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2박 3일 일정으로 번지점프도 하고 이래저래 계획이 많았는데 여행 일정을 1박 2일로 줄이니까 뭘 하기가 애매해져서 그냥 편하게 밥만 먹고 오기로 함. 

 

여행 목적지는 춘천이었는데 숙소 위치 때문에 정확히는 강촌을 갔음

 

사장님이 강촌역 앞에 서있으면 픽업해주신대서 얌전히 기다림

 

 

별 건 아니고 개붕이는 이 날 처음으로 BMW를 타봤음

펜션 사장님이 픽업을 BMW로 와주셨거든...

당연히 회색 봉고나 포터 같은 거 올 줄 알았는데 강촌 클라스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예약자 이름을 공주님이라고 해서 1차 수치

 

사장님이 '예약자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하실 때 내 입으로 '공주님이요.' 라고 하는데 기분 신기하더라.

 

옆에서 친구는 ㅈㄴ 웃고 아무튼 숙소 도착

 

 

 

방이 되게 아기자기하게 예뻐서 좋았음

 

침대 옆에 소파 길게 있어서 친구는 거기서 자고 나는 침대에서 잠

 

친구 소원이 스님처럼 살다 마법사로 전직하는 거라 우리는 여행 중에 술도 안 마시고 새벽 내내 깨있을 때도 2시간 47분 동안 끝말잇기하는 반정신병자임

 

계속 장으로 끝내고 사로 끝내는 얍쌉이짓하다 막판에 버즈 나와서 즈 즈 즈즈즞즈 하다 진 거 생각하면 아직도 억울함

 

친구 ㅅ발롬이 즈문 하면서 흐뭇하게 웃던 거 생각하면 개꼴받음

왜 생각이 안 났을까 아는 단어였는데 

 

 

 

우리 주 컨텐츠가 먹는 거인만큼 이것저것 재료를 많이 사갔음

 

냉장고에 주 재료들 있는데 꺼내기 귀찮아서 향신료만 찍어봄

 

친구가 여행 당일 아침에 갑자기 아파서 병원 다녀오느라 장을 내가 봐갔음

가방 무게 20kg 되는 것 같았지만 친구가 물주라 언년이는 행복했음

 

티본 스테이크에 토마호크, 커다란 칵테일 새우에 가리비 관자가 주재료,

나머지는 파스타나 마파두부 재료를 보조로 챙겨갔음

 

 

요리하는 과정이 싹 생략됐지만 일단 셋팅을 하자면 이래

 

친구는 환자+2/3 물주님답게 먹을 때 빼면 손 하나 까딱 안 하고 모든 요리와 고기 굽기는 언년이가 다 함

 

고깃집 알바 3개월 짬이 뭘 알겠음

 

마이야르인지 마이아르인지 비내리는 소리나면서 고기 겉이 어쩌구 저쩌구 하는 것만 조금 아는 정도지... 아니 사실 이것도 잘 모름

 

아무튼 두 달 뒤에 군대 들어가는 친구를 위해 힘 좀 내봄

 

 

이건 바질로 있어 보이는 척을 한 크림 새우 (관자 바지락 투움바)파스타

 

생크림으로 소스 만들고 페페로치노, 양파, 이마트에서 제발 이만큼씩은 드셔 주십시오 페키지로 내놓은 하루한끼 샐러드를 하나 써서 만들었어

 

시식코너 아주머니가 츄라이 하셔서 먹어본 투움바 소스도 세 숟가락 정도 넣었더니 훨씬 맛있더라

 

역시 대기업 기성품 최고

 

 

이건 고기 잘 아는 개붕이들이 보면 좀 답답할 수도 있어...

 

1도 모르는데 어디서 본 건 있어서 시즈닝한 고기 위에 냅다 로즈마리만 올린 거거든...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싶은데 고기는 맛있었음

 

친구도 되게 잘 먹어줬고

 

 

심부 온도계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칼로 중간중간 찍어보는 걸로 온도 체크를 한 것치곤 되게 잘 구워졌음

 

친구나 나나 살짝 덜 익은 거 좋아해서 진짜 맛있게 먹음

 

 

고기 먹다가 콜라 없는 게 아쉬워서 펜션 사장님한테 혹시 콜라 파시냐고 여쭤봤더니 사와주신다해서 우와 개꿀!! 이러고 있었는데 한 시간쯤 뒤에 1층에서 '공주니이임!! 공주님, 콜라 왔어요!! 공주니이이이임!!~!~~!!' 하셔서 엄청 부끄러웠음

 

친구는 라푼젤!! 라푼젤!! 아이 봍 썸 콬 포 유! 이러고 있고

 

진짜 너무 웃긴데 쪽팔려서 비 오는데도 그냥 우당탕탕 뛰쳐나가서 콜라만 냅다 받아옴 ㅋㅋ

 

참고로 개붕이 와꾸만 보면 파워 투블럭 페ㅁ여전사야...

친구가 맨날 개돼지까진 아니고 기역돼지라고 엄청 놀려

가방에 [트위터 할 줄 모름] 패치 붙이고 다니는데 얼른 살을 빼든가 해야지

 

 

음... 밤에는 몸만 큰 애들답게 코난 보다가

다프트 펑크 노래 들으면서 스쿼트 300개 하고 잤어

친구는 아침에 일어나서 푸쉬업하더라 ㅋㅋ

 

마파두부는 사진 찍은 게 없네... 아침으로 해서 야무지게 먹고왔는데 아쉽다.

사진 찍는 습관을 좀 더 들여볼게

 

아무튼 5월 초 개붕이의 강촌 여행 끝

글은 늘 어려운 것 같아

봐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