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번역] 괴짜 공돌이의 Q&A: 토스터 vs. 냉동실

What if: 괴짜 공돌이 랜들 먼로의 이상하지만 진지한 문답

토스터 vs. 냉동실(Toaster vs. Freezer)

https://what-if.xkcd.com/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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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터가 냉동실 안에서도 작동할까요?

-My Brother, My Brother and Me, 에피소드 343

야후 Answers에 게시된 질문에 관한 논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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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y Brother, My Brother and Me는 Justin, Travis, 그리고 Griffin McElroy가 연출하는 아주 훌륭한 조언 팟캐스트인데요, 이 형제는 야후 Answers에 게시된 "토스터를 냉동실 안에 넣으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에 대해서 깊게 고민했어요. (이 논의는 링크된 오디오에서 대략 36분쯤에 나올거에요.)

 

그들은 이 문제의 몇 가지 측면에 대해 재미난 논의를 하다가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는데요, 아쉽게 최종 결론에는 이르지 못했네요. 그러니 제 생각엔 이 냉장고와 토스터의 혼종을 물리학적 시각으로 조금 더 면밀히 관찰하면 그들에게 도움이 좀 되지 않을까 싶네요.

 

setup.png

-당신의 아이스크림이 어... 탄다고 해야하나?-

 

(안전에 대한 한 줄 요약: 만약 이걸 실제로 하려고 한다면, 꼭 명심하세요. 토스터는 냉동실 안의 얼음을 녹일 거고, 아마 방을 한강으로 만들 거에요. 그것도 작동중인 가전기기가 한가운데 있는 한강이요.)

 

Griffin은 상황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어요.

 

여러분은 토스터를 냉동실 안에 놓고, 그 안에 연장선도 넣을 거에요. 그리고 토스터에 빵을 넣고 버튼을 누르는 거에요.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그러니까, 만약 여러분의 대답이 "뜨거워지겠죠."라면 냉동실이 제 일을 못하는 것이고,

반대로 "차가워지겠죠."라면 그건 토스터가 제 기능을 못하는 거 잖아요?

 

시작하기에 앞서서, 먼저 질문에 대한 답을 알려드리죠. 토스터가 이길 거에요. 냉동실이 제 의무를 다하지 못할 거에요. 토스터가 냉동실을 이기는 거죠.

 

power.png

-인터넷 속 사람들이 먹을 거로 장난치지 말라는 의견을 내놓더라고요. 그런 의견을 받자마자 빵을 전부 먹어치워서 문제를 해결했답니다.-

 

토스터와 냉동실이 막상막하라고 생각하기 쉬워요. 한 녀석은 데우고, 한 녀석은 식히니까 말이죠. 그런데 냉동실이 무언가를 "식히는 것"보다 토스터가 "데우는 것"이 훨씬 강해요.

 

일반적인 토스터에 들어있는 열선은 빛이 날 정도로 충분히 데워지는데요, 이 때 이 열선의 온도는 600도정도 돼요. 토스터는 그렇게 높은 온도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토스터 입장에서는 주변 온도가 20도인지(실온), 4도인지(냉장고), 아니면 영하 15도인지(냉동실)는 크게 중요하지 않죠. (우리 일상 생활에서의 "0도"는 많이 헷갈리는 개념이에요. 겉보기엔 10도에서 20도로 올리는 게 온도를 2배로 하는 것 처럼 보이죠. 하지만 섭씨 온도(℃)에서의 기준점인 0은 단순히 편의상 정한 것 뿐이에요. 켈빈 온도(K)는 절대 영도를 기준으로 두는데요, 이 단위에선 냉동실이 260K, 냉장고가 275K, 실온이 295K 등등등...이고 토스터 내부의 열선은 900K정도 되지요.) 

 

relative.png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온도 조절기와 그 위의 표시점들-

 

토스터는 열선을 상온부터 약 600도까지 가열해야해요. 그러니 토스터의 시점에선 가열 시작 온도가 평소랑 20도 내지 40도 차이나는 건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아요. 열선은 뜨거워지고, 빵도 덩달아 뜨거워질 테죠. 만약 빵이 생각보다 차갑더라도, 이상적인 토스트가 되는 데는 별 문제가 없을 거에요. 토스터가 빵을 살짝만 더 가열하면 되죠. 토스트를 태워봤다면 알겠지만, 토스터는 빵을 조금 더 데우는 걸 넘어서 새까맣게 태워버리고도 남을 능력을 가지고 있어요.

 

McElroy 형제는 논의를 하다가 또다른 의문을 제기했어요. 토스터가 처음에는 빵을 데울 수 있겠지만, 시간이 흘러도 빵의 온기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만약 빵과 토스터를 냉동실 안에 오랫동안 두어도 토스터가 이길까요?

 

