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150일간의 세계 여행, 프롤로그 - 인도 뉴 델리

 

 

 

 

https://youtu.be/fomj9DQ8v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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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더위가 기승이던 6월 20일, 나는 20kg 위탁 수하물과 8kg 기내수하물을 끌고 공항으로 향했다.

10년전 내 첫 여행지었던 우크라이나에 이어, 다시 한번 머나먼 미지의 나라로 떠나고자 연초부터 계획을 세웠다.

현재는 전쟁이 한창인 우크라이나에 갈 수는 없기에 주변의 다른 나라들을 둘러볼 수 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인도부터 시작해 아제르바이잔, 그리고 아제르바이잔의 육로 국경을 넘어 이란의 북부로부터 남부까지 횡단하고 그 다음으로는 터키와 네덜란드에서 친구를 만나고 난 후 동유럽의 미지의 장소 몰도바,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 머물다 루마니아를 마지막으로 돌아올 계획을 세웠다.

 

금전적,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러시아의 무르만스크에서 북쪽의 오로라 아래 펼쳐진 고요한 겨울 바다를 보고 돌아오고 싶었지만, 그러지는 못했다.

 

주변으로부터 많은 우려와 걱정이 있었다.

잘 알려진 유럽이나 동남아가 아닌 왜 위험할지도 모르는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에 가야하는건지 끊임없는 걱정과 질문을 받아야했지만

 

그곳의 현지인 친구들과 소통해고 해외 여행객들로부터 수집한 여행 자료들을 토대로 고려해본 결과

나는 이 여행이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을 것임을 확신했다. 물론 예상일 뿐이지만, 막연한 추측으로 걱정하기보다는 직접 조사한 자료들과 현지 친구들의 이야기를 믿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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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면서 가끔씩 위기의 순간이 있긴 했지만 심각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 여행을 통해 나는 자연의 아름다움보다는 인류애를 느꼈고 아제르바이잔에서 만났던 남자가 했던 말 그대로 오랜 여행 끝에 기억에 남는것은 

사람일 거라는 말에 동의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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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일정 : 4박 5일

사용 예산 : 약 90만원

-인천 -> 뉴델리 대한항공 편도 비행기 티켓 40만원

-숙소 -> 1박 3만원 중반 16만원

-식대 -> 평균 1끼 1만원 미만 (하루2끼) 총합 10만원정도.. 

-교통비 -> 이동시 평균 2천원~8천원 

-기타 뻘짓 비용 20만원 (저녁에 바 갔다가 바가지 쳐먹은 비용 8만원  + 택시 3번 사기 당한 비용 2만원  + 공항 면세점에서 초콜릿이랑 마샬라 짜이 삼etc...)

 

여행 난이도 : 쉬움

 

 

인디라 간디 공항에 도착했을 때 주변에는 많은 한국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젊은 사람들 뿐만 아니라, 노부부 커플도 있었고 중년 사람들도 많았다.

저마다 각자의 목적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마음의 평화를 찾으려는 사람도 있었고 고행 수련을 위해 찾아온 스님도 있었다.

 

뉴델리에서 나는 딱히 정해진 목적지는 없었다. 단지 친구를 만나고 수제 스트릿푸드를 먹으러 왔을 뿐이었다.

그냥 인도 감성이 좋았는데 그 인도 감성을 설명하기가 참 난감했다. 

 

지금와서 드는 생각인데, 부담스럽고 막막하기만 했던 일상에서 벗어나 완전히 상반된 느낌의 세상에 와보고 싶었던 것 같다.

오랜 시간동안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채로 서비스업에 종사했던 나로서는 항상 보여지는것에 압박감을 느끼곤 했고 사람들을 대하는게 불편했는데

그저 이곳에서는 뭘해도 부끄럽지 않을거 같았다. 

 

인도 역시도 학구열이 심하고, 카스트의 잔재가 남아있는곳이다. 물론 그 사람들 역시도 그들만의 차별이 있고 압박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나라들 중에서 인도는 외국인인 나에게는 나름 자유로운 분위기의 나라였다.

 

그냥 아무나 다가와서 사진을 찍자고 했고 서슴없이 나에게 다가와서 궁금한걸 물었고 나도 그냥 편하게 대화했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할 수 있었고 악센트는 크게 신경쓰이지 않았다. 모르면 다시 물어보면 되니깐.

