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아빠와 갑작스런 필리핀으로의 출국 - 2



2편 입니다.



 

5. 에어아시아는 정말 싸다 왕복으로 잘 잡으면 20만원 이내로 갈수 있다.

12000원 추가요금을 내서 맨 앞자리를 잡았다 무릎이 아프신 아빠가 다리를 훨씬 편하게 필수 있고 맡긴 짐이 없는 우리가 제일 처음으로 빠르게 나갈 수 있기 때문 이였다.

아버지의 샵은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가 있는 루손 섬의 남부에 있는 섬이다. 차로 두 시간 정도 걸려서 항구로 가고 그곳에서 다시 배를 타고 다시 한시간정도 가면 도착한다.



공항에서 나오자 오후 한시의 마닐라의 열기와 함께 밴 기사가 맞이해 줬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엄마랑 저번에 맛있게 먹었다면서 버거킹에 들렸다. 기사와 셋이서 와퍼세트를 먹고 차를 타고 부르고스 항구에 있는 St Methew 병원에 갔다. 병원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4층정도의 건물인데 다세대주택보단 큰 정도였다


병실을 물어보고 들어갔다. 병실은 1인실 이였고 꽤 컸다. 소파에는 왠 필리핀 사람이 누워있었는데 아빠가 웃으면서 툭 쳤다. 최강사님의 부인은 케이티의 동생인 존슨이라고 했다. 존슨도 웃으며 맞이해 줬다. 존슨은 ‘hello mr Kim’ 하면서 최강사님이 지금 감압챔버에 방금 들어갔다고 전해줬다. 셋이서 같이 챔버실로 갔다. 감압챔버는 철로 된 큰 캡슐인데 그 안에는 해당 깊이의 물속과 비슷한 환경의 기압과 감압에 필요한 산소농도로 방안을 조절하여 체내의 질소배출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기계이다.


안에 있는 최강사님이랑은 스크린을 보며 무전으로 대화를 했다. 아빠도 원래 귀가 안 좋으시고 무전기 상태가 나도 잘 못들을 정도로 좋지는 않았지만 최강사님의 안부정도는 전달 받을수 있었다. 챔버안의 최강사님은 링겔을 꽂고 있었고, 산소공급을 위한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앉으실 수도 있었고, 상체는 다 움직이셨다. 말하는데 문제없으셨으니 정신적으로도 괜찮아 보였다. 다만 하반신은 완전히 움직이지 못하시는 듯 했다. 아빠는 자세한 건 물어보지 않고 건강이 어떤지만 물어봤다.

난 이때 이미 알았어야 했었는데. 같은 사고를 당했을 찰리는 챔버에 같이 있지 않았다.




간단한 대화를 하고 나오며 최강사님 상태가 생각보다 안좋다고 하시고 일단 담배한대 피자고 하셨다. 표정은 심각했고 진정좀 시켜야겠다고 하셨다. 담배 피러 나오는 동안 최강사님의 부인인 케이티가 왔다. 같이 나와서 얘기를 했다. 케이티 로부터 일단 간단한 얘기를 전달받고 싶어서 어떻게 병원에 왔냐는 등을 짧게 물었다


나도 아직 통역하는데 시동이 안 걸렸달까....... 제대로 전달을 못했는데 찰리가 어디 있는지 나를 통해 아빠가 케이티에게 물었다. 찰리는 부르고스 St Andrew 장례식장에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아빠는 표정이 정말 심각해 지셨다.


