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https://www.dogdrip.net/555967977

 

앞 이야기를 충분히 봐야 이해되는 부분들이 있으니 주의!!! 파트 2 렛츠고

 

 

 

좀비 게임이란 

 

이젠 죽겠지, 이젠 죽겠지 해도 관짝을 박차고 계속 명맥을 이어나가는 게임을 말한다.

 

이번 part.2 부터는 국내 레전드 좀비 게임 시리즈인 EZ2 시리즈의 길고 긴 심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역사를 더 알아보자.....

 

 

 

리듬 게임 EZ2 시리즈로 대성공을 이"뤘"던 게임 개발사 어뮤즈월드. 그러나 그들에게도 실패가 찾아왔다.

 

 

야심차게 EZ2DJ 6th를 출시했으나 갖은 찐빠로 평가가 떡락했기 때문이다...

근데 앞 이야기를 읽었다면 한가지 궁금한 점이 있을 것이다.

 

???: 아니 근데 얘네들 1000억 벌었다매? 그 돈 다 어따씀? 대체 뭔 사업을 했길래...??

여기서 잠깐 어뮤즈월드가 대체 어떤 사업들로 돈을 날렸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앞서 part.1에서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에 PC방이 처음으로 생겼고, 이때문에 오락실 인기가 꺾였다! 라고 했었다.

 

 

이때 어뮤즈월드는 EZ2 시리즈 단 하나만으로는 장기적으로 돈을 굴리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시도한 것들이.....

 

짜잔! 센서(저 인덕션 같이 빨간 거) 위에 서서 안무에 맞춰 춤을 추는 신-개념 리듬게임!!! EZ2 Dancer를 발매한다거나 

 

골프 시뮬레이터 기기인 EZ2 GOLF를 발표하는 등.... 어딘가 핀트가 엇나간 듯한 요상한 작품을 개발한다.

 

물론 우리가 지금 이지투 댄서, 이지투 골프를 전혀 모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이 두 작품은 성공하지 못하고 허무하게 사라졌다.

 

???: ㅅㅂ 하는 수 없다. 우리의 근본은 카지노다...

 

여러번 실패하면서 본전을 깎아먹었지만 그래도 EZ2DJ 시리즈가 잘 나가니 코인은 여러 개 남은 상황.

어뮤즈월드는 남은 코인을 성인용 도박 게임 개발에 배팅하게 된 것이다.

 

아시다시피 어뮤즈월드는 초창기에 성인용 도박 게임을 주로 만들었는데 그 노하우도 있겠고, 

또 당시 한풀 꺾인 오락실 시장도 점차 청소년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타겟을 변경하고 있었던 것도 한몫했다.

 

 

▲ 그냥 진돗개의 모습. 게임 사진은 도저히 못 찾겠엉.

 

그렇게 어뮤즈월드는 예전의 어두운 기억까지 끌어내서 골든 게이트, 진돗개라는 성인용 도박 게임을 개발한다.

그리고 당시 오락실의 추세에 잘 편승해서 어느 정도 성공을 하는 듯 했다.

 

???: 이야 그래도 돈 좀 벌린다? 다시 떡상 하는 거 맞지??????

 

 

 

 

???: 어 형이야

 

 

???: 개씨발!!!!!!!!!!!

 

그렇다.. 2006년, 당시 오락실 판 전체를 반쯤 부숴버린 "바다이야기 사태"가 터지면서 

기껏 성공하는 듯하던 성인 도박 게임마저 완전히 망하고만 것이다.

 

???: ㅅㅂㅅㅂㅅㅂ 어쩌다 이렇게 됐지? 어쩌다 하늘은 왜 어뮤즈월드를 낳고 바다이야기 사태를.......

 

어뮤즈월드는 바다이야기 사태로 굉장히 뼈아픈 손해를 봤다.

결국 2004년 개발한 EZ2DJ 6th 이후 무려 3년이 넘도록 신작은 고사하고 개발조차도 못하는 상태가 됐다.

 

???: 힝.. 게임 망했엉..

 

이전까지는 적어도 1년에 한번씩 신작이 뚝딱 나왔는데 3년이 다 돼가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다.

