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는 항상 감정에 충실했다

자기가 하고싶은걸 해야하고 먹고싶은걸 먹어야하고

거짓말하지 못하고 사랑해달라하고

어떻게보면 어린아이 같아보이기도 했고

나는 그런점에 끌렸다

나에게는 없는것이었으니까..

한참 사귀고난 뒤에도 "오빠는 나한테 숨기는게 많아"

라고 할 정도로 난 깊은 무언가를 잘 드러내질 못했다

여자친구의 그런 순수한 면에 끌려 사랑에 빠지었지만

그런면에 불만이 없던건 아니었다

여자친구는 멀티태스킹이 안된다

친구랑 있으면 연락이 잘 안되다, 친구와 헤어지면

곧 나에게 전화를 하던 여자친구였다

곁에 누가 없어야 나를 찾는듯한 느낌을

항상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참다참다 결국 힘겹게 말을하면

들어주고, 이해해주고, 일단은 노력해주는 여자친구였고

그런 우리여서 500일을 넘게 잘 사귀어 왔겠지

우리가 틀어지기 시작한건 내가 고시공부를 하기로 해서였을까

나는 한참 진로를 고민하다 고시를 보기로했다

평소 자기가 애정결핍이라고 하는 여자친구를

두고 고향으로 내려가 공부를 할 생각에

지레 겁을 먹고

헤어질 준비를 하던 나였다

집으로 내려가는 마지막날 헤어지자는 말이 떨어지지 않아

한참을 입을 닫고있자

먼저 흐느끼는건 여자친구였다

"곁에만 있어주면 돼.."

여자친구 알고있었나보지

그렇게 우리 둘은 껴안고 흐느끼다

나는 고시공부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