 

 

 

그란데....내는 언제 데려 가실낍니꺼?

 

 

뭐 그리 비싸게 구는교?  친한 사이에.....

 

 

 

하시면서 농을 하시고 웃으셨어요.

 

 

 

 

그러시고는 살펴 가이소 하시고 합장을 크게 하셨죠.

 

 

 

그리고 그 조그만 증명 사진을 태우시고는 제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 가셨습니다.

 

 

 

 

 

궁금한게 많았습니다.

 

 

 

 

 

할매, 아까 사진 말고 태운게 뭐예요?

 

 

 

 

그거? 좋아 큰 외삼촌 삐삐 알제? 

 

 

저승 차사님 부르는 삐삐같은 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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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할머니 이야기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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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얘길 시작 하기 전에 제 개인적인 얘길 먼저 하겠습니다.

 

 

 

괴담과는 전혀 상관 없는 글 이오니 안 읽으셔도 됩니다.

 

 

 

오늘 괴담은 밑에 빈 여백 충분히 띄고 쓰니 거기서 부터 찾아 보시면 됩니다.

 

 

 

 

 

벌써 아쉬운 작별이 가까워 지는 군요.

 

 

 

오늘 13번째 얘기를 끝으로 할머니 살아 계실 때의 에피소드는 모두 끝납니다.

 

 

 

 

이제 남은 얘기는 14번째 얘기가 될 할머니 돌아 가셨을 때 일어난 일들과

 

 

그 뒤로도 절 안 떠나시고 보호 해주신다 느꼈던 일,

 

 

그리고 할머니가 영원히 제 곁을 떠났다고 느꼈던 일등을 모아 들려 드릴 다음 얘기와

 

 

 

상주 할머니 이야기의 후기 격이 될 불과 2주 전에

 

 

상주에 들려 갈비찜 무녀님과 얘기에서 알게 된

 

 

할머니와의 인연등(확인은 못하지만 미루어 충분히 짐작 할수 있는...)을

 

 

담은 15편을 끝으로 얘기가 다 끝납니다.

 

 

 

 

물론, 더 많은 일들이 있었고,

 

 

있었을 테지만 기억의 한계로 글로 써서

 

 

표현 해 드릴수 있는 것이 이 정도 입니다.

 

 

 

원래 사담은 얘기 끝날 때 해야 하지만,

 

 

14편 15편 모두 제겐 너무 슬프고 무거운 얘기라

 

 

이런 사담 쓰기엔 여의치 않아 미리 적어 봅니다.

 

 

 

 

어릴적 기억이 너무 상세 하다는 얘기들이 있는데

 

 

글 쓰면서 말씀 드렸듯 약간의 가공도 있었고,

 

 

 

아무리 어린 시절 기억 이지만 일상과는 너무 동 떨어진

 

 

충격적인 기억들은 오래 생생히 남는 법 입니다.

 

 

 

 

님들도 다른 건 아무거도 기억 안나도 너무 무서웠거나 충격적인....

 

 

이를테면 아버지나 어머니께 죽기 일보 직전까지

 

 

맞아 봤다거나 따르던 사람에게 칭찬을 받았거나  놀랐거나

 

 

그런 기억 몇 가지 쯤은 살면서 간직 하고 계실껍니다.

 

 

 

그러니 너무 따지지만 마시고 그냥 얘기 거리라 읽어 주십시요.

 

 

 

 

 

사실,

 

 

루리웹에 글을 쓰게 된건 제 친구의 권유 때문 이었습니다.

 

 

 

 

제 직장 동료이자, 술 친구이자, 흡연 친구이며 루리웹 공게 열혈 눈팅러인

 

 

제 친구는 어쩜 다시 글을 쓰게 되면 다음 얘기의 주인공이죠.

 

 

 

 

얘기는 참 재미 있게 하는 친구인데 글로 표현 하는 건 0점이라

 

 

보고서나 재안서 쓰는 거도 맨 날 깨지는 친구 입니다.

 

 

 

읽어 보면 있을 꺼 다 있고 충실하게 썼는데 뭔 내용인지 모르겠는.......

 

 

 

 

말하자면 ....곧휴는 큰데 고자인 놈이죠.......

 

 

 

 

아니면 이조 시대에 쌈은 잘하는 장군이긴 한데

 

 

임금님께 장계나 상소문 잘못 써서 역적으로 몰려서 귀양가서 사약 받는 타입?

 

 

 

 

제가 한 경험을 쓰는 거랑 남이 한 경험을 듣고 쓰는 거랑은 정말 하늘과 땅 차이 이겠죠?

 

 

 

 

한번 몰래 써 보고요,

 

 

 

그거 쓰다 혹시 좋아 애 엄청 재미 없어 졌다 소리 들을 꺼 같으면 조용히 찌그러져 안 쓸거고요.

 

 

 

그냥 킬링 타임용 으론 욕은 안 먹겠다 싶으면 상주 시리즈 끝나고 좀 쉬다가 무더운 여름 날 시작하죠.

 

 

뭐니 뭐니 해도 괴담은 무더운 여름이 제 맛 아입니꺼?

 

 

 

양념 반 후라이드 반 같은 진리의 치느님 처럼

 

 

그 친구 얘기랑 할매께 들었던 옛날 얘기 같은 얘기들 섞어서.....

 

 

 

 

제 친구 얘기는 제목도 벌써 정해 놓았습니다.

 

 

 

친구가 들려 주는 울릉도 이야기.

 

 

하나는 상주 할매의 음....좀 더 생각을....

 

 

 

 

그 친구,

 

 

저희 회사 들어 오기 전까지 대학교 다닐 때만 빼고

 

 

군대 생활까지 전부 울릉도서 한 울릉도 토박이 입니다.

 

 

 

 

뻘 글 이지만 글을 쓰는 시간 동안 읽어 주시는

 

 

고마운 분들과 얘기 나누는 기분도 나고 좋았습니다.

 

 

마지막 글까지 열심히 쓰겠습니다.

 

 

 

 

 

 

 

 

 

 

 

 

 

 

오늘은 저희 아버지의 얘길 하겠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젊은 시절 모든 부를 잃으시고는 남의 집 직원 생활을 하셨습니다.

 

 

 

 

그 시절,

 

 

아버지는 3-4년 열심히 일하시면 다시 재기 하실수 있단 생각을 하셨지만,

 

 

현실은 그렇치 못했답니다.

 

 

 

 

각고의 노력을 10년이나 하시고야

 

 

겨우 자신의 공장을 다시 가지실수 있었고,

 

 

그때 시운이 맞으 셨는지 나름 노력 하시어 좋아가

 

 

초등학교 6학년 때 겨우 서울에 조그만 집을 하나 마련 하시어

 

 

저희 식구는 서울로 다시 입성을 하였지요.

 

 

 

영세 가구 공장을 운영 하시면서  인테리어 사업을 시작 하셨는데 그게 제대로 맞아 떨어진 거죠.

 

 

부도도 금방 나시더니 돈도 벌리기 시작 하자 금방 이더군요.

 

 

 

제가 5 학년때 공장을 인수 하셔서 다시 재기 하신건데 1년만에 변두리지만

 

 

우리 집(아파트)를 마련 할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걸 삽시간에 다 잃고 거지가 될뻔한 일이 있었습니다.

 

 

 

 

아마 그떄 할매의 연락이 없었으면

 

 

전 지금쯤 상주 어느 산 골짜기에서

 

 

상주 시청 삼림과에 안 들키게 몰래 화전 일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데헷!

 

 

 

 

제가 상주를 떠나는 걸 가장 슬퍼 하셨을 분은 상주 할매 셨죠.

 

 

 

 

외할매 할배야 내외가 계신데다 자주 찾아오는 자손들이 있지만,

 

 

상주 할매는 제가 떠나면서 세상이 떠난 기분 이셨을 껍니다.

 

 

 

아마 혼자 많이 우셨을 듯....

 

 

 

하지만,

 

 

제겐 웃음을 보이시며 떠나 보내 주셨습니다.

 

 

 

방학땐 거의 보름, 한달씩은 내려가고

 

 

할매도 서울로 절 보러 자주 오시기는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입니다.

 

 

할매가 돌아 가시기 1년 반 전쯤.

 

 

 

전 지금도 그렇치만 라디오 듣는 걸 무척 좋아 합니다.

 

 

 

음악을 잔잔하게 틀어 놓아야 잠도 자는 타입이죠.

 

 

 

 

그 날은 토요일 밤이었어요.

 

 

 

요일까지 기억 한다고 뭐라하실까봐....담 날 일요일이라 늦게까지 제방 침대에 누워

 

 

라디오 듣고 있었거든요~~~~데헷!