유저들도 직감적으로 시리즈가 끝났다고 생각하고 자포자기하고 말았다.....

 

그러던 2007년...

 

 

 

 

?????

 

"2007년 봄 다시 우리 옆으로 아케이드 국산 게임의 자존심이 돌아온다!"

라는 뭔가 요상한 문구와 함께 EZ2DJ 7th가 발매된다.

 

https://youtu.be/kWHKS-ya9nk?si=eSu_Vt4Sztpi46RP

2007년 3월 발매된 EZ2DJ 7th ~Resistance~.

 

??? 뭐임? 망한 거 아니었음??

관에 들어간 게임 시리즈가 관짝을 박차고 갑자기 부활했으니 유저들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 EZ2DJ 7th 개발진 중 한 명인 RYUMinus

이렇게 EZ2 시리즈가 다시 부활하게 된 건 유저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뮤즈월드가 큰 실패를 맞이한데다가 정식 개발진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당시 리듬게임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던 유저 RYUMinus와 다른 유저들이 합심해서 

거의 없다시피한 지원과 아주 빠듯한 제작 기간까지 모두 감수하고 게임을 만든 것이다.

 

https://youtu.be/MtpOA84r7KM?si=Gc0IFgpSR_8iUNTs

그런데... 전문 게임 개발진이 아닌 사람들이 개발을 했다보니 EZ2DJ 7th의 퀄리티는 많이 좋지 않았다.

 

신곡이 많긴 했으나 모두 당시 리듬게임 내에서 유행하던 "트랜스" 장르로 도배가 돼있어서 다양성이 없다는 비판도 있었다.

비주얼은 무슨 컨셉인지도 알 수 없는 황사 + 금가루인데다가 그래픽도 어설픈 수준이었고 

특히 BGA(백그라운드 애니메이션, 리듬 게임할 때 배경에 깔리는 영상)는 최악이었다.

 

이는 단순 비교만 해봐도 알 수 있는데 

 

https://youtu.be/8Uakbdb8vxw?si=l1-Wd80YxgRk6YQ8

▲ 2001년에 개발된 EZ2DJ 3rd 수록곡 Black Market의 BGA

반복 장면도 제법 많지만 그래도 곡과 아주 잘 어울고 눈나도 나오고 멋지구리하다.

 

https://youtu.be/7q9Vk41tdAE?si=vRAKpQYbWluXqPu5

▲ 2007년에 개발된 EZ2DJ 7th 수록곡 To My Love의 BGA

????? 그림 한장 + 뒷배경 무한 루프가 전부다.

당시 개발 환경이 너무 안 좋았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비주얼을 타협한 BGA가 대부분이었다.

 

이 EZ2DJ 7th의 개발 환경은 정말정말 레전드나 다름없다. 썰을 풀면 끝도 없지만 대표적인 걸 하나 알아보면....

 

???: 아... 노래가 다양하질 않네. 상큼한 여자 보컬곡 하나 있으면 딱 좋은데... 섭외할 돈이 없엉...

 

 

오 씨발... 좋은 생각 났음. 야 일로 와봐.

 

 

https://youtu.be/hojBoBmp9JY?si=KCWwG1qiSN_GtMW4

그렇게 만들어진 유사 여자 보컬곡...............

그렇다. 사실 이 노래는....

 

 

"남자 개발자" RYUMinus의 목소리를 이펙터로 여자키로 바꿔서 만든 곡이다..........

EZ2DJ 7th는 이런 식으로 개발된 것이다.

 

이런 눈물나는 개발 과정이 있었던 EZ2DJ 7th는 결과적으로 상당한 호응을 받으며 성공했다.

 

성공 요인은 게임의 완성도는 떨어졌을지언정 일단 EZ2 시리즈가 부활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었고 

"고인물 유저"들이 좋아할만한 어려운 패턴이 정말 많았기 때문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6VWy6JUr_0I

▲ EZ2DJ 7th 수록곡 - Revelation

이전 작품인 EZ2DJ 6th가 콘텐츠 때문에 욕을 먹었다면, EZ2DJ 7th는 완전히 반대되는 사례인 셈.

