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내가 여덟 살 때 좋아했던 여자애는 지금 무얼 하고있을까.

필자는 장사를 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어머니 아버지는 장사를 하느라 바빠서 난 그냥 자랐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씻는다, 이를 닦는다, 옷을 갈아입는다라는 개념이 없었다.

일요일에 목욕탕에 가는 것 빼고는 딱히 목 아래로 물을 묻히는 일이 없었다.

하루종일 뛰어다녀도 그냥 그 옷을 입고 잤다.

 

우리반의 짝꿍은 일주일마다 바뀌었다.

어쩌다가 내가 좋아하는 여자애와 짝꿍이 되는 날이 왔다.

여자애는 선생님에게 가서 자리를 바꿔달라고 했다.

애들이 다 보는 앞에서 그런 얘기를 했다.

 

어쨌든 선생님은 예외없이 나와 걔를 짝꿍으로 해줬다.

그 아이의 이름은 천송이였다. 천송이.

 

천송이 : 너한테서 냄새가 많이 나. 엄마한테 말했더니 목욕을 하루에 한 번씩 하래.

 

그래서 그 날부터 씻었다. 

씻고보니 나도 꽤 괜찮은 아이였다.

이래저래 날 좋아하는 여자애들도 생겨서 공부를 열심히 했다.

 

그리고 중학교에 들어갔고 시험쳐서 들어갈 수 있는 고등학교도 갔고

서울에 있는 대학교도 갔다.

 

대학교의 문화에 적응을 하지도 못한 어느날 천송이에게 전화가 왔다.

자기는 가톨릭대학교에 다닌다며 밥을 한 번 먹자고 했다.

 

천송이는 살이 많이 쪄서 엉덩이 한 짝이 내 얼굴만했다.

이제 만송이라고 해도 무방할만큼 살이 쪘다.

 

그래서 무얼 동할 마음도 없고해서 닭 한마리를 먹고 맥주를 마시다가 전철을 타고 집에 왔다.

 

아직까지 일을 한다면 수간호사가 됐을 천송이는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내 인생을 바꿔준 고마운 여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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