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관한 고찰.txt

흔히 포스트 아포칼립스라 하면 떠오르는 것으로 

 

핵전쟁, 초대규모 자연재해, 좀비바이러스, 외계문명의 침략, 인구과잉, 환경오염 등이 있을 것이고

 

클리셰로는

황폐화된 지구, 껍데기만 남은 문명, 식량난에 허덕이며 서로 치고박고 싸우기 바쁜 인간들, 비정상적인 사상에 빠진 군소집단, 그리고 남루한 장비로 어떻게든 살아가고자 하는 공동체가 대표적이다. 

 

 

이 장르는 인류사에서 핵무기를 거머쥔 이후부터 급속도로 유행하였으며, 냉전시대를 거치며 '핵전쟁으로 멸망한 지구'라는 소재가 장르의 전형성을 구축하였다.

 

그러므로,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정의란 즉 '황폐화된 지구'라는 것에서 기인하여,

현실적으로 가능성 있는 소재인 '핵전쟁' 또는 '초대규모 자연재해'야말로

정통 포스트 아포칼립스라고 할 수 있겠다.

 

 

Mad-Max-2-The-Road-Warrior.jpg

 

대표적인 포스트 아포칼립스로는 

1979년에 제작된 호주 영화 '매드 맥스(Mad Max)'가 있다.

이 시리즈는 후대의 많은 영화, 드라마, 소설, 게임레 막대한 영향을 끼쳤는데, 도로를 달리는 차량 액션 영화임에도 문명이 멸망한 직후의 인류사를 정말 세세하게 묘사한 대중작품이기 때문이다.

 

1편만 하더라도, 폭주족에게 가정을 잃은 지역경찰 맥스 로카탄스키가 어떻게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룰 뿐,

전세계에 닥친 경제위기와 혼란한 사회상 외엔 70년대 서구사회의 평범한 일상과 다를 바 없었으나

2편부터는 세계관이 확장되었다. 

전세계가 식수와 석유가 부족해지자 '물 전쟁', '기름 전쟁'이 차차 발발하며, 미국과 소련 양측의 냉전이 극에 치달아 결국 핵전쟁까지 이어져

문명이 전부 망해버리게 되었다. 

즉, 매드 맥스 세계관은 약 1980년도 기점으로 인류문명이 지구와 함께 멸망해버린 가혹한 세상이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 중에서도 매드 맥스의 지구 상태는 아주 극악한데, 4편인 분노의 도로에서는 바다가 말라서 소금사막이 된 것으로 묘사된다. 

바다였던 곳이 밑바닥을 드러낼 정도면 정말 엄청난 양의 바닷물이 사라졌다는 것으로, 이는 곧 지구의 자정작용이 대거 상실됨은 물론 

기후 체계가 망가지고, 산소를 만들어내는 해조류가 그만큼 없어졌다는 뜻이다. 

정말 이정도면 지구상에 있었던 5차례의 대멸종에 견줄만하다.

 

아무튼, 이렇듯 포스트 아포칼립스는

현대문명과 국가체제가 완전히, 혹은 대부분 붕괴하여 

수많은 기능을 상실한 채로 사람들이 살아간다는 장르이다. 

 

 

그렇다면, 이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만약, 혹시 만에 하나라도 실현된다면 어떨까?

 

가장 가능성 높은 것으로 '핵전쟁'이 있겠다.

핵폭발은 인류가 만들어낸 무기 중 절대적인 입지를 자랑한다. 단 한 발의 미사일로 수백만의 사상자와 더불어 피해지역 반경 수십 내지 수백키로를 방사능 천국으로 만드는 무기.

 

이러한 핵무기가 전세계에서 동시에 전부 다 터져버리면 

인류는 물론 지구가 완전히 멸망할까?

흔히 세간에 널리 퍼진 인식과는 다르게,

핵무기가 낼 수 있는 파괴력은 자연재해로 일어나는 파괴력보다 한참 미미하다고 한다.

간단히 말해서, 쓰나미나 대지진, 화산 폭발에 비하면

세발의 피라고 할 수 있겠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엔 수많은 사상자와 방사능 피해자가 있었으나,

불과 몇십년만에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 되었고,

다량의 핵폭탄이 투하된 비키니 섬 역시 수십년이 지난 지금, 방사능수치가 안전한 것으로 판명됐다. 

 

그럼 아직도 사람이 살지 못 하는 체르노빌은?

이에 대해서는 원자탄과 원자력 발전소는 차이를 알아야 한다.