 

 

 

새벽 2시경 슬슬 졸리기 시작해서

 

 

이제 그만 자 볼까? 하던 중 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벌써 안방에서 주무시고 동생도 자기 방에서 자고..

 

 

 

 

그때 갑자기 정적을 깨고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빌릴릴리, 빌릴릴리~~

 

 

 

새벽에 울리는 전화벨 소리는 정말 크게 들렸죠.

 

 

 

살짝 불길 했어요.

 

 

 

늦은 밤이나 새벽에 오는 전화는 좋은 내용 없잖아요?

 

 

 

전 벌떡 일어나 전화가 있는 안방으로 갔어요.

 

 

 

안방 문 앞에 가니 전화벨 소리가 끊어 졌어요.

 

 

어머니가 받으신 거죠.

 

 

 

전 문을 열고 들어 갔고 동생도 눈 비비며 와서는

 

 

 형! 무슨 전화야?고 묻더군요.

 

 

어머니는 여보세요? 하셨고,

 

 

곧,

 

 

아즈매, 이 밤중에 무슨 일이십니꺼? 하시며

 

 

저희 집(외가집)에 무슨 일 있어예? 하시며 걱정 어린 목소리로 물으셨어요.

 

 

 

 

할매 목소리가 수화기 밖으로 새어 나오더군요.

 

 

 

네?  아니예.

 

 

좋아 아빠는 요새 바뻐가 며칠째 공장에서 지내예. 하시는 겁니다.

 

 

 

 

그 즈음 아버지는 주문 납기를 맞추시느라 바쁘셔서

 

 

공장 근처서 식사도 하시고 공장 옆에 작은 집에서 지내시며

 

 

출퇴근 시간도 아끼시며 일 하시던 중이었어요.

 

 

 

그러시더니 할매가 뭐라고 하시는지,

 

 

네, 네, 아니예 아범 자는 공장 숙소는 기름 보일란데예.네......하시다가 네에? 하시며 놀라시더니,

 

알았어예, 지금 바로 전화 해 볼께예....네 전화 해보고 전화 드릴께예 하시며

 

황급히 끊으시고 다시 수화기를 들고 바삐 아버지 공장 전화 번호를 누르셨지요.

 

 

 

그리고 몇 번의 신호가 가고는

 

 

와 이리 전화를 안 받노? 하시며 어머니가 신경질을 내실 때 쯤 받으셨어요.

 

 

 

여보! 혹시 방에 불 피웠나? 하시더니

 

 

그래예? 그럼 빨리 지금 나가가 주변이랑 공장 안이랑 잘 좀 살펴 보이소, 빨리예.....

 

 

급합니더......지금 상주 아즈매가 전화 했다 아이가? 하셨습니다.

 

 

 

상주 할매 말씀이라고 하자 아버지는 즉각 반응을 보이셨나봅니다.

 

 

우리 집에서 할매 말씀은 교주님 말씀급 이니까요.

 

 

 

 

어머니는 살펴 보고 전화 주이소, 내 기다린데이~~~ 하시더니 전화를 끊었어요.

 

 

엄마! 할매가 뭐라고 하셨는데요? 하자

 

 

할매가........아니다 확실 한건 아니니깐 아빠 전화 기다려 보자. 하시더군요.

 

 

그러시더니 전화만 뚫어지게 쳐다보시더니 초조하신지 손톱을 잘근 잘근 깨무셨어요.

 

 

 

와 이리 전활 안하노? 하시면서 신경질을 내시면서....

 

 

하긴 공장을 두어번은 돌아 보고도 오시고 남을 시간이 지났으니...

 

 

결국 참지 못하시고 전화를 하셨는데

 

 

신호만 계속 가고 전화를 받질 않는 겁니다.

 

 

 

 

진짜 무슨 일 난거 아니가? 쫓아 가봐야 되는거 아니가? 하시면서

 

 

안절 부절 방 안을 돌아 다니셨습니다.

 

 

 

만약 아버지가 까먹고 전화 안 하시는 거면....................비상 사태 입니다.

 

 

생명이 위험하시겠다 했죠.

 

 

 

그리고 한참후 이윽고 걸려 온 한통의 전화.

 

 

저희 어머니가 그렇게 민첩 하신 분인줄 처음 알았습니다.

 

 

거의 방 가운데서 한번에 붕~~~떠서....

 

 

전화를 받으시고는 거의 우는 목소리로 여보!!! 라고 다급 하게 부르시더니

 

 

한참을 아버지 얘기를 들으시고는

 

 

 

참말 이죠?  이제 다 이상 없는거죠? 하고 물으시더니,

 

 

 

다행이다, 다행 이야 하시면서 당신도 고생 하셨어예, 내일은 집에 와 쉬시이소. 일찍 오이소~하시며 전화를 끊으시고는

 

 

신령님, 부처님, 하나님 감사 합니데이 하시면서 두손을 맞 잡으셨어요.

 

 

 

그리고 잠시 숨을 고르시고는 할매께 전화를 드렸어요.

 

 

 

아즈매, 감사 합니데이. 다행히 늦지 않아 아범이 잘 수습 했답니더. 하시며

 

 

곧 찾아 뵐께예 하시면서 전화를 끊으셨어요.

 

 

 

그러시고는 궁금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앉아 있던 저와 동생에게

 

 

엄마 지금 정신이 하나도 없으니 니들 방에 가서 자라.

 

 

얘긴 내일 해줄께. 하셨습니다.

 

 

 

방에 돌아와 누웠지만 궁금해 잠이 안와 한참 뒤척이다 잠들고.....

 

 

다음 날 아침에 아버지는 일찍 집에 들어 오셔서 같이 아침을 먹었습니다.

 

 

 

언제 나가서 찬거리를 사오셨는지 밥상은 거의 생일 상 수준 이었어요.

 

 

 

동생이나 저나 일요일 아침은 늦잠 자는데

 

 

그 날은 거의 학교 시험 보는 날 보다 더 일찍 일어나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아버지가 먼저 입을 여셨습니다.

 

 

아주머니가 어제 뭐라고 하시면서 전화 왔었어?

 

 

 

어머니는 아즈매가 주무시다 예지몽을 꾸시고 일어 나셔서 전화 하신거 같은데,

 

 

당신 집에 있냐고 물으시데? 그러시고는 공장에 있다고 했더니

 

 

빨리 좋아 아빠 한테 전화해서 공장 좀 살피라 하시더라구

 

 

아무래도 어디 불씨가 있는거 같다시면서......

 

 

 

이번엔 아버지가 그러셨죠.

 

 

허....참!  진짜 아주머니는 그런 걸 어찌 아시지?

 

 

하도 자주 보다 보니 안 믿을 수도 없고......

 

 

하시고는 그 새벽 일어난 일을 얘기 하셨어요.

 

 

 

그떄가 밤 늦게 까지 공장을 돌리고는 직원들 퇴근 시키고 공장 단속을 하고

 

 

씻고 막 잠자리에 드시려 할때 였답니다.

 

 

 

어머니의 전화를 받으시고는 그 숙소 건물 안 밖에서 부터 꼼꼼히 보셨답니다.

 

 

 

숙소엔 이상이 없었고 공장 주변을 한 바퀴 도시고는

 

 

이상이 없어 그냥 다시 들어가려 하시다가 하도 어머니가 신신당부를 하셔서

 

 

귀찮치만 잠긴 공장 문을 열고 들어 가셨답니다.

 

 

 

그런데 문을 연 순간 어두운 공장 내부에서 뭔가 타는 냄새가 확 나더래요.

 

 

그래서 황급히 불을 켜고 주변을 둘러보니,

 

 

 

그때만 해도 아직 날이 많이 쌀쌀하고 공장도 응달에 실내라 춥기에

 

 

일 할때는 간이 난로를 만들어 피웠었다고 합니다.

 

 

 

그 페인트통이나 식용유 깡통 아시죠?

 

 

 

네모난 쇠로 되어 있는.

 

 

그거 여러 개에 거기 양 사방으로 구멍을 뚫어

 

 

가구 공장에 널리고 널린 폐목 줏어 태우며 일 하셨다고 해요.

 

 

 

물론,

 

 

일 끝낼 때 다 확인 하시는데 그중 한 깡통에 안 죽고 숨어 있던 불씨가 되살아 난겁니다.

 

 

 

아버지가 놀라서 물통 들고 뛰어 갔을 땐 한참 힘 받아 타 오르려고 하던 때 였고,

 

 

그 옆엔 초강력 인화 물질인 신나,페인트,니스서 부터 각종 가구 원목에,  만들던 가구에

 

 

소파 만들 때 쓰는 레자 천까지 공장 안이 전부 인화 물질....

