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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직과 사무직

9dfb3fb2 2024.04.18 47

옆 동네만 건너가도 '그런 회사가 있어?' 싶은 소리 듣는 곳에 사무직으로 얼마전 입사했다

 

사무동 사람들은 한 층에 천장 에어콘만 두자리수가 넘어가는데 현장은 대형 에어콘이 구석에 한 개씩 겨우 박아둔다

 

그것도 사람이 아니라 원재료 품질을 기준으로 온도를 맞추고 기기를 설정한다. 그래서 에어콘보다 제습기가 더 많다.

 

사무동 사람들은 꽉찬 제빙기로 커피타먹으며 목이탄다고 하는데, 현장에는 분진으로 관리가 어렵다고 휴게실에 제빙기를 못놓아준단다

 

그들은 여름에도 미지근한 물을 먹고 콩만한 현장 냉장고엔 개인 얼음물병이 가득하다

 

사무동 사람들은 땀한방울 안흘리고 향수와 화장품 냄새를 풍기며 구내식당에 들어오고, 현장직은 땀에 절어 냄새를 풍기며 식당 한 공간에서 만나게 된다

 

셔츠와 맨투맨 사이 틈에 끼어 밥을 먹으며 오후에 무슨 맛 원두로 커피를 먹을지 나는 고민하지만

 

현장직은 짧은 시간 한정된 변소에 똥을 누고, 더더욱 부족한 시간으로 한참 떨어진 흡연장소에 다녀올 고민을 해야한다

 

언젠가 나와 저들은 다르다는 쓰레기같은 생각이 차올라 스스로가 너무 혐오스럽다

 

'그래도 내가 저들보다 낫지'라는 생각이 들고, 콩만한 회사에서 콩만큼 잘난 내 모습에 취해 마음의 안도를 삼는다

 

같잖은 걸로 자존감을 꾸역꾸역 채워나가는 것만 같아 나 자신이 너무나 끔찍하게 느껴진다

1개의 댓글

855cedc8
2024.04.18

원래 사람이 그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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