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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스압) 영화 '할복' 리뷰

사진에 비해 글자가 작아 읽기 어려울 수 있어 폰트를 조금 키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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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사무라이 도장 앞에 찾아와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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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이름은 한시로.

이 남자는 과거에 주군을 섬기던 사무라이였으나 막부시대에서 메이지 유신 시대로 넘어가며 사무라이가 쇠퇴하자 주군을 잃었다.

남자는 가난에 허덕이며 살다가 '이렇게 살 바엔 사무라이답게 할복하여 명예롭게 죽고자 한다.' 며 도장을 찾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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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의 사범격 되는 인물은 남자에게 

과거에 찾아왔던 '모토메' 라는 인물을 언급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 각주 /

당시 이와같이 유명하고 아직 세력이 있는 사무라이 도장을 찾아

'나는 사무라이답게 할복하고 죽겠다. 자리를 내 달라' 라고 부탁하는 사람들에게는

'마음을 고쳐먹고 열심히 살라'는 의미로 돈을 좀 주고 잘 추스려 돌려보내는 문화가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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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메라는 인물이 찾아와 여지없이 '이곳에서 할복을 하고싶다.' 며 청한다.

그러나 여기서 반전.

계속해서 할복하겠다는 사무라이들에게 돈을 쥐어주고 돌려보냈다간

너도나도 구걸하자는 심리로 몰려들 것을 우려한 도장에서는

'그래 까짓거 한 번 해 보시오!' 라며 자리를 줘 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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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낌새가 이상함을 알아챈 모토메는 번복하려 하지만 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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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려고도 시도하나 어떻게 안 것인지 금새 포위당한다.

만약 정말로 번복하려고 한다면 그 전에 먼저 죽을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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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한 채 할복 의식은 진행되어 간다.

클로즈업된 무사 갑옷은 상당히 중요한 매개체인데

전쟁이 끝나 더이상 쓸모없어졌으나 사무라이들은 이를 자신들의 영혼이라 생각하며 앞에 절하고 기도한다.

남은 것은 껍데기, 허울 뿐이나 그것이 진짜라고 생각하는 사무라이들을 비춰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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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하나 더 이상한 점은

모토메라는 청년이 할복하겠다며 들고 온 검은 대나무로 만든 목검이었다는 것.

사무라이들은 모토메라는 청년을 더 비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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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은 무를 새 없이 급속도로 진행되어 버린다.

모토메의 옆에는 할복을 할 때 옆에서 목을 쳐주는 사무라이까지 선다.

이제 죽는 일만 남은 모토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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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할복하라며 사무라이들이 준 것은 모토메의 대나무 목검.

이것으로 할복이 가능할 리는 없었다.

잠시 고민하던 모토메는 뭔가 결심한 듯 웃옷을 벗더니 대나무 검을 뽑아들어 할복을 시작한다.

 

그러나 대나무 검은 뱃가죽을 뚫지 못 하고 한참동안 끙끙거리던 찰나 대나무 검이 부러진다.

뾰족해진 대나무 검이 가죽을 찔러 몸을 파고들고 모토메는 고통스러워한다.

옆에서 지켜보던 사무라이는 이내 모토메의 목을 쳐 할복 의식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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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청년의 이야기를 꺼낸 것은

'우리는 할복한다고 하면 진짜 시켜버리는 도장이다. 돈 몇 푼 주고 끝내지 않는다.'

즉, 진짜 할 거면 시켜는 주는데 가짜로 돈 몇 푼 받자고 이러는 거면 넌 좆된다는 것을 일러주는 것이었다.

 

한시로는 그럼에도 주저하지 않고 자신을 할복하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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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복을 선택한 한시로.

그의 할복 의식은 지체없이 진행되고

한시로는 할복할 때 옆에서 목을 쳐주는 도우미를 지목하나

그는 지금 도장에 없는 상태.

 

죽음을 앞둔 사무라이의 부탁이니 그를 데리러 누군가가 떠나고

한시로는 죽기 전에 자신의 얘기를 들어달라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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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로는 '사실 모토메는 제가 아는 이였습니다.' 라고 밝히며

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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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로가 아직 사무라이로 주군을 섬기던 시절

절친한 친구가 요절하며 그의 아들을 한시로에게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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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로가 이야기를 하는 도중 도장의 사무라이들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챈다.

