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 요리

세 번째 코스

知溫 2.jpg





우연한 기회로 제 인생 세 번째 코스요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전혀 계획이 없었는데 신년이라 이모가 올라오신 바람에 


하루라는 짧은 준비 시간으로 코스를 준비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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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그릇


[귤 구이]



겨울철 제주도에서는 귤을 구워먹는 요리가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제주도 여행 중에 한번 경험을 해봤는데 


그 때 기억을 떠올려 만들어봤습니다.


아뮤즈 격으로 만든 요리인데


물론 짧은 준비 기간 때문에 당장 집에 있는 재료로 요리를 했어야했기에


그냥 눈에 띄던 귤을 쓴 이유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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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그릇


[타락죽]



첫 디쉬는 타락죽이었습니다.


찹살을 불린 뒤 갈아서 물과 우유로 끓여줍니다.


무난하며 담백한 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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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그릇


[돼지고기 약된장 & 가지구이]


스와니예에서 먹어본 기억으로 따라만들어본건데 


집에 물엿을 비롯해서 올리고당 등 윤기를 낼만한 재료들이 없어서


색깔을 좀 더 진하게 내보고 싶었는데 짜지기만 해질까 싶어 그냥 된장으로만 


담백하게 간을 했습니다. 다음엔 색감에 좀 더 신경 써야겠습니다.


플레이팅 자체는 마음에 들었던 요리인데 문제는 


주방 전등을 바꿨더니 사진이 너무 밝게 나와서 제대로 사진이 나오질 않아서


속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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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번째 그릇


[매생이 두부전 & 굴국]



개인적으로 매생이를 좋아하기도 하고


얼마 전에 홈쇼핑에서 시킨 뒤 처치곤란이던 말린 매생이가 눈에 띄어 만들어봤습니다.


 두부와 매생이는 따로 전을 구워 낸 뒤 같은 모양으로 찍어주고


굴국을 따로 끓여낸 뒤 부어줍니다.


생각보다 괜찮은 조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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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jpg


다섯 번째 그릇


[참나물 소스 & 채끝 등심 & 당근 퓨레]



제 나름의 시그니쳐 디쉬입니다.


실제로 이모님을 비롯한 가족들 반응도 꽤나 좋았습니다.


당근 퓨레는 항상 만들어주듯이 당근, 양파, 마늘, 생크림, 채수로 만들어주었고


참나물 소스는 바질 페스토 만드는 식으로


ev 올리브유, 참기름, 참나물, 미나리, 마늘, 간장, 액젓, 설탕 등을 넣어 갈아주었습니다.


이 플레이팅도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으나


사진으로 찍으니 밝은 조명 탓인지 그릇 얼룩 다 보이고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많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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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그릇


[흑임자 꿀 절임 & 인삼 우유]



어려서부터 할머니가 흑임자 꿀절임을 자주 해주시곤 했습니다.


밥 먹고 나면 디저트 개념으로 밥숟가락으로 한큰술 떠서 아껴먹었던게 기억납니다.


당시에 할머니께서 해주시던 꿀 절임은 꾸덕하거나 끈적거리지 않고


적당한 윤기와 점성을 유지하며 흑임자의 질감이 잘 살아나있었는데


이번에 제가 만들어보니 할머니를 따라잡으려면 아직 한참 먼듯합니다.


흑임자 꿀 절임만 먹으면 달 수 있기 때문에


따로 꿀을 첨가하지 않은 인삼 우유를 같이 내었습니다.


적당한 쓴 맛과 단 맛이 조화를 이루니 기분 좋은 마무리였습니다.








핑계라면 핑계지만


급작스런 일정으로 인해


제대로 된 준비도 못하고 임한 코스여서 아쉬움이 유독 많이 남았습니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훨씬 좋은 결과를 낸 것 같아 


아쉬움과 동시에 기쁜 마음도 크게 듭니다.


다음 번엔 좀 더 착실하게 준비하여 더 완성도 높은 요리를


가족들에게 선보이고 싶습니다.

32개의 댓글

결혼하자
0
2018.01.12
@기차말고버스애용
전 여자가 좋습니다 ㅎㅎ
0
참 대단하다는 생각밖에는안드네요 한식을 이렇게 멋잇게 재해석하다니
0
2018.01.12
@고추장크림흑맥주
아직은 고민이 많습니다.

생각 중인 아니 정확히는 상상해본 레시피와 요리는 많은데

실력, 지식 그리고 기술이 딸려서 시도 조차도 못해본게 너무 많은게 아쉽습니다.
0
@아라리영
길게 말안하고.. 먹어보고싶은 음식이네요..
0
2018.01.05
가게 내면 개드립 할인해줘
0
2018.01.12
@식빵맨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날이 올 수 있으면 좋겠네요
0
맛있게 먹고나서 감질맛난다고 징징댈듯. 못배운놈이라 푸짐한게좋아ㅜㅜ
0
2018.01.12
@공기방울세탁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저런 일품요리 문화보다는 찬문화가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겉보기에, 그리고 실제로도 감질날 수 있는게 사실입니다.