 

남자 여행객으로서, 크게 치안 위협을 느끼지는 못했던거 같다.  뉴델리에만 머물기도 했고, 굳이 위험하다고 여겨지는 곳까지 찾아가지도 않았다.

주변 도처에 경찰들이 지나다녔고, 새벽에도 돌아다녀도 사람들이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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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사례가 많다고 했고 나도 택시들한테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하지만 나중에 어플로 택시를 부르니 스트레스가 해소되었다.

 

환전소는 그냥 나빈이라는 유명한 인도 사람이 환전이랑 여행 도움을 준다는 정보가 있어서 나빈이라는 사람과 사전에 카톡으로 연락해서

공항 픽업을 요청한 후(만원햇던걸로 기억한다)그곳에서 환전하고 나빈이 불러준 택시를 타고 호텔까지 갔다.

 

알려진대로 물가는 굉장히 저렴했고 익사이팅하게 즐길거리가 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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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에 보이는 노란색 차량이 릭샤택시다. 어플로 부를 수도 있고 5~10분정도 거리는 그냥 3천원정도 했던거같다.

현지인이랑 동행해서 현지인이 가격 흥정하면 더 싸게 탈 수 있다.

반대로 혼자 얼빵한 얼굴로 타서 어버버 하면 1km거리를 5천원에 부른다.  

 

기간별로,도시별로 요금차이가 상이할 수 있으니, Bolt앱인지 뭔지 어플 하나 깔아서 타고, 어플 부르기 애매한 상황일때는, 어플가격에서 1~2천원 더

붙여서 부르니 큰 갈등은 없었다. 

 

반대로 현지인과 같이 타고 이동할땐 현지인 도움으로 어플가격보다 더 깎아서 탈 수 있었다.

 

먼저 가격을 협상하고 (돈은 나중에 줄 것)만약 말도 안되는 것 같은 요금을 부른다면 그냥 내리면 된다.

그러면 메탈슬러그 사운드랑 비슷하게 OK 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고 그돈을 주고 가면 된다.

중간에 갑자기 돈 더 줘야한다고 했던 놈이 있었는데 그냥 무시해도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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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택시도 타봤는데 오토바이 택시가 좀더 저렴했던걸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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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에서 가지아바드까지 가는데 오토바이 택시타고 몇천원 안했던걸로 기억한다.

대부분의 나라가 수도는 물가가 꽤 비싼편인데도, 인도는 저렴하게 느껴졌다. 다만 사기랑 소매치기를 조심해야 하는건 맞다.

오토바이 택시기사한테 8천원 먼저 건네줬는데 그거 받고 그냥 가버려서 뒷꽁무니만 쳐다본 경험이 있었다. 주면서도 설마 이 분위기 스캠인가

싶었는데 역시나 싶어서 허탈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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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공권력은 한국보다 훨씬 강했다.  인터넷에서 보던 것 처럼 인도 경찰들이 몽둥이를 들고 다니며 사람들을 때리는 모습은 보지 못했지만, 사람들은 대체로 인도 경찰들과 큰 갈등을 겪으려 하지 않았고 대체로 군말없이 경찰의 지시에 순응했다.

 

가끔 날 주시하긴 했지만 부패한 몇몇 나라의 경찰들처럼 관광객들에게 돈을 요구하거나 귀찮게 하지는 않았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인도의 경찰들이나 경비원들에게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그들과 친해지려 할수록 그들은 미소지으며 내 편의를 봐줄 수도 있단 점도 있었다.

 

예를 들면, 악샤르담 사원에서의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있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외부에서조차도 영상 촬영도 금지되어 있었다.

그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한 후 카메라를 챙기자, 한 중년의 경찰관이 웃으며 저곳에서 영상을 촬영하는건 아마 괜찮을지도 모른다고 알려주었다.

그곳에 가서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는데 결국 다른 경찰관이 와서 이곳에서 영상을 찍으면 안된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아까 그 경찰관이 와서 이야기를 했다. 아주 잠깐의 영상 촬영을 허락받았고 나는 그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들은 웃으며 나를 배웅해주었다.

