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레딧번역 노슬립] 체르노빌 사고는 무언가 두려운 것을 은폐하기 위한 사건이다. PART 3 [완] by u/DELTA129

 

PART1 번역 : https://www.dogdrip.net/265000143

PART2 번역 : https://www.dogdrip.net/265212450

 

The Chernobyl disaster was a coverup of something terrifying PART 3 by u/DELTA129


체르노빌 사고는 무언가 두려운 것을 은폐하기 위한 사건이다. PART 3 [완]

 

 

아. 안돼 안돼 안돼!” 난 불안하게 읊조렸어.

 

난 그 냄새가 우리가 처음 이 방공호에 들어왔을 때

느꼈던 냄새와 비슷했다는 걸 알아 차렸어.

그저 지금이 훨씬, 훨씬 더 강한 향일 뿐이었지.

 

내 가이거 계수기가 똑딱 거리기 시작했어.

 

"무슨 일이야?"

알렉세이가 말했어

 

"그 아저씨, 모로즈가 말해줬었어.

이 냄새가 나면 바로 뛰라고 했었어.”

 

내가 말을 끝내자 마자.

문은 거대한 쿵 소리와 함께 살짝 휘어지며,

공기 중으로 먼지를 날려보냈어.

 

도망 칠곳이 없었어.

한 쪽에는 무거운 철문이 있었고

다른 한 쪽에는 신 뿐 만이 뭔지 알 만한 것이 있었어.

난 여기서 대체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지 알 수가 없었어.

하지만 다행히도, 알렉세이는 알고 있었어.

 

"너 아직 밧줄 가지고 있지?"

알렉세이가 물어봤어.

 

우리는 지체없이 밧줄을 펌프 중 하나에 묶었어.

공포로 덜덜 떠는 손으로 밧줄을 묶는 건

처음에는 쉽지 않은 일이었어.

하지만 곧 방 안에 두 번째 쿵 소리가 메아리쳤어.

문의 볼트 중 하나가 튕겨 나갔어.

 

싸한 느낌이 내 척추를 타고 퍼져 내려갔어.

그러다 갑자기, 난 딱 하나의 목적을 가질 수 있었어.

매듭을 묶는 것.

다른 건 더 이상 내 안중에 없었어.

 

밧줄을 다 묶고 나서

우린 이전에 알렉세이가 끌려 들어갔었던

부서진 환풍 통로아래로 밧줄을 내렸어.

그리곤 밧줄을 타고 미끄러져 내려가기 시작했지.

난 또 한번의 쿵 소리와 함께,

내 생각에는, 문이 바닥에 내동댕이 쳐지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아.

 

그것은 이제 안에 들어왔어.

 

난 더 빨리 미끄러져 내려갔지만,

밧줄이 내 손을 스치며 화상을 입히기 시작했어.

 

난 손을 놓쳐버렸고

몇 미터 정도 떨어져 또 다른 환기 통 위에 떨어졌어.

환기통은 부숴지고,

어떤 복도로 추락 했어.

렉세이는 내 위에 떨어졌어.

 

우리가 다시 두 발로 일어서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걸렸어.

주변을 둘러보니 주황색 문이 있었고

문에는 ‘오염제거’라고 씌여 있었어.

 

우린 지하 3층에 있었어.

 

문은 손잡이가 없었고 옆쪽 벽면에 버튼 만이 있을 뿐 이었어.

난 그 버튼을 눌렀고 몇 초 후 문이 열렸어.

우린 컨트롤 패널이 붙어있는 작은 방에 들어갔어.

 

그걸 이용해서 난 우리 뒤의 문을 닫았어.

몇 번의 공기가 분사된 후, 초록 불이 뜨더니,

우리 앞의 문이 이 시설의 더 깊은 곳으로 우릴 초대했어.

 

난 컨트롤 패널에 약간의 선혈이 묻은 걸 눈치 챘어.

'모로즈가 살아서 여길 지나간 건가?' 우린 돌아 갈 수가 없었어.

