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타 2(DOTA2)
플레이 타임 : 61시간
개발사 : Valve Corp.
필자의 제멋대로 별점 : ★★★★ (4/5)
흔히 리그 오브 레전드로 대표되는 ARTS(Action Real-Time Strategy), 전에는 AOS라고 불렸던 장르의 시초는 AOS라고 부르는 스타크래프트의 유즈맵이었습니다. AOS 는 Aeon Of Strife 의 줄임말로, 두 개의 진영과 자신에게 주어진 한 명의 영웅 유닛, 컨트롤 할 수 없는 각 진영의 지원 병력과 세개의 공격로 시스템이 특징적인 게임이었습니다. 물론 지금 흥행하는 같은 장르의 타 게임들처럼 중립 몬스터나 아이템, 영웅의 스킬 같은 개념은 없었지만 같은 장르의 게임 구성을 이 유즈맵의 약자인 AOS라고 불렀던 만큼, 지금의 ARTS 장르의 시초와 같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때 유행하던 AOS는 당시 워크래프트 3의 유즈맵을 제작하던 미국의 대학생, Eul(이하 율)의 눈길을 끌고, 이는 당대 게임계에 한 획을 그었던 DOTA(Defence Of The Ancient)로 이어졌습니다. AOS의 기본 골자인 단독 영웅과 진영, 세개의 공격로를 적절히 조합한 공성전 방식의 게임,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포럼의 논의글과 빠른 피드백 덕에 워크래프트 3를 단지 도타를 플레이하기 위해서만 하던 유저가 더 많았을 정도로 당시 도타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죠.
하지만 도타의 전성기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도타가 인기를 끌면서 수 많은 아류작들이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당시 워크래프트3의 확장팩 프로즌 쓰론이 나오면서 본편 기반으로 제작된 유즈맵인 도타를 프로즌 쓰론 기반으로 옮길 수 있느냐 마느냐의 논란이 일었는데, 프로즌 쓰론이 나오면서 본편의 맵을 마음대로 월드 에디터로 불러올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도타의 맵 정보는 도타를 즐기는 유저들에게 낱낱히 공개되고, 이를 이용해 도타의 맵 정보에서 약간의 수치와 이름들만 바꾼 아류작들이 넘쳐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Guinsoo(이하 구인수)와 IceFrog(이하 얼개)의 도타 올스타즈와, 초고수라는 닉네임을 쓰는 한국 유저가 도타를 한글화한 후 한국인에 입맞에 맞게 뜯어고친 카오스라는 유즈맵이었습니다.
[구인수와 얼개의 도타 올스타즈.]
[그리고 한국 유저 초고수의 카오스.]
[대략적인 발전 과정은 이렇습니다. 120억 짜리 똥이 보이는 것 같지만 무시합시다.]
도타 2는 오리지널 도타의 제작자 율과, 도타 올스타즈의 제작자인 얼개가 밸브 코퍼레이션과 함께 개발한 워크래프트 3 오리지널 도타의 정식 후속작입니다. 오리지널 도타의 정식 후속작이라고는 하지만, 시스템 상으로는 도타 올스타즈를 완벽하게 스탠드 얼론으로 구현했다고 할 수 있죠. 현재 부분 유료화로 오픈중이며, 외국 서버는 스팀에서, 한국 서버는 넥슨에서 퍼블리싱 중입니다.
도타 2는 현재 외국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만큼은 아니더라도 굉장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전세계 단위의 도타 2 챔피언쉽 대회가 열려 현재 본선이 진행중이며, 게임 내에서 열리는 경기를 관전하거나 커뮤니티를 통해 다른 플레이어들과 소통하며 게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경기가 진행중이지 않군요.]
