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해뜰무렵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새벽 5시 39분

 

어머니가 돌아가셧다

 

지긋지긋한 암덩이를 달고 참 오랜시간 버텨주셧다

 

아들에게 설사 짐이라도 될까 싶어 병원도 안가시더니 늦게나마 암이란걸 알고 부랴부랴 입원을 했지만 의사의 말 간암 3기입니다

 

머리가 안돌아간다 의사가 대체 무슨말을 한것인가 혹시 내 귀가 잘못된것일까 이 의사가 오진을 한것은 아닐까 1초에 수십번 생각을 한다 왜 왜 왜 왜 왜......

 

그때부터 어머니의 지옥이 시작되었다

 

왼팔에 꽂혀있는 수많은 링거와 독하디 독한 항암치료...

곱게 늙어가시던 고운 머리카락은 하루하루 사라지고 기력이 쇠하고 피골이 상접하는게 눈에 띄게 보일정도다

 

그래도 티안내고 아직도 곱다며 아름답다며 해드리면 함박웃음을 짓던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이젠 아름답다 고우시다 목놓아불러도 들으실수없는 어머니

 

일평생 해드린게 없다 하루하루가 너무 아쉽고 아쉽다

 

주변은 얼른 잊어야 도움이된다 어쩔수없지않느냐 산사람은 살아가야한다 말한다 그래 그말이 맞다 살아야지 잊어야지 잊어야지 살아야지 먹어야지...

 

잊는게 뭔지 사는게 뭔지 먹는게 뭔지 어머니께서 가르쳐주셨다 그리고 어머니께서 다시 가져가셨다

 

오늘이 몇일일까 무슨요일일까 뭘먹지 무슨일을하지

머릿속엔 온통 어머니와의 추억 기억 슬픔만 남아있다 

하루종일 생각할수있고 추억할수있다 믿어왔다 하지만 어머니와의 추억과 함께보낸 시간은 너무나도 짧다

 

왜 오랜시간을 보내지 못했을까 무엇이 중요했던걸까 아무것도 모르겠다 세상은 돌아가지만 나는 멈춰있다 아니 멈춰있는게 아니라 부셔지고 갈라지고 깨진걸지도 모르지

 

어머니의 방안에 어머니의 옷가지들 이불들을 끌어안으며 매일 잠에든다 잠에드는지 울다지쳐 기절하는지는 모르겠다

 

매일 매시간 매분 매초 어머니의 흔적들이 점점 사라진다 나도 같이 사라진다

 

어머니의 냄새 어머니의 자상했던 손길 어머니의 웃음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불러도 대답없는 허공에 오늘도 불러본다.

1개의 댓글

2019.09.10

태그에 안심하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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