 

우리의 유일한 선택지는

이 구렁텅이가 얼마나 더 깊게

우릴 데리고 갈지 보는 방법 밖엔 없었어.

 

이곳은 클린 룸이라고 씌여있긴 했지만

위 층들보다 더 난장판 이었어.

주변을 좀 다니면서 둘러보니, 간이 의무실 같은 곳이 있었어.

 

몇 십 개의 침상들과 의료장비들이

플라스틱 커튼으로 나누어져 있었어.

몇몇 침상들 에는 아직도 진료기록카드가 붙어 있었어.

 

 

 

 

2번 환자

[ 격리 조치 ]

조사 팀 C

  • 혼수 상태
  • 관찰만 할 것
  • 간섭 하지 말 것

[사망] , 07:28 – 원인 불명

 

 

 

6번 환자

[ 격리 조치 ]

조사 팀 C

  • 혼수 상태
  • 관찰만 할 것
  • 간섭 하지 말 것

[사망] , 07:52 – 원인 불명

 

 

 

19번 환자

[ 격리 조치 ]

현장 운영 조수 , 조사 팀 C와의 첫 접촉자

  • 거대한 둔기 외상 :
     흉부 (내부 손상 의심됨)
     두개골 뇌진탕
     경추 손상 의심됨
  • L 어깨 : 탈구
  • L 상완골 : 골절
  • 흉부 : 다수의 열상

[사망] , 04:04 – 내출혈

 

 

 

7번 환자

[ 격리 조치 ]

조사 팀 C

  • 정신 이상 증세, 무 반응
  • 중.경증의 동상
  • 관찰만 할 것
  • 간섭 하지 말 것

[제거 명령]

           결재 : 야나톨리 모로즈       signa1.png

 

 

 

방 반대 편에는 시체 가방들이 놓여 있었어. 빈 채로 말이야.

 

우린 주변을 더 수색해봤고

결국에는 시설의 더 아래 층으로 내려가게 되었어.

거긴 썩은 내가 진동 했어.

우린 방에 들어갔고..

어… 그 어떤 물질이 온 사방에 붙어 있었어.

벽, 바닥, 천장, 전부 다 말이야.

그건 데드 스페이스같은 게임에서 나올 것 같이 생긴

인대나 핏줄들이 죽 이어져 있는 살점들이 보였어.

 

그리곤 우린 시체들이 거기에 붙어 있다는걸 알아 냈어.

몇 십 구나 말이야.

거미줄에 엉켜 죽어있는 곤충들처럼 엉겨져 있었어.

 

전에 있던 방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

알렉스가 불안해 하며 말했어.

 

우린 그 곳에서 돌아 나왔지만

우리가 왔던 통로 방향에서 잔해가 움직이는 소릴 들었어.

 

 

그 직후,

 

 

그것들 중 하나가

내 손전등이 비추고 있는 빛 안으로 기어 들어왔어.

그건 거기서 초점 없는 눈으로 우릴 쳐다보며

가만히 있었어.

 

 

그리고는 우리 쪽으로 덮쳐 왔어.

 

 

그것은 땅 바닥에 엎어지며, 죽었어,

샷건의 탄피도 함께 바닥에 떨어졌지.

 

난 멀리서부터 더 많은

그것들의 무리가 우리 쪽으로 오는 소리를 들었어.

그래서 우린 시설의 더 깊은 곳으로 뛰쳐 들어갔지.

도망치며 몇 방 더 발사했지만, 곧 탄약이 바닥났어.

 

 

우리 앞에는 물에 잠긴 길고 어두운 터널이 있었어.

그것들은 거의 우리를 따라 잡았어.

난 우리 바로 뒤쪽의 벽 붙어 빠르게 기어오고있는

그것들을 볼 수 있었어

 

우린 터널 안으로 들어갔어.

물은 우리의 발목을 잡았고, 난 최악의 상황을 각오 했어.

그런데,

그들은 더 이상 우릴 따라오지 않았어.

 

그것들은 터널에 들어오려 하지 않았어.

