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시) 제목 아직 못정함

끝이 다가오는 날

종말이 춤을 추며 내일과 어제의 하나 된 순간에

입맞춤하는 날

그날에 내가 없다

꿈틀대던 구렁이의 뱃속에서

이미 뼈다귀만이 남아,

더는 이름도 부르지 못하리라

죽은 개의 치아에 심작박동을 맞겨

피어오르는 향과 그 새를 보며

막이 내렸다 오를 때 졸작인 이 시 한편은

과연 누구의 한마디로 채워지는가

너의 피는 아니라, 나의 것도 아니리라

메마른 황무지에선 

검은 오줌 말고는 쫒을게 없을테니

나의 피는 분명히 아니라, 너의 것도 아니다

묽도록 묽어진 내 천에 꾸중물은 

오늘도 구슬픈 향가에 버무려 피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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