 

그렇게 EZ2 시리즈는 성공적으로 부활하는가 싶었다.........

 

???: 헤헤.. 신작... 사람들이 좋아한다... 기분 좋다...

 

 

???: 어 형이야

 

???: 뭐야 ㅅㅂ 누구세요

 

???: 고소하러 왔습니다. 너 우리 특허 침해했어 딱 대.

 

 

???: 않되!!!!!!!!!!!!!!!!!!!!!!!!!!!!!

 

EZ2DJ 7th가 개발된지 고작 4개월 뒤, 어뮤즈월드에 핵폭탄이 떨어진다.

코나미와의 소송에서 패소하고 만 것이다.

 

자세한 재판 과정은 생략하고 결과만 간략하게 정리하면 

 

어뮤즈월드는

1. 코나미 측에 39억원을 배상하고, 

2. 게임 생산, 양도, 대여 등이 금지되며

3. 제작된 완제품 및 반제품 전량 폐기 판결을 받았다.

 

겨우 살아나나 싶다가 소송 핵폭탄을 맞은 어뮤즈월드..

유저들은 진짜로 EZ2 시리즈는 진짜로 끝장났으며, 앞으로 신작은 영영 못 나올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 뭐고.??

 

 

정말정말 놀랍게도 소송으로 뚜드려 맞고 관뚜껑까지 닫힌 2007년에! 

아무렇지 않다는 듯 신작을 내놓았다. 그게 바로 

 

https://www.youtube.com/watch?v=TbsROX5q0lk

 

2007년 12월에 발매된 EZ2DJ 7th 1.5 버전이다.

사람들은 너무 놀라서 공중제비를 돌고도 남았다. 왜냐하면 당시에는 소송 패소 이외에도 

 

EZ2ON, 다시 말해 EZ2 시리즈의 PC 버전이 출시됐기 때문이다.

유저들은 당연히 "아~ 오락실 게임 망했으니 컴퓨터 게임으로 이어나가는구나" 싶었는데 

갑자기 오락실 게임이 다시 나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참고로 이 이지투온은 1년도 못가 망했다.)

 

???: 아니 그건 그렇고 소송 졌는데 이렇게 쌩가고 신작 내도 되는 거임?

 

모든 사람이 이런 궁금증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건 게임 제목을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는데...

 

Version 1.50....... ????????

 

???: 헤헤... 이거 신작 아니다... EZ2DJ 7th 패치 버전이다...

 

그렇다. 어뮤즈월드는 EZ2DJ 7th 제목에 숫자를 붙이고 

"이거 신작 아니고 패치 버전인데요?" 하는 희대의 꼼수를 썼기 때문이다. 웃기게도 이게 먹혔다.

 

▲ 신작 EZ2 시리즈에 열광하는 리붕이의 상상도

 

그리고 이번에도 앞선 EZ2DJ 7th처럼 외적인 완성도는 떨어졌다.

이는 개발 기간이 너무나도 짧았기 때문인데...

 

???: 헤헤 추가 패치 버전 개발하고 싶은데 기간 얼마나 되나용?

 

???: 1

 

???: 그래도 1년이면 떡을 치겠네

 

 

???: 달.

 

???: 뭐?????????

 

그렇다. EZ2DJ 7th 1.5 버전의 개발 기간은 고작 1달에 불과했다....

이후 개발자 피셜에 따르면 실질적인 개발일은 15일 남짓이었다고 한다. wow

 

개발 기간이 적어도 너무 적다보니 세세한 디테일, 비주얼은 기대를 하면 안 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전 EZ2DJ 7th에서는 한곡 한곡 똥퀄일지언정 BGA는 다 있었는데, 

이번에는 BGA를 만들 여력조차 없었는지 "범용 BGA"라는 땜빵식 BGA를 여러 곡에 삽입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ICoRQilC1E

▲ EZ2DJ 7th 1.5 수록곡 - Lucid

낙엽 풍경, 웬 상추밭, 모토로라 휴대폰에 피아노를 반죽하는 사람 등등 별 연관 없는 그림들이 슬라이드 쇼처럼 나온다...