저도 사실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순대국밥입니다
0
2018.01.05
와 금손...
0
2018.01.12
@나멍
그러기엔 아직 부족한게 너무 많습니다
0
2018.01.05
진짜 대단하당..
0
2018.01.12
@트랜지스터
감사합니다...ㅎㅎ
0
2018.01.06
진짜 매번 글 볼때마다 대단한것같아 ㄷㄷ
0
2018.01.12
@커피맛커피
앞으로도 더 다양한 요리를 해보고 싶은데 실력이 안 따라주네요..ㅎㅎ
0
45
2018.01.06
ㄷㄷ이쁘다
0
2018.01.12
@45
감사합니다. 이번에 시킨 플레이팅용 채소들이 상태가 좋게 들어왔더라고요
0
2018.01.06
네가 쓴 이전 게시글에 댓글이 안달아져서 여기다 쓴다.
글 제목은 요리였고 어릴 때 먹은 에스카르고에 대한 글이었어

누군가의 겨울, 누군가의 봄
누군가의 10대와 누군가의 20대 속의 기억으로 남고 싶다는 글귀가 정말 인상깊었다.

덕분에 내 인생의 목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전까지는 흐릿한 백지 위에 서있던 것 같았는데, 이제는 나도 누군가의 봄과 겨울로, 소년과 청년시절의 기억으로 남고 싶다.

고맙다. 넌 멋진 친구야.
적어도 내 20대의 기억 속에는 남아 있을거다.
4
2018.01.12
@오거마지
좋은 말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면 다행이네요

저도 앞으로 더 노력해서 누군가의 일부로 남을 수 있도록

좋은 요리를 만드는 좋은 요리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0
2018.01.06
잘봤어
이모가 기뻐하셨겠다
0
2018.01.12
@모래바람요정
이모가 생각보다 평가를 하시는 분위기로 드셔서 부담스럽긴했지만서도

메인메뉴, 디저트 쪽은 굉장히 맛있다고 해주셔서 다행이었습니다 ㅎㅎ..
0
2018.01.06
레스토랑인줄알았더니 직접 만든거였네 개추
0
2018.01.12
@청어내딸청어
ㅎㅎ...아직은 흉내만 내는 단계입니다
0
MWL
2018.01.06
가게는 언제 내냐. 내면 홍보좀..
0
2018.01.12
@MWL
아직 요리 공부도 제대로 시작을 하지 않아서...2년 내로 지금하는게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요리 공부를 시작할 것 같습니다.. 그럼 적어도 10년은 있어야...
0
2018.01.06
마지막 흑임자랑 인삼우유 진짜 잘 어울릴거같다
예전에도 당근퓨레 본거 같은데 좋아하나보네
0
2018.01.12
@공과대학
예상대로 엄청 잘 어울리는 조합이었습니다.

다음번에는 인삼을 생크림이나 우유와 함께 갈아서

폼이나 에스푸마로 만들어 올려볼 생각입니다.

당근 퓨레의 경우에는 요리의 요자도 모를 당시에 tv에 셰프들이 나와서 막 이것저것 만드는거보고

신기해보여서 처음으로 따라만들어본 요리였는데

세세한 부분들은 조절하기 힘들순 있는데 전반적으로 볼 때는 진짜 상상 이상으로 만들기가 쉬워서

스테이크 할 때마다 만드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도 가장 평이 무난한 편인지라..

일종의 저 나름의 필승카드입니다.
0
2018.01.07
그래서...혹시 연인으로 남자도 괜찮습니까....
0
2018.01.12
@천생염분
전 여자만... 받습니다..ㅎㅎㅎㅎㅎㅎ
0
2018.01.07
너 뭐 하는 새끼냐 진짜ㅋㅋ개부럽다..
난 메뉴 하나 짜기도 개빼신데
0
2018.01.12
@장사하자
그냥 상상해본 메뉴들을 일단 적어놨다가 실행으로 옮기는 정도라

겉보기엔 괜찮아보일 순 있어도 실제로 맛을 보면

구성이나 맛의 깊이나 이런 디테일들이 많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이 부분들은 시간을 잡고 개선을 해야할 것 같아서 고민입니다.
0
2018.01.13
메뉴가 전문 코스요리 같은데 플레이팅이 너무 아마라서
긴가민가했는데 걍 집에서 한거였구나.

플레이팅에 신경 더 쓰면 완성도 엄청 높아질듯 ^_^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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