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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스위스 입원 썰

편의상 반말로 글 쓸게 :)

난 지금 스위스에서 입원해 있는 학생이야

거의 죽을뻔했다가 이제 좀 살만해졌는데

너무 심심해서 어쩌다 입원하게 되었는지 썰 좀 풀어볼까 해

 

지난주 토요일이었어

밥을 먹었는데 뭔가 명치 주변이 부글부글 거리는 느낌+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길래

몇년 전에 걸렸었던 위염 증상 같아서 바로 동네 병원으로 달려갔어

걸려본 사람을 알겠지만 위염은 위에 상처가 생기고 하루종일 땡기고 아프고 아주 지랄맞은 병임.

그나마 부스코판 같은 약 먹으면 빠른 시일 내에 아픈 증상이 사라진다는 걸 알고 있어서 병원에 가서 말했음

IMG_1661.PNG

 

불어를 못해서 구글 번역기로 보여주니까 바로 의사 샘 한분이 오시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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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1662.jpg

 

그냥 동네 병원인데 이러고 있는게 웃겨서 사진 남겨뒀었음

이땐 ㄹㅇ 이지경까지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진통제같은거 놔주고 약 처방 받아서 무사히 집으로 갔어

그떄 처방 받은 약이:

Buscopan 10mg

Perenterol 250mg

Nexium Mups 20mg

요렇게 3가지 였고

하루에 겨우겨우 죽 한번씩 끓여먹었고 

하루만에 증상이 조금 완화 되는걸 느꼈어

 

그렇게 이틀이 지난 월요일 새벽에 갑자기 가슴쪽에 심각한 통증을 느끼고

구토까지 해버려서 뭔가 이상함을 느낌;;

바로 동네 병원가서 또 상황을 전달했음

IMG_1668.PNG

 

위 사진처럼 말그대로 숨을 내뱉는건 문제 없는데

들이 마시는게 말도 안되는 통증이 있어서

우리 집안 가족력 다 말해가며 뭔가 심장이 이상하다고 말했어

할아버지랑 아버지 두분 다 심근경색을 겪으셔서 나도 언젠간 당하겠구만 생각했던것 같음 ㅠ

 

의사샘이 피검사 하겠다고 피 뽑고 코로나 검사하고 잠깐 기다리고 있는데

Bad news 하나 있다면서 대학병원으로 가서 더 확인 해야한다고 엠뷸런스 기다리래;;

 

IMG_1671.jpg

 

그렇게 예상도 못한 엠뷸런스 타고 여기서 제일 큰 대학병원으로 이송됬음..

그 당시 내 증상이 기본적으로 숨 쉬기가 힘들고

누워있으면 그냥 죽는게 더 편하겠다 싶은정도의 고통이 있고

몸을 앞으로 숙인채로 앉아있으면 그나마 버틸것같은 고통..

 

IMG_1676.JPG

 

응급실 도착해서 부모님 보내드릴려고 찍은 사진이야

너무 당황스럽고 어이없고 한국 생각 엄청 나더라

의사샘들 기본적으로 영어는 다들 잘하시는데

의학용어가 너무 개같아서 (어차피 한국어로 들어도 못알아듣겠지만) 소통 자체가 너무 느린 상황이었어

의사샘이 90-95% 확률로 심근염이 의심된다고 했고

심근염은 심장 근육에 염증이 생겨서 아픈 상태인거래

일어나는 이유는 되게 복합적이라네 찾아보니까

20대도 충분히 겪을 수 있는 병이고 치료 가능하다해서 잠자코 있었어

 

IMG_1678.jpg

 

그리고 일반 입원실로 왔음 (심장쪽 관련된 환자만 있는 입원실임 - 그래서 다른 환자분들이 다 할아버지 할머니심 ㅠㅠㅠㅠ)

환자복으로 갈아입을 힘도 없어서 이러고 있는데

갑자기 시술 해야겠다고 어느 수술실? 같은곳으로 가더라

여기부턴 당연히 사진 없어..

 

내가 조금만 움직여도 심장이 활동 시작한다고 느껴서 무리 할 수 있다고

힘 다 풀고 간호사 눈나들이 수술 침대?로 옮겨주심

뭐하는지 설명을 들어보니까 혈관 조영술인것 같더라고

오른쪽 손목에 부분 마취를 한 후, 그쪽 혈관에 약물같은걸 투여하면 혈관이 엑스레이로 찍히는거임 (보이는거임)

심장은 내가 알기론 모든 혈관이랑 다 연결이 되어있으니 내 심장쪽에 엑스레이로 찍어가며 심장 혈관을 관찰하는 시술이었음

의사가 처음엔 걱정 말라고 했는데

갑자기 "내가 이런 질문해서 너무 미안한데, 너 혹시 최근에 코케인같은 하드 드럭 한적있니?" 이러더라고

당연히 절대 한적 없고 아니라고 하니까 의심하는건 아닌데 가끔 코케인 하고 이런 증상 있는 환자가 있어서 물어봤대

그리고 심장쪽 artery (동맥=심장쪽 혈관) 중 하나가 막혀있데 이거 정상 아니라면서 오른쪽 손목에 뭘 집어넣고 막 뭘 하더라

시술은 내 느낌으로는 1시간 조금 더 걸린것 같은데 일단 부분적으로 뚫어놨다고 하더라고

 