 

게다가 급하게 콘텐츠를 추가하느라 굉장한 찐빠를 내기도 했는데, 

이 찐빠에 대해서 말해주기에 앞서서 간단히 설명할 부분이 있다......

 

▲ 왼쪽부터 5키, 7키, 10키, 14키 모드

 

EZ2 시리즈에는 모드가 정말 다양한 편이다. 그런 와중에 가장 이질적이고 특이한 모드가 있는데, 

 

https://www.youtube.com/watch?v=iYmy9-_7E3w

▲ EZ2Catch 모드.

그게 바로 턴테이블로 과일을 받아서 점수를 내는 EZ2catch 모드이다.

 

버튼을 누르는 게 아니라 캐릭터를 조종해서 노트를 받는 식으로 아예 매커니즘이 다르다보니 

개발을 할 때도 일반 모드와는 다른 노하우가 필요했다.

 

하지만.....

 

???: 발매까지 얼마 안 남았네???? EZ2catch? 이건 또 뭐야. 시간도 없는데

 

???: 라인이 12개네?

 

???: 10키도 라인이 12갠데???(가장 오른쪽 FINAL MIXING!은 노트 안 나와서 제외)

 

???: 헤헤 라인 수 똑같으니까 캐치도 10K 패턴 때려박으면 되겠지?

 

이런 편의적인 마인드로 개발을 할 수 밖에 없었고....

 

https://www.youtube.com/watch?v=HNJDZjSkRwE&t=2s

▲ EZ2DJ 7th 1.5 버전 수록곡 - Hyper Magic의 기형 패턴

말도 안되는 난이도의 기괴한 패턴까지 나오게 됐다.

 

이런 여럿 찐빠가 있었음에도 이런들 어떠랴, 저런들 어떠랴!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인물 유저들을 위한 잘 짜여진 어려운 패턴이 많아 전반적인 반응이은 좋은 편이었고,

퀄리티 높은 신곡도 추가돼서 유저들이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NwGTY8z59AM

▲ EZ2DJ 7th 1.5 버전 수록곡 - The Prince of Darkness

 

물론 문제는 계속 됐다. 앞서 말했듯 비주얼이 형편없는 건 그대로인데다가 

한계까지 다다른 시스템 사양이 또 난리를 치기 시작한다.

 

앞서 말했듯 EZ2DJ 7th에서부터는 아마추어 인력들이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했는데, 

이전에 있던 개발진들과 인수인계 조차 제대로 받질 못해서 버그를 잡는 등 세세한 디테일은 매우 부족했다.

 

그러다보니 발생한 대표적인 버그가 있는데... 그게 바로 

 

뽁찡 버그, 나무위키피셜 음파 크래시 버그이다.

 

어감만 보면 뭔가 귀여워보이는데 사실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영상만 보면 간단히 이해가 가는데...

 

https://www.youtube.com/watch?v=TjSoJyLwsKI&t=75s

▲ 귀갱 주의. 1분 12초부터, 뽁찡 버그의 전형적인 증상.

 

음악이 연주되는 와중에, 갑자기 뽁!!!! 삒!!!!!!!!! 끼이이익!!!!!!!! 하는 개잡소리가 나는 것이다.

당연히 게임하는 데 아주아주 큰 방해가 됐다.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EZ2 시리즈를 괴롭히는 대표적인 버그였고,

당시 노후화된 기판 사양 때문에 좀처럼 해결이 되지 않았다.

 

유저들이 할 수 있는 건 "아 ㅅㅂ 또 지랄이네 아저씨 기계 껐다 켜주세요!"를 외치는 것 뿐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해가 넘어가고,

 

https://www.youtube.com/watch?v=DCSfLNOi0NA

 

2008년 3월, EZ2DJ 7th 2.0 버전이 발매된다.

이 작품은 EZ2DJ 7th 1.5 버전을 보완하는 성격이 큰데, 게임의 랙을 줄이기 위해서

BGA를 끌 수 있는 기능이 생기고, 여러 편의 기능이 추가됐다.