 

우린 한 시간인가? 두 시간? 정도 걸었어.

물이 얼음장처럼 차가웠지만 무릎 정도의 높이였어.

그러니까 그렇게 막 최악은 아니었지.

 

알렉세이를 처음 찾았을 때도

그렇게 좋아 보이는 상태는 아니었다고 내가 얘기 했었지만,

우리가 계속 걸어 나가면서 점점 상태가 안좋아지는 것 같았어.

알렉세이는 계속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했어.

알렉세이의 피부는 창백해져가고 정말 병약해보이는 상태였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는 난 알렉세이를 부축해야만 했어.

그러다가, 알렉세이는 정신을 잃고 완전히 쓰러져 버리고 말았어.

우린 이제 돌아 갈 수는 없었어.

물을 헤쳐가며 알렉세이를 끌고 가는 수 밖엔 없었지.

 

그렇게 한참을 갔을까,

우리가 왔던 방향 멀리서부터 어떤 소리가 들려 왔어.

 

 

텀벙.

 

 

난 뒤 돌아서 손전등을 비춰 보았어.

 

 

 

아무것도 없었어.

 

 

 

 

난 다시 걷기 시작했지만 또 한번 소리가 들려 왔어.

 

저기요?” 대답이 오길 바라며 소리 쳤어.

어쩌면 모로즈가 여기 있을까?

아니면 그것들이 지금껏 우릴 따라왔던 건가?

 

 

 

 

아무 소리도 없었어

 

 

 

 

 

난 내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무릎 깊이의 물속에서 또 다른 한 사람을 끌고 가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어.

 

소리가 또 들렸어.

그 소리는 점점 가까워 지는 것도, 멀어지는 것도 아니었어.

 

그냥 거기 있었지.

 

그때 난 끝에 다다랐어.

터널은 거대한 강철 문으로 봉쇄되어 있었고

그걸 열 만한 눈에 띄는 방법도 없었어.

 

막다른 길 이었어.

 

난 움직임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어.

그 소리, 그건 그냥 물이 첨벙거리는 소리가 아니었어.

 

그건 뭔가 마치…

누군가가 아니면 뭔가가 물을 헤집는 소리였어.

 

난 공황상태가 되어 내 앞의 강철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어.

도움을 부르짖으며 말이야.

난 더 이상 갈 곳이 없었어.

 

그 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져 왔어.

 

 

물결이 보였어.

 

 

 

그건 이제 엄청 가까이에 있었어.

 

난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내 뒤의 터널을 바라봤어.

 

 

 

아무 것도 없었고,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어.

 

 

고요함과 어둠 뿐 이었어.

 

그러다가, 낯익은 향이 내 코를 찔렀어.

 

 

 

 

 

오존.

 

 

 

 

 

그 순간,

내 뒤의 금속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며 문이 열렸어.

 

드미트리? 낯익은 목소리가 날 불렀어.

 

모로즈 였어.

 

"뭣- 이건 누구..? 아 안돼, 여기까지 데려와 버렸어!"

 

모로즈는 나와 알렉세이를 끌어당기고는

그가 할 수 있는 한 가장 빨리 문을 닫았어.

 

"그게 네 친구냐? 어떻게..? 무슨 일이 일어난거냐?"

모로즈는 아직도 정신을 잃고있는 알렉세이를 보며 물었어.

 

"잘 모르겠어요. 그나저나 아저씨는 괜찮아요?"

모로즈의 오른쪽 눈을 지나는 큰 상처를 보며 난 되물었어.

 

"어.. 너한테는 하나도 안 고맙다."

모로즈가 대답했어

 

모로즈는 알렉세이의 팔에 감겨있는 임시 붕대를 보곤

그걸 풀어 헤쳤어.

알렉세이의 팔엔 보통의 상처가 있는 게 아니였어.

 

물린 자국이 있었어.

 

"이거."

모로즈는 자국을 가리키며 말했어.

 

"뒤로 물러서라"

 

모로즈는 일어서서 권총을 꺼냈어.

