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시) 결박[結縛]

미소를 짓는 새는 죽어버렸다

사랑하던 이는 어느새 송곳을 들었는가

10자의 칼날이 나의 눈을 후빌 때

기꺼이 박수치며 극통을 반갑게 맞이하겠다

그러니, 그러니 이 미생을 가엽다 하지 말아라

그러니 더 이상 붕대로 나의 심장을 결박하지 말아라 

그러니 모래시계는 거스르리라, 타오르리라, 요동치리라

그러니 그 쯔음 나의 손은 멈출터이다

 

미소를 짓는 새는 죽어버렸고

사랑하던 이는 어느새 송곳을 내려 찍었는가

10자의 칼날이 나의 눈을 조각내었을 때

기꺼이 박수칠 내 손을 잘라 일출을 애증으로 맞이하겠다

그러니, 그러니 눈물은 흘리지 마라, 들썩이지마라

그러니 더 이상 양초로 숨 막힌 간을 태우지 말자

그러나 태엽은 돌아가리라, 버텨내리라, 죽어가리라

그대신 내 신장을 태양앞에 바치리라

 

미소를 짓는 새는 나의 파랑새였다

웃지못하는 이는 어느새 자신의 목을 매었는가

우는이의 돌팔매로 두개골이 바스라질 때

그대는 나의 목을 치리라, 그전 나는 내 배를 가르리라

그러니

그러니 나를 십자가에 묶지마라, 나 스스로가 매어 불속으로 뛰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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