방사능이 짧은 시간 내에 소멸되는 핵폭탄과 다르게, 원자력 발전소는 방사능 덩어리나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핵폭탄이 불붙은 부탄가스라면, 원자력 발전소는 기름 꽉 찬 석유통과 같다. 

 

때문에 핵전쟁이 터진다면, 사실 핵폭탄으로 인한 피해보다는

기능을 잃고 폭발해버리는 원자력 발전소에 의한 피해가 훨씬 더 크다.

 

물론, 대량의 방사능을 머금은 체르노빌에도

사람이 살 수가 없을 뿐,

동식물이 그들만의 생태계를 꾸리며 자생하고 있다. 

다양한 기형을 가지고 있겠지만.

 

 

결론은, 전세계의 모든 핵무기와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해버려도

지구나 생태계가 멸망되진 않을 것이다. 

망하는 건 문명과 정부 뿐이지. 

 

 

 

 

아인슈타인은 '핵전쟁이 벌어진다면 그 다음 전쟁은 돌과 나무로 하게 될 것'이라 하였다.

정말 현대문명이 무너지고 방사능의 위협이 도사리는 지구가 되면, 그 땅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일단 국제적인 통신 및 교역은 모스 부호가 아닌 이상 불가능해질 것이고, 

수십년 내지 수백년을 거쳐 천문학적인 규모의 서적이 소실 및 훼손된다.

 

그리고 핵폭탄의 여파로 터진 EMP에 상당수의 전자기기가 망가져.

단순한 원리로 돌아가는 기기가 아닌 이상, 디지털 기계는 모두 회로와 메인보드가 타버려서 쓸 수 없게 되고.

행여나 EMP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된 전자기기라도

그 수명은 길지 못 해.

스마트폰같은 경우 기업이 신종판매를 촉구하고자 일부러 기기부품의 수명이 빨리 닿게 생산하기 때문에

EMP를 피하더라도 가장 빨리 망가질거야.

 

이게 아니더라도 컴퓨터나 노트북 등 전자기기 역시

아예 사람 손길이 닿지 않는 안정된 공간이 아닌 이상

10년 20년 이상 갈 수는 없고.

 

현대문명이 고도로 발달했다고

그 부산품을 현대인들이라면 다 고쳐쓸 수 있는 게 아닌지라

가전제품이 고장나면 수리기사를 부를 수도 없으니

작정하고 만들어진 방공호가 아니면

문명의 혜택을 누릴 날은 몇년 되지 못 할 거야.

 

총은 청소만 잘 하면 몇십년동안 멀쩡하게 쓸 수 있어.

다만 총이 망가지기보단 총알이 다 떨어져서 쓸 일이 없어질거고.

 

그럼 총 대신 쇠뇌나 활을 노획하거나 만들어서 써야겠지.

 

이때부터 슬슬 문명이 퇴보하기 시작하는거야.

 

 

식료품은 대부분 몇년 안에 유통기한을 다해 상해버릴 것이니

사람들은 직접 채집 및 농사, 수렵으로 식량을 확보해야 해. 

 

그래도 EMP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들은 아직 쓸 수 있겠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생필품 하나하나가 전세계가 무역하면서 이뤄낸 결과물이기 때문에, 자급자족이 가능한 것이 아니면 머지않아 전부 소진될 거야.

 

 

그리고 핵전쟁이 벌어질 때 최소 절반, 많게는 대부분의 인구가 사망할 지도 몰라.

살아남은 사람들 역시 생명이 위태로워.

방사능 피폭은 둘째치더라도

현대의학과 의료장비, 의료기술의 부재와 불안정한 의식주 속에선

사소한 질병과 부상에도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어.

동물에게 물리거나 녹슨 날붙이에 찔리고 베이면

파상풍 주사는 누가 놔줄 것이고

고열과 몸살로 감기와 독감에 시달리면

항생제와 비타민은 누가 챙겨줄까?

 

약을 제때 구비해두지 않는다면 생존은 더욱 치열해질 테고

그 약마저도 유통기한이 지나면 부작용을 호소하게 되겠고

 

의료장비나 도구의 훼손과 소실, 기능상실로

수술받고 싶어도 수술을 할 수 없어서

몸에 박힌 날카로운 파편이나 총알을 제거하지 못 하고

병원과 의사만 있으면 충분히 살 수 있음에도

죽거나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일이 아주아주 빈번해질거야.

 

게다가 현대문명에서 이뤄낸 지식과 기술을 보전하고 전수할 방도가 점점 마땅치 못 하면서

성공적으로 생존한 사람들이 낳은 2세대들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똑같은 인류임에도

선진국의 고등학생은 미적분을 배우고

후진국의 고등학생은 사칙연산을 배우는 데엔

 

교육환경의 차이가 아닐까?

