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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것이라는 뜻을 가진 칵테일, 비즈니스(Bee's Knees)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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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할 술 이야기는 말장난이자 금주법 시기, 1921년부터 생겨난 단어에서 따온 칵테일 비즈니스에 대한 이야기야.

 

이 칵테일은 클래식 칵테일이면서 동시에 최근에 다시 부활한 칵테일이지.

 

진과 레몬, 벌꿀이 같이 들어가는 레시피로 심플하지만 꿀이 가진 풍미 때문에 독특한 맛을 지닌 칵테일이야.

 

그럼 이 칵테일에 대해서 알아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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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클래식 칵테일들이 그렇듯이, 이 칵테일의 유래 역시 불분명해.

 

1921년, 파리 리츠 호텔의 유대인 바텐더 프랭크 마이어라는 사람이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비즈니스라는 단어가 처음 언급되기 시작한게 1922년인 걸 보면 조금은 애매한 시기지.

 

뭐 그 전부터 속어로 쓰이다가 매체에 처음 등장한 시기가 그 시기 일 수도 있으니까, 이게 맞을 수도 있어.

 

칵테일의 레시피는 너무나 간단해.

 

진 2온스

허니시럽(물과 꿀을 1:1로 섞은 것) 1온스

레몬주스 1온스

 

이 3가지를 넣고 쉐이킹을 해주면 되지.

 

단순해 보이지만 진과 레몬의 향에 꿀이 가진 달콤함과 특유의 풍미, 그리고 꿀에 포함된 단백질 덕분에 특유의 질감이 매력적인 칵테일로 금주법 시대에 사랑 받았던 칵테일이야.

 

이후에 시대가 지나면서 너무나 간단한 칵테일이라서 잠시 잊혀졌다가, 금주법 시대의 잊혀진 칵테일들을 찾는 과정에서 재발견되어서 2010년대 중후반부터 유행한 칵테일이기도 해.

 

1929년의 기사에 보면, 이 칵테일을 만든 사람이 또 한명 언급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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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당시 미국 사교계의 명사였던 마가렛 브라운이야.

 

이 사람은 별명이 참 간지나는 분인데, 가라안지 않는 몰리 브라운(Unsinkable Molly Brown), 혹은 가라앉지 않는 브라운 부인(Unsinkable Mrs. Brown)이었어.

 

1867년생으로 1932년에 사망하신 분인데, 사망 2년 전에 나온 기사에서 이 사람이 이 칵테일의 제안자라는 기사가 뜬거지.

 

덕분에 이 칵테일은 더욱 유명해질 수 있었고.

 

참고로 저런 별명이 붙은데는 너도 알고 나도 알고 세상 모두가 아는 큰 사건이 하나 관련되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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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년 4월 15일, 타이타닉 호가 침몰 했을 때, 그 생존자 중의 한명이었거든.

 

단순히 생존자라서 유명해진 게 아니라, 그녀는 구명정의 노를 직접 잡고 당장 다시 침몰하는 배로 돌아갈 것을 사람들에게 권한 인물이었지.

 

아직 남아 있는 사람이 있으니까, 구할 수 있을만큼 구하자고 말이야.

 

물론, 침몰하는 배에 다시 다가가는 건 지극히 위험한 일이었기 때문에 선원들이 만류했지만, 그녀는 당장 돌아가서 사람들을 구하지 않으면 당신들을 던져버리겠다고 외치는 패기를 보여줬지.

 

선원들이 침몰하는 배에 주면으로 돌아가면 그 과정에서 생기는 와류로 인해서 구명정의 사람들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설득하자 그제서야 납득하고 나올 수 있었고, 그녀는 이후 사건의 수습을 도맡는 위원회를 창설하는 데 일조하기도 했지.

 

당대의 명사였으며, 여성 투표권이 부여 받기 6년 전에 선거에 출마하기도 하는 등, 그녀는 그야말로 당대의 명사였어.

 

그런 그녀가 만든 술이라는 이유로 당시의 사람들에게 크게 유행할 수 있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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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 비즈니스(Bee's Knees)라는 단어의 뜻도 잠시 알아보자고.

 

이 단어는 과거에 제일 좋은 걸 뜻하는 단어였는데, 일종의 넌센스 문구였어.