 

"안돼요, 잠깐! 적어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말을 좀 해줘요!"

 

"얘는 몇 분 안에 죽을거다.

이건 일을 편하게 할거야.

이 친구에게도 이게 더 나은 방법이고

우리에게도 이렇게 하는 게 훨씬 나을 거다."

 

"뭐라구요? 제발요! 정말로 다른 방법은 없나요?" 난 애원했어.

 

모로즈는 나와 알렉세이를 번갈아 바라보곤 잠시 생각에 빠졌어.

난 모로즈가 총을 총집에 다시 넣는 걸 보고 안도 했어.

 

"알았다. 이게 이 친구를 좀 도와줄거다."

모로즈는 주사기가 담긴 케이스를

그의 가방에서 찾아 꺼내며 얘기했어.

 

투명한 액체가 반절정도만 들어 있는 주사기는

비교적 최근에 사용한 것처럼 보였어.

모로즈는 나머지를 알렉세이에게 주사했어.

 

"어차피 이제 필요없으니까."

모로즈가 말했어.

 

"그게 무슨 말이에요?"

 

"따라와.

걔도 데리고 오고 싶으면 데려와 나는 그 친구 안 들 거니까."

 

"이때 쯤이면 30년전 일어난 사고가

이 방공호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 정도는 알아차렸겠지."

모로즈는 앞으로 나아가며 설명을 시작했어.

 

"처음 우리가 순간이동 실험에 사용한 기계는

그리 강력하지 못했고 신뢰도도 낮았다.

우린 이 프로젝트가 생각만큼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아 냈지.

우리는 그냥 어떤 물체 하나를 다른 장소로 보내고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개의 평행 세계들을 걸쳐 움직이고 있는 거였어.

하지만 이건 제약이 있었다,

우리는 단지 두 개의 다른 현실에서,

두 개의 동일한 장소 사이에,

동일한 질량을 가진 두 개의 물체를 '교환'할 수만 있었다.

그래서, 연구 팀은 핵발전소로 전원을 공급함으로써

현실과 현실 사이의 어느 위치로든 이동하는 것을 목표로

이 곳에 새로운 장치를 만들었다."

 

"우린 새로운 평행 세계들을 탐험하기 시작했어,

독일군이 승리한 2차 세계대전의 세계,

서로를 완전히 파괴하는 세계,

심지어 아예 생명이 진화하지 못한 세계까지.

그러다가, 누군가가 아이디어를 냈지.

‘만약 평행 세계가 이렇게 있다면, 그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알 수 있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어.

그리고 모든 게 잘못 되었지.

내가 평소에 누누히 말하는 건데,

우리는 좀 현재 가진 것에 만족 하며 살 줄을 알아야 돼.

근데 우린 항상 좀 더를 원하지.

안 그래?"

 

"우리는 ‘통로세계’라고 연구팀이 명명한 세계에 접근하려고 했다.

하지만 우리가 기계를 작동시키자, 어떤 일이 일어났어.

이게 계속 열려있는 거야.

우리 장치와는 독립된 채,

자기 자신을 유지하는 ‘포탈’이 생성돼 버린거다."

 

"그래서 우린 조사 팀을 보냈어.

그들은 몇 분 후에 돌아 왔고 온갖 이상한 것을 보고했어.

그 곳이 어떤 이상한 느낌으로 채워져 있었는지,

시간과 공간자체가 이상하게 느껴졌다든지,

심지어 몇몇은 서로 다른 장소에 있는 자기 자신을 봤다고 까지 했어.

조사팀들은 그 어떤 처벌이나 협박에도 다시 들어가려 하지 않았지."

 

"우린 두 번째 조사팀을 보냈다.

이번에는 아예 돌아오지 않았어.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찾기 위해 세 번째 팀을 보냈다.

그들은 결국 돌아왔지만,

뭔가가 이상 했어.

그들의 정신은 마치…. 지워진 것 같았다."

 

난 내가 싸웠던 괴생물체들의 공허한 눈을 떠올렸어.

