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인터스텔라' 를 부검해보자

음, 사실 막 영화를 보고 오는 참입니다.


제가 좀 성의없이 하는것 같아도,


원래 뭔가 리뷰를 할 때는 의외로 시간을 꽤 들여서 하거든요.


그래서 이놈도 웬만하면 그렇게 하겠는데,


일단 가능한 빨리 이놈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요.


좀 서두르고 있습니다.


라고 썼지만 쓰다 피곤해서 잤거든요. 그래서 사실 어제 본겁니다.



쨌든, 본론으로









interstellar.jpg



자, 이놈입니다.


인터-스텔라.


항성-간 이라는 이야기죠.


그러니까, 예를들면 항성간 이동이라던가.


항성..별...아니, 솔직히 왜 제목이 인터스텔라여야 되는지 모르겠어요.


물론 간단하게 그냥 우주 여행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말이지만,


별들 사이라.


음.



더 나은 제목을 예로 들어보고 싶지만 그러다가는 스포일러가 되겠는데요.


사실, 지금 이 영화를 스포일러 하지 않으면서 이 영화가 얼마나 멋진지 설명할 수 있을지 도통 감이 안 잡힙니다.


최대한 애쓰고 있어요.







1. 크고 아름다운 영상, 음향



놀란은 늘 존나 신기한걸 눈앞에 던져주고


'어때? 쩔지?' 하기를 좋아했죠.


존나 상상밖의 무언가요.


이번에도 그래요.


딱 하나만 예를 들자면, 블랙홀이 나옵니다.


그리고 장담하는데, 여러분이 지금껏 생각해오던 모습이 아닐거에요,


어떤 박사와 함께 "블랙홀을 어떻게 영상으로 표현하나" 를두고 연구를 하다가.


새로운 발견까지 해냈습니다.


논문발표를 준비중이라고 하더군요.


두개나요.


블랙홀, 웜홀의 그 멋진 모습은.


그걸 보는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전체적인 면에서, -영상뿐 아니라 내용적인 면에서도-


스탠리 큐브릭의 <스페이스 오디세이 2001> 의 향취가 많이 묻어나오는 그런 작품입니다.


보면 알아요. 더 물어볼것도 없이 오마쥬로 가득차있죠.



그리고 음향효과도 상당히 좋습니다.


아무튼 한스 짐머의 웅장한 곡과 우주의 숨막히는 침묵의 교차는 아주 만족스러웠어요.


게다가 꽤 세심한게, 우주의 관점에서 보는 장면에서는 정말 소리가 하나도 안납니다.


그저 작고 둔탁한 툭 정도의 소리 외에는 모든게 고요하죠.



다만, 그래비티가 그랬던 것처럼 그걸 존나 남발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비티는, 물론 스토리도 괜찮았지만 그 영상 자체에 좀 더 눈길이 가는 친구죠.


인터스텔라도, 물론 좋기는 하지만, 그래비티처럼 했다면 좀 질렸을 수도 있구요, 그래비티를 본 관객들이라면 그렇게 놀랍지도 않았겠죠.


적당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최대한 큰 스크린과 빵빵한 음향기기를 가진 존나 좋은 영화관으로 가세요.




2. 내용적인 면.



아, 일단 걱정마세요.


스포일러는 없으니까.



어쨌든 이쯤 읽었으면 기본적으로 우주 공상과학 영화구나 정도는 알고들 계시겠죠.


우주 공상과학 영화고,


감독이 크리스토퍼 놀란이니


영화에서 보여주는 경험이 절대 일상적이거나 상식적인 범주는 아니죠.


사실, 거의 판타지 수준에 가깝습니다.


물론 놀란감독은 대단한 미친놈이니, 이영화를 위해 온갖 전문가들과 함께 작업했고.


여러가지로 꽤나 과학적으로 정확합니다.


이토록 과학적으로 신경썼으니 만큼,


더 획기적이고 설득력 있습니다.


게다가 그런 어려운 이론들을 영상이나 내용에 적용하면서도 절대! 어렵지 않습니다.


최첨단의 천문학 이론을 다룰때에도 몇가지 간단한 설명으로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설명해버리죠.


그런거 있죠, 너무 쉽게 설명하니까 오히려 더 똑똑해 보이는거.


영화가 그 안에 적용된 과학 이론들에 대해 정말로 잘 이해하고 있다는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공상과학'이니 일단 공상이고.


그저 지구 밖으로 나가는 것 만 해도 우리같은 일반인들에겐 그저 판타지스러울 뿐이죠


하지만 그걸 훨씬 넘어, 일상적인 대화에서 나온 이야기라면


정신차리라고 그놈 뒤통수를 한 번 때리고 괜찮은 정신병원을 추천해줄 범주로 까지 넘어가면서도.


이 영화는 묘한 몰입감과 설득력을 잃지 않고, 저를 그저 감탄하게 했습니다.


놀란은 늘 그랬죠, 히어로물이나 판타지를 다루면서도 아주 현실적인 설득력을 갖추고 있었어요.



