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주술사

꿈 속에서 나는 주술사였다. 환자가 믿는 신화와 주술의 세계를 병과 연결하는 것이 내가 하는 일이었다.

 

오후에 사냥을 나갔다가 뱀에 물린 남자를 밤 늦도록 치료를 하고 있었다. 그는 위독했다. 뱀은 독과 죽음을 의미하지만 신께서는 뱀을 보낼 때 병든 부위를 꽉 물어버리라고 하셨습니다. 따라서 생명을 나타내기도 하지요. 곧 나아질 겁니다.. 평소에는 침 바른듯 잘 지껄였지만 죽음 앞에서 이따위 공상 같은 말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것이다. 어린 아내와 젖먹이 아이들이 지켜보는 와중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실질적으로 없었다. 견딜 수 없는 죄책감이 들었다.

 

결국 그는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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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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