 

 

 

몇 분만 지나 불똥 이라도 튀었으면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 일어 났을 껍니다.

 

 

 

그 뒤로 아버지는 제 얼음 공포증에 비견될 만한 불 강박증이 생기셨어요.

 

 

식구들 외출이라도 할라면 가스도 몇 번을 확인하시고

 

 

주차장 까지 나가셨다 다시 또 확인 하러 들어 가시고.

 

 

 

제가 요즘은 스맛으로 찍어서 보여 드립니다. 잠갔다고.

 

 

그 다음 주말 저희는 온 식구가 상주로 내려 갔습니다.

 

 

 

엄만 큰 맘 먹고 백화점서 비싼 무스탕 코트 인지 밍크 코트인지 코트도 한 벌 사시고 과일 박스에 갈비에 사시고,

 

 

아버지는 대형 약국에 가셔서 노인들께 좋은 비싼 영양제를 몇 병이나 사시고.

 

 

 

할매가 약은 싫어 하셔서 안드신다고 계속 거절 하셔서 아버지가 거짓말도 하셨죠.

 

 

할매 드린다고 좋아가 용돈 모아 산거라고 하시면서요.

 

 

 

너무 고가의 약들이라 다 샀다곤 못하고 할매가 어떤거? 하고 물으시자

 

 

아버진 얼떨결에 약 한병 집어 드셨는데

 

 

나중에 가서 슬쩍 확인해 보니 딴건 하나도 안드시고 그 약만 다 드셨더군요.

 

 

후불로 용돈서 1년 가까이 깠습니다.

 

 

제가 사 드린거 맞죠?

 

 

 

 

그 날 주무시며 꿈을 꾸셨는데 할매가 처음 가 보는 곳에 서 계시더래요.

 

 

 

할매 눈 앞에 공장 같은 큰 건물이 하나 보이더래요.

 

 

그 모양이나 주변 경치를 설명 하시는데 딱 아버지 공장이 맞더군요.

 

 

 

그런데 할매는 한번도 거길 가 보신적이 없거든요.

 

 

오셔도 저희 집만 오셨지 아버지 공장에 가신 적은 없었어요.

 

 

 

할매가 이상하다? 저는 어딘고? 하고 의아해 하시다가 주변을 둘러 보시고는

 

 

다시 공장 쪽을 쳐다 보셨는데 좀 전까지 멀쩡하던 공장이

 

 

씨뻘건 화염 속에 활 활 타고 있더랍니다.

 

 

 

그리고 그 공장 앞에 한 남자가 털썩 주저 앉아선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앉아 있더래요.

 

 

우는지 어깨를 들썩이며요.

 

 

 

할매는 우짜노? 저 사람이 주인 인갑따 하시고는 위로 라도 해줘야겠다 하시고는

 

 

다가 가려 했는데 그 순간 그 남자가 고개를 돌리더래요.

 

 

 

그런데 그게 우리 아버지..

 

 

할매는 꿈속에서도 큰일 났다 좋아네 집에 화마가 가는구나! 예지몽 이구나 생각 하시고는

 

 

빨리 깨서 알려야 되겠다 생각 했는데 꿈이 안 깨지더랍니다.

 

 

 

할매는 깨기위해 꿈속에서 자기 손으로 막 힘껏 당신의 뺨을 치셨고

 

 

그래도 안 깨서 그냥 옆에 있는 나무를 머리로 박으시고야

 

 

깨서 전화 할수 있었다 하시더군요.

 

 

 

그러고 보니 실제로 깨시려고 잠결에 스스로 뺨을 치셨나 보더군요.

 

 

1주일이나 지났을 땐데도 아직 한쪽 뺨이 많이 부어 계시더라구요.

 

 

 

 

아마 그 때 불이 났으면 아버진 폐인이 되셨을 껍니다.

 

 

어머니, 저, 동생까지 한꺼번에 대은을 입은거죠.

 

 

 

지금도 명절때 인사 못드리는 걸 많이 죄송해 하십니다.

 

 

친가 큰 아버지 집으로 가야 되셔서....

 

 

 

할매 기일은 제수 사실 돈만 보내시죠.

 

 

공교롭게 저희 집안 제사랑 겹치는 통에...

 

 

 

저만 몰래 도망가서 할매한테 갑니다.

 

 

그래도 할매는 좋아 하실껍니다.

 

 

 

할매는 내만 있으면 되시는 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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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할머니 이야기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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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전 글 뎃 읽다가 제 글에 자주 뎃 달아 주시는 어느 분이 사진 얘길 의구심 약간 있으시다는 말에....

 

 

그 사진 속의 할머니는 거의 40가까이 되신 모습 이었어요.

 

 

제가 할매를 첨 만났을 때 쪼글 쪼글한 할매 셨어요.

 

 

그때 사진 속의 모습은 제 눈엔 첨 보는 젊은 사진 이었죠.

 

 

그리고 쭉 서셔서 단체로 찍은걸 보면 아마 어디 사진관에서 사진사 부르셔서 찍으신게 아닌가 생각 합니다.

 

 

 

육포 레시피 원하시는 분이 의외로 많아 놀랍습니다.

 

 

적어 놓은게 없으니 상주 얘기가 끝나면 일괄적으로 적어 복사해서 쪽지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제 생애 가장 슬펐던 날 얘기를 하려 합니다.

 

 

전, 후로 나눠 해야 할꺼 같습니다만,

 

 

전은 돌아 가셨을 때 후는 그 이후와 제 곁을 영원히 떠나신 날 , 에피소드 형식이라 따로 읽으셔도 될껍니다.

 

 

 

 

 

 

할머니가 돌아 가시던 날은 어느 날과 다름 없던 일상의 날이었습니다.

 

 

 

제가 중학교 3학년 늦가을이 깊어 가던 어느 날 아침.

 

 

저희 식구는 평소 처럼 저와 제 동생은 등교 준비를, 아버지는 출근 준비를 하시고는

 

 

어머니가 차려 주신 아침상에 둘러 앉았습니다.

 

 

 

분주히 아침을 먹고 있을 때 느닷없이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저흰 웬 전화지 하는 표정으로 안방을 한번 슬쩍 보고는 다시 밥을 먹었어요.

 

 

어머니께서 벌써 전화를 받으러 가셨기 때문 입니다.

 

 

 

어머니께선 전화를 받으시더니,

 

 

여보세요? 어!  엄마~~~   이래 일찍 부터 웬일인교? 하셨습니다.

 

 

 

 

그러니더니 잠시 들으시고 네? 하며 큰 소리를 지르셨고,

 

 

아버지와 저와 동생은 밥숟갈을 동댕이치며 안방으로 달려 갔습니다.

 

 

 

 

할머니 전화를 받고 어머니가 저리 놀라시는 걸 보니 뭔가 큰 일이 터진게 분명 했으니까요.

 

 

 

어머니는 네, 네 알았어예. 애비랑 애들 준비 하는대로 바로 내려 갈께예. 하시고는

 

 

전화를 끊으시고는 한동안 말이 없으셨습니다.

 

 

 

저희와 아버지는 뭔 안 좋은 소식 일까? 하며 말 없이 어머니만 쳐다봤죠.

 

 

 

 

이윽고 어머니가 저희쪽으로 고개를 돌리시고는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저희를 보시더니

 

 

 

여보................좋아야!   상주 할매가...................어젯밤 돌아 가셨단다

 

 

 

 

무슨 소린지 처음엔 몰랐습니다.

 

 

엄마가 무슨 소리 하시지? 하고 들었는데도 이해가 안되더군요.

 

 

 

 

잠시후 눈동자 6개가 일제히 제게 쏠렸습니다.

 

 

 

 

상주 할매가 돌아 가셨단 얘길 엄마가 하시자 마자

 

 

 젤 먼저 제 반응이 걱정 되었나 봅니다.

 

 

처음엔 뭔 소린줄 몰랐다가 잠시후 정리가 되어 그 단어 들이 머리 속을 울리더군요.

 

 

 

돌아가셨다, 돌아 가셨다, 할매가....돌아 가셨다.

 

 

 

머리속에서 보신각 종이 울리는 기분 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잠시 혼절을 한듯.

 

 

깨워서 간신히 일어나보니 모두 걱정스런 표정으로 절 내려다 보고 있었고,

 

 

어머니는 이럴 때가 아니다 빨리 준비 하고 가보자.