게임 내 상점에서는 플레이어들이 쓸 수 있는 영웅들의 치장 아이템이나 짐꾼의 스킨, HUD 스킨, 아나운서 팩과 게임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와드의 스킨 등을 구매할 수 있으며, 창작 마당을 통해 자신이 스스로 치장 아이템을 만들거나 다른 플레이어들이 만든 치장 아이템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 탭에서는 여러 가지의 게임 모드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커스텀 로비를 만들어 지인들과 함께 플레이하거나, 봇을 통해 연습, 1:1 매치를 찾는 등 여러 가지의 게임 모드들이 있으며 특이하게도 멘토링 시스템을 도입해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멘토링 시스템은 1명의 멘토와 5명의 멘티로 구성된 파티를 짜서 매치메이킹을 돌리는 형식으로 1명의 멘토는 게임 플레이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고 멘티들을 위해 음성 채팅이나 미니맵에 그림을 그리고 핑을 찍는 식으로 플레이에 조언을 주며 함께 게임을 이끌어 나가게 됩니다. 멘토는 플레이어 시점으로 다른 플레이어들의 마우스 움직임까지 모두 볼 수 있다고 하니, 초보들의 진입장벽을 낮추는데 상당히 도움이 되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래디언트와 다이어의 다채로운 영웅들.]
도타 2는 기본적으로 래디언트와 다이어 진영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모두 합쳐 107명의 영웅을 제공합니다. 영웅들은 힘, 민첩, 지능의 주 속성을 가지며 구매하거나 프리 로테이션을 가질 필요가 없이 자유롭게 고를 수 있습니다.
영웅을 고르고 게임을 시작하면 625골드와 함께 멀뚱히 서있는 자신의 영웅을 볼 수 있습니다. 다른 ARTS 게임과 마찬가지로 도타 2는 세개의 공격로를 가지며 일정 시간마다 생성되는 각 진영별 유닛들이 생성됩니다. 특이한 점은, 전 팀원이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짐꾼(커리어)가 있다는 것입니다. 커리어는 한명만 사도 모든 플레이어들이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추가 골드로 날아다닐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도 가능합니다.
[이렇게 상점을 돌아다니며 아이템을 대신 사주는 역할!]
그와 더불어 타 ARTS 게임과 도타 2가 차별화되는 점은 미니맵이 미드 레인을 기점으로 하는 완벽한 대칭이 아닌 타원형의 둥근 대칭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진영마다 타워와 타워 사이 간격이 긴 레인과 짧은 레인이 있는데, 긴 레인은 정글 크립을 불러와 아군 미니언에게 붙여 상대 레이너에게 보내지 않음으로서 경험치 수급을 막는 - 일반적으로 풀링이라고 부르는 - 플레이가 가능하기 때문에, 롱 레인 또는 자살 레인이라고 부르고, 반대로 타워와 타워의 사이가 짧은 레인은 풀링을 할 정글 크립이 없기 때문에 경험치를 계속 손해보며풀링을 당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로 레벨링이 중요한 영웅을 보내 CS를 수급하지 못하더라도 경험치 차이에서 오는 이득으로 라인전을 이끌어 나가도록 하는 경우도 있죠. 하지만 이런 전략이 정형화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 명의 하드캐리와 두 명의 서포터를 같이 보내는 트라이 레인, 또는 라인 별로 한 명의 레이너를 세우고 두 명의 서포터가 로밍을 다니는 등 매우 다채로운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래디언트의 숏 레인, 다이어의 롱 레인. 바텀에서는 반대의 진형 구성이...]
상점 시스템 또한 괜찮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슬롯 개수라는 시스템적 한계 때문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상점들을 우물가와 크립 안에 있는 비밀 상점, 미드 레인을 제외한 각 위아래 레인 옆에 숨겨진 사이드 샵으로 통합하고, 영웅 별 추천 아이템과 핵심 아이템, 시작 아이템을 한 눈으로 볼 수 있게 표기해 놓았습니다. 챔프 별 템트리가 거의 정형화 되어 있다시피 한 옆동네 게임과는 다르게 도타 2는 힘, 민첩, 지능의 능력치 중심으로 영웅을 육성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템 트리에 있어서는 좀 더 자유롭고 유연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탑과 바텀 사이드에 있는 사이드 샵.]