 

"그들이 돌아온 직후,

폭발적인 에너지가 포탈을 통해 핵 반응로로 역류해 들어갔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어."

 

"그리고 당신은 병가를 써서 이걸 다 알고 있다는 거죠?"

내가 물었어.

 

"난 그 일이 일어날 때 시설의 다른 장소에 있었다.

사람들이 나에게 와서 뭔가

우리의 세계에 들어왔다고 보고하던 때를 잊을 수가 없어."

 

"그게 뭐 였나요?" 내가 물었어.

 

"나도 잘 모르겠다. 아무도 모른다.

우리가 지금까지 봐온 것과는 다를 거야.

그리고 그건 여기 있던 모두를 거의 다 죽였어.

그냥 죽인 게 아니라, 사람들에게 뭔가 한 거지.

너도 봤을 거다."

 

"자, 다 왔네."

 

우린 컴퓨터와 다양한 조종간들

그리고 각종 화면들로 가득 들어 차 있는 조종실에 들어갔어.

모로즈는 방폭문을 하나 더 닫아 조종실을 봉쇄 했어.

 

"우리는 포탈을 닫아야만 한다.

전에도 시도는 해봤지만 저것들이 그렇게 할수 있게 두질 않았어."

 

"그것들은 지금 어디 있는 거죠?"

 

"난 네가 이 시설에서 살아 돌아왔다는 말을 전해 듣자마자,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여기는 원래 그것들로 가득 차 있었어.

적어도 아직 하나는 이 곳에 남아 있어. 오존 냄새가 있잖나.

하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지하 1층에서 살아 나갈 수 없었어.

하지만 지금 우린 여기까지 왔고

대체 어떻게 된 건지 나도 모르겠다.

그 점이 날 무섭게 하는구나. 뭔가 이상해."

 

"내가 너에게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건 알지만

우린 포탈 안에 들어가서 이걸 설치해야 한다."

 

모로즈는 그의 배낭을 뒤집어

여러가지 전선이나 코일 같은 부품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조잡한 장치를 꺼냈어.

 

"이 장치를 하나는 저쪽 세계에 두고 온 뒤 나머지 한쪽을 우리 쪽에 놔야 해.

이게 제대로만 작동한다면, 포탈을 붕괴시킬 수 있을 거야."

 

"세번째 조사팀에게 일어났던 일이

우리에게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건 어떻게 아시죠?"

내가 물었어.

 

"바로 그게 문제다,

나도 몰라.

하지만 이거 하나는 말해 줄 수 있다.

정부가 체르노빌사고 이후에 ‘핵 반응로’에

콘크리트를 부어서 다 막아버린 거 알고 있지?

그건 반응로를 봉인하려고 한 게 아니야.

그건 이 시설을 봉쇄시켜서 이 안에 있는 게

못 빠져나오게 하려는 거야.

그리고 몇 년전에는 우리가 가장 두려웠던 일이 일어났지.

방호벽이 부숴지기 시작한거야.

그것들은 빠져나오려고 하고있어.

그래서, 너도 알다시피 최근에 다시 그 위에 격납고를 지었지.

하지만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 것 같나?

언젠가는, 한번은 실패 할 거고 그것들은 빠져 나올 거야.

이 기회가 이걸 끝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대체 내가 무슨 일에 휘말린 거지? 하고 생각 했어.

난 그냥 잘못된 타이밍에 잘못된 장소에 있던 아무 사람이야,

하지만 모로즈는 우리 세계의 운명이

마치 나 하나에게 달려있는 듯이 얘기 하고 있었어.

모로즈가 맞을지도 몰랐어.

어떠한 기묘한 우연이 우릴 여기로 데려왔던 간에,

이건 나와 모로즈만이 할 수 있는 일 일지도 몰라.

 

"알겠어요. 한번 해보죠."

내가 말했어.

 

우린 개조된 우주복 같이 보이는 걸 입고서,

우리의 장치만 들고 기계 속으로 들어갔어.