 

모든 것이 무너진 세상 속에서

생존에 급급한 가운데에, 땔감으로 써도 모자랄 책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과연 제대로 된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가 있을까?

 

이처럼 2세대가 성장하면

부모세대보다 전반적인 지식수준이 떨어질 것이고

이런 2세대가 또 3세대를 교육하는 식으로

세대를 거듭할수록 지식과 기술적인 퇴보가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지.

 

점점 의사나 기술자 등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이들이 더더욱 희귀해질 테고

 

 

현대문명의 간호사나 돌팔이의사 수준의 의학이

후세대 의사들의 평균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고

안정적인 공동체를 이룬 곳일 지언정, 농사나 급수 및 전력에 사용되는 기계나 부품의 결함 및 훼손이 일어났을 때

이를 고칠 기술자가 없거나, 고치는 데에 쓰일 부품이 전부 녹슬고 부서져서 구할 수 없는 등

사소한 문제로 인해 점점 붕괴될 가능성이 높아. 

 

 

이처럼, 현대문명의 여러 장비와 도구 및 서적의 훼손 및 상실과 더불어

열악한 환경이라는 점에서

문명수준은 수백년은 후퇴할 것이고, 많은 지역에서 석기시대부터 다시 시작하는 일이 빈번할 거야.

 

안정적으로 다시 문명을 재건하려면

수천년간 인류역사를 지탱해 온 종교의 역할이 다시 대두될 확률이 클 거야.

종교만큼 수천 수만명을 단합시키는 수단이 없거든. 

 

굳건한 종교를 바탕으로 세운 공동체라면

점점 규모가 불어나면서 기술은 낙후되도 지식은 어느정도 보존해서

다른데보다 훨씬 살기 좋은 나라를 이룰 지도 모르지.


 

여기까지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대한 내 이견을 적어보았다.

 

약간 의식의 흐름대로 적어서

글에 두서가 없는데

모쪼록 잘 읽었으면 좋겠네.

 

내가 틀린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 지적해줘

24개의 댓글

2020.05.11

글 잘읽었다야 그 느낌알지? 알고싶지 않던 진실을 마주할때의 불편한 느낌

0
@미식한고독가

근데 뭐 어차피 저럴 일은 없으니까ㅋㅋㅋ

0
2020.05.11

포스트아포칼립스가 독자의 어떤 기저 감정을 자극하길래 나름 메이저한 테마로 올라왔는지도 궁금함.

일종의 호승심, 아니면 야생에 대한 동경이라고 봐야하나?

0
@Topaz

뭔가 내가 사는 도시나 동네가 망해버려서 껍데기만 남아가지고 치열하게 살아갈려고 발버둥친다는 면이랑

장르 특유의 분위기 자체가 매력적임.

좀비 아포칼립스는 사람이었던 것을 뚝배기깨고다닌다는 점에서 뭔가 통쾌함이 있고.

0
2020.05.11
@경자년이어떤년

좀포칼립스가젤 재밌지

0
2020.05.11
@Topaz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은 결핍된 인간성에 대한 반성이나 자연 보호주의 등을 어필할 때 효과적인 것 같아.

0
2020.05.11
@Topaz

비어있는 도시라는점에서 난 매력을 느낌 북적북적해야할곳이 적막하고 고요해

1
@규도노스교수

ㅇㅈㅇㅈ

0
2020.05.16
@규도노스교수

시발ㅋㅋㅋ 지난 3월에 시드니 시청쪽에 갔는데, 인간시대의 끝이 도래한줄 알았음ㅋㅋ

0
2020.05.15
@Topaz

기존의 체제가 불가항력적으로 망가지고 파괴됨,문화,경제,사법,정치 등등.. 모든게 황폐화된 미래를 가정하기때문에 독자들로하여금 현실을 현실적으로 파괴하고 더 몰입하게해서 상상력을 강하게 자극하는게 좋음.. 거기서 수많은 갈등상황을 만들어낼수있겠지..

0
2020.05.11

답은 기계교인가..

1

읽으니까 이브온라인 세계관이 생각나네

이브온라인 세계관 요약하면

인류가 웜홀을 발견해서 웜홀을 타고 넘어가니 새로운 행성들이 나타났는데

수백년동안 그 행성들 개발하고 이주하고나니까 갑자기 웜홀이 닫혀버림

졸지에 고향인 지구로 가는 길을 잃은 식민행성들은 전쟁, 갈등으로 쇠퇴하여 원시수준으로 돌아갔지만

1만년정도가 지난 후 과학기술을 회복해수 다시 우주로 진출함

이때 번성한 4개 행성에서 4개의 각기 다른 문명이 출범했고

그 중에 하나가 재정일치국가임

확실하 종교만큼 단합심 키우는게 없다

0
@원스어폰어타임인개드립

제사장이 정치하다가 점점 왕이 다스리고 그러면서

현대문명 이상으로 올라가면 종교는 옛시대의 산물이자 문화로 남겨지는 게 아닐까 함.