 

 

 

여보! 당신은 공장 전화 해서 2,3일 못 나간다 하시고,

 

 

애들 학교엔 제가 전화 할께요. 하셨습니다.

 

 

 

 

원래 직계 존속 이외엔 공결이 안되죠?

 

 

 

상주 할머니는 직계 존속이 아니시라 공결신청이 안되고 그냥 결석 하는거 지만,

 

 

저희 가족에게 그런 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잠시후 내려 가는 차안에서 그제야 겨우 상황 정리가 되고 실감이 나기 시작 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부터 울기 시작 했어요.

 

 

눈물이 나오는 걸 어떡해?

 

 

 

그래도 그때 까진 아버지 운전 하시는데 방해 된다 싶어

 

 

최대한 자제 하려는 정신 이라도 있었지만요.

 

 

 

 

외가집에 도착하니 벌써 연락을 받고 많은 차들과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전 차를 주차 하기도 전에 어머니가 잡을 틈도 없이 문을 열고 할매에게 달려 갔습니다.

 

 

 

 

대문을 들어 서면서 할매를 외쳐 댔고,

 

 

마당엔 큰 외삼촌과 막내 외삼촌이 이미 나오셔선 저흴 기다리고 있으셨습니다.

 

 

 

이미 저의 반응을 충분히 예상 하셨던듯

 

 

두 분을 절 붙잡으시고는 좋아야 좀 진정해라, 응? 하셨죠.

 

 

 

전,

 

 

놔요! 할매 할매!!~~~~~~~~

 

 

하며 발버둥쳤습니다.

 

 

 

곧이어서 아버지와 식구들이 들어 오고,

 

 

어머니는 큰 외삼촌께 오빠!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라예? 그리 정정 하시던 분이......하셨고,

 

 

큰 외삼촌도 나도 아침에 연락 받아 정신이 없다. 

 

 

어제 저녁도 아버지랑 어머니랑 함께 즐겁게 드셨다던데.....

 

 

그때도 아무 조짐이 없었다고 하시는데 말야.

 

 

 

아무튼, 좋아 좀 진정 시키고 들어가 봐라.

 

 

아직 입관 안 시켜 드렸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좋아는 꼭 보고 싶어 하실꺼 같아서.....

 

 

 

 

외삼촌들이 놔주시고 저는 한달음에 앞서 방으로 뛰어 들어 갔습니다.

 

 

그 곳엔 언제나 그 곳에 가면 절 반갑게 맞아 주실꺼 같던 할매가 자는듯 누워 계셨습니다.

 

 

전 달려가 할매 품에 쓰러졌습니다.

 

 

 

이미 돌아가신 시신 이었지만 조금도 무섭지 않았습니다.

 

 

우리 할맨데 , 내 사랑 하는 할맨데 시신이면 어떻고

 

 

다 썩은 유골이면 어떨고 귀신인들 무섭겠습니까?

 

 

 

할매, 눈 좀 떠 봐라, 내다 좋아다. 내 안 보고 싶나? 하며 할매를 흔들었습니다.

 

 

 

각고의 노력으로 사투리는 거의 고쳤다고 생각 했는데,

 

 

급하니 예전 말투가 자연히 나오더군요.

 

 

그리고는 들릴리 없지만 할매를 원망 했습니다.

 

 

 

할매 이라는거 우딨노?   나랑 약속 했잖아?   좋아 커서 대학 다니는거 보고

 

 

이쁘고 착한 색시 만나 결혼 하는거도 보고 좋아 애기 한번 안아 볼때까지 안 죽고 살꺼라더니,

 

 

이씨!~~~~ 순 거짓말쟁이 엉엉엉엉...............

 

 

 

어른들이 이제 할매 얼굴 봤으니 됐다.

 

 

이제 보내 드릴 준비를 하자 하셨고,

 

 

전 발버둥 쳤지만,

 

 

입관 절차가 진행 되었습니다.

 

 

 

지금도 후회 되는건 너무 우는 바람에 눈앞이 흐려서

 

 

할매가 관에 들어 가시는 장면을 볼수 없었단 겁니다.

 

 

 

그리고는 할머니 시신은 봉해지고 앞에는 병풍이 쳐지고 향이 놓인 상이 차려 졌어요.

 

 

 

마당과 바깥 공터에 천막이 쳐지고는 큰 외삼촌이 상주가 되시어 문상객들을 받기 시작 하셨습니다.

 

 

 

마을 어른들과 인근 마을 주민들,할매의 지인 분들....

 

 

갈비찜 아주머니도 오시고 특히, 남녀노소 무속인 들이 많이 찾아 오셨어요.

 

 

 

상주뿐 아니라 멀리서도 소식 듣고 달려 오셨죠.

 

 

할매랑 교류가 있던 노 스님 몇분도 오시고.

 

 

 

 

그러던중 어머니께서 마당에 쳐 놓은 천막 그늘에 앉아

 

 

 할머니께 사정을 여쭙고 있었습니다.

 

 

 

저도 하도 난리를 쳐서 좀 진정 시킨다고 어머니가 손 꼭 붙드시고 잡고 계셨어요.

 

 

 

엄마! , 이그 우찌된 일이고? 이래 갑자기......하고 물으셨고,

 

 

 

외 할머니께선,

 

 

나도 갑자기 정신이 없다, 어제도 나랑 얘기 즐겁게 하시던 양반이.....

 

 

할매는 아마 오늘 떠나실껄 알고 계셨나 보다,

 

 

어젠 좀 별스럽게 행동 하신다 했더니

 

 

그기 이제 보니 오늘 떠나실 준비 하셨던거 갑따 하셨어요.

 

 

엄만 그기 무슨 말이고 하셨고,

 

 

그 사이 사람들이 속속 엄마와 외할머니 주변으로 몰려 들어 얘기를 들었어요.

 

 

 

어제, 그러니까 할매가 떠나시던 전날,

 

 

외 할머니는 점심으로 국수를 삶으시고는 옆집으로 할매를 모시러 가셨답니다.

 

 

 

외 할매가 가셔보니 상주 할매는 한참 집안 대청소를 하시며 부산 하셨 답니다.

 

 

 

아즈매요!  국수 삶았는데 오셔서 같이 드입시더,

 

 

무슨 대청소를 이래 열심히 하십니꺼? 하시자

 

 

왔나? 하며 반갑게 맞아 주시더니 툇마루에 앉은 할매 옆으로 오셔선

 

 

쭈그리고 앉으시며 손에 든 __를 옆에 놓으시며,

 

 

곧 손님들이 많이 오실 낀데 집이 지저분 해가 되겠나? 하시더랍니다.

 

 

 

외 할매는 혼자 사는 자손도 안 찾는 양반이

 

 

무슨 잔치 할 일도 없고 손님들이 많이 온단 얘기가

 

 

의아 했지만 아마 집에 친한 무속인들이 많이 와서

 

 

무슨 모임이라도 하시나 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 하셨답니다.

 

 

 

 

그러시더니 할매 손을 살며시 잡으시고는 그러시더랍니다.

 

 

우리가 벌써 이 곳에 이사와가 이웃으로 오손도손 산지가

 

 

 벌써 30년이 넘었지? 하시며 웃으시더랍니다.

 

 

 

외할매는 그라네예 벌써 그리 되었네예,

 

 

화야 중학교때 와가 좋아가 벌써 중 3이니 30년이 넘었죠. 하시자

 

 

웃으시며 참 좋아 할매나 할배 한테 고마운게 많아!

 

 

덕분에 좋아도 만나고 쓸쓸한 내 말년이 정말 행복 할수 있었네,

 

 

내 저승 가도 그 고마움 잊지 않을끼구만...하셨고,

 

 

 

외 할머닌 별 소리를 다 하시네예, 우리 집이 할매 한테 입은 은혜가 얼만데예? 고마운 걸로 치면

 

 

저희가 감사하고 또 감사해야지예. 하셨답니다.

 

 

 

상주 할매는 좋아가 보고 싶구만 하셨고.

 

 

그라셔예? 주말에 내려 오라고 할까예? 하시자 고개를 흔드시면서,

 

 

 

욕심에 그렇타는 거지 뭐....어차피 곧 볼텐데....하시며 뜻 모를 얘길 하시더랍니다.

 

 

 

그러시더니,

 

 

참! 내가 좋아 할매 한테 부탁이 있어서 안 그래도

 

 

청소 해놓고 건너갈 생각 이었는데...하시더니

 

 

마루에 있던 찬장을 가르키시면서 저 찬장 가운데 작은 서랍 있지?

 

 

내일 나 없을 때 그거 좀 열어 보그래이 하셨답니다.