우리는 복잡한 기계로 가득 찬 돔 모양의 챔버 안에 들어와 있었어.

 

챔버의 중앙에는 흰색의 구체가 있었고

구체 바로 위로는

검은색의,

속이 텅 비어있는 기둥이 균열과 잔해를 뚫고 나가 있었어.

 

우린 강철 레일에 몸을 끈으로 이었고

모로즈가 먼저 구체를 향해 나아가더니

 

사라졌어.

 

약간의 망설임 끝에 나도 따라갔어.

 

 

 

 

 

 

 

난 내가 설명할 수 없는 어떤 장소에 있었어.

 

 

 

아래도 위도 없었고,

 

 

 

난 어느 방향으로든 ‘걸을 수’ 있었어.

 

 

 

거긴 텅 비어 보임과 동시에,

 

 

 

수 십억 개의

작지만 반짝이는 점이 찍혀 있는

셀 수 없이 무한한 수의 대형 구체들이 있었어.

 

 

 

 

 

 

"여기."

목소리가 말했어.

 

 

 

 

 

 

난 모로즈를 찾을 수가 없었어,

 

 

 

 

 

 

"어디 있어요?"

내가 말했어.

 

 

 

 

 

"따라와."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 모로즈는 내 팔을 잡고 말했어.

 

 

 

 

 

 

난 수백, 수천 개의 하얀 구체들이

우리 주변에 늘어서 있는걸 볼 수 있었어.

 

 

 

 

 

"이것들이…?"

 

 

 

"맞아 다른 평행세계와의 포탈들이야."

 

 

 

"우리가 이것들을 다 닫아야 하나요?"

 

 

 

 

"아니, 우리 것만. 다른 것들은 우리가 상관할 문제가 아니야.

다른 놈들은 자기들이 알아서 하겠지."

 

 

 

 

우리는 하나 있는 뚜렷한 형상을 향해 걸어 갔어.

이 장소에 있는 다른 것들도 그렇지만,

정말 설명하기 힘들어.

그 형상은 마치 프랙탈 같이 보였는데,

똑같은 모양 위에 똑같은 모양이 반복, 또 반복되고 있었어.

 

 

 

 

"이게 맞는 것 같군."

모로즈가 말했어.

 

 

 

 

그리곤 장치에 뭔갈 하기 시작했어.

장치는 몇 번 삑삑거리더니

고음의 웅웅거리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어.

 

 

 

 

"아 안돼, 안돼, 이러면 안되는데."

모로즈가 말했어.

 

 

무슨일 이에요?

 

"잘 들어라, 넌 이제 장치 나머지 부분을 가지고 돌아가.

네가 그 세계로 돌아가면,

이 스위치를 내리고 작동할 때까지 이 버튼을 눌러.

난 여기 남아야 할 것 같다."

 

난 내 쪽의 장치를 들고 전선이 풀려나오는 걸 보았어.

 

"나갈 때 열쇠는 어떡하죠?"

난 물었지.

 

"열쇠는 없다."

 

"뭐라구요? 근데 당신이… 이건 원래 계획이 아니잖아요!"

 

처음부터 이게 원래 계획이었다.

난 이제 더 이상 위험을 감ㅅ..”

모로즈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내 시야 한구석에서 뭔가 움직였어.

 

"이런 씹! 쳐다보지마! 빨리가! 뛰라고!"

모로즈가 외쳤어.

그리고 난 그대로 따랐지.

 

난 눈을 거의 감다시피 하고

우리의 원래 포탈 속의 강철 레일과 이어진 줄을 따라가며 뛰었어.

난 포탈을 통과하고, 바닥에 장치를 놓고선

스위치를 켰어.

장치는 아까와 비슷한 고음을 내기 시작했어.

난 버튼을 눌렀어.

 

한 1초나, 2초간,

아무일도 없었어,

 

그러다, 갑자기 장치가

(아니면 포탈에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어.)

 

귀가 찢어질듯한 소리와 함께

한 줄기 강렬한 빛과 열을 내다가는,

 

 

 

 

사라졌어.