[특별한 아이템들을 살 수 있는 비밀 상점.]
[한국 유저들이 업데이트 한 바람순찰자 빌드]
그 외 별개로 왼쪽 위에는 유저 가이드가 있습니다. 유저 가이드는 스팀에 연동되어 있는 도타 2 유저 포럼에서 타 유저들이 어떤 영웅에 대하여 써 놓은 공략이나 운용법, 아이템 트리들을 볼 수 있게 해놓은 공간입니다. 영웅들의 수가 많기도 하고, 캐릭터에 따라 정해진 포지션이나 운용법이 딱히 특화되어 있지 않다보니 어리벙벙 할 초보 유저들을 위한 배려책을 상당히 많이 마련한 모습입니다.
[번개의 힘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폭풍령.]
타 사의 도타류 게임을 경험하다 온 유저들이 도타 2 를 접하며 가장 놀라는 것은 엄청나게 많은 영웅들의 바리에이션일 것입니다. 타 사의 게임들이 투사체를 날려 적에게 데미지를 주거나, 우리팀의 체력을 채워주거나 같은 직관적인 스킬셋으로 운용하도록 디자인 된 캐릭터들을 주로 내세운다면, 도타 2는 좀더 다양한 설정과 영웅들의 디자인을 통해 재미를 끌어올렸습니다.
예를 들어, 필자가 주로 플레이하는 원소술사(인보커)의 경우 3개의 원소와 원소 조합 스킬을 이용해 총 10개의 스킬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으며, 루빅이라는 영웅은 데미지 딜링 스킬은 하나밖에 없지만 다른 영웅이 마지막으로 쓴 스킬을 빼앗아 자신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직관적이고 쉬운 조작법을 지닌 영웅들도 많지만, 이렇게 참신하고 심도있는 조작을 요하는 영웅들도 게임의 재미와 매력을 한층 높여주는 요소가 될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의 기술을 마음대로 훔쳐 쓸 수 있는, 대마도사 루빅.]
[염동력 지팡이를 이용해 루나를 나무에 묶어버리고, 킬을 딴다!]
거기에 아이템 사용 또한 유틸성이 굉장히 강해서, 염동력 지팡이라는 아이템은 어떤 대상이건 600 거리만큼 앞으로 이동시켜 버리는 액티브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 기술을 통해 상대팀의 딜러를 한타 범위 밖으로 밀어버리거나 아군의 이니시에이터를 적진 한가운데로 보내주거나, 혹은 자신이 탈출하거나 쫓기는 아군을 구해주거나, 이동거리만큼 데미지를 주는 스킬이 걸렸을 때 강제로 이동시켜버림으로서 데미지 딜링을 하거나와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염동력의 지팡이 말고도 여러 가지의 액티브 아이템을 구해 무궁무진한 활용도로 사용할 수 있죠.
[이런 공지가 떴다면, 당신은 트롤촌에 입성한 것.]
도타 장르 게임을 하는 유저들의 가장 큰 적은 트롤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도타 2에서는 트롤링에 대한 제제를 속칭 트롤촌이라고 부르는 시스템으로 해결했습니다. 일정 수의 유저 신고가 쌓인 유저는 저우선도 대기열에 들어가게 되며 일정 수 이상의 게임을 채우지 않으면 트롤촌에서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이 시스템은 북미에서 이미 좋은 반응을 얻었고, 타 게임에서도 이런 시스템을 차용하라는 유저들의 건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하네요.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깔끔한 그래픽과 멋진 이펙트도 일품. 영웅은 필자가 주로 즐기는 원소술사.]