 

백화점과 기차역을 포함한 대부분의 공공장소와 큰 건물에는 보안 검색대가 있어 가방을 스캔하고 지나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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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의 인도는 매우 습하고 더우며 때로 갑작스럽게 비가 내리는편인데 길거리나 상점에서 파는 긴 스카프형 수건을 사니 꽤 도움이 되었다.

인도 사람들도 그 스카프를 자주 애용한다. 햇빛을 가리거나 땀을 닦는 용도로 아주 유용하고 3천원정도에 구매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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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 근처의 교통수단으로 짧게 다녀올 만한 곳만으로도 볼거리가 여러모로 많았다. 3박4일이 너무 짧게 느껴질정도로.

타지마할에도 가보고 싶었지만 출국해야해서 가보지 못해서 조금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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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손맛이 느껴지는 스트릿 푸드를 다양하게 즐겼지만,  공원에서 파는 코코넛 화채는 차마 먹을 수 없었다.

아저씨가 더운 날씨에 연신 손으로 땀을 닦아내며 그 손으로 코코넛을 버무리고 있었는데 먹으면 좆됨 400%를 감지했기 때문이다.

같이 동행하던 현지인도 저건 먹으면 좆되니깐 먹지말라며 고개를 저었다. 코코넛 화채의 뽀얀 회색 국물의 비밀은 아저씨의 전해질이었으리라 추측된다.

나중에 10살정도 되는 잼민이가 와서 사가긴 했는데 좀더 나도 젊었더라면 시도해볼수는 있진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스트릿 푸드 감상평은 생각보다 한국인의 입맛에는 안 맞았던거 같다.

첫번째 짤의 공기빵에 든 국물은 달콤하면서도 뭔가 알수없는 맛이 났고 두번째 짤의 오렌지쥬스는 오렌지맛이 아닌 겨드랑이 농츱액에 탄산가스를

섞은듯한 신기한 맛이었다. 그래도 덥기도 하고 현지인 친구도 같이 마시길래 믿고 원샷했는데 인터넷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복통이나 구역질 사례같은 증상은 없었다. 다만 아제르바이잔입국 둘째날까진 물똥쌌다.

 

 

어느정도는 예상했기에, 약국에 미리 가서 스트릿푸드를 먹을거라고 얘기하고 약을 받아먹은 후, 그 다음에 스트릿푸드를 먹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했던것 같다.

 

 

 

다음화에는 인도에서 기타 이모저모 추억들에 대해 업로드한 후 아제르바이잔 편으로 넘어가겠다.

 

 

 

 

 

 

 

 

 

 

 

 

 

10개의 댓글

2024.12.06

라떼는 응? 약이뭐야 응? 바라나시 갠지스 물로 샤워하고 입헹구고 응? 그랬어!!

 

아...맨날 뒷골목 그 뭐 애들 정식있자너 그거 200원에 주워먹다가 길거리 토스트와 감자칩 결국 맥날로 주식단 변한거 생각나네 이상하게 나는 길에서 줘먹고 다녔는데 탈난적없음 6개월 간 개고생만함 라다크쪽만조았음 시원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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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6

인도.. 항상 도전해보고싶지만 쫄아서 가지 못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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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6

야 스트릿푸드 먹을 생각하다니 용감하네. 난 타지마할 옆에 가게에서 파는 캔코카콜라도 입댈 용기가 안나던데 ㅋㅋㅋ 인도 있는 동안 계속 아랫배가 싸르르해서 입국할때 배가 좀 이상하다고 체크하고 집에 갔는데 보건소에서 바로 전화오더라 ㅋㅋ 물론 집에 도착하는 순간 싹 나았음. 23년전에 첫 해외출장이라고 간 곳인데 내 돈 주고는 절대 가고 싶지 않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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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6

이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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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6

ㅋㅋㅋㅋ 쇼츠로만 보던 린도 린도 스트릿푸드를 진짜먹는 사람이 있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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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6

아버지 인도에 안계셨으면 안갔을 그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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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6

린도 포카리스웨트 전해질 한도초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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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6

이 집은 은은한 단맛이 나는 단호박 같은 글을 쓰는구나

슴슴한 듯 하면서도 뒤돌면 생각나는 것이 맛깔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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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7

인도 남부는 좀 낫다더라

북부는 관광지에 지저분한곳도 많고 사기도많고 험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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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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