종교로 다스릴 수 있는 시대는 열악한 환경과 무지한 사람들이 받쳐줘야되니까

0
2020.05.12

재밌는 생각 하나 해보자면 이미 화성에 작게나마 자급자족가능한 집성촌이 생긴상태에서 아포칼립스가 발발하면 어떨지도 재밌을듯

0
2020.05.12

암흑기.라는 느낌이 확 드네요.

실제로 서양화 받아들였다가 무슬림화 된나라들 보면.

기술적 후퇴를 보자나요.당연히 일어날거라는걸 몸소 생각하니 무섭다

0
@년차ASMR

지난 수천년의 역사에서 각 문화권마다 여러차례의 암흑기가 있었고

그때마다 문명이 한두단계 퇴보했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발전해서 지금의 현대문명에 이를 수 있던 것은

수백년 혹은 수십만년동안 오염되는 방사능 피폭지역이 세계 곳곳에 있지 않았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그 문화권만 폭삭 주저앉았기 때문임.

서로마가 멸망하고 유럽 전역이 아포칼립스 그 자체에 빠져서 수백년간 허우적댈 때

동로마와 그 후의 이슬람은 그리스 및 로마의 산물을 그대로 유지하고 보존하면서 발전시키고 있었어.

그렇기 때문에 유럽은 나중에 언제든지 중동권에서 지식과 기술을 수입해올 수 있던거야.

 

하지만 이런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에서는

인류문명 전체와 국가정부가 전부 다 무너진 상태이기 때문에

지식과 기술을 성공적으로 보존해 줄 나라랄 게 없어.

아날로그식으로 지식을 전부 보관해 둔 방공호나

북극과 우리나라 산골에 지어진 씨앗방공호같은 데는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겠지만.

2

아무리 멸망했어도 직업은 사라지지않겠지

건축가면 현재구할수있는 재료로 집을짓는법을 가르칠거고

미용사면 미용에관한지식을 가르칠것이고

수학자면 수학을 가르치고 물리학자와함께 목재 기중기같은 실용적으로 응용할수있는분야를 먼저 탐색하겠지

금속세공기술자 는 금속을 가공하고 야금학,화학자는 시간이걸리더라도 자연에서 추출할수있는방법을 찾을거고

2세들은 이것을 바탕으로 개선해나가고 3세대는 최소한20세기,혹은 그이상의 수준으로 문명을 되돌려놓겠지

너가생각하는대로 인류는 그렇게멍청하지않음 더군다나 기술자들은 내연기관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빠삭하게 꽤고있는데 원시적인 증기관정도는 모든 공장이 초토화되었어도 20년내로는 자체생산가능한 단계까지 끌어올릴수있을거고 석탄,철광석,원유,천연가스의 매장지가 어디있는지는 중학생들도 알고있을텐데 ? 제철소가 다망가지고 복구불가능한수준이라하더라도 임업종사자 목공들과 조선기술자 그리고 물리학자 환경학자  식품영양학자들이 머리를 싸멘다면 단시간내로 19세기 대륙횡단 쾌속선 건조도 가능할테고 원자재들을 확보가능한시점에선 다시 문명은 급속하게 발전할거고 

 

되려 200년이상 장기적인 시점으로본다면 한때 조상들은 태양계를 벗어나 우주를향해 식민지를 개척하고있었고 손바닥만한 물건안에 지구가 담져있었으며 화성 식민지를 개척할정도의 문명을 소유하고있었다라고 정보가 살이붙고 부풀려져서 더 원대한꿈과 희망을 후세들이가지고 이것이 문명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할수도있고

0
@새우튀김마시쪙

현대문명 전체가 폭삭 망해버릴 때 회복이 얼마나 빨리 될 지는 정말 가늠하기가 힘듦.

회복이 오래 걸릴 거라 적은 이유는 현재 문명의 지식과 기술 수준이 굉장히 높고 복잡한지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되면 단계를 밟아나가야 할 수순이 굉장히 멀다고 생각하기 때문임.

 

그리고 지하자원이 있다고 장비만 있으면 무조건 뽑아쓸 수 있는 게 아니잖아. 각 지리학적 요건에 따라 채굴할 수 있는 난이도도 천차만별인데다 그로인해 얻을 결과 또한 항상 충분하다고 할 수 없음.

