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인육에 대한 고찰

 

에어프라이로 양념윙봉 구워먹는 와중에 읽판에 인육관련 괴담이 있길래 마침 생리학강의도 재미없겠다 아무렇게나 써봄.

 

 

 

 

 일단 해당 글의 [몸이 필요로하는 성분은 맛있게 느껴진다]라는 이론에 대해서 말인데, 이 말은 옳은 말임과 동시에 틀린 말이기도 하다. 물과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필수영양소 중에서도 근본에 해당하는 일부 영양소에야 해당 이론이 성립할 수 있겠으나 진정 부족한 영양소가 든 음식이 땡기고 맛있게 느껴진다면 뱃사람들이 그토록 오랜세월을 괴혈병으로 고통받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항해만 하면 땡기는 감귤류 과일이나 양배추 등을 미리 챙겨놓거나 평소에 거들떠도 안 보던 생선 내장도 맛있게 먹었을 테니까. 씨알데없는 트집잡기는 여기까지만 하고, 인육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인육의 맛에 관해서 말하자면 맛있을 수도 있고, 맛없을 수도 있다. 아니아니 말장난 하자는게 아니라, 소나 돼지도 사육 환경이나 사료의 영양함량 등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는데 하물며 사람은 개체별로 생활환경이나 식습관이 달라서 맛을 특정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고기를 즐겨 먹는다는 문제점도 있다. 육식성이 짙은 생물일수록 고기맛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는데 단백질 분해부산물인 암모늄(NH3)이 노린내를 유발한다는 말도 있고 영역표시 문제로 특유의 냄새를 풍기도록 진화했다는 설도 있지만 아무튼 육식동물은 대체로 부적절한 노린내를 풍기는게 사실이다. 그리고 사람은 대체로 삶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찌들어있게 마련이라 고기에 피비린내가 추가될 가능성이 크고(특히 간이 건강하지 못할수록 비린내가 심함) 언제나 매연이나 중금속(먹이사슬 꼭대기에 있는 생물일수록 축적량 높음)에 노출되어 있어 건강에도 안 좋은데다 담배라도 피는 순간 풍미라는 단어는 영국인만 입에 담게 될 것이다. 결국 영화나 소설처럼 멀쩡한 사람을 납치해다 도축해서 얻은 고기가 맛이 있을 가능성은 극히 떨어진다는 것.

 

 

 보통같으면 이쯤에서 인육은 맛이없다는 결론을 내리겠지만 현대 들어서는 사정이 조금 달라졌다. 온 세상에 채식주의가 퍼져 비건이라는 정신ㅂ... 정신적 채식동물이 양산되어 고기맛이 올라갔기 때문은 물론 아니다. 애초에 사람이 잡식인 이유는 식물만으로 필요한 영양소를 전부 얻을 수 없기 때문인지라 몰래 생선이라도 구워먹거나 비싼돈 들여가며 영양 보조제를 먹지 않으면 생을 유지할 수가 없다는 식으로 깊게 파고들자면 끝이 없으니 각설하고,

 

 현대기술의 발전은 마침내 0에서 부터 새로운 생명을 창조.... 할 수준까진 아니지만 그 엇비슷한 흉내 정도는 가능할 정도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대기 질소로부터 암모늄을 합성하여 질소비료를 만든 프리츠 하버에겐 공기에서 빵을 만든 과학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같은 논리라면 이 기술은 물에서 고기를 만들어내는 발명이라 이라 할 것이다.

 

 

1 (1).jpg

 

간단히 말해 세포 한알을 수용액에서 증식시켜 살코기를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지금처럼 소고기 먹겠다고 밥주고 항생제 주고 똥치우는 개지랄을 떨 필요없이 지극히 간단하고도 저렴하게 김첨지네 식탁을 소고기 등심 스테이크로 가득 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제대로만 상용화된다면 간악한 채식주의 놈들을 모조리 세렝게티 초원으로 추방해버리고 식탁을 소시지 고기볶음으로만 채울 수 있는 꿈의 기술이지만 어떤 미친놈들이 여기다 제동을 걸었다.

