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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학조사관이다.

짧게 쓴다. 나는 역학조사관이고 현업에서 일하고 있다. 

내가 담당하는 지역이 어디인지는 당연히 못 밝히고, 몇 명의 인구를 책임지는지에 대해서도 못 밝힌다. 신분이 특정되기 때문에..

다만 내가 굉장히 많은 사례를 다뤄봤다는 말은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오늘도 그랬고...

방역에 대해서 여러 소리가 있는 것 같아서, 할 수 있는 말만 적으려고 한다. 짧게.

 

 

1. 왜 대중교통, 대형마트는 안잡으면서 소상공인만 쥐어짜는거임?

 

처음부터 그랬던건 아니었다. 대중교통, 대형마트 이용자 초반엔 다 자가격리시키고 검사 빡세게 시켰다.

대구에서 특히 그랬었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전파가 잘 안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유는 단순하다. 

사람들이 대형마트나 대중교통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안믿기 때문에, 마스크를 어지간해선 내리지 않는다. 

반면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가게들은 단골 위주로 장사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사람들이 마스크를 편하게 내린다. 해당 가게를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정말 안타깝게도,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가게 위주로 전파가 되는 것 처럼 데이터가 나온다. 

실질적인 문제는 그 가게 안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커뮤니티 활동이지만 말이야..

 

그러면 그런 가게들만 조치를 취하면 되지 않느냐, 라고 질문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정말 맞는 말이고, 그렇게만 된다면 너무나도 좋을 것 같다. 

근데 그러려면 가게의 운영형태에 대해서 일일이 관공서가 관리하는 모양새가 되어 버린다. 

공산주의와 다를 바 없다는 소리 바로 나올거다. 

 

그래서 최근 대응체계도 예전처럼 막 업종별로 세세하게 지침을 짜기 보다는 "자율과 책임" 이라는 방향으로 수정했다.  

즉 자율적으로 운영하되, 문제가 생긴 업장에 그 책임을 집중시킨다는 것.. 

서울시가 추진하는 서울형 방역도 내가 동의하지는 않지만,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어느 정도는 이해 가능한 부분이다.  

만약 저렇게까지 소상공인 배려를 해줬는데, 방역과 관련해서 만약 문제를 일으키는 업장들이 서울 내에 생긴다면 무서운 행정명령이 기다리고 있을거다. 예전에는 행정명령을 하려고 해도 법이 미비해서 못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요즘엔 법이 너무 지나치게 강해짐.. 

 

 

2. 왜 사람마다 코로나 전파에 대해 하는 말이 다름?

 

이건 내 사견이 90% 이상이라는걸 가정하고 말한다. 

 

1) 나처럼 일선에서 일하는 코로나 담당자나 역학조사관들은 말하는 것도 비슷하고 관점도 비슷하다. 그런데 말하고 쓸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힘들다. 지금 코로나 담당하는 사람들 초과근무로 월 200시간은 우습게 찍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2) 그러므로 방역과 관련해서 자꾸 말을 얹는 사람들은 대부분 코로나 일을 안해본 사람들이다. 

3) 의사라고 해서 다를건 없다. 나도 의사지만, 일선에서 일하지 않은 의사들이 코로나에 대해 쉽게 이야기하는거 보면 헛웃음 칠 때가 많다. 정말로 병동에서 코로나 환자 보고 몇 분 입관시켜드려본 주변 의사들은 그냥 말 자체를 안한다. 

 

그러니 방역에 대해서 자꾸 말이 안맞는 일이 생긴다.

세부 사례는 생략하도록 하겠다. 신분 노출될까봐..

 

 

3. 향후 전망


원래 질병이란게, 처음엔 우연히 발생하더라도 점점 감염에 취약한 계층, 장소로 등으로 옮겨간다. 

HIV도 감염 대응이 취약한 아프리카 등 국가에서는 전 국민에게 퍼지는 경향이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어느정도 관리되는 국가에서는 유흥업소나 일부 커뮤니티에서만 전파되는 경향을 보인다. 

우리나라의 코로나 전파가 특정 교회나 가족모임 등 커뮤니티, 유흥업소에서 전파된다는건 역설적으로 일반 업장에서는 관리가 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코로나 대응하는 사람들이 맨날 하는 말이 있다. 제발 마스크만 써주면 좋겠다고. 

세상의 어둠은 깊고, 개붕이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방역에 대한 관점이 안좋은 쪽으로 독특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 

그러니 늘 손을 씻고 마스크를 쓰며, 주변 사람들 중에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교육해주자. 

 

이 교육이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사실 굉장히 중요하다. 

미국이 코로나로 박살난 것 처럼 보여도, 고소득층 내 전파와 저소득층 내 전파는 정말 심각한 수준으로 차이가 난다. 