 

 

 

뭔데예? 내일 어디 가십니까? 하시자,

 

 

그냥 낮에 열어 보면 안다 하시면서

 

 

아무튼 성질 까다로운 늙은이 비위 맞춰 주느라 고생 많았다 하시더니,

 

 

 

국시 삶았다면시로? 가자 배 고프다, 다 불었겠네 하시더니

 

 

휘적 휘적 앞서 가시더랍니다.

 

 

 

그러고는 맛있게 국수 한 그릇 다 드시고  역시, 좋아 할매의 국수 마는 솜씨는 일품이데이,

 

 

내 이 맛은 못 잊을꺼구만. 하시더니 내 부탁 꼭 기억 하그라, 그리고 이따 저녁에 할배 오믄

 

 

우리 집서 같이 밥 묵자,

 

 

내가 오늘은 두 사람에게 저녁 대접 할꺼구만 하시며 가셨답니다.

 

 

지금와서 생각 하니 그기 다 떠나 실라고 준비 하시던 긴데 그땐 눈치를 못 챘다 하시더군요.

 

 

 

그 날 저녁 할아버지랑 같이 할매에게 가니 이내 저녁 상을 내 오셨대요.

 

 

서로 오가면서 밥도 같이 먹고 한 적이 수도 없으셨는데 그 날 저녁 밥상은 굉장히 푸짐 하더래요.

 

 

아이구야! 뭘 이래 많이 차리셨는교? 하시자

 

 

그냥 큰 굿이 있어가 여러가지 얻어 왔다시며 권하셨답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얻어온 음식이 아니라 정성껏 차린 음식들 이었답니다.

 

 

 

할매는 외할아버지 할머니께 술도 한잔 권하시며 세분은 즐겁게 식사를 하셨답니다.

 

 

 

식사가 끝나사고 돌아 가실때 문앞까지 따라 나오셔선

 

 

배웅 하시고 몇걸음 가시는 두분을 부르셨답니다.

 

 

돌아 보는 두분을 말없이 웃으시며 쳐다 보시더래요.

 

 

생각해 보니 마지막으로 눈에 담아 두시려 그러신거 같았다고 합니다.

 

 

 

그러시고는 할머니께서 집에 들어 가시면서 보니

 

 

안방의 상을 부엌으로 내가시는 할매의 뒷 모습이 보이더래요.

 

 

 

할매가 보신 그 뒷 모습이 살아 계신 상주 할매의 마지막 모습 이었어요.

 

 

 

그리고 그 날 밤 외할매께선 밤중에 티브이를 보시고는 주무시기 전에 화장실을 가시려고 나오셨었는데,

 

 

옆집 부엌에 불이 켜져 있고 찰박 찰박 물 소리가 나더랍니다.

 

 

 

아마 목욕을 하시나 보다 생각 하셨답니다.

 

 

굴뚝 위로 밤하늘에 연기가 오르고 있는 걸로 봐선 뜨거운 물을 데우셔서 목욕을 하신듯 하셨다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 나신 외 할머니는 아침 준비를 하시고는 옆집으로 가셨답니다.

 

 

 

아침은 상주 할매 모시고 드시려고요.

 

 

마루 앞에 서선 할매를 불렀답니다.

 

 

 

할매요? 할매 일어 나셨는교? 같이 아침 드시입시더 할매요??

 

 

 

방에선 아무 기착이 없더래요.

 

 

상주 할매는 잠귀가 무척 밝으시고

 

 

그 시간이면 분명 깨어 계실 시간인데도 말이죠.

 

 

 

외 할머니는 어제 어디 가실꺼 처럼 말씀 하시더니

 

 

일찍 어디 나가셨나? 하시곤 돌아서려 하시는데

 

 

눈에 들어 오는게 있더래요.

 

 

 

할매가 외출하실 때 신으시는 예쁜 꽃신이 그대로 있는게 눈에 보이더랍니다.

 

 

 

평소 신으시는 신발도 툇돌에 놓여 있고.

 

 

할매가 돌아 가셨단 생각은 미쳐 못하신 외할매는

 

 

 안에 계신가 보네, 어디 아프신가? 라고 생각을 하시곤

 

 

마루에 올라 방문 앞에서 다시 한번 불러 보셨는데 방안이 조용 하더랍니다.

 

 

 

그래서 조용히 문을 열어 보니 방안에 이불위에

 

 

편안히 누워 주무시고 계신 할매가 계셨대요.

 

 

 

아이고, 무슨 잠을 이리 깊게 주무시노?  안 그러시던 양반이....아파 비지는 않으시네 하시고는

 

 

조용히 방문을 닫아 드리고 집에 가시려다

 

 

뭔가 눈에 거슬리는 이질적인 걸 본것 같아 다시 방문을 여셨대요.

 

 

 

그 눈에 거슬리신건 덮으신 이불 밑으로 보이시던 옷 이었답니다.

 

 

 

다시보니 할매가 입으신 옷은 틀림없는 수의 더랍니다.

 

 

미친 거지 아주머니께 저승 선물로 주시고는 다시 장만 하셨던 그 수의를

 

 

목욕 하시고 단장 하시고 갈아 입으시고 누워 계셨답니다.

 

 

 

할매가 놀라 달려가 떨리는 손으로 만져 보니 이미 몸이 싸늘 하더랍니다.

 

 

 

외 할머니가 할매요? 하고 흔드시자 고개가 옆으로 툭 떨어지더래요.

 

 

 

그제사 할매는 상주 할매가 돌아 가신걸 아시고는 급히 집으로 가 할아버지께 얘기하고

 

 

저희집을 비롯한 가족들과 할매 전화 번호 공책에 있던 번호들로 전화해 부고를 전하신 거래요.

 

 

 

전 계속 흐느끼고 있었지만,

 

 

그 얘길 듣던 모두는 감탄을 했습니다.

 

 

 

역시 할매다, 천기를 읽으셨구나 하고요.

 

 

 

엄마는 급히, 또 할머니께 여쭈었습니다.

 

 

엄마!!  그래 가꼬? 서랍엔 뭐가 들어 있더노?

 

 

 

할매는 서랍?  참 내가 아직 정신이 없어가 그건 못 봤다 하시더니 일어 나셔선

 

 

마루로 올라 가셨고 그 자리에 있던 모두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외 할머니의 뒷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다들 슬픔 와중에도 호기심 어린 눈빛 이었습니다.

 

 

할매가 그 서랍을 여시더니 갑자기 깜짝 놀라시며,

 

 

이기 다 뭐꼬? 하셨고

 

 

바라 보던 사람들이 다 일어 났습니다.

 

 

 

할매는 서랍을 통째 빼시더니 마루 위에 놓고 앉으셨고 사람들이 다 그리로 우르르 몰려 갔습니다.

 

 

전 움직일 힘도 없었지만 엄마 손에 끌려 갔어요.

 

 

 

그 서랍 속에는 맨위에 하얀 편지 봉투 한장과 그 봉투 밑으로

 

 

1만원권 100장씩 묶은게 분명한 백만원권 돈 뭉치 몇 다발과

 

 

맨 밑에 누런 서류 봉투 하나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어요.

 

 

가장 위에 있던 흰 편지 봉투엔 좋아 할미 앞 이라고 써 있었죠.

 

 

엄마는 조바심이 나는지 할머니께,

 

 

엄마! 어서 봉투 꺼내 보거라~~~~ 하시며 채근 하셨습니다.

 

 

할머니가 꺼낸 그 봉투 속엔 편지 3 장이 들어 있었습니다.

 

 

한장은 할매에게 한장은 저에게 한장은 큰 외삼촌께 쓴 편지 였습니다.

 

 

할매께는 그동안 고마웠다며 좋은 자리 잡아 놓을께란 유쾌한 내용 이었고,

 

 

제겐 못 보고 간다고 서운해 말고 공부 열심히 하고

 

 

항상 건강 하라는 당부와 함께  물 조심 하라는 내용이 써 있었어요.

 

 

그 얘긴 유언으로 하실꺼라 그리도 말 하시더니.............

 

 

 

그리고는 큰 외삼촌껜 나 죽으면 니가 상주 해줄꺼 같은데

 

 

고맙고 미안 하다는 말씀과 함께 잘 살다 가는 마당에

 

 

마지막에 사람들에게 폐 끼쳐서야 되겠냐시며,

 

 

그 돈으로 장례 치뤄 주길 부탁 하시며,

 

 

장례비는 최대한 아껴 주고,

 

 

조의금 들어 온거랑 재산 처분을 해서 통장에 넣어 두었다가 나중에 좋아 대학 가면

 

 

전해주라고 하시면서 내가 좋아 대학 공부 만큼은 꼭 시키고 싶으니 그건 내게 양보해 달라고

 

 

좋아 애비에게 미안 하다고 전해줘라 하고 써 놓으셨더군요.

