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어느날 잊고 가져오지 않는 것

약을 두고 왔다.

 

침착하려 했다. 내 몸뚱아리하나 멀쩡히 건재하지도 못하는 인간일까 자신을 치켜 올렸다.

 

치켜올린 손가락이 하늘에 닿았다.

 

머리가 닿았다.

 

발바닥에 더 이상 남는게 없다.

 

아득히 멀리 정신을 날려 버렸다.

 

평생을 살았음에도 애써 부정했던 감각들이 돌아온다.

 

현실을 애써 마주하게 하는 역한 느낌.

 

그것이 나인가 그것이 나인가.

 

내가 있는 곳이 그것이 있던 곳인가 그것이 내게 온 것인가.

 

난해한 질문만 하며 대답을 하려하지 않았다.

 

날아간 정신을 붙잡을 것이 필요했다.

 

내가 못잡으니 남이 잡아주면 되겠지 싶었다.

 

뱉어 멀리 뻗어 질퍽할게 질척였다.

 

기분나빠 찡그린 얼굴에서 환희를 느꼈다.

 

손가락에 감각이 돌아온다.

 

기분나빠 내뱉은 욕설에 미소를 지었다.

 

핑 돌던 머리가 멈췄다.

 

머리가 바닥을 향했음을 몰랐다.

 

잘못됨을 깨달았을 때는 손가락이 갈색 하늘에 닿았을 때.

 

아 맞다. 약을 두고 왔다.

 

아. 약을 두고 왔다.

 

아.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조회 수
4074 [창작 글] 대해(大蟹) - 핑까 점 7 얄라리뿡빵 3 2023.02.09 273
4073 [창작 글] 다른 작품을 내 소설에 인용하면 판권문제있어? 3 수저메이커 1 2023.02.04 245
4072 [창작 글] 블렌더3d) 애니메이션 리깅 다만듬 4 010101 1 2023.02.02 329
4071 [창작 글] 오늘도 아름다운 하늘 Begi 1 2023.01.30 119
4070 [창작 글] 2시간 짜리 꿈을 꿨다 봄밤 1 2023.01.26 159
4069 [창작 글] 가방을 열어보았다 대충영어인닉네임 1 2023.01.23 150
4068 [창작 글] 레딧 식 한 문단 소설 보고 써봐요 2 Gistory 3 2023.01.23 286
4067 [창작 글] 어느날 잊고 가져오지 않는 것 대충영어인닉네임 2 2023.01.21 181
4066 [창작 글] 글쪼가리 #208 Plasir 1 2023.01.21 173
4065 [창작 글] 글쪼가리 #207 Plasir 1 2023.01.13 164
4064 [창작 글] 글쪼가리 #206 Plasir 1 2023.01.13 138
4063 [창작 글] 올바른 지식으로 살아남기 1. 누가 내 초콜릿을 옮겼을까? 16 오내쇼타마니아 1 2023.01.05 161
4062 [창작 글] 올바른 지식으로 살아남기 1. 누가 내 초콜릿을 옮겼을까? 15 오내쇼타마니아 1 2023.01.03 115
4061 [창작 글] 올바른 지식으로 살아남기 1. 누가 내 초콜릿을 옮겼을까? 14 오내쇼타마니아 1 2023.01.01 109
4060 [창작 글] 올바른 지식으로 살아남기 1. 누가 내 초콜릿을 옮겼을까? 13 오내쇼타마니아 1 2022.12.31 104
4059 [창작 글] 올바른 지식으로 살아남기 1. 누가 내 초콜릿을 옮겼을까 12 오내쇼타마니아 1 2022.12.30 128
4058 [창작 글] 이세계 동정감별사 김하린씨 아프면병원꼭가기 1 2022.12.29 167
4057 [창작 글] 수상한 성검용사 김승윤씨 1 아프면병원꼭가기 2 2022.12.29 137
4056 [창작 글] 올바른 지식으로 살아남기 1. 누가 내 초콜릿을 옮겼을까? 11 오내쇼타마니아 2 2022.12.29 115
4055 [창작 글] 맘약한 부소대장 권민아씨 아프면병원꼭가기 1 2022.12.28 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