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필을 가지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차트를 그려 보았다.

내 차트 1호는 이런 것이었다.

 

나는 내 걸작품을 주린이들에게 보여주면서 내 차트가 무섭지 않냐고 물어 보았다.

주린이들은 "모자가 뭐가 무섭다는 거니?" 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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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차트는 모자를 그린 것이 아니고

코오롱 '인보사' 제조/판매 중지 명령 및 허가 취소로 장중 주가 상승 후 보합 마감을 그린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주린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차트의 종목명 까지 그렸다.

주린이들에게는 항상 설명을 해 주어야 한다.

 

내 차트 제 2호는 이런 것이었다.

 

 

하지만 주린이들은

"허가가 취소되든 않든 아무래도 좋아! 어쨌든, 곧 상한가, 연상 갈 종목을 알려달라."고 내게 말했다.

그래서 나는 여섯 살 때 애널리스트가 되는 꿈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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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내 비밀은 이런 거야. 매우 간단한 거지.

오로지 펀더멘탈로 보아야만 정확하게 볼 수 있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것은 차트에는 보이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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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가령 오전 9시에 장이 열린다면 나는 8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행복해지고 9시가 되면 안절부절못하고 초조해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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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MTS를 키기만 하면 되지. 

그래서 보고 싶을 때는 언제나 주가를 바라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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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은 주식이 떨어지는 걸 마흔 세 번이나 보았단다!"

 

그러고는 잠시 후 이렇게 말했다.

 

"마음이 슬플 때는 MTS를 눈에서 뗄 수 없어."

 

"그럼 마흔 세 번이나 본 날 너는 몹시 슬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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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주린이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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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 다음 별에는 단타꾼이 살고 있었다.

이번 방문은 매우 짧았지만 주린이는 무척 우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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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하고 계세요?"

높은 회전율과 수수료,세금 제경비 차감이 가득 차 있는 MTS를 놓고 말없이 앉아 있는 단타꾼을 보고 주린이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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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등 종목을 사고있다."

침울한 표정으로 단타꾼이 대답했다.

"왜 급등 종목을 사요?" 주린이가 그에게 물었다.

"메꾸려고 산단다." 단타꾼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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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린이는 다시 묻는다.

"무얼 메꾸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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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타꾼이 다시 대답한다.

"손실을 메꾸기 위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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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린이가 또 다시 묻는다.

"뭐가 손실 났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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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산 급등종목이 손실났단다."

단타꾼은 이렇게 말하고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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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린이는 당황해서 그 별을 떠났다.

 

"단타쟁이들은 정말 이상해."

주린이는 여행을 계속하면서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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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자, 이제 다 끝났어."

그는 조금 망설이더니 다시 MTS를 켰다.

그가 계좌잔고를 조회했다. 

 

나는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MTS에서 파란색 한 줄기 빛이 반짝 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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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잠깐 동안 그대로 서 있었다.

그는 소리치지 않았다.

나무가 쓰러지듯 스르르 쓰러졌다.

모래 위라서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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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덤

 

"오늘 내 주식이 상장폐지 됐다. 아니 어쩌면 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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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2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