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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여름, 간단하고 맛있는 스페인 태생 칵테일, 레부히토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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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본격적으로 더워지는 것 같으니, 더운 여름을 위해서 준비된 칵테일을 하나 소개하려고 해.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역의 전통 칵테일이자, 여름에 딱 맞는 칵테일인 레부히토(Rebujito)야.

 

누군가는 세계에서 가장 간단한 칵테일 중에서 가장 맛있는 칵테일이라고도 이야기하고, 만화 바텐더에서는 바텐더가 가장 만들기 싫어하는 칵테일이라고도 불러.

 

그럼 이 칵테일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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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칵테일은 1985년 쯤에 탄생했다고 하는데, 그 전신은 빅토리아 시대부터 유행했던 쉐리 코블러라는 스타일의 칵테일이야.

 

쉐리 와인을 좀 더 가볍고 편하게 마시기 위해서 여러 과일들을 더해서 마시는 이 스타일이 이후 스페인에서 좀 더 간편하게 바뀌었다는 거지.

 

이름인 레부히토(Rebujito)의 어원은 스페인어 동사 arrebujar에서 유래됐다는데, 뜻은 엉키게 하다, 뒤섞다등의 뜻을 가지고 있어.

 

레부히토를 번역하자면 조금 엉망이라고도 할 수 있다는데,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는 몰라.

 

뭐 하여튼, 레부히토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탄생했고 헤레스 지역 및 세비야에서 특히 많이 마셔.

 

한 여름의 축제에 레부히토 한 잔은 스페인의 여름 풍경이라고 볼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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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는 이걸 그때그때 만들어서 마시기 보다는 사진에서처럼 그냥 대량으로 만들어서 그때그때 따라 마시는 걸 선호하지.

 

유럽 남부 특유의 뜨거운 여름, 시원하게 마시는 한 잔의 술은 낭만 그 자체니까.

 

그럼 이 칵테일은 왜 저렇게 벌크로 만드는 거고, 가장 간단한 칵테일 중 하나 이면서 바텐더가 만들기 싫어한다는 말이 나올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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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레부히토의 재료 목록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어.

 

잔이나 병에

 

1/3을 피노 혹은 만자닐라 쉐리 와인.

2/3를 레몬 소다 혹은 스프라이트 또는 레모네이드로 채우고

민트 좀 넣고, 레몬 좀 썰어서 넣어주면 끝.

 

참 쉽죠?

 

다른게 필요가 없이, 그냥 잔이나 병 그리고 술이랑 스프라이트, 민트, 레몬만 있으면 바로 만들 수 있어.

 

솔직히 레몬이나 민트는 장식에 가까운 만큼, 극단적으로 편하게 만들면 쉐리 와인에다가 스프라이트만 부으면 끝이야.

 

요즘 국내에서 유행하는 하이볼과도 일맥상통하는 모양세를 하고 있는데, 스페인은 이미 40년 전부터 이런걸 마셔왔다는 거지.

 

 

 

 

 

자, 그럼 왜 바텐더가 만들기 싫어하는 칵테일인지는 일목요연하지?

 

이 칵테일을 만드는 데는 별다른 기술이 필요없고, 사실 누가 만들어도 비슷한 맛이 나기 때문에 바텐더가 무언가를 할 것도 없이 그냥 섞어서 주면 되.

 

참 쉽고 간편하지만 재미가 없는 칵테일인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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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이 칵테일이 맛이 없는가? 하면 이렇게 한 지역에서지만 유행할 일이 없었겠지?

 

사진처럼, 스페인의 축제 기간에는 저렇게 민트랑 썰어놓은 레몬 그리고 쉐리 와인과 스프라이트를 준비해서 그냥 알아서 따라 먹게 할 정도로 인기가 있어.

 

심플하고 간편함이 바로 그 매력이지.

 

심지어 가격도 저렴하거든.

 

이걸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앵간한 하이볼보다 저렴하게 마실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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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만자닐라 쉐리는 수입이 안되니까, 티오페페 피노 쉐리를 사면 되는데, 보통 3만원 정도면 살 수 있을거야.

 

도수도 15%정도로 낮아서 부담없고, 주정강화 와인이라 열어놓고 한 달 정도는 냉장고에 넣어두면 괜찮아.

 

더운 여름날에 심심할 때마다 얼음 잔에 쉐리 와인이랑 스프라이트, 아니 극단적으로 사이다 좀 붓고 생 레몬이랑 민트를 넣으면 좋지만 없으면 그냥 레몬즙이라도 조금 넣어주면 엄청 청량하게 즐길 수 있는 칵테일이야.

 

 

한가지, 단점이 있다면 사실 술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과음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자주 마시면 알중으로 가는 익스프레스를 탈 수 있다는 것 정도일까?

 

15%도 밖에 안된다고 했지만 걍 소주랑 같은 도수니까...

 

 

 

 

 

 

 

쉐리 와인은 옛날부터 식전주로 유명했지만, 요즘은 선호도가 조금 떨어지는 게 아쉬운 술이지.

 

그래도 꽤나 맛있는 술이고, 혹시나 해외에 가서 레스토랑에 갈 일이 있다면 드라이한 쉐리 와인 정도를 주문해보는 게 어떨까?

 

마지막으로, 쉐리 와인을 좋아하는 캐릭터 하나를 소개하고 마칠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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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최강의 호모 한마 유지로도 레스토랑을 갈때마다 주문하는 쉐리 와인.

 

오늘은 당신도 한 잔 어떻습니까?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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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댓글

23 일 전

넘 재밋네요... 일본에 잇는데 만자닐라manzanilla?는 뭘 사먄 되죠?? 주말에 시내 가서 찾아봐야 겠어요

심지어 일본 발음은 만사니-쟈 네

0
23 일 전

와인에 스까묵는거면 찬거는 샹그리아 뜨신건 뱅쇼만 알았는데, 그래도 샹그리아 보단 복잡해서 재밌네여

0
23 일 전

감사합니다..

덕분에 다음 워크숍때 만들어 마실거 생겼네요

0
22 일 전

재밋당 자주 써주세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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