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 블랙SF ] 행복 머신

모든 인간은 행복을 위해 살아간다.

 

그것은 생명체가 살아가는 본질적인 이유중 하나다.


하지만, 행복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수 많은 과정과 고통을 동반한다.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인생을 끝나거나, 병이나 사고로 세상을 허무하게 떠난기도 한다.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의 대부분을 그다지 행복하지 않거나 불행하게 보낸다.

 

반대로, 극소수만이 자신이 원하는 행복을 누리며 살아간다.


 

'고통이 없이 모두가 행복하면 어떨까?'

 

'누구나 커다란 행복을 공평하게 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유토피아같은 세상이 언제쯤 올까?'

 


인류는 항상 그런 생각을 거듭하며 미래로 넘어왔다.

 

'직접 만드는건 어떨까?'

 

인간들은 인간이 추구할 이상적인 형태의 행복을 생각했다.

 


그것으로 탄생한 것은 행복을 추구하는 기계, 행복 머신.

 

머리에 헬멧을 쓰고, 입에 긴 호스를 장착하여, 비좁은 탱크 안에 들어가는 것이다.

 

입으로 산소가 들어가서 호흡을 하며, 헬멧에 장착된 감정 회로들이 그 사람의 감정을 지배한다.


이 안에서 모든 과정이 이루어진다. 전기 자극은 회로를 타고 들어가 인간의 뇌신경을 지배해 최고의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가만히 있어도, 아무것도 안해도, 인간이 느낄수 있는 최고의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정말 말로 설명할수 없는 그런 기계 였다.


분명 자신의 의식은 깨어있고, 좁은 탱크 안에 갇혀있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다.


독방이나 마찬가지인 그곳에서,

감격스럽고 감사하고 고맙고 만족스럽고 놀랍고 시원하고 쾌적하고 푸근하고 환상적이기까지 하는 감정을 느낀다고 한다.


이유가 없어도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이다.

 

인간이 느낄수 있는 좋은 감정은 모두 느끼는것이다.

 

그것도 한번에 말이다.


사건이나 일이 없는데도 그러하다.


단순히 마약을 하는 그런 쾌감이 아니다.

뿌듯함, 감격스러움, 환희까지 온전한 정신으로 느끼는 것이니까.


인간의 영역을 뛰어넘은 기계라 할정도로 인간의 뇌를 자유롭게 지배한다.

 


한번 이것을 경험한 사람은 다시는 이곳에서 빠져나오려고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행복에 중독되어 다른 것으로는 무엇을 해도 채울수가 없다고 한다.


현재 아무리 몸이 아프고 마음이 병든 상황이어도 뇌를 지배함으로써 그런 것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최고의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때는 2120년, 행복 머신을 관리하는 인간 몇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인류가 태어나자마자 행복머신 안에 들어간다.


바깥 세상은 인간의 탐욕과 욕심으로 인해 멸망할 뻔한적도 있지만 핵전쟁이 일어난다고 해도 행복머신의 관리아래 있는 사람들은 안전하며 사고나 병의 걱정 또한 없으며 평생 행복만을 느끼고 죽는 순간에도 슬픔따위는 못느끼고 죽는다.

 

인간에게 최고의 이상향인 행복머신은 누구나 이용할수 있지만 그것을 꺼림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로 가만히 물탱크 안에서 느끼는 행복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거다.


하지만 그것도 행복머신을 경험하지 않은 부정파들의 입에서만 나오는 말일뿐, 한번 이용하면 행복머신에 부정하는 사람들은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용하지 않은 자들은 오늘도 말한다.


"시체처럼 물탱크 안에 평생 갇혀지내다니 불쌍한 사람들이야"
"그러게, 자기들이 정말 행복하다고 착각하는거지"
"맞아 평생을 아무것도 안하고 탱크 안에만 있는데 행복하다는게 말이돼?"

 

그렇게 사람들은 말하고 있었다, 또 어떤 일각의 종교집단에서는 이러한 행복머신을 사탄의 무리라고 주장하는 곳도 있었다.

 

"여러분들 저건 사탄의 꾀임입니다. 넘어가시면 안됩니다"
"맞아, 아무것도 안하는데 행복하다니 저건 악마에게 정신을 지배당해서 그런거야"
"사실 쥐뿔도 없는거 아닐까"

 

그렇게 주장한다. 그들의 말이 아예 틀린것도 아니였다.

 

물탱크 안에 갇혀 바둑판처럼 위아래로 끝임없이 줄을 이르는 광경을 보면 마치 음산하고 소름끼치기까지 했으니까.