이 질문에 대합 답은 "여전히 토스터가 이긴다."에요. 토스터는 약 1천 와트 정도의 출력을 가지는데요, 일반적인 가정용 냉동실의 냉각 시스템은 그렇게 많은 열을 빨리 없앨 수 없어요. 사실, 냉장고는 워낙 잘 단열되어있으니 이렇게 하면 냉동실 내부가 집 안보다 훨씬 더 더워질 거에요. 그리고 마침내 토스터와 냉동실은 과열되겠죠. (두 기기 모두 안전 차단 장치를 내장하고 있으니 실제로 과열되어 녹아내리고 그러지는 않을 거에요. 하지만 이런 상황에 그런 걸 고려하는 건 그닥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냉장고는 내부의 열을 빨아들여 바깥으로 내보내는 원리로 작동해요. (그래서 냉장고 뒤편이 따뜻한 거에요. 그리고 냉장고를 에어컨 대신 쓸 수 없는 이유기도 하죠.) 어떤 의미에선 냉장고가 토스터보다 효율적이라고 볼 수도 있어요. 냉장고는 2에서 3사이의 성능 계수라는 값을 가지는데요, 이건 냉장고가 그 안에 있는 2~3의 에너지를 바깥으로 옮기는데 겨우 1의 전기 에너지만 소비한다는 뜻이에요. 반면에 토스터는 1만큼의 열을 가하려면 1만큼의 전기 에너지가 필요해요. 하지만 냉장고에 장착된 압축기는 겨우 100에서 150 와트 정도의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아무리 곱해주는 숫자가 있다 할 지라도 토스터가 생산하는 1천와트 가량의 열을 따라잡을 순 없는거죠. (여러분은 실생활에서의 냉장고의 소비전력 그래프를 단순히 구글링만 해도 찾아볼 수 있어요. 가정용 전기 계량기를 가진 친절한 사람들이 사진을 올려준 덕분이죠. 여기엔 독특하게 생긴 사각파 패턴을 볼 수 있는데요, 이건 냉장고의 압축기가 하루종일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면서 나타는 거에요. 그 중에 보이는 커다란 뿔 모양은 냉장고 열선 위에 성에가 끼지 않도록 가열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거죠. 전체 소비전력은 냉장실과 냉동실의 것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만약 냉장실이 충분히 차가운 상태라면 대부분의 에너지는 토스터랑 싸우는 데 소비되겠네요.)

 

어찌되든 토스터는 냉동실 내부를 데우기 시작할 거에요. 토스터만큼 강력한 냉동실을 만든다 할 지라도, 토스터의 열선 그 자체와 빵이 데워지는 걸 막지는 못하겠죠. 물론, 냉동실이 토스터 주변의 공기를 차갑게 만들 수는 있어요. 하지만 기억하세요. 토스터 자체의 입장에선 우리 주변의 공기도 차가워요.

 

neg.png

-잊어버리세요. 전 쟤 말고 전자레인지랑 놀 거에요.-

 

여러분이 마침 캐나다의 위니펙에 사신다면, 이걸 실험삼아 해볼 수 있겠어요. 위니펙의 겨울 밤 기온은 냉동실 내부 온도랑 얼추 비슷하거든요. 그러니 그곳의 환경을 무한한 열용량을 가진 냉동실로 사용하면 딱 맞지요. 자, 한밤중에 현관에 토스터를 놓고, 전선을 연결하고, 바깥에서 몇 시간동안 작동하도록 내버려둔다고 가정하죠. 물론 종종 나가서 잘 구워진 빵을 신선한 새 빵으로 바꿔주세요. 그럼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아주 간단해요. 나가자마자 늑대한테 잡아먹히겠죠.

 

canada.png

-캐나다 사람들이 "캐나다에서 포닥을 해라" 라고 하는 건 "늑대 무리랑 싸워라."를 돌려말하는 거에요.-

 

하지만 여러분이 이 실험에서 살아남았다고 가정합시다. 그러면 토스터가 그렇게 추운 곳에서도 잘 작동한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에요. 빵이 적당히 구워지기 까지 조금 더 걸리기는 하겠지만, 바람이 너무 세지만 않으면 이 실험을 잘 수행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거에요. 어쨌든, 토스터에겐 그 어떤 날씨도 춥답니다.

 

인간이 생각하는 "춥다"와 "따뜻하다"간의 차이는 수많은 "온도가 높은 사건들"에서는 무시될 수 있어요. 예를 들면, 그 추운 남극에도 장비가 잘 갖추어진 소방서가 있어요.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곳에서 무언가가 뜨거워지는 걸 걱정한다니, 이상해보이죠? 하지만 화재는 그렇게 추운 곳에 사는 연구원들에게 까지도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요. 어찌됐든, 그곳은 아주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불며, 불을 끄는데 필요한 물이 근처에 그리 많지는 않아요. 맞아요, 아주 추운 곳이죠. 하지만 불의 입장에선 모든 곳이 춥죠.

 

반면에, 남극에는 늑대가 없죠. 그러니 여러분이 장거리 여행도 마다하지 않고, 무엇보다 남극 소방서의 허가를 받을 수만 있다면, 남극에 가서 평화롭게 야외 토스터 실험을 할 수도 있겠네요.

 

antarctica.png

-분명히 말하지만, 제가 위니펙에 가본 적은 없어도 위니펙을 싫어하는 건 아니에요! 그곳의 생존자 말에 따르면 아주 아름다운 곳이래요.-

12개의 댓글

27 일 전

온도 개념에 대한 흥미로운 소개 방식이네

창의력보소

0
27 일 전
@도희

x의 상용로그 근삿값을 구하고 싶을 땐 x를 십진수로 쭉 써놓고 총 길이를 재면 된다고 한 게 진짜 웃겼음

1
@NOMT

엥 ㅋㅋㅋ 그거 너무 소수점 앞자리만 맞는 거 아니냐 ㅋㅋㅋㅋ

0
27 일 전
@햄치즈휠렛버거세트

작가 본인도 되긴 되는데 뭔가 잘못된 거 같다 그럼 ㅋㅋㅋㅋ

0
27 일 전
0
26 일 전

이거 '황당한 과학책' 작가 아니냐 재밌게 읽었는데ㅋㅋㅋㅋ

0
23 일 전
@동물연맹

위험한 과학책 xkcd

0
26 일 전

재밋네

0
26 일 전

캐나다에서 포닥을 해라 = 죽어라

0
24 일 전
@G군

포닥을 해라 = 죽어라

0
23 일 전

한참전에 수류탄이 우주에서 터질까라는 주제도 유명했었는데 아십니꺼

0
23 일 전
@아름드리나무

위험한 과학책에 수록 안됐으면 아직 못봤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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