 

또 EZ2DJ 6th와 비슷하게 해금 시스템을 또 도입했는데,

이번에는 비밀 커맨드를 입력하기만 하면 숨겨진 패턴이 나오도록 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게다가 신곡 또한 퀄리티가 좋은 편이라 역시 반응이 좋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BXS3MoAGMUE

▲ EZ2DJ 7th 2.0 수록곡 - Sinus

 

또 이 작품에 대해서는 언급을 안 할 수 없는 특이한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최초로 대학 축제 버전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 대학.. 뭐?

 

 

개발진 중 누군가가 세종대 출신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세종 페스티벌 리미티드 에디션이라는 희한한 버전이 만들어졌다.

어뮤즈월드의 허가를 받고 만들었기 때문에 저작권 문제는 없으며 정말 축제 당시에만 한정적으로 기동됐다고 한다.

 

이 버전에는 당시 EZ2DJ 7th 2.0 버전에는 없던 신곡이 수록돼있는 등 특이한 점이 많았다.

그러나 남은 사진이 극히 적고 동영상은 전멸 수준이라 더 알아 볼 수는 없다...

 

아무튼 EZ2 시리즈는 참 특이하게도 이어져나갔다.

그러던 중 어뮤즈월드는 EZ2DJ 7th를 만든 개발진 일부와 다른 인원들을 소집하는데...

 

 

???: 슬슬 쿨타임 찼으니 만들어야겠지??? 이번에는 누런 거 말고 컨셉도 제대로 잡고, 비주얼도 좀 다르게 해서. 만들어봐.

 

???: 알겠어용, 시간 좀 넉넉하게 주세용.

 

???: 오케이! 넉넉하게 한달... + 1일. 32일.

 

???: 씨빨!!!!!!!!!!!!!!!!!!!!!!!!!!

 

 

https://www.youtube.com/watch?v=-foLVBuMFR4

그렇게 2009년 3월, EZ2DJ 7th 클래스 R 코드네임 바이올렛이 발매된다.

이전의 누런 황사에서 벗어나서 제목과 어울리게 보라색 계열 비주얼로 바뀌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어서 신작이라고 봐도 과언은 아니지만,

소송 때문인지 이번에도 EZ2DJ 7th의 추가 패치 명목으로 개발되었다.

 

이전까지는 컨셉이 모호했으나 이번에는 "해킹"이라는 흥미로운 컨셉과 해금 시스템까지 결합해서 선보였다.

특히 개발진들은 해금 시스템에 굉장히 진심이었는데, 

 

1. 기본 히든 커맨드

= 모드 셀렉트 화면에서 특정 커맨드를 입력하면 숨겨진 콘텐츠가 열렸다.

 

2. 패스워드 - 포인트 해금

= 패턴을 깨면 패스워드가 발급되는데, 이를 입력하고 게임을 클리어하면 점수를 지급했고, 점수가 쌓여감에 따라 새로운 콘텐츠가 열렸다.

 

3. 엑스트라 스테이지

= 1, 2, 3스테이지를 특정 조건으로 플레이하면 특수 패턴을 플레이할 수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kfMcBaoitQ

▲ 엑스트라 스테이지 해금 연출, EZ2DJ CV의 히든곡 - 神威(카무이)

게다가 신곡들의 퀄리티도 대부분 좋은 편이라 반응이 좋았고, 간만에 유저들이 제대로 만족하는 듯 싶었다.....

 

▲ EZ2 신작을 즐기는 상상도.

???: 와 한판 깼다~ 점수를 6점이나 주네? 최종 보상이 히든곡이라던데 포인트 얼마나 모아야 돼요??

 

???: 20,000점.

 

?????? 뭐. 뭐 씨발?

 

???: 아 그리고 한판(3스테이지) 하면서 도중에 죽으면 포인트 다 날아가니까 조심하면서 해.

 

???: 이런 개새끼를 봤나????

 

시스템에 불합리한 점이 상당했다. 먼저, 최종 해금을 위해서는 포인트를 20,000점이나 모아야 했는데, 

일반 모드는 6점을 줬고, 라디오 믹스 모드는 8점을 줬다. 라디오 믹스만 한다고 해도 무려 1,334판을 해야 쌓이는 수준이다.......