 

 

 

 

맨 밑에 있던 누런 서류 봉투속엔,

 

 

집문서와 얼마 안 되지만 남에게 도지 주던 논, 가꾸시던 밭 문서랑 위임장 한장과 인감이 들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할매의 저승 길 준비에 감탄을 하셨고,

 

 

몇몇 무속인들은 그 자리서 기도를 드리시며 절을 하시면서 존경을 표했습니다.

 

 

 

전 그때 쯤엔 이미 너무 울어 대서 목도 잠기고 눈이 퉁퉁 불어 만화에서 나오는 것 같이

 

 

거의 앞이 안 보일 정도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도 눈물은 계속 나오더군요.

 

 

벌써 몇번 탈진해서 쓰러 지기도 했어요.

 

 

 

밥도 거의 안 먹었으니.....결국 너 이래선 할매 마지막 가는 길에

 

 

같이 따라가 배웅도  못 간다고 해서 어거지로 몇 술 퍼 먹은게 전부죠.

 

 

 

어머니는 너무 걱정 되시어 상주 나가서 링겔이라도 한대 맞고 오자고 절 설득 했지만

 

 

전 죽어도 싫타고 할매 옆에 있을 꺼라고 고집을 부렸고,

 

 

나중엔 어른들도 울건 뭘하건 냅두시더군요.

 

 

어쩔 도리가 없었죠.

 

 

 

그렇게 장례가 끝나고 출상일이 되었습니다.

 

 

 

여섯분이 할머니를 모시고 나왔습니다.

 

 

이미 마을 공터엔 할머니를 모시고 갈 장의 버스가 대기 하고 있었어요.

 

 

 

지금은 리무진 운구가 일반적이지만 그 땐 장례버스가 동원되는게 일반적 이었죠.

 

 

할매의 관이 운구 되어 나올 때,

 

 

이미 저의 돌출 행동을 예상 하신 큰 외삼촌, 둘째 외삼촌, 막내 외삼촌에

 

 

아버지까지 철저하게 절 집중 마크 하셨어요.

 

 

 

원랜, 제게 영정을 들게 하실 생각 이었는데 얘한테 그걸 시키면 큰일 나겠다 싶으셨나 봐요.

 

 

지금은 후회 합니다.

 

 

그건 꼭 내가 들었어야 하는데....

 

 

 

할매가 마당을 지날 때,

 

 

제 몸부림에 절 놓치셨어요.

 

 

 

전 번개처럼 달려나가 붕 떠서는 할매의 관 위에 엎드렸어요.

 

 

 

못간다, 우리 할매는 못 데려 간다, 우리 할매 어디로 데려가노?

 

 

죽어도 못 보낸다며 관 을 껴 안고는 몸부림 쳤고,

 

 

 

그 바람에 하마터면 운구 하는 분들이 관을 놓쳐 할매 관을 내동댕이 쳐지게 하는 불효를 저지를 뻔 했어요.

 

 

달려 오신 삼촌들과 아버지 손에  겨우 떼어져선 다시 할매 관이 운구 되어 갔습니다.

 

 

 

관이 차에 실리고 안 탄다고 뻐팅기다 그럼 놓고 간다고 해서

 

 

겨우 타고 큰 외삼촌이 미리 잡아 놓으신 공원모지로 갔습니다.

 

 

전 할머니가 누워 계신 버스 위 뒷자리에 앉았어요.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가려고.

 

 

버스에서도 눈물은 하염 없이 흐르더군요.

 

 

 

장지에 도착하고 간단히 추도 하고 하관을 했어요.

 

 

 

이제 정말 영원히 이별 입니다.

 

 

할머니 관위로 흙이 뿌려질 순간 잠시 이성을 잃어 버렸나 봅니다.

 

 

 

제가 잠시 잡고 있던 삼촌들 손이 느슨해진 틈을 타서

 

 

이번엔 할머니 무덤에 뛰어 들었습니다.

 

 

 

 

안된다고    아저씨들, 우리 할매 묻지마요 안돼요 하고

 

 

할매 관 위에 엎드려서 몸 부림 치다가 벌떡 일어나선,

 

 

 

옆에 쌓아둔 흙을 막  손으로 퍼 내리더니

 

 

관 위에 드러 누워서 나도 같이 묻어줘, 나도 같이 뭍어줘~~~~

 

 

난 할매 따라 갈란다.....우리 불쌍한 할매 우애 혼자 놔두노? 하며 몸부림 쳤죠.

 

 

 

지금 생각하면 황당 하지만, 그때의 감정 상태는 정말 할매 따라 가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에게 끌려 나오고 다시 뛰어 들려다 아버지께 모지게 빰을 맞고서야 겨우 발광을 멈췄어요.

 

 

 

아버진 이미 돌이 킬수 없는 일인데 니가 이러면 할머니가 어찌 편히 가시냐며 꾸짖으셨고,

 

 

전 할매의 봉분이 다 만들어 질때 까지도 땅에 주저 앉아 울었습니다.

 

 

 

할매를 떠나 보낸 데미지는 참 오래도 가더군요.

 

 

 

지금도 외가집이 모이면 꼭 나오는 얘기가 그 때의 얘기고,

 

 

어머닌 제가 말 안 들을 때 마다 확 그때 미친 척 하고 같이 묻어 버릴 껄 하십니다.

 

 

 

2년후 3개월 사이로 외 할머니, 외 할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얼마 후 친 할아버지도 돌아 가셨지만,

 

 

후손으로써 정말 죄송한 맘이지만 세분의 죽음의 슬픔을 합해도 상주 할매 만큼은......

 

 

 

 

 

지금도 어머니께서 간혹 골똘히 절 보시면서 물으십니다.

 

 

 

아들, 이 담에 엄마 죽어도 그때 만큼 슬퍼 할꺼지?

 

 

 

음..................................................하는거 봐서................

 

 

 

 

 

후편에선 할매가 죽어서도 절 언 떠나시고 보호 해주신 얘기, 영원히 떠나시던 날 얘길 하겠습니다.

 

 

오늘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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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가 돌아 가신 후의 제 상태는 엉망진창 이었습니다.

 

 

 

날 두고 그리 훌쩍 가 버렸다는 원망과

 

 

이제 내 옆에 안 계신다는 절망과

 

 

한번 이라도 다시 보고 싶다는 절절한 그리움과

 

 

살아 계실 때 한번이라도 더 찾아 뵐껄 하는 후회를 하면서

 

 

 

마지막 날 절 생각 하시면서 그리움을 간직한채

 

 

혼자 쓸쓸히 떠나 가셨을 할매를 생각 할 때마다

 

 

언제나 눈물만 나왔어요.

 

 

 

그리고는 모든 의욕을 상실 했죠.

 

 

 

어머니의 잔소리도 아버지의 꾸지람도 선생님의 질책도 전혀 소용이 없었어요.

 

 

 그냥 만사가 귀찮고 의욕도 없고 관심도 없고......

 

 

의당 공부도 놔 버렸지요.

 

 

 

성적은 하향 곡선을 급격히 그리며 떨어 졌습니다.

 

 

원래 공부 때문에 걱정을 시켜 드린 적은 없었어요.

 

 

 

특출 나진 못해도 항상 상위 성적은 유지 했거든요.

 

 

 

그러던 것이 겨울 방학이 지나고 고등 학생이 되자 아주 가관이었죠.

 

 

반에서 맨 뒤가 아니라 전교에서도 제일 꼴찌 그룹으로 추락 했어요.

 

 

급한 마음에 어머니는 절 학원도 보내고 하셨지만,

 

 

 

제가 하기 싫으니 뭐.....

 

 

 

학원을 안 가고는 그냥 공원서 앉아 있다가 집에 가고,

 

 

학교선 잠만 자고 시간 때우다 오는 생활을 했어요.

 

 

 

그나마 학생에겐 금지된 술 ,담배 안하고 싸움질 안하고

 

 

불량 써클 안 들어 간 것도 다행일 정도 였어요.

 

 

 

그저 잉여 인간.

 

 

 

이렇게 무의미한 시간을 보낸 것이 한 2년은 넘지요.

 

 

중3 할매가 돌아 가신게 늦가을...그해 겨울 방학은 오직 슬픔만 가득차서 눈물로 보냈고,

 

 

고등 학교에 입학 하면서 본격 폐인 생활이 시작 되었습니다.

