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제목미정

꿈도 미래도 없으니 매일 술쳐마시고

술에 꼴아서 망상과 허상만 계속해서 생각하고있으니

뇌가 정상적인 생각을 못해서 그런 것 같다

 

매일 죽었으면하고 생각하다보니 계속 되뇌이게 된다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하고

이상한 종교같은 걸 만들기 시작했다.

 

침묵이다.

침묵을 신앙하는 거다.

언젠가 게임을 돌아다니다가 침묵이 어쩌고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그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태초에 침묵이었고 곧 소리가 터지며 우주가 태어났느니 어쨌느니했지만

난 세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해선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침묵이라는 단어만큼은 마음에 들었다.

 

나는 태어나지 않고 모든 것을 모르는 상태가, 아무것도 없다는 것도 모르는 상태가

행복을 뛰어넘는 가장 완벽한 상태라고 생각했다.

아니지. 없다라는 상태로는 설명할 수 없다.

가능성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앞으로 태어날 수 있다. 앞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

실현되지 않고 가능성만 남은, 없다는 것을 뛰어넘어 더욱 아무 것도 없는 상태.

나는 이 궁극적인 상태를 정적 또는 침묵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나는 먼저 내가 태어났다는 것을 부정했다.

그렇다면 출산을 부정해야한다.

그것을 부정하기는 쉬웠다.

 

출산이라는 건 결국 이 침묵에 빠져있는 누군가를 뽑아내서 시한폭탄을 쥐어주는 거다.

출산은 생명을 낳는 게 아니라 어떤 생명에게 죽음을 쥐여주고 공포를 알게하는 것이다.

태어나면서 사람이 우는 건 침묵으로부터 떨어졌기때문이다.

우리는 살아가는 게 아니라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몇 초만에 그런 이유를 만들어냈다.

죽으면 완전히 침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생각까지는 미치지 못 했다.

 

태어나기 전, 수정되기 이전이 침묵이라면 태어나고 난 뒤는 그와는 반대되는 소리일 터.

그렇다면 침묵으로부터 가장 떨어진 소리는 소음일 것이다.

가장 기분 나쁜 소리는 소음이고, 때문에 소음은 죄악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삶은 소음이 아닌 침묵에 가까운, 음악이든 노래든 사람으로부터 즐길 수 있는 소리가 되어야할 것이다

공포는 소음이다. 때문에 나는 자살을 종용하지 않을 것이다.

나부터가 겁이 많아 자살하지 못하고 있다. 중학교때 한번 시도한 이후로는 두번 다시 시도하지 못 한다.

살인도 종용하지 않는다. 고통은 소음이다. 내가 침묵을 신앙한다면 우리가 싫어해야할 것은 소음이다.

침묵으로부터 떼어놓는 행위는 전부 죄악이니 종용하지 않는다.

 

술에 미친 뇌는 출산은 가장 큰 죄악 중 하나라고 생각에 이른다.

십자가를 든, 기독교인지 천주교인지 모르겠으나 7대 죄악이라고하는 게 있다.

그렇다면 내가 만들어낸 종교의 7대 죄악에 출산이 아마 있을 거다.

 

예를 들면 길고양이다. 아무리 길고양이가 귀여운들 길고양이다.

캣맘이라고하던가. 그들은 길고양이가 불쌍하다며 길고양이를 돌봐준다.

그렇다면 그 수가 늘어나면 불쌍한 고양이가 늘어나는 것 밖에 안된다.

거기에 돌봐주는 사람에게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 수가 늘어나면 고양이는 더욱 고통스러워질 것이다.

때문에 수가 늘어나면 안된다. 출산을 해선 안된다.

정적에 잠긴 어느 생명, 가능성 하나를 태어나게 해선 안된다.

가능성은 가능성인 채로 남아있으면 된다.

어느 상자에 남겨진 희망처럼.

 

지금도 온갖 생각이 나를 괴롭힌다.

당장 내일 밥먹을 돈은 어떻게 구할 것이며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갈 것이며하는 것들.

지긋지긋한 소음을 애써 모른채하고 침묵을 갈구한다.

노력은 하지않고 죽음을 갈구하며 술을 마신다.

그 누구에게도 권하지 않을 종교를 만들면서

계속해서 뇌가 만들어내는 망상과 허상이 멈추길 바라며 침묵을 갈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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