난 아직도 상황파악을 못하고 있었다. 내가 케이티 에게 물었다. 또다른 죽은 중국인 때문에 장례식장에 간거 아니냐고? 그러자 아빠가 말했다 아니야 찰리도 죽은 거야난 다시 물었고 아빠가 맞았다. 찰리까지 총 두명이 죽은 것 이였다. 아빠는 벽에 기대셨고 혼자 읊으셨다. ‘찰리가 죽었구나맨손으로 벽돌벽을 치기도 하셨다. 나는 케이티로부터 병원에 최강님과 찰리가 도착했지만 찰리는 곧 숨을 거뒀다는 것을, 찰리의 시채는 부르고스 장례식장에, 펑의 시체는 아빠샵이 있는 섬의 시내인 아리스토에 있다는 것을 들었다. 다시 챔버에 있는 최강사님과 다시 얘기를 하고 앞으로 4시간은 더 챔버에 들어가 있어야 하니 먼저 샵에 갔다가 내일 다시 오겠다고 했다.


그리고 나가서 배를 타고 샵으로 들어갔다. 나는 누워서 잤고 아빠는 아마 내내 깨 계셨을 거다. 큰 배인데 두명만 탔다. 아마 편도로 가는데 10만원은 넘게 드는걸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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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섬에 도착하니 아마 한 5시쯤 됐었던거 같다. 배에서 내리고 샵까지 걸어가는 도중 피터를 만났다. 피터는 우리 샵에서 일하는 필리핀인 다이브 마스터이다. 평소같으면 웃으며 인사했겠지만 그러지 못했다. 샵에 도착해서 스탭들과 조지(아빠와 비슷한 연배의 샵의 관리자 영국인)와 인사했다.


나의방문에 조금 놀라는 눈치였지만, 조지는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여담이지만, 나는 조지에게 약간의 자격지심이 있다. 그가 동양인을 무시하는 모습을 가끔씩 보인다는 이야기를 아빠를 통해 들었기 때문이고, 25살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아빠가 운영하는 샵에 와서 공짜로 놀다가는 나의 모습이, 19살에 집에서 나온 그에게는 긍정적으로 보일리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샵에 도착하자마자 상황 설명을 듣고 싶었지만 조지는 다이빙샵 에서 손님을 대리고 다이빙을 나가는 등 여러 일을 해야 하는 상황 이였고 아빠 역시 지금손님 나갈 손님 들어올 손님등 리조트의 일 때문에 굉장히 바쁠 수 밖에 없는 상황 이였다.


최강사님으로부터 인수인계를 받아야 했었지만 당연히 그럴 수 없었다.


어느정도 바쁜 것이 지나가고 저녁시간이 돼서 조지가 찾아왔다. 얘기할 준비가 된 것 이였다. 처음에 조지는 찰리와 펑과 앤드류, 최강사님이 물속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아예 얘기를 안 하려고 했었다. 본인이 물속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고, 혹시라도 얘기한 것이 공식적은 실효를 거두기를 바라지 않아서 그런다고 하였다. 이런점을 대화 초반에 계속 거듭해서 얘기했는데, 그가 영국인이라서 그런 건지, 조지 성격이 그런 건지 아니면 어른들이 원래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다만 조지의 태생적 성격이 그러리라는 쪽으로 생각이 들었다. 아빠는 알겠다고 거듭 고개를 끄덕이셨다 짜증은 안 섞여있었다.


그러고 나서 조지는 직접적으로 겪은 상황에 대해서만 설명을 해 줬었다. 샵에 있는 도중 다이빙을 나간 보트가 들어왔는데 보트에는 선원들 포함, 부상당한 최강사님과 찰리, 그리고 펑의 시체가 있었다. 시체는 어떻게 할지 몰라서 일단 배에 두고 최강사님과 찰리의 상태를 보니 챔버에 들어가야될 상황이여서 씨 라이온(보트회사)에 요청을 하고 가장 빠른 보트로 사람을 붙여서 부르고스 St. Methew 병원으로 보내게 했다고 했다.


부르고스로 보낸 두 사람 상태에 대해 계속 연락을 취하면서 본인은 일단 경찰에 연락을 해 시체에 관한 일처리를 이것저것(굉장히 상세하게 설명했다)하고. 장례식장에 일단은 안치를 시켰다고 했다. 일요일이기도 하고 원래 필리핀 일처리가 잘 안돼서 굉장히 힘들었고 정부소속 의사가 없는 관계로 아직도 사망선고를 못 받고 있다는 얘기도 했다.


