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대나무숲 펌)
연대숲 #67450번째 외침:
오늘 태어나서 처음 아웃백에 갔다.
나는 엄마 얼굴을 잘 모른다.
내가 5살이 되던 해, 엄마가 죽었다.
빠듯했던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식당 일을 나가고 돌아오던 길에 차에 치였다고 한다.
엄마가 죽고 난 후 일용직 노동자- 소위 말하는 노가다꾼인 아빠는 8살배기, 5살배기 딸 둘을 혼자 키웠다.
우리를 없게 키우지 않기 위해 아빠는 피눈물을 흘렀지만, 애석하게도 아빠의 피눈물의 대가는 크지 않았다. 그냥 나와 내 언니와 아빠, 세 식구가 죽지 않고 살 정도였다.
초등학교에 입학을 했다. 너무나도 예쁜 원피스를 입고, 공주같은 구두를 신고, 누군가가 잔뜩 신경 써 준 머리를 하고 등교했던 내 짝의 외모에 홀려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그 아이의 집에 놀러갔다. 그 때 많은 것을 처음 알았다. 집 벽에 곰팡이가 피지 않을 수 있단 것을, 집에 신선한 과일이 준비되어 있을 수 있단 것을, 집에 미끄럼틀을 놓을 수 있단 것을, 그리고 내가 가난하다는 것을.
중학교에 입학을 했다. 언니는 집이 가난했기에 대학은 일찌감치 포기해 상고를 갔다. 빨리 취직하고 싶다나. 나도 당연하게 언니처럼 될 것이라 생각했다. 미래에 대한 꿈이란게 없었다. 꿈을 꿀 형편이 아니었기에.
학교수업은 열심히 들었다. 그냥 심심해서, 할 일이 없어서, 아니 어쩌면 초등학교 때 담임선생님이 말씀하신 나의 재능이 나의 인생을 바꾸어 줄까 하는 기대감에 들었다. 결과는 전교 1등이었다. 내 재능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 라는 희망이 현실로 다가온 첫번째 순간이었다.
중학교 시절을 ‘공부 잘 하는 아이’로 보낸 나는 지역에서 공부 잘 하기로 소문난 고등학교에 진학을 했다. 고등학교에 갔더니 성적이 팍 떨어졌다, 이런 진부한 클리셰가 아니었다. 첫 고등학교 시험에서 전교 2등을 했다. 자부심이 컸다. 학원 하나 안 다니고, 나라에서 주는 돈으로 문제집 야금야금 사서 전교 2등을 했다는 게.
계속 공부하면 되겠다, 우리 가족에게 많은 돈을 벌어다 줄 수 있겠다 생각하며 기뻐했다. 그런데 아빠가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났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나는 더 이상 공부를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당장 나 하나 일을 안한다면, 일 년에 한 번 새해를 맞아 다 같이 모여 먹는 두 마리에 8000원짜리 바싹 마른 전기구이 통닭을 못 먹게 되는 정도의 가난으로 끝날 일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엄청 울었다. 눈이 퉁퉁 붓고 목이 쉴때까지 울었다. 언니가 나를 안아줬다. 그리고 나에게 구원과도 같은 말을 해줬다. 어떻게든 언니가 돈 벌어올 테니, 너는 공부 해서 개천에서 용 한번 제대로 나 보라고. 언니가 너무 고마웠고 너무 미안해서 죽을 지경으로 공부했다. 정부에서 주는 돈으로 문제집을 샀고 언니가 보태준 돈으로 인터넷 강의 무제한 수강권을 샀다.
힘들어하고 슬퍼할 겨를이 없는 고3을 보냈다. 나에겐 두 번의 기회는 절대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죽어라 공부만 했다. 그리고 아빠가 싸준 기름범벅 김치볶음밥을 싸들고 수능장으로 향했다.
수능이 끝난 후 집에 돌아가 채점을 할 때 까지 계속 다리를 떨었다. 언니랑 아빠가 나를 위해 희생해준 것이 아무 소용 없어질까봐.
심호흡을 하고 채점을 했다. 국어 2점짜리, 지구과학 2점짜리에 X표가 쳐져있는 가채점표를 붙들고 온 가족이 목놓아 울었다. 아빠가 엉엉 울며 언니와 나에게 사과했다. 언니와 내가 그렇게 가자고 조르던 아웃백 한 번 못 데려다 준 못난 애비 밑에서 잘 커줘서 너무 미안하다고.
그리고 몇 달 후, 나는 연세 의대생이 됐다. 현역 정시 연의라는 여섯 글자가 참 대단한 것이더라. 근 세달 열심히 과외해서 밀린 월세 300을 갚고도 400만원이 남았다. 나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바친 언니와 아빠에게 반반 나눠 줬다.
그리고 오늘, 아빠가 아웃백을 사 줬다. 그것도 4인 랍스터 세트로. 언니와 내가 스파게티와 스테이크와 랍스터까지 먹는 모습을 본 아빠는 또 울었다. 아빠가 울어서 나랑 언니도 또 울었다. 울면서 4인 세트의 모든 음식을 다 먹었다. 배가 찢어지게 부를 때까지 음식을 먹어 본 것은 처음이다. 그리고 배가 찢어질 때까지 음식을 먹어 본 아빠와 언니의 모습도 처음이다. 정말 좋아보였다. 인생의 한 줄기 빛이 열린 우리 모두의 모습이 너무나도 행복해 보였다.
