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정신은 작은 보트와 같다.
한 번 뒤집히면 끝없이 아래로 가라앉는 것이다.
김개붕은 식칼을 꺼내들었다.
자살시도 10회 이상
폐쇄병동 입원 이력 다수
손목의 칼자국은 셀 수 없을 정도
김개붕은 자신이 겁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며칠 전엔 가끔 홀짝이던 위스키를 반 병씩이나 들이키고 목을 메었지만 극심한 통증에 그만뒀었다.
그 날 김개붕은 투명한 액체를 게워내며 울었다. 온 몸을 뒤틀며 살고 싶다 중얼거리며 울었다.
김개붕은 식칼을 들고 왼쪽 손목을 그었다. 슬쩍 피가 새어나오며 마음이 차분해졌다.
지금 김개붕은 작은 보트에 탄 사람이었다. 아니, 타고 있던 사람이었다. 보트는 뒤집힌 지 오래.
김개붕은 끝없이 가라앉고 있었다.
김개붕은 또 다시 죽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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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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