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화관 알바 구하기 1.txt

작년의 일이다...

 

그 당시 알바자리를 구하는데 2주 정도 걸렸다....

맘만 먹으면 3일 안에 구할 줄 알았는데 좋은 알바(까페,영화관 등)들은 이미 방학기간 직전에 구인을 끝냈는지

2주내내 뒤져도 영화관은 사람을 뽑지 않고 공고 대부분이 공장이나 주방 보조같은 험한 일들 뿐이었다. 

돈만 목적이었다면 공장에 들어갔겠지만
그보다는 또래사람과 교류하며 재밌게 일하는 알바를 찾고 싶었다.

하지만 간혹 나오는 까페들도 인건비를 아끼고자 주3일 이하 근무가 대부분이었고,

그나마도 일일근무시간은 4시간 안팎으로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돈이 주목적은 아니었지만

대놓고 인건비 절약을 위해 가장 바쁜시간 3시간만 근무하게 하는 얌체같은 곳에서 일하고 싶진 않았다. 
이런 곳들은 주휴수당이니 내년에 오를 최저시급이니 가지고 트러블이 많을 것 같았다.
물론 많이 오른 시급에대한 부담을 이해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나는 근무조건과 상관없이 점주들의 원가절감에 보탬이 되고자하는 성인군자와 거리가 멀다.

오히려 내가 지금 알바를 하려는 이유는 일단 고정적인 일을 구하여 삶의 활력을 얻고자 함이었다.

일을 통해 돈을 벌어 스스로에대한 최소한의 가치를 찾고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고립을 벗어나고 싶었다. 
아무런 목적없이 고인 물 마냥 집안에서 썩어가는 것은 그 나름의 안락함이 있지만

부지불식간에 찾아오는 현실과 미래에대한 불안 그리고 밀려오는 자기혐오를 언제까지고 모른척 할 수 없었다.
나에게 상황을 반전시킬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고 있기 떄문이다.

어쩄든 위의 조건을 만족하는 알바는 영화관과 대형까페 밖에 없었다. 
하지만 2주 가까이 원하는 조건만 찾다보니 시간만 부질없이 날아가고 있었다.
초조해졌다.

이대로 영화관과 조건 좋은 대형까페만 고집한다면 구직까지 1달 넘게 걸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결국 눈을 낮췄다.

빡세기로 유명하다지만 아웃백,계절밥상 같은 패밀리레스토랑에 지원했고 까페도 주5일 정도 일하는 곳이면 다 지원했다.

아 물론 위의 패밀리레스토랑에 지원할 때도 당연히 홀만 지원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주방보조는 너무 힘들어서 오래 일하지 못할것 같았다.
게다가 난 손재주도 없고(지금도 과일 과도로 못깎음...) 근무 외에 자기계발에 투자하려면 육체적,정신적 활력을 남길 수 있는 일이여야 했다. 

어쨌든 눈을 낮춘채로 마구잡이식 지원을 하니 슬슬 입질이 오기 시작했다.
첫 입질은 번화가에 있는 대형까페였다. 
주4일이긴 했지만 오전 고정근무여서 나쁘지 않을 듯 했다. 
게다가 면접도 분위기 좋게 하하호호 웃으며 나왔기에 나는 당연히 붙을거라 생각하고 당당하게 나왔다. 

하지만 3일안에 연락이 온다더니만 결국 오지 않았다... 오전근무는 여자알바생을 뽑고 싶었다고 말한게 뒤늦게 걸렸다.

그럼 애초에 여자만 뽑는다고 공고를 내던가... 
앤제리너스... 기필코 다시는 안갈것이다!

두번째 면접은 백화점 안에 입점한 디저트까페 였다.

여기도 근무시간은 돈 벌기에 애매했지만 초조해진 나는 물불 가릴 것이 없었다. 
그런데 면접을 보러 들어오자마자 하는 말이 2시에 오라고 했는데 왜이렇게 늦게 왔냐고 하는게 아닌가... 

그래서 전화상으로 2시 이후에 오라고 하지 않았느냐 그래서 4시에 왔다고 대답하니 별 말은 안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알바생들 와꾸 수준이 처참하다는 것에 있었다. 
나름 여기 까페가 직영점인 것으로 알고 있고 백화점에 입점한 가게인데 너무한 수준의 외모들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일하는 곳에 설레임도 있고 옴냥꽁냥 하는 재미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들은 너무 심각했다.... 긴말 않겠다... 
면접 자체는 프로페셔널하게 최선을 다했지만 아무래도 마음 속 깊이 힘이 안났다.
비아그라를 먹어도 지속력만 보장하지 발기자체는 본인의 힘으로 해야한다던데 그런 느낌이었다.
(이에 관하여 도덕적인 비난은 달리 받겠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내가 받은 느낌은 사실인것을...)


'붙어도 안가야지...'
그런데 그뒤로 다행히? 연락도 안왔다. 아마 나름 자기들 깐에는 늦게온것이 은연중에 앙금으로 남은게 아닌가 싶다.

아니면 못생긴 여초무리에 내가 끼어드는게 부담스러웠을지도...
어쨌든 두번째 면접도 실패.

세번째는 집 근처 브런치까페였다. 
주5일 근무에 신입에게도 무려 월급 150만원을 준다는 좋은 조건이어서 냉큼 지원을 하였고 면접을 보러 갔다. 
(알바검색을 많이 해보면 알겠지만 알바주제에 1달 150 준다는건 나름 상타치는 조건이다;;)

면접을 4명이서 봤는데 나 빼고 다 여자여서 대기하는 동안 좀 뻘쭘했다. 
게다가 다들 내가 가지지 못한 까페 알바 경력도 있다고 해서 떨어질까 두렵기도 했다. 
이렇게 좋은 조건의 까페는 찾기 힘든 거신대.....