 

전인류가 마치 태아처럼 물속안에서만 갇혀있는채로 행복한 미소에 휩싸여 있는 것은 괴기스럽고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아무것도 없는데 기뻐하고 아무것도 없는데 즐거워 하고 아무것도 없는데 미소를 짓고 있으면, 보는 입장에서는 전혀 이해가 안되고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다.


인간의 이성적인 시각으로는 이해가 안되는 인간의 영역을 뛰어넘은 신의 영역에 있는 기계가 행복머신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집단들은 그것을 사탄의 무리라고 생각해서 모든 행복머신을 없애고 그 안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곧 구원이라고 외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행복머신은 대부분의 인류가 이용하는 만큼 철저한 보안과 감시 아래에 있기 때문에 조그만 세력만으로는 딱히 할수 있는게 없다.


"그들은 행복해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당신들은 아무것도 해선 안됩니다"
"행복한게 아니라 행복하다는 착각을 하는거겠지."
"그들의 웃음소리를 들어보세요, 진짜 즐거워서 내는 소리 아닙니까?"
"모두 가짜야, 아무것도 하지 않고 행복을 얻는다니 가짜라고!"
"그들은 스스로의 의지로 들어가 스스로의 의지로 나오지 않는겁니다, 이건 전 인류 모두가 그러고 있는 것이니 반박의 여지가 없지 않습니까?"


스스로의 의지로 들어가 있으니 이건 감금죄가 될수도 없다.

 

 

그래서 그 무리중의 대표가 자신이 직접 경험해 보고 나서 말하겠다고 한다.

 

"여러분들, 사탄의 꾀임이니 여러분들은 조심하는것이 좋습니다, 허나 저만은 사탄의 꾀임에서 빠져나올수 있습니다. 저는 절대 이 행복머신의 노예가 되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대표로써 이 기계가 사탄이라는 것을 증명해 보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행복머신으로 들어간 교주의 대표는 다시는 나오지 않았다.

 

"........"


"대체 교주란 사람이 뭐하는거야?! 당장 나오지 못해?!"


그들은 교주에게 화가 나서 억지로 그를 끌어 내었다. 하지만 교주는

 

"이거놔! 난 여기가 좋아! 드디어 꿈에 그리던 이상향을 찾았어!"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10년 동안 한 무리를 이끌며 행복머신이 사탄이라고 강력히 주장해온 교주도 단 몇분만에 그가 말하는 행복머신의 노예가 되어버리고 만다.

 

그의 얼굴에는 지난 10년동안 단 한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표정이 있었다.

 

"여러분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교주처럼 마음을 바꾸세요 조금만 시각을 바꾸면 여러분들도 행복해 질수 있습니다"


관리자가 말하였다.


"닥쳐, 나는 충분히 행복해. 기계의 노예따위 되지 않아! 아무것도 없는데 만들어진 감정의 노예가 될까보냐."


"억지로 만들어 가진 감정은 가치있는게 아니냐"


어떤이들은 이렇게 말하지만, 교주의 행복해 보이는 표정때문에 마음을 바꾸기도 한다.


"나...난 들어가겠어! 역시 사는건 힘들거든!"
"나도... 나도..."


그렇게 너도 나도 들어가서 다시는 나오지 않게 된다.

 

겨우 사람 한명 들어가는 물탱크 크기는 조그마한 욕조 하나 되는 그곳 안에서 모든 감정을 느끼며 살며 느낄수 있는 모든 감정보다 더 큰 감정을 단 몇분만에 느끼는 것이다.

 

그래서 한번 맛보면 절대 헤어나올수 없는것이다.

 

단순히 세상에 살아가서 느낄수 있는 감정이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아가는것은 행복해질수도 불행해질수도 있는 도박이다.

 

하지만 행복머신 안에는 그런 도박따위는 없이 최고의 행복만을 누릴수있는 인류의 이상향이니까.

 

오늘도 수백 수천만개의 물탱크 안에서는 사람들이 웃고 즐거워 하며 행복을 누리고 있는 모습이 비춰진다.

 

그들 모두 최고의 행복을 느끼고 있고 행복 머신은 최고의 행복을 아낌없이 주고 있다.

22개의 댓글

2018.11.26

오오 재밌다 뭔가 끔찍하면서도 납득이가네

0
2018.11.26

잼네 잘읽었음

0
2018.11.26

그래도 모든사람이 행복할 수 없을 것 같다. 저거 몇십억대를 유지하기 위해서 그만큼 많은 사람이 희생해야 되는게 아닐까

0
2018.11.26
@피키케스트

노동력은 기계로 대체 되었다

0
2018.11.26

금요일 퍼펙트월드 내용이랑 비슷하네

모든 사람이 쉽게 행복을 느낄수 있다면 그 시대의 부자들은 불행 체험에 열광하지 않을까 생각함

예술도 비극적인 내용이 훨씬 더 가치가 높아지겠지

0
2018.11.26

흠...