그리고 보트위에 있던 다이빙 장비들을 내리고 있는 장비들은 되도록 원상태로 보관해 놓고 가스통들의 상태도 모두 기록해 놨다고 했다. 그리고 오늘(월요일) 에 이르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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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상황설명을 하면서 매우 상세하게 얘기 했지만 본인이 직접 겪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극히 말하기를 꺼려했다. 그래도 정황상 어쩔 수 없이 말해야 하는(예를 들어 먼저 떠오른 세 사람을 건진 보트가 다른 보트에게 앞으로 30분 후에 떠오를 앤드류에 대해 부탁하는 것 같은)부분에 대해서는 그렇게 들었다. 혹은 그렇게 알고 있었다. 라는 말을 꼭 붙였다.


윗 얘기들을 끝낸후 그는 자신이 짐작하는 물속에서의 일에 대해 얘기했다. 얘기를 꺼내면서도 이것은 개인적으로 얘기하는 것이고 본인은 절대로 이 말이 법적인 효력이 있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나는 조금 과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냥 아빠는 별로 상관이 없는 듯 했다. 물속 정황에 대한 조지의 생각은 아빠의 예상이랑 거의 같았다.


긴 대화가 끝났다. 아빠는 조지에게 일 처리를 매우 잘 했고 고맙다고 했다. 저녁은 셋 다 안 먹었다. 아빠가 뭘 좀 먹으라고 권했지만 괜찮다고 했다. 맥주를 마시겠냐고 권했지만 거절했다. 그래도 한잔 하라고 하셔서 마셨다. 아빠는 필리핀에서 항상 드시는 과일 섞은 럼주를 드셨다.


아빠는 별말씀 안하셨다. 아까 들어온 손님들은 웃으며 맞이하지 못했다며 아쉬워 하셨다. 한국에서 들어오면서도 말씀 하셨었다. 손님들 앞에서는 포커패이스를 해야 한다고. 그게 힘든 부분이라고, 피곤했다. 먼저 올라가서 자라고 하셨다. 아빠는 좀 더 드셔야겠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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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아침이 됐다. 1층으로 내려왔고 아빠도 비슷하게 내려오셨다. 아빠는 굉장히 바쁘셨다. 원래 최강사님이 하셨어야 했던 일들이 많았다. 투숙객들의 요구, 다이버들의 스케쥴, 한국에서 오는 전화, 나갈 손님, 올 손님, 주방, , 직원 월급 등등, 프런트와 회계 등을 담당하는 필리핀인 니콜도 분주했다.


그녀는 대학을 다니다 중퇴를 했는데 아빠는 이 부분에 그녀가 굉장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그녀는 굉장히 도움을 많이 줬는데 이곳의 느린 공무를 해결하기 위해 고생이 많았다. 또 펑의 시신에 대해 지불해야 하는 병원비, 장례식비, 운구비용 등 업무처리를 해 줬다


위의 업무들을 포함해 우리 쪽에서 구조를 청한 배에 대한 비용같이 또 지불해야 할 내역이 많았고 다 포함하면 상당히 높은 금액 이였는데 아빠는 신경 쓰지 말고 지불하라고 니콜에게 얘기했다.




같이 사고를 당하고 살아남은 앤드류는 필리핀 본섬에 있었다. 그는 대사관에서 해야 할 일, 지금 부르고스 St. Andrew 장례식장에 있는 찰리의 시신 그리고 그 장례식 장으로 올 찰리의 친지들을 맞이하는 일 등을 했어야 했다. 그가 부르고스의 장례식 장으로 간다는 말을 듣고 아빠는 그곳에 당신이 처리해야 할 일이 있을 수도 있으니 가 봐야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현지인이 필요하다며 니콜과 동행했다. 부르고스에 도착하고 최강사님이 계시는 병실


에 계속 있었다. 아빠는 찰리의 가족들이 아빠를 보려 할 수 있을거 같아서 부르고스로 가겠다고 하셨는데 앤드류는 그들이 그것을 원하지 않고 장례식 장에서 찰리의 시신과 가족들을 보낸 후 최강사님의 병실로 오겠다고 했다.