다짐했다. 우리 아빠, 우리 언니에게 생일이 아니라, 새해 첫날이 아니라, 무슨 특별한 날이 아니라 그냥 아무 이유 없이 먹고 싶으니까 아웃백에 가서 4인 랍스터 세트를 시켜 먹을 수 있는 인생을 선물해 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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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놀러간다
지랄좀하지마 설의는 정시여도 수능성적말고 딴것도봐서 수능만점도 종종떨어진단다
감자
그렇구나 내가 서울의대가 뭘로뽑는지 어케알겠어 그래도 지구2점이랑 국어2점이 쉽다는건 안다구
seesm
옛날에 재수해서 수능 만점 받은 사람이 설의 준비한다고 인터뷰 한거 봤는데, 나중에보니 떨어지고 다른학교갔더라. 그때 수능만 보는게 아니구나 싶더라ㅋㅋ
하드스타일
아조씨 연의가 설의보다 컷이 더 높아요... 왜그런지 알아요? 설대는 무조건 과탐II과목을 하나 이상 응시해야돼요
그래서 과탐 I+I 조합을 선택하면 수능만점이어도 설의 못가요
감자
ㅇㅎ
스미스의유기화학
두개틀려도 저거두개면 설의 갈수잇음. 아마 2과목안한듯
야혈
나도 엄마가 홀로 나 키웠는데.. 공부해야겟다 여기 회사 다녀봣자 엄마 행복하게 못해줄거같다
덜숙성된김치맨
의대생이 과외도 하네 자기 공부할 시간도 부족할텐데 능력자인듯
섬마을
의예과 때는 시간 많다 타과생들보다도 더 많아. 낙제만 안하면 되니까.
덜숙성된김치맨
그래서 그랬구나
자라나라대리머리
예과 때는 많이 하는 편이고 본과 가서도 하는 사람은 두탕씩 뛰고 그럼
스미스의유기화학
연대의대는 P/NP라서 그나마 숨쉴만하다캄
아빠하나딸둘
어우...눈물
서어엉자아앙
30먹고 나도 아직 못가봄
울어라활아불타라화살촉아
나도 촌놈이라 못가봄 ㅋㅋ
회말투아웃
울리지 말라고! ㅠㅠ
스피커전문가
나라면 빕스갔다.
저욕안했어요
나는 빕스보다 아웃백이낫드라
봉팡리
아빠들은 왜 맨날 김치볶음밥일까...
어설
행복했으면 좋겠따 진짜 ㅠㅠㅠ
저런거 보면 정말 나는 너무 행복하고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왔구나 싶어서 감사하고 미안하고 좀 숙연해짐
DDB
부멉머신건
오우쉣ㅠㅠ
사촌간볼빨기
튜나
주작 ㅂㅇ
보리쌀보리
헬정자
금요일 퇴근전에 울리는건 반칙 아니니ㅠㅠ
부리부리대마왕
아웃백 바이럴 ㅂㅁ
발바닥각질
나도 30중반인데 아웃백 빕스 한번도 못가봄
핑크빈콘너무귀여워
배고픈사람
퇴근하다가 눈물 한방울 흘렸다
블랙카우
그래서 맛있었냐고
꼴리는대로살자
길어서 안 읽음
아웃백을 갔으면 갔지 왜 사연을 팔라 그래?
Yourgold
인생이 삐딱하냐
스위트콘
냅둬
힘든 애들은 남의 힘듦을 들을 여유가 없다
일은일주일
진짜 모르는 사람이고 남걱정 해줄만큼 잘난사람도 아니지만 멀하든 다 잘됐으면 좋겠다 ㅠㅠ
상황파악못하는개붕이
편부모가정 전형으로 연대갔누
스미스의유기화학
뭘봣냐; 정시에서 2개틀렸으면 표점 개깡팬데
아 닉값한건가??
댕댕해
와 나도 내년이면 30되서 아웃백 빕스 안 가본 사람으로 남겠는걸?!
컴갤빌런
꼬인 색기덜 존나 많네
하루에38명자살
ㅊ1와와
으르신들 쌈마이한거 좋아하셔서 그럼 ㅋㅋㅋㅋㅋ
진짜 스테이크 사드리고싶은거면 번화가에 스테이크 가성비집 꽤 많다.
아니면 빕스같이 스테이크묻은 뷔페집가도 좋아하시드라 ㅋㅋㅋ
으르신들은 일단 고기가 많아야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하기땜에 한단계 한단계 높여여한다고 생각한다
취생몽사
그러지마 우리집도 아웃백가니 똑같은 반응이었어
그래서 애슐리갔더니 좋아하심
비사이로막가
ㅅㅂㅠㅠㅠㅠㅠㅠ
예의바른인간
이런글 보면 왜 감동을 느끼는걸까? 가난한사람들의 이야기라서? 자수성가해서?
치킨은멕시칸말고맥시칸
후자
Yourgold
그냥 짠하지 않냐.. 감동작이구
반박시대머리
공능제인 놈들 왜이리 많이 보이냐 토악질나옴
그냥 읽고 감동느끼거나 공감능력이 떨허지면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면 될 것을
의대생이 시간이 많느니 편부모전형이니 이딴 소리나 하고 있네
어휴
개월정지
인증이없으면 뭐다?
혐오를멈춰주세요
랍스터 4인이라 아니라 블랙라벨 패밀리인가?
개월정지
토마호크먹은거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