 

 

 

 

잘려진 전선과 연결선이 원래 포탈이 있었던 자리에 덩그러니 있었어.

 

 

그 동안, 알렉세이는 정신을 차리고 있었어.

전 보다는 훨씬 나아 보였지.

난 알렉세이가 기절한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말 해줬어.

우린 이제 뭘 해야할지 몰랐어.

다시 돌아가서 문에 있는 사슬을 자를까도 생각해봤지만,

전의 시도를 생각해보면,

도저히 가능한 일 같지 않았어.

우리가 거기까지 살아서 갈 수 있을지도 불명확했어.

그러다, 알렉세이가 말했어.

 

"여기 있는 기계로 순간이동을 해보면 어때?"

 

어떻게 조종을 하는지 알아 내는 것만도 몇 시간이 걸렸어.

기계들은 굉장히 손상되어 있었어.

원자력 반응로는 뭐 당연히 말도 안되는 선택지였고,

위층에 있는 발전기가

(기계에 써있던 말을 빌리자면)

간단한 ‘위치변경’정도는 버텨줄 수 있어 보였어.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도착지 벡터를 넣는 일이었지.

 

그 때,

익숙한 똑딱 소리와 함께

오존의 냄새가 흘러 들어왔어.

 

 

 

쾅 소리가 방을 흔들며,

조종실 문에 큰 찌그러짐을 남겼어.

 

 

젠장, 또야!”

난 소리쳤어.

 

 

"알아낸 것 같아! 여기 벡터들이 씌여 있어.

여기에 높이 값만 좀 더해주면 지상으로 갈수있을거야."

알렉세이가 설명했어

 

 

"빨리 해!" 내가 말을 함과 동시에

철문이 또 한번 쾅 소리를 내며 흔들렸어.

 

 

알렉세이가 뭔갈 하자

조종간에 불이 들어오며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했어.

 

조종실의 문이 떨어져나가는 소리를 들으며,

우린 중앙 챔버로 들어가서 뒤의 문을 닫았어.

 

우린 챔버 중앙에 서서 기다렸어.

기계가 작동하며 스파크가 튀고

연기가 공간을 채우기 시작했어.

 

제발 작동해라…

 

챔버의 문이 벽에서부터 떨어져 나가는 소리가 들렸어.

 

난 문을 보았고,

그 순간,

시간이 멈췄어.

 

 

 

 

.

 

 

.

 

 

.

 

.

 

.

 

.

.
.
.
.

더 이상 두려움은 없었어.

 

평화로움을 느꼈어.

마치 궁극의 꺠달음으로부터

딱 한 걸음만 남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난 영원히 여기 있고 싶었어

.

.

.

 

.

 

.

 

.

 

 

.

 

 

.

 

 

 

 

.

 

 

 

 

 

 

 

급작스런 섬광이 내 눈을 잠시 멀게 만들었어.

그러다 난 머리를 무언가에 부딪혔어.

 

 

난 눈을 떴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셨어.

린 숲속의 크레이터 같은 구덩이에

거꾸로 처박혀 있었어.

 

몇 분 정도 후에 우리의 차를 찾을 수 있었어.

집에 가는 길에 몇 대의 군용 헬기가

우리가 왔던 방향으로 날아가는 걸 봤어.

 

알렉세이는 야생동물이 공격해 왔다는 지어낸 이야기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고 이윽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어.

우린 우리가 겪었던 이 일들을 서로 말하지 않았어.

 

모든 것은 끝났고

나는 우리가 사는 이 세계가

포탈의 반대편에 있는 것들로부터 마침내 안전해졌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내가 집에 돌아 갔을 때,

난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어.

나와 알렉세이가 어렸을 때 함께 자주 놀았었던

그 체리나무가 거기에 없었어.

대신에,

사과나무가 서 있었어.