 

결국 여기에 석이 나간 유저들은 해킹이라는 게임의 컨셉에 알맞게 상대해주기로 결정.

당시 패스워드 - 포인트의 구성이 꽤 허술했던 점을 파고들어서 두뇌 풀가동을 했고, 

결국 포인트 만점, 모든 콘텐츠가 해금된 코드를 역으로 만들어서 게임을 하기에 이른다.

 

???: ㅅㅂ 그만 좀 해라 쉽게 해줄게....

 

결국 개발진은 패스워드 - 포인트 시스템의 불합리함을 인정했고, 추가 패치로 퍼미션 커맨드 시스템을 선보인다.

이는 그냥 타이틀 화면에서 특정 커맨드를 입력하면 숨겨진 곡이 열리는 방식이라 별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찐빠가 없는 건 아니었다.....

 

이전에 언급했던 음파 크래시 버그가 이 버전이 되면서 다시 심해졌고...

시스템 최적화를 위해 예전 작품 수록곡들을 삭제했음에도 버그가 있는 편이라 혹평을 받았다.

그리고... 사실상 버그만도 못한 치명적인 찐빠도 존재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lXtNKGlzXs

▲ EZ2DJ 7th 클래스 R 코드네임 바이올렛 수록곡 - For the Top

 

그냥 들어보면 "뭐임 시발??"이 절로 나오는, 리듬 게임에는 너무 안 어울리는 초저퀄리티의 곡이다.

 

그런데 사실 이 곡에도 짠내나는 사연이 있다.

▲ 적은 지원과 짧은 개발 기간에 허덕이던 제작진의 상상도.

???: 뿌에엥 개발비도 없고 발매도 얼마 안 남았넹 곡 더 만들어야 하는데... 이게 뭐징???

 

???: 우리 음악 좀 치는데, 몇개 말아드릴까???

 

 

???: 오 시발 좀 부탁드립니다.

 

 

이러지 말았어야 했다.

 

애초에 네티라인 스튜디오라는 회사는 방송용 삽입곡이나 간단한 배경음 정도를 만드는 회사였고,

애초부터 리듬 게임용 음악을 만들만한 경험도 짬도 없었다.

하지만 당시 개발 상황에 허덕이던 제작진이 무턱대고 음악 좀 만들어달라고 의뢰를 했고, 

없는 예산으로 이것저것 타협하면서 억지로 뿌직뿌직 나온 음악이 바로 저 For the Top인 것이다....

 

네티라인 스튜디오의 제공한 곡은 이외에도 Step in the Dayz, Dragon Hunter?, Akasha도 있지만 역시나 퀄리티는 형편없으며, 

이 곡들은 이후 퀄리티 문제로 게임에서 완전히 삭제되고 만다....

 

결과적으로 EZ2DJ 7th 클래스 R 코드네임 바이올렛은 여러가지 시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지른 찐빠가 많은 탓에 흥행이 시원찮은 편이었다.

 

이렇게 EZ2 시리즈가 EZ2DJ 7th의 패치 버전으로 꾸역꾸역 이어지던 중, 

아예 게임 시리즈 자체를 새롭게 만들어보려는 과감한 시도도 있었다.

 

그것이 바로 3S 엔터테인먼트라는 단체에서 개발하고

2010년 4월 발매된 세이빈 사운드 스타, 3S라는 리듬 게임이다.

 

▲ 퍼쿠션 버튼의 모습. 손가락을 갖다대기만 해도 인식이 됐고, 버튼처럼 눌러도 역시 인식이 됐다.

 

세이빈 사운드 스타가 뭔데 십덕아 라고 할 사람이 대부분이니 간단하게 설명하면, 

EZ2DJ에서 턴테이블이 빠지고, 퍼쿠션이라는 이름의 터치 패드형 버튼이 달린 형태였다.

 

여기에 더해서 그동안 EZ2 시리즈에는 없던 게임 전용 ID 카드또한 도입했고,

EZ2 시리즈의 곡이 대부분 포함되어있는데다가 다양한 신곡이 있는 등 패기 넘치게 출시를 했지만......