 

 

 

 

2.jpg

사람들의 항의로 해당 상품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업체는 존속중인 이-미친-기업은 인육판매라는 병크로 배양육의 윤리적 우월성(도살이 필요없다는 점)에 심각한 똥물을 흩뿌리며 인간 동족식 역사에 새 지평을 열었다. 아닌게 아니라 3D프린터로 가정에서도 격발 가능한 총기(!)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시대이니 좀 더 막장으로 치닫자면 집안에서 인육 소시지를 배양해 먹는 시대가 오지말란 법도 없을 것이다. 아이유 허벅지 순대 맛은 나도 좀 궁금하긴 하다.

 

 

 

31개의 댓글

2020.04.09

그 인육글 없어졌드라 차라리 호러괴담으로 올렸으면 좋았을텐데

0
2020.04.09
@라리루라

그르게 너무 클래식한게 문제였나. 그래도 지울 필요까지야 없었을텐데

0
2020.04.09
@케리만

글쓴인데, 지운게 아니라 덜 읽을거리 판으로 옮겨짐 붐업폭탄 먹어서

0
2020.04.09
@Machico

아 그런.... 너무하는군. 욕먹을 수준까진 아니었는데...

0
2020.04.09
@케리만

https://www.dogdrip.net/253914797 원본 글

0
@Machico

그런게시판도 있는지 몰랐는데 별게 다 있구나

0
2020.04.09

경제적이고 합리적이긴 할텐데 누가 먹는다고 그러면 나도 좀 미친놈으로 볼거 같음. "이번에 xxx 가슴살로 샐러드 해먹었어요."이렇게 말 못하잖어

2
2020.04.09

인육에 대한 책있는데 되게 재밋으

0
2020.04.09

재미있는생각이네

0
2020.04.09

ㅋㅋ신박한 읽을거리 추

0
2020.04.09

막줄은 아이유한테 고소당해도 할말없겟는데

10
2020.04.09

글쓴아 궁금한게있는데 내 근육을 배양해 먹으면 단백질 흡수가 더 잘 되려나?

0
2020.04.10
@오렌지카운티

딱히 그렇지는 않음. 어떤 고기를 먹건간에 결국 몸에서 아미노산 단위까지 분해된 다음 흡수하거든. 덧붙이자면 콜라겐을 먹으면 피부가 좋아진다는 말도 실험적 근거는 제로임. 어차피 갈기갈기 분해흡수하는지라 콜라겐을 먹으면 피부에 영양소가 더 가고 이런건 음슴. 그런 의미에서 피부팩은 도움이 됨. 헬창에겐 단백질 보충제가 제일 도움됨.

1
@케리만

죄다 단분자 아미노산 형태로 흠수되는지 올리고 혹은 폴리형태로도 흡수되는지는 아직 단정짓기 이르다

0
2020.04.10

약간 '흑인은 더럽다'랑 비슷한 느낌의 편견 아닐까

배양되는 시점에서 이미 누군가의 고기도 아닌거 같은데

0
2020.04.10

마지막 말 농담이어도 역겹네

1
2020.04.10

순대는 내장과 피로 만들기 때문에 허벅지 순대는 좀 아니지;

0
2020.04.10
@오징어묵

안에 피를 넣으면 순대, 고기를 넣으면 소시지가 되는 셈

0
2020.04.10

ㅈㄴ 재밌게보다가 막줄은 쫌

2
2020.04.11
@손님이당

글쓴이 쥬지 핫바는 무슨맛일까?

1
@베르세
0
2020.04.13

사람 살타는 냄새는 이상하게 돼지고기나 소고기 이런 것보다 역한 냄새더라ㅇㅇ 내가 타봐서 앎

0
2020.04.15
@Mosfet

사람은 별의별거 다먹응게

0
@Mosfet

오징어포 타는 냄새 나더라

1
2020.04.15

역겨운데 좀; 죽이지만 않으면 식인해도 된다는 개념은 아직 못 받아들이겠다;

0
2020.04.16
@미드추천점

채식주의자도 종류가 있는데 개중에는 마늘, 양파처럼 개체를 죽여야만 먹을 수 있는 음식도 죄악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어(그래서 고구마나 감자, 옥수수처럼 일부를 떼어 먹는 작물만 먹지). 가치관의 차이는 억지로 받아들일 필요 없고 그냥 그런 사람도 있구나 정도면 충분하다고 봐.