한시로가 자신의 할복을 도울 3명을 지목했는데

그 3명이 전부 모종의 이유로 불참했다는 것.

이를 의아하게 여긴 사무라이가 한시로를 의심하여 질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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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로는 

"나는 죄를 지어 할복하는 것이 아닌 무사로서 명예를 위해 할복하는 것이다.

이조차 도와주지 않는 곳에서 나는 할복하지 않겠다." 라고 말하자

주변의 사무라이들이 공격적인 태도로 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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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한시로는 자신이 못다한 이야기가 있는데

그것을 끝까지 들어주면 그냥 혼자 조용히 할복할 것이라 말하고

괜히 피보는 것보다 그 편이 낫겠다 생각한 도장에서는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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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로는 친구의 부탁대로 모토메를 거뒀고

모토메는 한시로의 집에서 아이들에게 글공부를 시키며 살아갔다.

한시로는 모토메에게 자신의 딸 미호와 혼인해줄 것을 부탁하지만 모토메는 정중하고 완고하게 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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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내 모토메를 사위로 맞아들이는 한시로.

미호와 모토메는 결혼해 아들 킨고를 낳으나

미호는 오래 전부터 폐질환을 앓고있었고

킨고도 어머니의 유전탓인지 어려서부터 자주 아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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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메는 자신이 가장으로서 무엇이든 해야하겠다는 생각으로 '돈을 마련해오겠다'며 집을 나선다.

그리고나서 도장에 돈을 좀 얻어볼 심산으로 할복하겠다 찾아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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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메는 급하게 구한 대나무 검을 들고 찾아가 할복을 청했고

도장에서 받아들여버리자 어쩔 수 없이 대나무 검으로 할복했다.

이 사실을 몰랐던 한시로는 모토메가 마지막 순간에 들지도 않는 대나무 검으로 몇 시간동안 괴로워하다가 죽었음을 깨닫는다.

 

이것을 초래한 것은 이제 쓸데도 없는 사무라이 정신이나 따지고있는 사무라이들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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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로는 모든 것을 깨닫는다.

모토메가 미호의 약값을 위해 그의 검을 이전에 팔아버렸던 것과

그가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 자신의 딸, 자신의 손자를 위해 극도로 고통스러운 선택을 혼자 끌어안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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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로는 이제 의식을 시작하겠다며 상투 3개를 바닥에 던진다.

 

이는 아까 한시로가 할복의 도우미로 요청했던 3명의 것.

이 3명은 상투가 잘려 수치스러움에 사람이 죽건 말건 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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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싸움이 시작된다.

그동안 무사정신이 어떻고 명예가 어떻고 떠들어대던 사무라이는

죽음을 결심한 한시로 앞에 누구도 선뜻 덤벼들지 못 하고

한시로는 싸우고 싸우다가 사무라이들이 신처럼 떠받드는 갑옷 앞에 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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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로는 가장 깊숙한 방에 불상처럼 놓여있는 갑옷을 보고는 기가찬 마음에 갑옷을 냅다 던져버리고

결국 한시로를 잡기 위해 조총을 쏘는 사무라이까지 투입된다.

 

모토메가 대나무 검을 가져왔다며 무사 취급도 하지 않았던 사무라이들이

한시로를 죽이기 위해 가져온 것은 결국 조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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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첫 장면으로 마무리하려고 가져왔다.

1962년 작 할복.

현대 영화에 비하면 액션이나 연출은 조금 초라하지만

 

일본인들이 내세웠던 '사무라이 정신'이 얼마나 말도 안 되고 모순적인지 지적하는 영화다. 

59개의 댓글

2021.03.01
@티레니아

오.. ㄱㅅ.. 사실 사무라이라 사무직이냐고 드립친건데

의외의정보 고마워

0
2021.03.01

1962년 김종필-오히라 각서

0
2021.03.01

일본 영화계의 시간은 흐르고 흘러 2021년 귀멸의 칼날 극장판을 개봉했답니다~

0
2021.03.01

12인의 성난 사람들 같은 느낌

0
2021.03.01

대학교때 저시대 부터 2000년 에 나온 영화들 수업시간에 몇개봤는데 좋은 작품들 많더라 지금은 흠..

0
2021.03.01

그래서 결말은 결국 조총맞고 죽는거야?

0

흡입력 쩐당

0
2021.03.01

띵작

0
2021.03.01

10명작임. 이제 일본은 이런 영화를 다시는 못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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