자 그리고, 영화의 주제는 사랑, 무엇보다 가족애인데.


이 또한 스케일이 정말 큽니다.


너무 커서, 따로 떼놓고 보면 싸구려 신파극 처럼 보일수도 있는 이야기 인데도.


머나먼 우주라는 광활한 세계관 속에 거대한 사랑이란 주제를 정말 잘 녹여냈습니다.


중간에 한번 집중력을 잃었었지만, 중요한 부분들에서는 깊게 몰입했습니다.



사실, 이렇게 큰 주제 둘을 다루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만 잘못 다뤄도 그냥 병신영화가 되잖아요.


근데 그 둘중에 하나도 망치지 않고,


오히려 적절하게 섞어 풀어내 시너지를 이뤄 냈습니다.


씨발, 놀란은 천재야.






결론



자칫했으면 B급 영화가 되었을 법 한


엄청난 규모의 세계관 속의 말도 안되게 거대한 이야기들을


일상의 범주까지 아주 현실적이고 설득력있게 풀어낸


인간의 모험과 사랑, 그리고 우주,세계 그 자체에 대한 순수한 찬가로써


정말,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또, 과하다 싶을 정도로 장대한 스케일인 탓에, 어떤 분에게는 와닿지 않을수도 있어요.


그런데 뭐. 그것도 영화를 본 다음 든 생각이고, 보는 와중에는 눈물을 펑펑 흘렸습니다.


여러분도 저와 같다면, 마치 종교적인 체험과 비슷한 숭고한 무언가를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걍 보러 가세요.


10/10




19개의 댓글

2014.11.07
하 글 존나 못썼네

존나 다듬고 싶은데 아 몰라 걍 빨리 보러가라. 리뷰의 골자가 그냥 그거니까 걍 빨리 보러가
0
2014.11.07
켄트지라길래 무슨 잡지 이름인줄
0
2014.11.07
@꿀빠는놈
아...'켄트' 지ㅋㅋㅋㅋㅋ
0
2014.11.07
하아.. 보고싶다.. 근데 3D아맥을 봐야하나 그냥 2D아맥을 봐야하나..
0
2014.11.07
@감자깡
그냥 아맥이 중요 2d 3d 는 안중요 그게 제 생각
0
2014.11.07
@마츠Q
씨지비 아맥이랑 메박 M2관이랑 비교하면 어떤게 더 나아요?
0
2014.11.08
@감자깡
놀란은 3D 염두하고 절대 영화 안 만듬. 3D 포비아임. 고로 아맥 추천.
가능하면 필름으로도 보고.
0
2014.11.08
@총각김치잼
집앞에 있는게 메박이라 메박가서 봤는데 충분히 감동받음ㅋㅋㅋ 아맥가서 한번 더 보고싶을 만큼ㅋㅋ 진짜 놀란감독 능력은 대단한거같음
0
2014.11.07
러닝타임이 길었기에 오히려 더 설득되고 몰입되고 숨막히던 영화. 점점 몰입되고 고조되다가 그 장면의 엄청난 임팩트에 압도당했을땐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0
2014.11.07
@몬탁괴물
이건 런닝타임이 기니까.... 다 풀수 있었던 부분이 아닐까 싶었음요 저도
0
2014.11.07
그래서 이 글에는 스포가 있다고 없다고?
0
2014.11.07
@치킨닭둘기
없엉
0
2014.11.08
[삭제 되었습니다]
2014.11.08
@이빨닦은남자
중간 중간 계속 소름돋고 눈물나고 감동받고ㅋㅋㅋ 정말 올해 최고의 영화인듯
0
2014.11.08
조조로 보고 좀전에 나왔는데 이건 진짜.. 어떤 수식어도 필요없이 명작이다 란 말밖에 안나온다 대박!! 사랑과 우주가 합쳐지면 어떤 영화가 나올까란 의문에대한 표현의 극치일꺼야.
이 영화 이상으로 우주를 표현하는 영화는 한동안 안나올거같음
0
2014.11.08
놀란 진짜 인간에대한 애증이 너무 심한거 같아 ㅋㅋㅋㅋ

야 니들 사람좋아하지 어? 야 얘가 니들이 좋아하는 그 사람인데 이새끼가 아까 통수친 주범이다? 어때?

이래놓고

야 근데 니들 그렇다고 사람 너무 싫어하지마 사람이라 그런거고 사람이니까 이거봐 또 좋은일을 하잖아 식으로 밀땅함 ㅋㅋㅋ
0
2014.11.09
원작이 소설도아니고 이게 원작인데 이렇게 잘 풀어나간다는게 놀란은.. 누가 5차원공간에서 모스부호로 시나리오써주나.
0
2014.11.09
@두부야가자
이게 존나 중요한게 21세기 들어서 각종 재창조가 판을 치는 시대에 원작으로 이렇게 잘뜨는거 보기 힘듬
0
2014.11.19
@두부야가자
현역 시나리오 작가다.

결론만 말한다면 원작이 있는 작품을 영화화하는 것이 새로운 시나리오를 창조하는 것보다 훠어어얼씬 어렵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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