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카페에서 책을 읽고 있다가 문득 책을 읽는 여자친구를 보니

창밖의 햇살이 비추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 편하고 사랑스러워서

같이 있어 행복하단 생각보다 그 애를 잃는 것이 더 무서워지는 순간이었음.

머리는 내가 원치 않았는대도 지 멋대로 시나리오를 써내려가서 우리는 결혼을 하고

치고박고 하며 살다가 늙어서 함께한 후에 나 혼자 남고 장례를 치루는 생각까지 망상을 상영했고

그게 너무 슬퍼서 우리가 결혼을 하게 된다면 이기적이지만 내가 먼저 가길 원하게 되는데

또 내가 먼저 가서 슬퍼할 나이든 여자친구의 모습이 생각이 나니 그 또한 견디기가 힘들더라

짧은 혼자만의 이상한 드라마를 마치고 어렵게 입을 때서 한다는 말이

"너가 날 나보다 좀 덜 좋아했으면 좋겠다. 내가 먼저 떠났을 때 너가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였으니

얘는 또 뭔 이상한 소리를 하는건지 하는 표정을 하며 책을 내려놓는 그 아이한테

위에 생각했던 것들을 이야기 하니 피식 비웃으며 또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며 짧게 핀잔을 들었음..

그러다 내 손 위로 자기 손을 포개며 어루 만지더니 우리 꼭 결혼하자며 웃는 모습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평생 잊혀지지 않을 순간이 아닐까 싶은

2019년의 11월 당산역 근처 한 카페에서의 일이었고

그렇게 시간이 흐른 2021년 11월 드디어 우리는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었고

솔로가 된 나는 자취방에서 혼자 보일러를 켜두고 빤쓰바람에 엉덩이를 긁으며 이런 뻘글을 쓰고 있음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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