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나의 폐급 이야기 -2-

1회 링크 https://www.dogdrip.net/232573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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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보충대 첫 날.

 

집 주소를 써도 괜찮을까.’

보충대에서 맞닥뜨린 첫 난관이었다. 보충대로 입고 온 옷과 신발, 기타 물건들을 상자에 포장하라는 말을 들었다. 집으로 바로 배송해주겠다는 말도 같이 들었다. . 언제나 집이 문제였다. 이전까지는 그래도 평범한 척은 하며 살 수 있었다. 그러나 201X년 집안이 무너진 이후 안식처로서의 집은 사라졌다. 경제적으로 집이 흔들리자, 부모님의 결혼시점부터 꾸준히 쌓아왔던 모든 문제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표면에 드러난 가장 큰 문제는 아버지의 의처증이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조금 이해가 간다. 당신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이 없었던 거라고 생각한다. 아버지는 무능했다. 버스회사를 다니다 어머니를 만나서 결혼을 했다. 근면과는 거리가 멀었던 아버지는 결혼을 하고 택시를 시작했다. 여기서부터 문제였다. 아버지는 차를 두 번 바꿨지만, 단 한 번도 자신의 돈으로 차를 산 적이 없었다. 모두 외가의 지원을 받았다. 가끔씩 차를 놓고 이해할 수 없는 화를 내던 아버지의 모습은 이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상처는 이해가 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근면하지 않았다. 그래서 자존심의 상처는 계속됐다. 부부싸움은 아버지가 택시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매우 잦아졌던 것 같다. 과거의 부부관념을 배우고 자랐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말을 하진 못하고 그저 행패를 부렸을 뿐이라고 추측한다.

 

이 행패조차 내가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엔 거의 못하게 됐다. 어머니의 사업 수완이 괜찮아서 집 인근 휴게소에 특산물로 납품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벌이가 아버지를 초월하기 시작한 것이다. 행패를 부리지 못하게 되자 아버지는 일을 더 안 하는 것으로 본인의 불만을 표출했다. 어머니의 벌이가 늘어도 집안 전체의 수익은 변하지 않았다. 반면 나와 동생의 학원비가 커지고, 계약 성사에 맞춰 이사를 가게 되면서 수익을 유지하는 정도로는 매달 빚만 쌓이는 상태가 몇 년간 지속됐다. 어머니의 사업 역시 동네 휴게소 납품 이후로 규모가 더 커지지 않았다. 그렇게 조금씩 무너져가던 것이 내가 대학에 들어가고 폭발한 것이다. 근면하지도 않고, 가계에 큰 관심도 없던 아버지는 집이 갑자기 은행에 넘어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대신 매번 상처받던 자존심을 실체화하는 방법을 찾았다. 어머니가 바람을 피웠다는 망상의 증거를 만들어낸 것이다. 3일에 한 번 사람을 죽이겠다고 난리를 치기 전에는 항상 누군지도 모르는 친구를 만나고 왔다. 그때마다 매번 종이쪼가리를 받아왔는데, 그 종이엔 알 수 없는 숫자가 적혀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아버지는 그것이 불륜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본인의 망상 속에서 어머니가 불륜을 했기 때문에 복수를 해야 한다고 했다. 대부분 그 복수는 나와 동생이 없을 때 사람을 고문하는 형태로 나타났다. 그걸 1년간 버티던 어머니는 우리에게 목적지를 말하고는 두어달 뒤에 찾아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이때부터 아버지는 흥신소에 돈을 퍼주기 시작했다. 이 년을 반드시 잡아 죽여버리겠다며, 술만 마시면 거품을 물었다. 그리고 두어달뒤 내가 받은 연락은 이 년을 잡았다는 말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때 흥신소에만 5천만원이 들어갔다고 했다. 은행에 집이 넘어가고 남은 돈의 거의 전부였다. 집에서 나와 알바를 하며 3학년 2학기까지 어떻게든 마치려했지만, 이 사건을 기점으로 다 때려치우고 집으로 돌아왔다. 동생도 밖에서 지내는데 나까지 없으면 정말 초상을 치를 것 같았다. 그렇게 도망가고, 잡고 하는 일이 입대 전까지 두 번 더 있었다.

 

주소를 쓰는 것이 마음에 걸렸던건 이 때문이다. 어머니 주소를 쓰면 혹시나 아버지가 어떻게든 주소를 알아내지 않을까 싶었다. 결국 입대 전날 신세를 졌던 친구집 주소를 쓰고, 안에 편지를 따로 넣어 어머니 집 주소로 다시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보충대의 첫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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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여전히 별거 중, 여전히 잡아죽이려 함.

다행히 이제 흥신소에 쓸 돈 없는거 같음.

8개의 댓글

28 일 전

애비랑은 연 끊어야 하는 거 아니냐

계속 잡혀살면 니 인생 송두리째 뽑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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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일 전
@sunyoung3070

지금 우리 가족은 4인 모두가 따로 살아서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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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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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일 전

의처증이 다 그런지 모르겠는데 기가막히게 우리 아버지랑 비슷하네

 

갑자기 어머니 바람폈다고 의심하기 시작하더니

 

뭐 친구가 다 알려줬다느니 친구한테 다 찾아보라고 한다느니 그놈의 친구는 대체 정체가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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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일 전
@뱃놈2

원래 흥신소 놈들 수법이 그런 사람들 붙잡고 활동비 명분으로 증거를 거의다 잡았다면서 꼬드기며 사람 피 빨아먹는 수법씀 여자가 그러다가 진짜 불륜이면 이중계약으로 양쪽에서 돈빨아먹기도 하고 아니면 몰래 조사 중이었다면 의심한거 배우자한테 다 말한다는 식으로 협박하기도 하고 가지각색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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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글볼때마다 나 입대할때 생각나서 쉬었다 보고 쉬었다 보고 그런다ㅋㅋㅋ 계속써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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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일 전

아버지께서 정신적으로 아프신거는 확실한거 같음

이런 사례땜에 강제입원이 있는거니 잘 알아봐바

저정도면 나중에 너네 가족 말고 사회에 너무나 큰 해악을 끼칠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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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일 전

요약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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