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친애하는 지도자 각하가 드시던 칵테일, 엘 프리지덴테 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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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술 이야기는 쿠바의 칵테일이자, 이름을 듣는 순간 어 이거? 싶은 칵테일, 엘 프레지덴테야.

 

어 이거? 하는 사람은 엘 프레지덴테라는 단어를 모 게임에서 자주 들었을 텐데, 그 게임처럼 쿠바의 대통령을 위해서 만들어진 칵테일이야.

 

참고로 공산화 되기 전의 대통령들이니까, 사실 오히려 친미적인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지.

 

근데 트로피코 해본 사람은 엘 프레지덴테 하고 부르는 부관의 목소리를 잊기 힘들테니까 그냥 넣어봤음.

 

신나는 노래나 들으면서 잠시 보고가.

 

https://www.youtube.com/watch?v=KXtX6UKuGRk&list=PLJ2WicOAqaaFYkDof_aS-ZXAY2TNFlC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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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칵테일은 1910년대 쿠바의 하바나에서 탄생한 걸로 기록되어 있는 칵테일이야.

 

당시 쿠바의 지도자였던  마리오 가르시아 메노칼(Mario García Menocal)의 취임 이후에 만들어졌다고 하고, 미국에서 온 바텐더 Eddie Woelke가 만들었다는 설이 있지.

 

실제로 세비야 빌트모어 호텔에 있는 바에서 일하던 그가 이 칵테일을 만든 이후로, 그 이름과 맛 때문에 쿠바의 상류층들 사이에서 유행했고, 실제로 메노칼 대통령이 방문해서 마셨다고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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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 1925년 취임 했던 헤라르도 마챠도라는 대통령 역시 이 칵테일을 마셨는데, 당시에 전임 대통령과 차별화를 두고 싶었던 건지, 자신만의 칵테일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지.

 

그래서 평소와는 다르게 칵테일에 들어가는 오렌지 큐라소의 양을 줄여서 냈고, 그걸 마신 대통령은 크게 만족했다고 하지.

 

그리고 이 칵테일은 역으로 미국으로 돌아가서 한때 인기를 끌었던 칵테일이었지만, 이후 쿠바의 공산화가 시작되고 럼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잊혀져버린 칵테일로 남아버렸어.

 

한동안은 잘 안만들고, 그 덕분에 유행이 지나가버리고 책에서나 등장하던 칵테일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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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이 칵테일을 다시 유행시킨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칵테일 역사가 데이비드 원더리치야.

 

바텐더라면 누구나 알만한 저서, 임바이브의 저자이자 몇 안되게 칵테일에 대한 역사적 지식을 연구하는 사람이지.

 

2012년에 그는 과거의 문서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엘 프레지덴테의 레시피가 잘못되어 있다는 걸 깨달았어.

 

이전까지 흔히들 알려져 있던 엘 프레지덴테의 레시피는

 

드라이 버무스

오렌지 큐라소

그레나딘 시럽

 

이라고 알려져 있었지만, 원래는 샹베리 스타일의 버무스를 이용해서 만든다는 거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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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베리 지역 특유의 버무스는 일반적인 드라이 버무스와는 다르게 달콤한 맛이 가미되어 있지만, 색깔이 하얀게 특징이야.

 

이걸 이용한 레시피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엘 프레지덴테는 다시 한 번 유행을 하기 시작했어.

 

혹자는 이걸 럼 멘하튼의 더욱 발전된 버젼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럼을 이용한 최고의 칵테일이라고 말하기도 하지.

 

 

 

 

 

일단, 이 칵테일은 제법 독한 축에 드는 칵테일이야.

 

산미는 전혀 없고, 약간의 당도와 럼과 부재료들의 맛이 어우러지는 게 특징이라고 볼 수 있지.

 

숙성된 럼이 가지는 풍미

 

오렌지 큐라소와 블랑 버무스가 주는 복잡한 미묘한 향들과 은은한 단 맛.

 

그레나딘 시럽이 가진 확실한 단 맛과 색감, 그리고 오묘한 향.

 

이것들이 어우러져서 과거에서 현대로 부활할 수 있었던 칵테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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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쓰다보니까 오랜만에 트로피코나 하면서 시간 좀 태우고 싶은데, 곧 출근해야하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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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댓글

버무스 빼면 범용적인 재료만 들어가넹

0
23 일 전

항상 잘보고 있소 음료섞이 장인 동무

0
22 일 전

글쓴게이가 말아주는 칵테일 먹어보고 싶음

0
22 일 전

잭콕말고 할만한 스까주 뭐 없나

0
21 일 전
@빙고씨

러스티네일 , 갓파더 갓마더 해보셈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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