우리나라에 매장된 지하자원은 적지않은 편인데 그걸 채굴하기도 빡세고 또 들인 비용에 비해 얻는 것이 너무나 적기 때문에 해외수입에 완전히 의존하고 있다고 알고 있거든.

물론 자원이 풍부한 미국이면 훨씬 유리하겠지.

 

그리고 고도의 지식을 사용하고 기술화하고자 연구하기 위해선 일단 의식주가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무정부 시대에 얼마나 많은 공동체가 안정적으로 자리잡을까? 식량이고 물자고 도구고 불안정한 상황에 사람들은 서로 약탈하기 바쁘잖아.

적어도 식수와 농지가 확보된 교외나 시골에서 성공적으로 자급자족한 공동체가 그나마 전력과 급수 및 기타 복잡한 기계장비를 제대로 사용할 여유가 충분할거야.

근데 다른데서 그 공동체를 가만 냅둘까? 농지나 식수는 부족해도 무력에 몰빵한 약탈집단이 득실거리면서 정기적으로 삥뜯을라고 벼르겠지.

최소한의 여건이 갖춰지더라도 공동체간의 전쟁과 다툼이 지속될수록 그만큼 재건하기도 힘들거임. 점점 더 오래걸릴거고.

0
2020.05.12

미드 원헌드레드가 생각난다. 등장인물의 감정씬이라든지 lgbt같은게 등장해서 짜증나기는 했는데, 포스트아포칼립스를 주제로 하는 드라마라서 기억에 남음.

0
2020.05.20

썰인지 정설인지 모르겠지만

그리스의 선조격인 미케네와 에게해 문명국가들이

해양민족한테 싹다털리고 문명끊겼다는데

저게 현실이되면 우리도 다시 불피우는법 돌집짓는법 시작해야하고

애들한테 보이스카웃 교육처럼 야산에서 길안잃는법 이런걸

교육하게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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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귀여워

그때가 내가알기로 기원전 11세기 전후인데

이때 지중해에 있던 고도로 발달된 청동기문명들이 전부 망해버림.

아마 이집트도 타격받고 크게쇠락했다가 일어섰을거야.

몇백년인가 허우적댔는데 당시 해양민족의 침공이 결정적으로 청동기에서 철기로 넘어가는 계기가 되었다고 함. 자세한 건 잘 기억안나고.

그래도 다시 딛고 일어서서 발전할 수 있었던 건

이집트나 메소포타미아같은 문명발상지가 완전히 망하지않고 건재한 덕에 가능했다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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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귀여워

인류멸망 그후였나

인간이 어느날 지구상에서 모두 사라진 후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에서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고선

현대문명의 모든 전유물과 건축물이 1000년안에 다 흔적도 없이 사라질거라고 하더라.

러쉬모어 산맥인가 볼티모어인가 거기에 새겨진 미국대통령 4명의 얼굴

그리고 피라미드나 스톤헨지 등

이런 건축물은 살아남는다고 함.

고대 로마시대에 사용했던 고밀도 콘크리트 기법으로 지은 건물은 수천년이 지나고도 살아남기가 용이했지만

현대엔 그런 고밀도로 짓지않기 때문에 보존성이 더 떨어진다고 알고 있음.

 

0
@다람쥐귀여워

인류역사상에 여러차례있었던 암흑기들 역시 국가나 문화권이 폭삭 주저앉은거지, 그 외는 여전히 체제를 유지하고 있었기에 완전히 멸망해버렸다고 할 수는 없었기에 재건이 가능했던거지만

포스트 아포칼립스같은 경우 통상적인 전제가 지구상의 모든 문명이 전부 기능을 잃고 멸망해버린 시대를 말하니

여태까지의 암흑기와는 차원이 다를 거야.

설령 그 어느때보다도 발달된 현대문명이라할지라도.

오히려 현대문명이기에 다시 현대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거 자체가 엄청나게 어려울테지.

 

모아이 섬이 왜 사람 하나 없는 유령섬이 됐냐면

폴리네시아인들이 탐험한 해역 중

그 어떤 섬보다도 몇십 몇백배로 먼 바다에 떨어진 곳으로 자리한 문화공동체였기 때문이야.

다른 섬과 연락을 주고받을 거리조차 되지 않으니, 공동체가 멸망하고 남은 게 모아이 석상밖에 없게 된 거지.

 

이 모아이 섬이야말로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일어날 최적의 조건을 갖춘거지.

고로, 포스트 아포칼립스란 흑사병이 돈 중세암흑기와는 차원이 다른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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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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