저런 기계가 발명된다면 저렇게 공공연하게 퍼지지 않고 특정 몇몇이 독점하고 안풀어줄것같음

0
2018.11.26

메트릭스랑 비슷

1
Kks
2018.11.26

그러면 그냥 다 뒤져버리면 안되나 뭐하러 후손 계속 만듬?

0
2018.11.26

노동력이 없어지기 때문에 규제합니다

마약보다 더 강력하게 단속하겠지

그만큼 치명적이고 국가 경제에 타격을 입으니까

일단 맛보면 빠져나갈수없다고?

유통자는 최소 종신형이네

0
2018.11.26
@밀리리릴

이맞말

0
2018.11.27
@밀리리릴

기계로 대체될수도 있잖으

0
2018.11.27
@Zetpack

이미 우리가 살고있는 사회가 그래

노동력이 기계로 대체되고있음

그래도 마약을 규제하는건

국가 경쟁력이 약해지거든

시장이 작아지는건 옳은방향이아님

그리고 저건 납치해서 저기 한번넣으면 끝임

살인도 아닌데 경쟁자 처리하기도 좋고

0
2018.11.27
@밀리리릴

UBI로 지급되는 돈이 노동걱정 없을만큼의 특이점을 넘어서는건?

0
2018.11.28
@Zetpack

그때는 또 행복의 가치가 바뀜

이미 하나의 특이점을 넘었다 한국은

지금은 굶어죽는 사람은 거의없음

생존의 가치, 교육의 가치를 넘어선

남들이 못가지는 경험과 가치에 만족을느끼지

명품, 1등석, 프라이빗존 인류는 끊임없는 가치와 차별을 만들고 그것에 갈증을 느끼며 누군간 갈증을 느끼는자를 보며 만족을 느끼겠지

미래에는 돈을모아 수백만원짜리 가방보다 쓸모없는 수백만원짜리 vr전자가방을 살수도있고

이미 페북 인스타 유투브 이미 과하게 보여지는 가치에대한 남들과 차이가 남으로서 만족을 얻는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범람중

0
2018.11.28
@밀리리릴

그러니까. 그러면 그때가서는 시스템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노동이 오히려 가치가 높아질수도 있잖어. 노동이 사회 역사상으로도 항상 기피되는건 아니니까

0
2018.11.28
@Zetpack

너의 입장은 저 장치가 나오면 권장된다는거고

내 입장은 금지시킨다는거잖아

저 기계가 마약보다 더 심함 소비도안해 생산도안해

현실에서 기득권층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안함

그래서 가진게 없는사람 모두 저기에 들어간다면

가진사람들의 재산은 강제로 가치가 낮아지겠지?

그럼 법으로 금지시키고 강력하게 제한함

단순 노동력의 문제만 해결되서 금지가아님

영향력있는 사람들이 자살하면 베르테르의슬픔처럼 자살률이 급격히 오르잖아

유투버나 유명 연예인들이 저걸쓰고 후기를 올리거나 기계속에서 행복한표정을 보이면 겉잡을수없음

이러한 사회현상엔 관성이 있어서

따라서 하려가기때문에 가속화됨

특히 미성년자들 hot 은퇴해서 자살도하는데

그나마 쓴다하면...국가는 노년층 나이제한이나 장애인, 안락사, 죄수용으로 쓸수있겠지

또 범죄문제도 심각하겠지

설현이 강간당하는데 행복감을 느끼니까 윈윈

세뇌도 가능할듯

아니면 호접몽처럼 현실구분못하다 미쳐버려서 살인으로 행복감을 느끼는사람이 현실에서 학살할수도있고

저런기곈 영원히 안나옴

물론 내 뇌의 망상임 사실 아무도 모르지

너도 나도 이미 통속의 뇌일수도

너는 이미 범죄자고 뇌만 남아서 지금 한국이란 지옥에서 벌받고있는 중 일수도있음

물론 니 말도 일리있고

 

0
2018.11.28
@밀리리릴

네 말도 맞는거같네. 사실 기술발전이란게 모든분야가 평등하게 이뤄질수는 없는거니까. 불평등한 상황에서 저런게 나오면 문제가 심해지긴 하겠다.

0

히토미네

0
2018.11.26

무한 츠쿠요미자너

0
2018.11.27
@펄프픽션

ㅇㄱㄹㅇ 선각자 마다라 센세 그립습니다

0
2018.11.27

SHUT UP AND TAKE MY MONEY

0
2018.11.29

쌉가능 왜 안들어가겠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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