병실에선 나와 니콜, 아빠, 그리고 존슨, 케이시, 최강사님 그리고 최강사님의 자식 둘이 함께 있었다. 최강사님은 여전히 하반신을 못 움직이셨다. 쳄버에서 감압을 받아야 했지만 왜인지 모르게 자꾸 거절하셨다. 왜 인지 몰랐다. 아빠가 담배피시러 나갔다 들어올 때 들었다. 감압챔버 1회 이용비용이 600만원 이였다. 난 내 귀를 의심했다. 말도 안되는 금액 이였다.


챔버는 병원 소유가 아니였고 어느 호주인의 개인 소유였는데, 주변에서 다이빙 사고가 일어났을 때 챔버를 긴급하게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을 노리고 폭리를 취하는 것 이였다. 병원 이용료도 하루에 30만원 꼴로 비쌌고 수도인 마닐라에 있는 훨씬 저렴한 챔버를 이용하기위해 병원을 옮기고 싶었지만 허가를 해 줘야 하는 의사는 면담을 거부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미 2000만원을 넘겨버린 병원비를 지불하기 전엔 병원 문을 나갈 수 도 없었다. 이래저래 암울했지만 아빠는 그냥 웃었다. ‘여기가 원래 이래, 그리고 이런건 큰 문제가 아니야.’ 라고 하셨다.


꽤 오래 기다렸다. 하릴없이 5시간 이상 기다렸던거 같다. 그래도 부르고스에 왔으니 앤드류는 보고 가려 했다. 마침내 앤드류가 병실로 찾아왔다. 앤드류는 사고 이후 처음 최강사님을 본 모양 이였다.


그의 눈빛은 고마움과 미안함이 같이 있었다. 최강사님도 알고 계셨겠지만 그가 무사한 것이 매우 다행인 눈빛 이였다. 둘은 손을 계속 마주 잡았다. 앤드류는 품에서 봉투를 꺼냈다. 꽤 두툼했는데 두꺼운 책 정도였다. 달러였다


몇 달러짜리였든 꽤 많은 금액 이였으리라. 최강사님은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하시는 몸으로 한사코 거부했지만 앤드류는 급히 가야한다며 정중하고 급하게 병실을 나섰다. 최강사님은 끝내 눈물을 흘리셨다. 나랑 아빠, 니콜이 앤드류를 그의 밴 까지 배웅했다.


그리고 우리 셋은 다시 배를 타고 샵으로 들어갔다. 해는 한참 전에 넘어갔었기 때문에 우린 또 다시 정기선을 못 타고 배를 빌려야만 했다. 앤드류의 행동과 마음을 보고 난 놀랐었다. 그리고 어색한 기분 좋음도 느꼈다. 아빠는 배를 타면 평소 하시던 대로 누워서 주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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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댓글

2015.04.08
다 좋은데 너무글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0
가독성 좀만 높이고 사진이 더 들어갔다면 완벽할텐데
0
2015.04.09
고양이를 잡아먹지 않았으므로 ㅂ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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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5
조지의 그런 발언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제 발언의 법적 효력을 잘 배웠고, 대처 요령에 대해서도 숙지하고 있었던 결과라고 생각해.
자칫하면 책임 회피로 보일 수 있는데, 그건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익숙한 '가족적 사고'를 가진 회사에서나 가당한 소리지 영국인인 조지에겐 당연한 행동이었을 거야.
게다가 사람이 죽은 큰 일이면 그것만으로도 발언을 조심해야 한다. 그는 너의 아버지와 필요한 책임을 완수했어. 너의 아버지도 그걸 알고계셨던 거 같아.
재미있게 보고 있다. 또 써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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