 

???: 잉... 굳이?? 그거 할빠에는 EZ2 하고 말징....

 

EZ2 시리즈와 겹치는 부분이 너무 많은게 한계였다.

굳이 세이빈 사운드 스타로 넘어갈 필요성을 못 느끼는 유저가 많아 반응이 생각보다 미적지근했다.

결국 오락실에 기기가 많이 보급되지도 못하고 초라하게 망하고 만다....

 

한편 어찌저찌 게임은 계속해서 발매하고는 있지만,

소송 패소 + 개발력 저하 + 흥행 실패의 악순환으로 오락가락하는 어뮤즈월드...

 

상태가 그렇게 좋지 않아 보이던 어뮤즈월드는 그래도 다음 작품을 꾸역꾸역 발매하는데,

여기서 아주아주 큰 찐빠, 사실상 작품 자체가 찐빠나 다름없는 결과물을 내놓는다.

 

 

https://youtu.be/PZalrobupmA?si=r-5gY-fR61AB6Vd7

 

그게 바로 2010년 11월 발매된 EZ2DJ BE(보너스 에디션이라는 뜻)이다.

 

일단 겉 껍데기는 이전 작품과 완전히 다른 시뻘건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세이빈 사운드 스타의 신곡까지도 여럿 가져와서 콘텐츠 적으로는 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치명적인 문제는........

 

 

▲ EZ2DJ CV와 EZ2DJ BE의 모드 셀렉트 화면, 명백히 다른 부분은 색깔, 몇몇 그림 뿐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XzI5oCN-wnM

▲ EZ2DJ BE의 보너스 스테이지 진입 연출. 다 보라색 천지에 결과창 배경의 CV 로고조차 못 지웠다.

 

콘텐츠를 제외한 모든 부분이 치명적인 문제였다. "이 작품은 개발하다가 놨나?" 싶을 정도로 완성도가 밑바닥이다.

물론 개발 기간이 고작 3주 남짓했지만, 그래도 이런 완성도는 선을 한참 넘은 수준이다.

타이틀 화면만 다를 뿐 시스템 사운드, 비주얼 등은 말 그대로 전작 복붙하고 빨간 필터만 씌운 정도다.

 

 

 

게다가... 이전부터 심해지고 있던 버그가 더욱 심해졌는데, 사실상 게임이 바보가 되고 말았다.

 

선곡을 하면 그냥 스킵되는 버그, 블루스크린이 뜨는 버그, 게임이 멈추는 버그,

음파 크래시 버그 등등 뭐만 하면 게임이 뻗어대서 유저들이 뭘 즐기지도 못했다.

 

상황이 이렇게 엉망진창이 되자 결국 제작진은 부랴부랴 패치 버전을 내놓는데, 

https://www.youtube.com/watch?v=lI9E2vdtuVU

그것이 바로 2011년 2월 발매된 EZ2DJ 7th 보너스 에디션 리비전 A이다.

이전 작이 얼마나 엉망진창이었는지 이 작품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비용을 안 받았을 정도였다.

 

천만다행으로 치명적인 버그는 거의 대부분 해결됐고, 게임이 할만한 정도로 돌아가다보니 

유저들은 특유의 다양한 신곡, 어려운 난이도에 더더욱 빠져들었으며 생각보다 훨씬 많은 인기를 얻게 된다.

 

이렇게 EZ2 시리즈는 가늘지만 길게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었는데.............................

 

???: 얘들앙...

 

???: 나... 기분이 이상해....

 

여러 문제로 허덕이던 어뮤즈월드가 결국 2011년 폐업을 하게 된다......

 

???: 죽지마!!!! 신작은 누가 내라고!!!!!!!!!

유저들은 이제 누가 EZ2 시리즈를 만드냐며 충격에 빠지게 됐다.

 

 

그러던 2012년, 

 

 

???: 까이꺼 우리가 만들어볼게

 

새로운 단체가 등장하게 된다........

 

 

 

 

와 예상은 했는데 왜 이렇게 긺????? 반응 괜찮으면 다음 편도 만들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