위기였지만 기회는 왔다.
의외로 다들 알바경력에 비해 목소리도 작고 소심한 편이었다.
나는 당당함과 장기근무 그리고 과거알바를 통한 약간의 구라가 섞인 무용담을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했고

이번 면접 또한 훈훈하게 끝이 났다. 

그렇게 3일이 지나고 브런치까페에서 연락이 왔다. 
출근하라고! 아~ 드디어 지겨운 구직활동이 끝난것인가. 

기쁜 마음으로 나는 첫 출근 전날까지 까페 알바에 관하여 정보를 찾고

커피원두와 로스팅 등 커피에 관한 지식을 탐구했다.

아무리 바빠도 돈을 많이 주는 만큼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 또한 다짐했다.

그러나 첫출근만에 나의 환상을 깨지고 말았다.
나는 브런치 까페에서 '브.런.치'라는 단어를 신중하게 숙고해야했다. 

분명 나는 바리스타라는 부서에 지원한 것인데 갓 구워진 수십가지의 빵을 외우고 진열하고 포장까지 해야했다. 
장담컨대 웬만한 동네 빵집보다 빵종류가 2~3배 많다... 
게다가 브런치 까페답게 오전에 브런치를 먹으러 오는 아줌마 고객들이 많은데 
그 덕분에 빵 진열 하다 말고 뛰어가서 샌드위치와 샐러드를 퇴근 직전까지 계속 제조하고 굽고 서빙까지 해야했다. 

수많은 브런치 주문은 당연하게도 수많은 설거지감 또한 만들어주셨다.... 
사실 주방보조에 비하면 내가 한 일들은 분명 극악으로 힘든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여기 브런치까페는 체계가 없었다. 
누군가 하나의 파트를 맡아서 그 부분에 집중하는 분업이 아니라 그냥 바쁘게 자기일 하다가도 뭔일 터지면 그쪽을 막아내고 다른 쪽 터지면 냅다 더 급한 쪽으로 투입되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다보니 아주머니들은 끊임없이 테이블 안치워주냐며 닦달을 하기 일수이고 
나는 그날 무엇하나 제대로 배운게 없게 되었다.
물론 이런 시스템도 시간이 지나면 차근차근 익숙해지며 능숙해지겠지만 
나름 바리스타 부서로 지원해서 얻은 일자리인데 커피와 음료는 구경도 못하고 하루종일 빵과 샌드위치 제조와 설거지만 하고 있는 나자신을 보니 회의감이 들었다. 

게다가 체계가 엉성하다보니 사소한 컴플레인들이 그날 하루에도 몇번이나 있었는지...
맘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날 퇴근하자마자 알바x이나 알바x국을 뒤지며 다른 알바를 구하고 있었는데 전화가 왔다.

cgv에서 면접이 있으니 오늘 저녁에 올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2주전에 상시채용으로 올라왔길래 지원한게 지금에야 입질이 온것이다.

너무 시간이 지나 안뽑는구나 싶었는데 운명의 장난 마냥 지금 전화가 오다니... 바로 오케이 하고 면접을 보러 갔다

 

 

 

 

2편에서.....

1개의 댓글

2017.09.02
좋은 글이네요.
물론 읽진 않았습니다.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조회 수
200 [썰] 왁싱받은 만화 1 supercub 2 2024.01.30 321
199 [썰] 액정타블렛 살 개붕이 거수 10 향기나는누나 1 2023.01.30 214
198 [썰] 어제밤 꿈에 이렇게 생긴 사람들이 나왔습니다. 녹나무남 3 2022.03.08 296
197 [썰] 호에엥 개붕쿤의 만화를 사버린 건에 대하여 4 오키드카멜 5 2021.12.30 324
196 [썰] 액타 vs 아이패드 고민하다 아이패드 산 후기 (+질문) 10 음란낙타 1 2021.09.22 854
195 [썰] 롤코타려고 여친만든 .ssul 上+下 둥그리둥둥 2 2021.07.19 436
194 [썰] 롤코타려고 여친만든 .ssul 上 2 둥그리둥둥 1 2021.07.09 402
193 [썰] 방금 꾼 꿈을 그대로 적어봄 2070년에 갔다왔어 1 나멍 1 2021.05.17 172
192 [썰] 혐) 꿈에서 바퀴벌레가 나온 만화 4 순씨 3 2020.07.26 337
191 [썰] 대충 어시(?)처음 해본 만화 -3- 4 개식이 2 2020.07.01 326
190 [썰] 대충 어시(?)처음 해본 만화 -2- 4 개식이 4 2020.06.29 269
189 [썰] 대충 어시(?)처음 해본 만화 -1- 개식이 4 2020.06.29 323
188 [썰] 개붕이의 첫사랑썰 개모레기 0 2020.06.15 195
187 [썰] 병식이와 동거썰(장문) 12 비오는날 29 2020.06.04 7398
186 [썰] 병식이 이터널스 (병식이 잡썰) 8 비오는날 35 2020.05.17 7154
185 [썰] 병식이 아이돌+신용등급 9등급된썰 1 비오는날 25 2020.05.17 7688
184 [썰] 병식이 대학생활썰 1 비오는날 20 2020.05.17 6766
183 [썰] 병식이 오피여친썰 + 클럽기도한테맞은 썰 1 비오는날 28 2020.05.17 7952
182 [썰] 병식이 보이스피싱 네번당한썰 비오는날 21 2020.05.17 5125
181 [썰] 병식이 띨빵썰 비오는날 17 2020.05.17 6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