 

 

 

학교는 안 갈수 없으니 억지로 다녔지만...

 

 

 

그리고는 고 2 때에 잇따른 외 할아버지와 외 할머니의 죽음을 맞이 하면서

 

 

치유 불능 상태의 우울증이 찾아 왔어요.

 

 

 

무조건 적인 사랑을 베풀던 사람들이 다 떠나 가신거죠.

 

 

그러던 어느 날 그 날도 학교를 파하고는

 

 

그냥 집으로 털레털레 걸어 오던 때 였어요.

 

 

 

 

늘 지나던 길이었고,

 

 

눈 감고도 찾아 갈수 있는 길이 었어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걸어 어느 빌라 앞을 지나던 길이었어요.

 

 

 

갑자기 뭔가 부드러운 벽 같은 것이 제 앞을 딱 가로 막는 느낌 이었고,

 

 

잠시 멈칫한 저는 다시 걷던 탄력에 다음 걸음을 옮겼어요.

 

 

 

비록 단 한 걸음 더 딛을 시간을 멈추게 했지만

 

 

그건 제 의지나 무슨 느낌 받아 그런것이 아니였습니다.

 

 

 

뭔가가 제 앞 길을 막은 거였어요.

 

 

 

그리고는 두어 걸음 더 걷는 순간 거짓말 처럼 제 눈 앞에

 

 

뭔가가 떨어지면서 땅에 부딪쳐 박살이 났고

 

 

위에서 비명이 들렸어요.

 

 

 

올려다 보니 어떤 아주머니가 사색이 되어 절 쳐다 보시더니

 

 

학생 괜찮아? 하고 큰 소리로 물으셨어요.

 

 

 

전 다시 땅을 쳐다봤죠.

 

 

작은 화분 하나가 떨어져 박살이 나있었어요.

 

 

그 아주머니가 화분 내놓으셨다 들여 놓으시면서

 

 

실수로 떨어 트린거고 전 그때 뭔가가

 

 

제 앞을 막아서지 않았으면 머리에 직격을 당해

 

 

죽거나 최소 뇌진탕으로 큰 부상을 당할뻔 했어요.

 

 

 

떨어진 위치는 딱 한 걸음 앞 이었습니다.

 

 

멍하게 화분을 보며 할매란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요.

 

 

그때 우당탕탕 하며 그 아주머니가 뛰어 내려 오셨어요.

 

 

그 분 집은 4층.

 

 

 

그러시고는 제 앞에 오셔서는 떨어진 화분 한번

 

 

제 얼굴 한번 보시고는 놀란 표정으로 진짜 다행이라며

 

 

한 걸음만 더 갔어도 바로 맞았겠다시며 가슴을 쓸어 내리셨죠.

 

 

 

그러시더니 어? 하시면서 제 교복 바지를 보셨어요.

 

 

 

저도 따라 봤는데 제 교복 바지에 떨어져 박살난 화분이 날아들어

 

 

확실히 찟어 놓고 지나 갔더군요.

 

 

다행히 다리엔 상처 하나 없었어요.

 

 

 

아주머니는 다시 한번 놀라시며 괜찮타고 하는 절 집으로 끌고 올라 가셔선,

 

 

안 다쳐줘서 고맙다며 내가 안 편하고 안 괜찮아 그런다시며

 

 

안방에 들어가 지갑을 들고 나오셔선 돈을 집히는 대로 주시면서

 

 

새 교복 바지를 사라고 하셨어요.

 

 

 

자기가 교복 바지가 얼마인지 모르신다며

 

 

혹시 많이 부족 하면 다시 들리라고 하셨고

 

 

전 인사를 하고 나왔어요....고맙습니다.....2만원 남았습니다.

 

 

 

전 새 교복의 기쁨 보다 안 다친 기쁨 보다

 

 

할매가 제 곁에 아직 계시면서 절 보호 해 주신단

 

 

기쁨에 눈물이 앞을 가려 무작정 뛰어

 

 

마을 뒷산 약수터까지 뛰어 올라가선 숨을 헐떡이며 소리 쳤어요.

 

 

 

 

할매~~~~~~~  안 가고 나 지키고 있었구나?

 

 

할매~~~  미안해요. 난 그런거도 모르고 원망만 하고......

 

 

내 옆에서 못난 것만 봐서 많이 속 상했겠다!

 

 

이젠 안 그럴께 계속 지켜봐주세요.  할매~~~보고 싶어요~~~하고 목청껏 고함을 질렀습니다.

 

 

 

진짜 속이 시원해 지고 힘이 샘 솟더군요.

 

 

 

나중에 갈비찜 무녀님께도 그 얘길 해드렸더니,

 

 

그건 어머니(할매)가 분명 하다고 하셨어요.

 

 

 

그 시절 외 할아버지,할머니도 다 돌아가신 직후라서

 

 

혹시 두 분이 수호령이 되시어 날 보호 해준건지도 모르지 않냐고 여쭈었더니,

 

 

 

아주머니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시면서

 

 

그 분들이 수호령은 해 주실수 있을꺼다 조상 이시니까.

 

 

하지만 내가 너희 외할머니 , 외 할아버지 두분 다 뵈었지만,

 

 

아주 맑고 순수한 영혼을 가지신 분들이지만 그런 일은 못한다.

 

 

수호령은 일반적인 영적 존재로 부터 지키는 후손을 보호하고,

 

 

위험을 감지하게 신호를 줄순 있지만,

 

 

 

직접적으로 그렇게 물리력을 사용 하시어

 

 

고 2 학년이면 한창 팔팔할 나이인 남자를 멈추게 할 정도의

 

 

강력한 물리력은 사용 못해.

 

 

 

그건 웬만한 신도 하기 힘든거야 하시더군요.

 

 

 

신이 신기 라고는 전혀 없는 그 분들 입장에선 흔한 돌맹이 같은

 

 

 

아무런 쓸모 없는 널 보호하고 관심 가질 이유가 없으니

 

 

 

그런 일을 하실 분은 너네 할매 뿐이시다며.

 

 

 

할매가 돌아가신지 2년이나 되었는데....하며 그리 안가시고 제 옆에 계시면

 

 

 

저승사자가 잡으러 오지 않냐고 했더니,

 

 

 

웃으시면서 어머니 능력 이시면 안 가시려고 맘만 먹으면 2년 아니라 20년도 안 가고 버티실수 있다.

 

 

 

저승 차사님 한 10분 정도 오셔도 잡아 가기 힘드실껄?  

 

 

 

아마 보셔도 못 본채 하셨을 꺼다 하셨어요.

 

 

 

그래서 할매가 완전히 떠난 날 얘기도 해 드리고

 

 

저승 가셔서 혹시 고생 하시면 어쩌냐고 걱정 했더니.

 

 

 

할매 정도면 별일 없을꺼다.

 

 

나쁜 짓 하고 다니 신거도 아니고......죽었으면 재깍재깍 올 일이지 잘 아는 사람이

 

 

어딜 싸돌아 다니고 왔냐고 기합은 좀 받으실지 몰라도~ 하시더군요.

 

 

 

 

 

전 속이 후련해져 집으로 달려 갔습니다.

 

 

그리곤 엄마~~ 하고 큰 소리로 부르며 뛰어 들어 갔죠.

 

 

 

엄마는 그냥 왔냐? 그러시면서 다시 저녁 준비를 하셨어요.

 

 

그즈음 엄마,아버진 절 반쯤 포기 하셨었죠.

 

 

뭘 해봐도 안되시니 자식인데 죽일수도 없고

 

 

 

그냥 니 하고 싶은데로 해라. 기술이라도 배우던지 밥은 먹고 살겠지

 

 

하시는 심정 이셨죠.

 

 

 

전 저녁 준비에 바쁘신 어머니께 뒤에서 엄마 돈 좀 주세요! 했어요.

 

 

 

뭔 돈?  얼마나? 하셨고 전 그냥 몰라~~~일단 10만원만 줘봐요 했어요.

 

 

엄만 깜짝 놀라시며 뒤 돌아 보시고는 제 바지를 보시며 야! 너 바지는 왜 그래? 하셨고,

 

 

걸려서 찢어 졌다면서 바지는 내가 살꺼라며 일단 학원 등록하게 10만원만 달라고 했습니다.

 

 

남으면 가져오고 모자라면 더 달란다고 하면서...

 

 

 

어머니는 깜짝 놀라시며 무슨 학원? 기술학원? 하셨고.

 

 

아니, 종합반 들으려고.. 대학 가야지 했어요. 웃으며..

 

 

어머니가 멍한 눈으로 쳐다 보시더라고요.