 

고양이의 수염, 각다귀의 팔꿈치, 원숭이의 눈썹, 개의 헛소리 같은 것처럼, 실제로 볼 일이 없는 것에서 유래한 단어지.

 

혹은 꿀벌의 무릎에 해당하는 부분은 앞다리인데, 거기로 꿀을 모으기 때문에 그런다는 주장도 있지만, 뒷받침할 증거는 따로 없어.

 

어느 날 갑자기 생긴 단어나 마찬가지니까.

 

비즈니스(business)라는 단어를 말장난으로 바꾼 거라는 이야기도 있지.

 

혹은 그보다 먼저 있었던 단어, 비즈 니(Bee's Knee), 즉 꿀벌의 무릎에서 왔다는 것도 있어.

 

18세기 후반부터 언급되던 단어인데, 이건 또 의미가 달라.

 

Bee's Knees 라고하면 최고의, 매우 훌륭한 이라는 단어지만, Bee's Knee가 되면 쓸데 없는 것, 중요하지 않은 것이라는 뜻이거든.

 

꿀벌의 전체에서 무릎 만큼 쓸데가 없는 곳이라는 뜻이지.

 

그래서 누군가는 먼저 있던 Bee's Knee라는 단어를 뒤집어서 Bee's Knees로 정 반대의 의미를 부여했다고 하는데, 뭐 정확한 사실은 몰라.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단어들의 어원 가운데는 불분명한게 많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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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칵테일의 재발견 이후 2017년 부터 Barr Hill Gin이라는 진을 만드는 회사에서는 매년 비즈니스 위크라는 행사를 주최하고 있어.

 

Barr Hill Gin은 전통적인 진이라기보다는 꿀로 마무리를 한 스타일의 진인데, 자사 제품의 홍보를 겸해서 행사를 진행하고, 일정 금액을 수분매개자인 꿀벌을 보호하는 데 사용하는 회사야.

 

국내에는 수입이 안되지만, 한 번 쯤 수입이 됐으면 싶네.

 

꿀벌 문제는 생각보다 꽤나 심각하다고 하는데 뭐 사실 술 이야기 하면서 이런거까지 해야하나 싶기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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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는 진과 레몬주스, 꿀만 있으면 쉽게 만들 수 있는 만큼, 집에서 만들기도 나쁘지 않은 칵테일이야.

 

잘 섞어준 다음에 잔에 따르면 벌꿀의 단백질 성분 때문에 특유의 기포가 오밀조밀하게 형성되어 있는 걸 볼 수 있지. 금세 사라지기는 하지만, 이때 바로 마시면 부드러운 첫 식감을 느낄 수 있어.

 

요즘 세상에 진, 레몬, 꿀 정도는 쉽게 구할 수 있으니까 한번 쯤 시도를 해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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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이야기 하다보니까 이거 넣어야 할거 같은데 넣을게 드립 괜히 나올꺼 같네.

 

이미 죽음 밈이니까 그만해라.

 

쓰다보니까 오늘은 술 이야기 보다는 곁들이는 이야기가 좀 더 많은 기분인데, 사실 대부분의 칵테일은 오래 된 만큼 그만큼의 사연이 있는 법이지.

 

사소한 거지만 알아두면 언젠가 쓸 일이 있을...지도?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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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의 댓글

22 일 전

나 달콤한술 좋아하는데 저거도 바에서 주문하면 만들어줄까?

허니시럽 바에서 구비하는 재료임?

0
@니글니글

없는 가게가 이상함, 애초에 꿀은 바에 필수재료 중 하나여

0
22 일 전
@지나가는김개붕

아항 ㅇㅋㅇㅋ 담에 바에 가서 시켜볼게~

0
22 일 전

이름 너무 신박하다 ㅋㅋㅋ 비즈니스 '비즈''니스'

0

꿀이랑 진을 다른 종류로 써보면서 새로운 맛을 찾을수도 있겠네

혹시 씁쓸한 밤꿀로도 칵테일을 만들수있을까?

0
21 일 전

됐구, 라모스진피즈 한잔

아니면 그래스호퍼 푸스카페 스타일로

0
@광어우럭따
0
21 일 전

저 아줌마 그 디카프리오한테 인상좋다고 정장 빌려주는 졸부 아줌마로 나왔자나

0
21 일 전
@메추리알

사진보니까 원래 인물 재현 잘한듯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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