 

 

 

 

 

 

“…사과 하나를 공간이동 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사과 윗부분의 빨간색과 초록색의 무늬가

약간 바뀐 것 말고는 구조도 모양도…”

 

 

“…우리는 그냥 어떤 물체 하나를 다른 장소로 보내고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개의 평행 세계들을 걸쳐 움직이고…”

 

 

“…다른 평행세계와의 포탈들이야.”

”우리가 이것들을 다 닫아야 하나요?”

“아니, 우리 것만. 다른 것들은 우리가 상관할 문제가 아니야.

다른 놈들은 자기들이 알아서 하겠지…”

 

 

 

 

 

여긴 내가 원래 있었던 세계가 아닌 것 같아.

내 생각엔 우리가 다른 세계로 오게 된 것같아.

 

난 이쪽 세계의 포탈은 아직 열려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떨쳐낼 수 가 없어.

 

 

내 생각에 우린…

안전하지 않은 것 같아.

.
.
.
.
,
THE END

 

드디어 ! 끝났읍니다 !

이제 장편은 좀 참아야겠읍니다.

이번 건 의역이 정말 많았어. 올바른 번역의 반례로 생각해줘 ㅎㅎ

23개의 댓글

2020.06.18

고생했다 잘봤음 흥미진진했다

1
2020.06.18
@Ddogdrip

고마워ㅠㅠ

일단 먼저 올리고 검수 중이었는데.

그나마 좀 나은 버전을 봤길 바라 :)

0
2020.06.18

클래식한 전개긴 하지만 너무 되도않은 시도보다 이런 익숙한 긴장감도 좋은 듯 덕분에 잘 읽엇어 재밌다

1
2020.06.18
@SantaBlanca

결론이 어떻게 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용두사미로 끝내버리면 어쩌지 하는 걱정과 함께 번역을 하느라 난 긴장감이 두배였어 ㅋㅋㅋ

다행히도 재밌었어 ㅎㅎ

덕분에 장편 번역하는걸 아예 놓진 않을것 같아 ㅋㅋ

부족한 게시물 봐줘서 고마워 :)

0
2020.06.18

와 잘봤어 고맙다 쓴사람 글잘쓰네

1
2020.06.19
@취업했다

쫄깃하게 잘 쓰더라 ㅇㅇ

0

번역을 잘해서 더 재밌네

1
2020.06.19
@탈퇴한회원입니다

그치만... 의역이 넘치는 걸?!

재밌게 봐줘서 정말 고마워잉

0
2020.06.18

마지막에 이동장치를 쓸때마다 평행세계가 달리진다는걸 알고 나서도 왜 장치를 쓰나 의문이였는데 역시 문제가 생겼네

1
2020.06.19

재밌네

읽는 입장에서는 장편 재밌다...

가끔 또 해줘

1
2020.06.19
@란란란란다

장편 번역한 보람이 있다....!

0
2020.06.19

와 진료 카드까지... 이게 퀄리티군요 잘 읽었습니다. 이거 녹음하면 대박이겠는데요

0
2020.06.19
@년차ASMR

ㅋㅋㅋ 감사합니다 ㅋㅋ

등장인물이 3명이라 힘들지 않으실까요 ㅋㅋㅋ

0
2020.06.19
@128x32

챌린지는 늘 절 짜릿하게 해주죠♡

1
2020.06.19

개재밌다 ㄹㅇ 잘봤어!!!

1
2020.06.19
@LEVIATA

고마워 ㅎㅎ 언젠가 이런거 한번 더 들고 올게 =3=

0
2020.06.19

정말 잘봤다 ㅠㅠㅠ고생했어

1
2020.06.19
@스파클링애플

부족한 번역 참고 봐줘서 정말 너무 고맙다 ㅠㅠ

1
2020.06.19
@128x32

부족한거 알면 빨리 공부해서 더 재미있는거 가져와.그럼 추천을 주겠다 빨리빨리 현기증남

1
2020.06.19
@스파클링애플
0

선추후감

0
2020.06.19
@킬딸하는상상함
0
2020.06.20

응애 나 아기개붕이 재밋는이야기조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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