 

 

 

그럴수 밖엔 없는게 아무리 공부 하라고 해도 의욕도 없던 애가

 

 

갑자기 웃으면서 들어와선 스스로 공부 하겠다고

 

 

학원 등록하게 돈을 달라 하니 믿지를 못 하실수 밖에요.

 

 

 

진..진짜냐 너?

 

 

왜? 공부 하지 말까? 대학 가지 말까? 하고 웃으며 장난스래 대답하자

 

 

 

간 보시던 숟가락을 팽개 치시곤 안방으로 들어 가셔선 지갑을 들고 나오셔선

 

 

이거 공과금 내고 할껀데 일단 이거 다 가져 가봐라 하시면서 지갑을 탈탈 털어 주시더군요.

 

 

20만 몇천원으로 기억 해요.

 

 

학원을 알아보고는 교복 바지를 사고 집에 들어 가자

 

 

이미 모든 식구들이 모여 절 기다리고 있었어요.

 

 

아버지는 절 안으시면서 잘 생각했다, 내 아들 하시며 감격 하셨어요.

 

 

 

전 그 날부터 진짜 무섭게 공부를 했습니다.

 

 

 

워낙 기초가 부족해 처음엔 많이 힘들었지만

 

 

몇 달 지나자 하루가 다르게 성적이 쑥쑥 올라 갔어요.

 

 

 

선생님 께서도 처음엔 제가 안 자고 책을 보자 니가 왠 일이냐? 식이셨는데

 

 

그게 날이 가면서 성적이 달라지자 절 다시 보게 되셨죠.

 

 

 

이렇게 잘 하는 놈이 왜 그리 속 썩였냐시며...

 

 

나날이 성적표를 받아 가는 날마다 엄마 아버지 입이 죠커가 되어 가셨습니다.

 

 

워낙 고등학교 삼분의 이를 망쳐 먹은 터라 내신을 복구 할 방법은 없었고,

 

 

자는 시간 쪼개 가며 공부 해서는 꽤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서울에 있는 꽤 좋은 대학에 입학을 했어요.

 

 

 

면접을 보러 갔는데 제 성적을 관심 있게 보신 교수님이,

 

 

자넨 고등 학교 성적이 꽤 흥미로운데

 

 

갑자기 이렇게 열심히 한 이유가 뭔가? 하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예상 문제 적중 입니다.

 

 

제 성적 보면 그게 젤 궁금 하실껍니다 모두들....

 

 

 

모범 답안을 얘기 했죠.

 

 

 

네, 공부에 별 흥미를 못느껴 방황 하던중

 

 

이 대학 이과의 미래를 보았고 뛰어난 교수진과 실력 있는 선배님들과~~~~~

 

 

그래서 이 곳에서 배울 기회를얻고자 정말 열심히 공부 했습니다.

 

 

꼭 교수님들께 가르침을 받고 싶습니다.

 

 

교수님이 흡족해 하십니다. 전 영리 하거든요....데헷!

 

 

 

무사히 대학에 합격 했단 소식을 들으시고는 외삼촌 들이 집에 오셨어요.

 

 

축하 선물 하나씩 들고서요.

 

 

큰 외삼촌은 고급 만년필을 선물로 주시면서 통장과 도장 하나를 꺼내시더군요.

 

 

 

너도 알다시피 할매가 니 대학 입학 선물로 주시는거다,

 

 

이젠 니가 관리하면서 허트루 쓰지말고 할매 뜻대로 대학 공부 하는 자금으로 쓰거라 하셨고

 

 

그걸 받아드니 또 눈물이 주르르륵.

 

 

공부 열심히 했는데 워낙 뛰어난 애들만 모인 곳이라 장학금은 한번도 받아 보지 못했습니다.

 

 

할매 장학금으로 대학 다녔지요.

 

 

4년 학비,책값,교통비,밥값으로 썼습니다.

 

 

 

대학 생활을 시작 한지 얼마 안되어서 입니다.

 

 

 

 

드디어 할매와의 영원한 이별이 찾아 왔습니다.

 

 

봄의 어느 날 이었지요.

 

 

 

밤에 잠을 자는데 꿈을 꾸었습니다.

 

 

 

제가 꿈 같은거 잘 안 꾸는 떡실신 잠 스타일 이거든요.

 

 

꿈을 꿔도 기억엔 없는.....

 

 

 

 

그 날은 너무 선명 했어요.

 

 

 

흙은 아닌데 바닥엔 무수한 꽃들이 빽빽히 피어 있었어요.

 

 

 

여긴 어디지?  하고 둘러 보는데 어느새 나타나신 할매가  예쁘게 단장 하시고는

 

 

두 팔을 벌리고 좋아야!! 하며 제게 뛰어 오시고 있었어요.

 

 

 

 

전 보자마자 할매!~~~~ 하고는 뛰어가 할매 품에 안겼습니다.

 

 

 

어느새 제 몸은 그 때의 성인이 아닌 3-4살의 여리고 조그만 꼬마 좋아가 되어 있었어요.

 

 

 

할매 목을 부여잡고 엉엉 울면서 왜 이제 왔어? 왜 한번도 안 보러 왔어? 하며

 

 

볼을 할매 가슴에 부비며 어리광 부리며 울었습니다.

 

 

 

할매의 목소리, 할매의 감촉, 할매의 냄새 생생하게 느껴지고 너무 행복 했습니다.

 

 

할매는 제 볼을 어루 만지시면서 안 보러 오긴?

 

 

 항상 할미는 좋아 옆에 있었는데? 하시더군요.

 

 

 

그러시면서 이렇게 훌륭히 건강하게 자라 주어서 정말 정말 고맙다 시면서

 

 

열심히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다가 이 다음에 꼭 다시 만나자 셨습니다.

 

 

전 할매가 떠나시려 하신단걸 직감 하고는 치맛단을 꼭 쥐었어요.

 

 

 

나 버리고 또 갈라꼬? 안된다, 이제 아무데도 못간다! 하면서...

 

 

 

할매는 절 보시더니 이 녀석아! 지금도 늦었다고 혼나게 생겼다.

 

 

이제 너도 성인이니 내 보호 없이도 스스로 잘해 나갈꺼란걸 할미는 믿는단다 라고 하셨어요.

 

 

그러시더니 감격에 찬 눈으로 절 보시며,

 

 

절 일으켜 세우셨어요.

 

 

전 어느새 다시 어른 좋아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시더니,

 

 

좋아야! 마지막으로 할매 한번만 꼭 껴안아 도고 하셨어요.

 

 

전 한품에 할매를 꼭 껴안아드렸어요.

 

 

어릴적 태산 같았던 우리 할매,

 

 

할매 허벅지에 붙어 다니던 꼬마는 할매의 지극한 보살핌과

 

 

잘 먹이신 영양을 바탕으로 무럭 무럭 자라 그땐 185나 되는 장신의 좋아가 되어 있었고,

 

 

할매는 제 한품에 폭 안기시더군요.

 

 

우리 할매가 이리도 작았다니.........

 

 

 

껴 안고 있는 사이 할매는 연기처럼 사라져 가셨습니다.

 

 

 

전 할매를 목 놓아 부르다 깼어요.

 

 

깨보니 온 식구들이 제방에 모여 절 보고 있었고,

 

 

어머니는 제 옆에 앉아 할매 꿈 꿨냐시며

 

 

자다가 니가 소리 질러 대는 통에 나오셨다며 근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셨습니다.

 

 

전 자면서 울어서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 있었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어머니께 ,

 

 

엄마!! 이제 할매는 아주 떠나셨다며 꿈 얘기를 해드리자,

 

 

갑자기 눈물을 훔치시면서 일어 나셔선 여러번 합장을 하셨습니다.

 

 

그러시고는 할매 !  지금까지 좋아 지켜 주시느라 애 쓰셨어요.

 

 

 제가 할매 공덕은 영원히 기억 할께요.

 

 

이제 편히 쉬십시요  하셨어요.

 

 

 

그리고는 절 보시면서 이제 네 걱정 다 내려 놓으시고 떠나 신건가보다 시며,

 

 

오늘 무슨 날인지 모르냐고 하시면서 오늘 니 20 번째 생일 이라고 하셨습니다.

 

 

 

 

잊고 있던 생일,

 

 

그렇게 제가 완전한 성인이 되던 날 모든 근심 다 터시고 홀가분히 떠나셨나 봅니다.

 

 

3개의 댓글

2019.06.19

아 진짜 펑펑울었네 ㅠ

0
2019.06.19
@Chacha

ㅘㅇ광우럭따

0
2019.06.1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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