그리고 우리나라 또한 환례가 적을 뿐, 그 루트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결국 손을 씻고 마스크를 쓰면서 스스로를 지키는 사람들의 커뮤니티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커뮤니티는 바이러스가 퍼지는 비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이 아닌 개붕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건, 개붕이 주변에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하는 사람들의 수를 늘리는 것이다. 

 

또 본인이 일하는 곳이 뭔가 방역수칙을 어기는 것 같다면 적극적으로 신고해주면 좋겠다. 

항상 확진자가 나와야 그런 신고가 들어오는 경향이 있는데, 평소에 신고해주면 정말 좋겠다. 요즘은 어지간해선 무조건 미리미리 조치를 취하는 추세이다. 안그러면 신고를 묵살한 시군구가 강하게 질책받기 때문에... ㅎㅎ

 

 

짧게 쓴다고 한게 길어졌네. 좋은 밤 되거라 개붕이들. 아프지 말고. 

 

 

129개의 댓글

2021.04.13

고생이 많네 힘내

0
2021.04.13
0
2021.04.13

수고하셈.

0
2021.04.13

아는분도 역학조사관 하시는데 19년 말에는 되게 할만하다고 하시더니 최근에는.. ㅠㅠ

힘내라 개붕아

0
2021.04.13

불철주야 고생추

1
2021.04.13
@애무사령부

줄여서 불고추

1
2021.04.13
@으어어아아

불자지

0
2021.04.13
@으어어아아

불철고추

0
2021.04.13
@으어어아아

성희롱 멈춰!

1
2021.04.13
0
2021.04.13

이거 진짜 좋은 글이네. 항상 수고하는거에 감사하고, 너와 네 동료들 덕분에 이 나라가 안전하게 유지되고 있는거 알고있을게. 이 글 다른데로 좀 퍼가마.

0
2021.04.13

대충 느낌만 봤다 고생이 많겠다

3
2021.04.13

궁금한게 9개 테이블 있는 식당에서 같은 시간에 확진자들이랑 식사후에 보건소 전화해보니까 검사대상이 아니라고 하더라고 기준이 있는거임??

0
2021.04.13
@엘리베이터

확진자의 전파가능기간이란게 있다. 바이러스가 있다고 해서 항상 전파되는게 아니고, 검사했을때 수치와 여러 정황을 보고 어느 날 부터 어느 날 까지가 전파 가능 기간이라고 계산하는 작업이 있음. 또 공간의 특성에 따른 부분도 있을거고. 그걸 어지간해선 보수적으로 넓게 보고 대응을 하기 때문에, 검사 안해도 된다고 했으면 안해도 될거다.

0
2021.04.13

네덕에 오늘도 코로나 위험에서 국민이 편하게 쉴수 있다. 고맙다

1
2021.04.13

역학조사관들 고생 진짜 많이하더라. 엘리베이터 CCTV로 사람 다 가려내고 복도도 확진자랑 마스크 없이 접촉한사람 가려내고 쉴틈이 없겠더라 2배속 3배속으로 보면서 쌉고수 다되셨지만 그만큼 사람들이 점점 풀어져서 접촉자들도 늘어나는 추세인거 같음. 결국 나부터 마스크쓰고 손 잘씻어야 함.

3
2021.04.13
0

힘내 개붕쿤!

0
2021.04.13

고생추..

0
2021.04.13

감사합니다

0
2021.04.13

걍 제발 ㅈ문가는 아가리닥치고 있었으면 좋겠음 ㅠ

고생이 많아 진짜 고맙다

0
2021.04.13
0
2021.04.13

지금도 마스크 안쓰고 몰려다니는 인간들 많은데

걱정이네

0
2021.04.13

덕분에 편히 살고있다. 고생 조금만 더 해라. 곧 치료제든 뭐든 나오겠지.

0
2021.04.13
0
2021.04.13

감사감사

0
2021.04.13

초과근무 200미쳤나.. 몸 조심해라 ㅜㅜ

2

길거리 나가보면 생각보다 정신 나간 사람 많더라 그런 사람 때문에 자꾸 방역에 빵꾸 뚫리는 거 같음... 그래도 불철주야 고생하고 있는 개붕이랑 개붕이 동료분들 덕에 이 정도에서 유지되는 듯... 진짜 이 시국에 진정한 애국자다.

1
2021.04.13
0
2021.04.13
0
2021.04.13

궁금한거 대답 가능한가 모르겠는데 마스크를 둘 다 쓰고 있는 경우 코를 내놓고 다니던 한쪽이 확진 판정을 받음 그리고 계산한다고 카드도 주고 받았었음 응대를 5분 이상 했고(이미 업체 방문 당시 코스크 한 사람은 감염상태였음)

근데 밀접접촉자가 아닌건 마스크를 둘 다 쓰고 있어서 그런거임?

감염자가 코만 내놓고 있을경우에도 비감염자가 마스크 잘 쓰고 있으면 감염 확률이 높지 않아??

이게 좀 된 얘긴데 초반에 내 지인이 겪은거거든...

