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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 논란이라 쓰는 직구로만 구할 수 있는 술, 스즈 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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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술 이야기는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쌉쌀한 술, 스즈에 대해서야.

 

이 술은 만화 바텐더에 나와서 국내에서 유명해졌고, 그것 때문에 사람들이 찾지만 국내에 수입이 안되는 술이지.

 

바에서 이 술이 보인다면 대부분 바텐더가 직구로 구한 술이거나 손님이 사다 준 술이야.

 

국내 법상 판매를 하면 안되지만, 칵테일 재료로 사용하기 위해서 그냥 가져다 놓지.

 

손님들의 니즈도 있겠지만, 뭣 보다 이 술이 매력적인 술이라 바텐더들에게 사랑 받는 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야.

 

그럼 이 술에 대해서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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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술은 파리 외곽의 메종 알포트라는 동네에서 만들어진 술이야.

 

1885년 페르낭 무로라는 양반이 세운 증류소에서 1889년 처음 출시 된 술이지.

 

이 양반은 새로운 증류소를 만들면서, 지금까지 남들이 만들던 술을 만들어서는 성공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프랑스에서는 잘 쓰지 않던 재료를 이용해서 술을 만들었어.

 

바로 용담의 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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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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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린 용담 뿌리.

 

동양에서도 약재로 사용되지만, 서양에서도 마찬가지로 약용으로 사용되던 이 식물은 프랑스보다도 이탈리아에서 만드는 술에 주로 사용되던 재료였는데, 프랑스에서는 그렇게 자주 사용되지 않는 다는 점에 착안, 이 뿌리를 주 원료로 하는 술을 만들기 시작했지.

 

사실, 이탈리아에서도 이 재료는 주 재료라기 보다는 부재료의 성격이 강했어.

 

주재료인 다른 것들을 도드라지게 해주고, 쓴 맛의 중심을 잡아주는 재료였는데, 스즈는 이 쓴 맛에 집중을 한 술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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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889년은 파리 만국박람회가 있던 해였고, 거기서 주류품목에 출전한 스즈는 그 독특함으로 금메달을 따내고 이내 유행하기 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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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6년에 처음으로 지금의 디자인의 모습을 한 병이 출시되었고, 이건 아직까지도 변하지 않았지.

 

이후 1940년대에 이르기까지 스즈는 프랑스에서 가장 사랑 받는 술 가운데 하나였어.

 

당시에는 광고로 이 술은 몸에 좋다는 문구등을 사용했으나, 사실 결국 술이라서 딱히 몸에 좋은 건 아니야.

 

다만 특유의 씁쓸한 맛이 약으로 먹는 식물들과 비슷했기 때문에 그럴거라는 착각이었지.

 

애초에 약으로 먹는 식물들이 주재료기도 했고 말이야.

 

하여튼, 씁쓸한 술이 가지고 있는 독특함은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든 중독성을 가지고 있어.

 

특히나 식전에 한 잔의 씁쓸한 술은 식욕을 더욱 돋궈주는 역할을 했고, 프랑스의 식문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아페리티브로 자리 잡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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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년에는 프랑스에서 있던 파블로 피카소가 평소에 자기가 좋아하던 스즈를 모티브로 한 콜라주 작품을 만들었을 정도지.

 

또한 스즈 회사의 공격적인 마케팅 역시나 한몫 했어.

 

스즈는 자신들의 술을 홍보하기 위해서 온갖 제품에 자기 이름을 박아 넣었고, 카페나 레스토랑에 술을 넣기 위해서 영업사원을 고용했던 최초의 회사이기도 했지.

 

지금은 주류 브랜드에서 바나 까페, 레스토랑에 영업을 도는 게 당연하지만 그 시기에는 만들어진 술을 사장이 보고 골라서 가져가는 시대였거든.

 

제 2차 세계대전 이후로는 그 인기가 조금 줄었지만, 프랑스에서의 위상은 여전했었고, 1965년에 프랑스를 본사로 둔 다국적 기업 페르노리카가 이 브랜드를 인수했지.

 

이후로 스즈는 독창성과 진정성을 강조하는 브랜드 마케팅을 하고, 프랑스의 전통 리큐르라는 점을 강조해.

 

2003년에는 프랑스 뛰흐 지역의 오래된 증류소에서 생산을 하는데, 이 증류소를 지은 사람이 에팔탑을 만들었던 구스타프 에펠이라는 잡지식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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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이야기지만, 스즈의 인기 이후로 유사 리큐르들도 많이 만들어졌지.

 

잘 나가는 제품에 복제품이 만들어지는 건 언제나 있던 일이고, 용담을 사용한다는 것 외에는 조금씩 맛이 달라.

 

뭐 결국 제일 잘나가는 건 스즈지만 말이야.

 

그럼 이런 스즈는 왜 한국에 수입이 안될까?

 

맛이 한국인의 취향이 아니라서?

 

가격이 너무 비싸서?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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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주재료인 용담이 문제야.

 

용담은 대한민국에서는 한약재로 취급되기 때문에, 식품위생법에서는 일정 이상 사용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지.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용담은 주성분인 겐티오피크로시드의 함량이 3.0% 이상이면 약재로 취급 되기 때문에, 이 술의 정식 수입 통관이 어려워.

 

일정 성분을 줄인다면 통관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인기가 미친듯이 많아서 날개 돋힌 듯이 팔릴 술이라면 모를까, 호불호가 갈리는 이 술을 팔기 위해서 그렇게까지 할 생각이 대기업에는 없다는 거지.

 

참고로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이름이 페르노리카면서 페르노랑 리카도 안팔려서 수입을 안하는 놈들이야.

 

 

 

 

 

웃긴 건 같이 용담을 쓰는 캄파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수입이 된다는 점이야. 아마 햠량의 문제겠지?

 

하여튼 식품위생법 때문에 골때리는 경우가 꽤나 많아.

 

메즈칼도 특정 성분이 국내법상 문제가 되서 한창 떄 수입이 힘들었던 걸로 기억하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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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바에서 저 술이 보인다면, 스즈 토닉을 주문해봐.

 

단맛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씁쓸한 맛 때문에 약간 인삼주를 마시는 느낌이 있는데 그것도 그것대로 팬이 꽤나 있잖아?

 

호불호가 강하다는 건, 호인 사람에게는 확실하게 호라는 이야기니까 말이야.

 

애초에 인기가 없었으면 일부로 직구나 해외에 나가서 사올 일도 없을 거고, 이게 100년이 넘게 판매되고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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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는 얼마나 인기가 있으면 아예 무알콜에 이 맛을 가진 제품이 RTD화되서 판매되겠어?

 

곧 있으면 다가올 더운 여름에 씁쓸한 한 모금은 생각보다 청량하고 한층 더 술 맛을 돋궈준다고.

 

 

 

참고로 용담 뿌리는 한방약에서 애초에 건위(健胃), 그러니까 위장을 튼튼하게 하는 약재로 소화액을 분비시켜서 위장 운동을 돕는 소화제의 역할이야.

 

식전에도 좋지만, 식후에 마시면 생각보다 소화에 큰 도움이 된다구.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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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댓글

14 일 전

ㅊㅊ

0
14 일 전

재미따재미따

0
9 일 전

같은 용과를 재료로하는 수즈와 캄파리는 맛이 비슷한가?

0
@워탱커

비슷할거 같아 보이지만 다름, 스즈는 용담이 주재료로 특유의 뿌리식물 맛을 강조하는 리큐르인 반면, 캄파리에 용담은 쌉쌀함을 더해주는 용도고, 주된 맛은 오렌지 껍질이 가지는 특유의 쌉쌀함에 가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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