그렇게 다 끝내고 다시 입원실로 돌아가는데 다시 심장이 아프더라 ㅠ

간호사 눈나가 원래 시술 끝나고 아픈 증상 있는게 좋은 현상이라고 했어

근데 이게 시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점점 더 아파지더니 이젠 숨 내뱉는것도 아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간호사 눈나가 1부터 10까지 어느정도로 아파? 이러길래

텐! 텐!!! 했어 바로 

 

어떤 영화였는지 모르겠는데 누가 막 무슨 병? 걸려서 너무 아파서 자기 머리 총 쏘고 죽는 장면이 갑자기 떠오르더라 (메이즈러너 3편이엇나? 모르겟다)

온 몸에 식은 땀 나고 숨이 잘 안쉬어지니 답답하고 무서워서 그냥 죽는게 편하겠다 생각함 ㄹㅇ로

그렇게 내가 살려달라고 뭐라도 해달라고 애원하니까 어느 간호사 형이 안되겠다고 모르핀 주사하겠다해서 내 생에 처음으로 모르핀 맞았음

 

와 전쟁시 심하게 다친 상태에 모르핀 투여한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효과 직빵이더라;;

내 혈관을 통해 액체가 들어가는 그 좆같은 느낌을 느끼고 딱 10초 후에

눈 밑이 엄청 무거워지는 느낌에 머리가 어질어질하면서 고통이 버틸만 한 정도로 느껴졌음

입원 첫날은 그렇게 취한 상태로 지쳐쓰러져 잤음

아마 링겔도 맞고 있던것 같은데 담날 일어나니까 말-끔 하더라

 

애초에 입원 할줄도 모르고 공복에 병원갔다가 약 30시간만에 첫 식사를 했음 

배는 안고팠는데 억지로 먹었음 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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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룸메가 아이패드랑 맥북이랑 필요한거 다 가져다줘서 회복하면서 해야할 공부도 하고 실컷 놀고 완전 적응 해버렸음

지금 입원한지 4일차인데 이젠 숨 쉬는거 자유롭고 그동안 MRI 찍고 피 검사 (하루에 5-6통씩 빼가고 있어)하고 간호사 눈나들이랑 5-10분씩 걷고 혈압 재고 그러고 있다

다행인게 여기서 공부하는 한국 친구가 소식 듣고 오늘 병문안 온다네

이제 만나서 같이 시간도 보내고 할려고..

이제 밑에는 부모님 보고용으로 매번 식사 찍은거 올려봄

킹갓 스위스 대학병원 음식 퀄리티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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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붕이들아 건강 잘 챙겨라

진짜 돈으로도 살 수 없는게 건강이더라

난 이제 금연하고 식습관 고치고 운동 더 열심히 할려고

 

병원비는 얼마 나올지 아직 모르겠어

아직 입원중이라..

근데 보험회사 전화 해보니까 다 커버 될거라고 했고

병원 측에서도 보험카드 받아갔었어

 

그리고 넷플릭스 영화같은거 추천 좀 해주라

어디 풀어둘곳이 없어서 뻘글 쓰는데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반응 좋으면 퇴원하고 후기 올릴게

빠잉

 

121개의 댓글

2021.04.22

귀멸의 칼날 봐라

0
2021.04.22

스윗스에 사는거여? 사는데 불어를 못한다공?

0
2021.04.22
@닌니쿠

거긴 국어만 4개니까 그런 듯

0
@닌니쿠

스위스는 독일어 쓰는 사람이 더 많지않나?

0
2021.04.22

마지막엥 무슨 음식이야?? 소스 뿌려서 먹는 거야??

0

스위스는 거꾸로해도 스위스 ㅋㅋㅋㅋㅋ

 

0
2021.04.22

스위쩔랜드에서 뭐해? 나도 데려가

0
2021.04.22

괴물 봐~ 신하균 연기 미쳤다 ㅎㅎ

0
2021.04.22

스윙스랑 같이 입원했다는줄

0
2021.04.23

보험 다된다니 다행이네 따로 가입해놓은거야?

0
2021.04.23

밥 잘 묵고 서위쓰 해 지그라

0
2021.04.23

병원밥 개쩌네 ㄷㄷ

0

제네바야? 

0

넷플릭스에 화이트타이거 재밌다. 어제 저녁밥먹으면서 봤는데 지루하지 않고 흥미로웠음

0
2021.04.24
@파인애플민초피자

오케이 추천 땡큐

0
2021.04.23

게이야 건강해라ㅠㅠ 타국에서 아프면 오만생각다날텐데 고생이많다진짜

0
2021.04.23

샤이쎄~

0
2021.04.24
@주말N

그건 독어다.. 불어를 쓰자

0
2021.04.25
@스위스개붕이

쌀리~ Sali 였던가

0
2021.04.25
@스위스개붕이

엔구에떼~

0
2021.04.25

병원비 얼마나옴?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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