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서부전선 포격도발 때 일이었음

 

난 7사단 포병대대 인사과에서 근무중이었는데

포격이 있던 당일부터 죄다 비상 걸려서 하루 일과가 방공 지하실에 쳐박혀있는 거였음.

 

실상황 3일째에 나랑 선임 한 놈이 위병조장에 들감.

근무가 죄다 말뚝 근무라 우리는 추진해놓은 과자 이빠이 챙겨서 아무도 오지않는 위조실에서 파티를 벌이고 있었음.

지하실에서 뺑이치는 애들 개불쌍ㅋㅋㅋㅋ

 

그러고 있는데, 어디서 웅웅거리는 소리가 계속 들림.

뭐지? 싶어서 나가보니까 뭔 비행기 소리 같은게 웅웅거리는거.

그 때 날이 흐려서 하늘에 비행기는 식별이 안됨.

평소 같으면 무시하겠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갑자기 신고정신이

ㅈㄴ투철해지는거ㅋㅋ

 

그래서 지통실에 보고함.

 

'통신보안. 위병조장 상병 개붕이입니다. 현재시각 00시 00분, 위병소 기준 남서쪽 방향에서 비행기 엔진음 청취했습니다.'

'뭐? 뭘 했다고?'

'비행기 엔진음 들었슴다'

'비행기?? (수화기 넘어로) 야 위조실에서 비행기 소리 들었댄다!'

'수고하십쇼, 단결'

 

하고 전화 끊고, 한 2시간 더 있다가 밥교대 해서 식당으로 감.

'아오 단독군장하고 밥 쳐먹기 불편하네'

하면서 밥을 받는데 취사장으로 전화가 겁내 옴.

 

'(ㅅㅂ 밥 좀 먹자) 통신보안, 취사장 상병 개붕이입니다'

'야이 ㅅㅂ 내려와!!!!'

'(뭐야 ㅅㅂ?) 잘씀다?'

'지하실로 대피하라고 개ㅅㅋ들아!!'

'(하 ㅅㅂ 밥도 못먹었는데) 아 저희 밥 아직 못먹어서 먹고 가면 안됩니까?'

'하 이 ㅆㅂ...너네 아까 비행기 보고한 새끼들이지? 니네가 보고한 거 그거 적기야 적기!! 아군기 아니래!! 폭격 맞아 뒤지기 싫으면 내려오라고!'

 

나중에 알고보니 우리 공군이 위협비행 한다고 날아다닌거라던데 이야기 듣고 ㅈㄴ얼탱이 없었음. 그러나 그 때는 상황이 상황인지라 개쫄았음ㅋ

포병대대라 보병보다 사알짝 남쪽에 부대가 있는데, 그거보다 남쪽에서 북한 비행기가 돌아다니는거면 ㅈㄴ심각한거네?? 싶어서 밥 못먹고 지하실감ㅋㅋㅋ

 

그렇게 3시간 대기하고 있으니까 포대장이 개 씹 비장한 얼굴로 들어옴.

 

'본부, 잘 들어라. 우리 그 동안 준비태세 열심히 했지? 현 시간부로 우리 대대 출동한다. 옆대대에서 화학탄 반응이 검출되었다(이것도 나중에 알고 보니까 걍 기기오류였음). 적 항공기로부터의 화학 공격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우리 대대는 2시간 뒤, 인원•물자 최우선으로 해서 사단 예하 모 부대로 이동한다! 평소처럼 하면 된다! 각자 임무 확인하고 지금부터 출동준비한다!'

 

그랬더니 진짜 사람들이 훈련이랑 다르게 ㅈㄴ열심히 하대?

치탄식 나르는데 아무도 불평 안하고 묵묵히, 신속하게, 적재하고

진짜 군인들처럼 하는거ㅋㅋㅋ

 

그 와중에 1종 창고 열쇠 없어서 식량 적재 못하니까 포대장이

'ㅅㅂ 비켜!! 이야아아아!!!'하면서 자물쇠 개머리판으로 박살냄. 

진짜 다들 비장하고 굳은 표정으로 준비태세를 함.

 

다 끝나고 출동을 하는데 걸린 시간 확인해보니까 1시간 30분 걸린거.

평소 훈련에는 항상 2시간 초과했었는데 실전이 더 빡심에도 불구하고 엄청 빠르게 마치니까 포대장이 ㅈㄴ 싱글벙글해서

'야! 내가 니들 믿고 있었다! 거 봐! 우린 하면 되잖아! 전쟁나도 포대장은 걱정 없다!' 이랬음

 

근데 주둔지 이동하고 나서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었음.

본부포대 100여명이 전원 군장을 안가지고 옴.

전투배낭을 모조리 생활관에 방치해두고 치탄식이랑 단독군장만 하고

좋다고 출동한 거임. 모포도 반합도 텐트도 침낭도 아무것도 없었음...

근데 더 웃긴 건, 다들 비장미가 넘처서 그랬던건지, 100명 중에 단 한 명도 그걸 눈치를 못챘었음...

 

대대장이 나한테 

'야, 너네 군장 어따 버리고 왔냐?'

'아...그...인원 물자를 최우선으로 하라고 포대장이 말해서 군장 이외의 물자들을...'

'하 이 ㅅㅂ 군장은 물자 아니냐??'

 

물자 맞음 ㅅㅂ...

그렇게 개머리판으로 자물쇠 까부수고, 80분 만에 출동준비 마쳤다고

전쟁뽕 차오르던 포대장은

'야 이 ㅅㅋ야! 전쟁이야 전쟁! 소풍 나왔냐? 아오 뭐 이딴 ㅅㅋ가 장교라고...야, 야, 너 임마 너 쩌-기 화천 시내 나가면 서울 가는 버스있어. 그거 타고 꺼져 이ㅅㅋ야. 너 필요 없어!'

이렇게 대대장한테 ㅈㄴ까임.

 

쓰다보니 별로네ㅜ

 

3줄 요약

1. 2015년에 우리 부대도 ㅈㄴ 열심히 실상황, 전쟁준비함.

2. 근데 출동하고 보니 100여명이 지 군장을 잃어버리고 출동함.

3. 한참 나중에 알고보니 출동을 하게된 경위(북한 공군+화학탄 공격)도 개ㅂㅅ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