[흔한, 한국의 도슬람]
이렇게 좋은 게임성과 시스템으로 무장한 도타 2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흥행하지 못했습니다. 많은 유저들이 그 이유를 높은 난이도와 진입장벽으로 뽑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AOS계를 휘어잡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쉬운 조작감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게임인데, 게임의 대다수 이용자 층인 10대의 학생들에게는 높은 진입장벽의 어려운 게임보다는 조금은 용이한 쉬운 게임이 더 선호되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뉴비의 유입에 폐쇄적인 기존 우리나라의 도타 커뮤니티 방침 또한 도타 2가 우리나라에서 흥행하는 데에 걸림돌이 되었죠.
[아군 미니언을 죽이는 디나이. 상대 영웅의 조롱성 보이스가 들리면 조홍감이 두 배...]
게다가, 게임 자체의 난이도가 어려운 것도 진입장벽을 높이는 데 일조했습니다. 대부분의 ARTS게임이 그렇듯 도타 또한 CS, 그러니까 막타를 먹어야 골드 수급을 수월히 할 수 있는데, 디나이라는 시스템은 체력이 얼마 없는 아군 유닛 – 타워, 심지어 영웅까지! - 을 죽임으로서 상대방이 경험치와 골드를 얻지 못하게 하는 기술입니다. 물론 좀 더 흥미진진하고 치열한 라인전을 위한 요소일 수도 있겠지만, 영웅들의 평타 모션이 상당히 느린 상황에서 내 CS와 상대방의 디나이까지 신경 쓰기엔 너무나도 손이 바쁩니다. 게다가, 열심히 골드를 모아도 혹여나 갱킹을 당해 킬을 내주는 순간 모아놓은 골드의 일정 양이 사라져버립니다.
거기에, 각 챔피언 별로 탱커 1, 탱커 2 이런 식으로 역할이 정해져 있던 타 게임과 달리 도타는 너무나도 뚜렷한 영웅들의 개성 때문에 오히려 더 어려운 게임이었습니다. 너무나도 다채로운 방식으로 영웅들을 사용할 수 있다 보니, 어떤 영웅은 어떻게 플레이하고, 어떤 영웅은 어떤 식으로 운영해야 하는지 하나 하나 다 알아가야 했던 것이죠. 그 영웅들에 대한 이해도와 숙련도가 높아야 하고, 거기에 맞는 조합 픽이나 운영법까지 숙지하려는 것은 너무나도 힘들었습니다. …예, 저도 처음에는 때려치려고 생각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도타 2 는 비록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참신한 영웅 디자인과 무궁무진한 변수, 플레이어에게 성취감을 주는 높은 난이도와 타 게임에 비해 매너있는 유저층, 개발진의 개념있는 밸런싱 등 여러 가지의 매력이 한데 섞여 있는 게임입니다. 물론 처음에는 괴랄한 난이도로 당신의 멘탈을 사정없이 파헤치겠지만, 차차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빠져들어가는 당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도타 입문자들을 위한, 유해조류옹의 간단한 입문 가이드. http://blog.naver.com/cramoisy/60159229063
유해조류옹께서 버전이 많이 바뀌기 전에 쓴 글이라 가볍게 참고 정도로만 이용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화려한 스킬 이펙트, 수려한 맵 디자인.
게임의 진행을 흥미진진하게 하는 변수 덩어리 아이템, 영웅들.
원조의 화려한 귀환, 도타 2.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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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한줄평 : 초보들은 쉽게 손대기 힘든, 그러나 고수들에게는 최고의 명작.
리암시므슨
리암시므슨
ㅅㅎㅈ
매칭이 이따군지
ㅅㅎㅈ
김뭐뭐
더러운게이인척하는놈들
난 카오스 하다 유학가서 도타를 접하고 템까지 비슷한거 보고 갸우뚱좀 했었음ㅋㅋ
워크 도타때가 잼났는데 적당한 쓰레기짓도 해가면서 꿀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