0
2020.04.16

나는 내 고기 먹어보고싶음

0
2020.04.17
@선장입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내고기 ㅋㅋㅋㅋㅋㅋㅋ

 

뭔데 이거 왤케 웃기냐

0

예전에 많이 먹었을건데 뭐 나는 피해보는 사람없으면 문제없다고 생각하는쪽임

0
2020.04.18
@스택오버플로우

사람들이 인육의 맛에서 매력을 느끼게 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불행한 사고가 발생할 일이 더 많지는 않으려나..

0
2020.04.19
@고양이빔

인육이 현재의 식육 축산품보다 맛있을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매우 낮아요. 인간이 품종개량으로 맛있게 만든 가축들의 고기맛은 거의 예술의 경지에 도달해 있습니다. 성장 과정에선 고기맛 향상을 위해 연구된 각종 사료들이나 영양제가 공급되기도 하지요. 아무렇게나 자란 사람의 고기가 돼지고기보다 맛있을 가능성은 충분히 비현실적입니다. 호의적으로 생각해도 3D프린터로 찍어낸 고기가 더 맛있을겁니다.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1061 [기묘한 이야기] 일본 멘헤라 아이템에 대해서 알아보자 25 Overwatch 17 16 일 전
1060 [기묘한 이야기] 해태 타이거즈의 똥군기 썰.txt 18 군석이 12 2024.01.01
1059 [기묘한 이야기] 소설: 테이블에 남은 빵 부스러기를 주워먹으며 1 유미주의 2 2023.12.05
1058 [기묘한 이야기] 미얀마 범죄조직의 중국공안 생매장 사건 (펌) 6 세기노비는역사비... 12 2023.11.19
1057 [기묘한 이야기] 기묘한 이야기 새시즌 언제 나오냐고! 레몬진7도는너무강해 0 2023.10.03
1056 [기묘한 이야기] 이런 내용의 이야기 아는사람? 5 장규진 1 2023.09.14
1055 [기묘한 이야기] 기묘한 그림 5 월급받으며개드립하기 5 2023.08.12
1054 [기묘한 이야기] 삼각형 UFO 목격한 개붕이는 봐라 41 서대문개고기김 18 2023.08.11
1053 [기묘한 이야기] 해병대썰 3 - 긴빠이와 기수열외 6 파닭파오리 5 2023.08.01
1052 [기묘한 이야기] 죽음만이 가득한 세상 3 VIPS 2 2023.07.28
1051 [기묘한 이야기] '머리없는시신' 훗카이도 삿포로 용의자가족 체포 12 물속티슈뚜껑 8 2023.07.27
1050 [기묘한 이야기] 일본에서 사라지는 한국인들.. 15 물속티슈뚜껑 10 2023.07.26
1049 [기묘한 이야기]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 6 정공 4 2023.06.24
1048 [기묘한 이야기] 사망 9일만에 백골이 되어버린 사건 12 불소주 18 2023.06.11
1047 [기묘한 이야기] 어떻게 된 일이지? 2 84738 0 2023.06.10
1046 [기묘한 이야기] 다중우주가 존재한다고 가끔 생각함 48 REDPILLER 10 2023.05.19
1045 [기묘한 이야기] 이상한 sf 꿈 꾼 얘기 2 푹신푹신 7 2023.04.23
1044 [기묘한 이야기] 그들의 결단! REDPILLER 0 2023.04.10
1043 [기묘한 이야기] 이상했던 경험 9 진보라 0 2023.03.13
1042 [기묘한 이야기] 나는 살인예고를 하고 있습니다. 5 오골닭 1 2023.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