0
2021.04.13
@숲속에참치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간다고 해서 다 감염되는게 아니야. 사람마다 다르지만 어느 기준점 이상의 바이러스에 노출되어야만 한다는 것이 있음. 카드 주고받는건 카드에 있는 상재균 때문에 감염이 잘 안되는 것 같다고 최근 잠정 결론 나왔고.. 확진자 바로 옆에서 이야기했을 때 감염될 확률을 100 으로 봤을 때

1) 1m 이상 거리유지가 되었으면 0.2 를 곱하고

2) 눈 보호가 되었으면 (안경 착용 여부) 0.2 를 곱하고

3) 94 이상 마스크를 착용했으면 0.2 를 곱하고

4) 여기에 공간의 특성, 대화 지속시간 등에 따라 또 상수를 다르게 곱함.

 

이걸 일일이 계산하진 않지만, 어느정도 경험적으로 만들어진게 있음. 네 지인의 경우 거리두기, 안경 착용여부 등을 봐야하긴 하겠고 확진자가 바이러스 전파 기간이었는지도 봐야겠네.

 

또 밀접접촉은 자가격리라는 특수한 과정을 거치다보니 다들 이해를 잘 하는 것 같은데, 그거 말고 능동감시라는걸 이해를 잘 못하는 경우가 많아. 네 지인은 밀접접촉은 아니지만 능동감시 대상자였던 것 같다. 능동감시도 완전히 안전하다는게 아니야. 감염의 가능성은 낮지만 스스로의 상태를 잘 지켜보고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14일간 지내보라는 건데, 대부분은 음성 판정 받았으니 난 코로나프리다! 라고 생각하지. 그게 아닌데..

1
2021.04.13
@년동안의고독

지인 안경은 안쓰고 거리는 어깨는 안닿는 거리에서 매장을 걸어다니며 안내를 5~8분정도 했었다고했음

마스크는 94였고 그 사람은 매장에 왔다간 다음날 확진판정을 받았다고 들었던거같아

의문이였던게 내 지인이 그때당시 이렇게 해라 안내받은게 하나도 없고 열나시면 검사하시라고 그렇게만 안내받았다고 했거든

이게 능동감시대상자 라는 얘기란거구나

답변 고맙소

몰랐던걸 알아서 편안하구만

0
2021.04.13
0
2021.04.13

와이프가 임신중이라 나랑 와이프랑 마스크 같은거 엄청 민감하게 지내고 있는데

아무리 좋게 말해도 마스크 제대로 안쓴거 쓰라고 하면 꼭 기분 나빠하면서 지랄하는 새끼들이 있어서 그냥 무시하고 빨리 지나가거나 관여 안하게 되더라...

 

난 자전거탈때도 94끼고 타서 죽을거 같은데 날 따셔진다고 완전 프리로 노마스크 타는 할배 아재들 보면 진짜 들이 박아 버리고 싶음

 

노고에 고맙다 힘내라 개붕아

0
2021.04.13

고맙습니다 항상손씻고 마스크 잘쓸께요!!

0
2021.04.13

고생추

감사합니다....

0

저번에 서울쪽에서 친 민주당 성향을 가진 사람이 한 장소에 모인 적이 있었다. 서울시가 처벌해달라고 했지만 해당 구에서 '카메라가 동원되었기 때문에 업무상 모임으로 보인다'며 처벌을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나도 카메라를 들고 지인 10명과 모여 '저희 유튜브 촬영하고 있는데요? 저는 생업이 유튜브인 유튜버기 때문에 업무상 모임인데요?"라고 하면서 저 사례를 들면 어떤 반응이 나올지 너무나도 궁금하다.

2
@내가옳고니가그름

댓그떠 아니냐

0
2021.04.13
@내가옳고니가그름

댓그떠 멈춰!!

0

고생이 많다,,

진짜 이해할수도 없고 이해하고싶지도 않은 경로들로 걸렸다는 기사들보면 나부터 빡치는데

개붕이는 을마나 빡이칠까 흑흑

0
2021.04.13

역학(易學)이란 고대 동북아시아에서 발전되어 온 학문으로, 우주론적인 철학이다.

0
2021.04.13

예전엔 하루에 몇천명씩 나왔어도 점점 줄어들었잖아? 근데 왜 요즘은 계속 4~6백명대임?

2
2021.04.13
@파드

예전엔 한군데에서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감염되었고 지금은 산발적으로 여기저기서 터져서 그래. 12월보다 지금 바이러스가 전파력이 조금 더 강한것도 있음. 예전엔 확진자 1명당 대략 3~4명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ㅓㅜㅑ 7~8명은 우습게 나온다

0
2021.04.13
0
2021.04.13

보건학 전공인가

0
2021.04.13

고생많을텐디 고맙다

0
2021.04.13

사람없는 동네나 길골목엔 마스크 아예 안쓰고 돌아댕기는 아재들 많음

0
2021.04.13

충성충성충성~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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