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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은 아니지만, 여전히 사랑 받는 칵테일, 갓 파더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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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할 술 이야기는 갓 파더라는 칵테일에 대해서야.

 

칵테일을 종종 마신다면 누구나 알만한 칵테일이고, 굉장히 클래식한 칵테일처럼 보이지만 사실 클래식이 아닌 칵테일이기도 하지.

 

게다가 바리에이션이 무궁무진하고 사실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칵테일이라는 점이 특히 돋보이는 점이야.

 

그럼 이 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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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칵테일의 탄생은 영화 갓파더(1972)의 유행 이후로 생겨난 칵테일이야.

 

소설이 1969년이지만, 영화는 그후로 3년 뒤에 나왔지.

 

주재료는 위스키와 아마레또, 단 두 가지인 심플함이 돋보이는 이 칵테일이 늦게 만들어진 게 신기할거 같지만, 이유는 간단했어.

 

아마레또는 미국에 꽤나 늦게 들어온 술이었거든.

 

바텐더 개붕이가 쓰는 술 이야기 - 아마레또

 

전에 썼던 글을 참고해서 읽어보면 도움이 될텐데, 하여튼.

 

원래 이탈리아 지방의 전통술이었던 아마레또가 미국에 본격적으로 소개 된 건 1974년, 갓파더의 대 히트 이후지.

 

아마 이 칵테일은 새로 들어온 술을 활용하고 판촉하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술일 가능성이 높아.

 

위스키에 이탈리아의 술을 섞기 때문에, 이탈리아 마피아들의 이야기인 갓 파더를 따온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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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칵테일은 당시 미국의 단 술에 대한 선호와 급격하게 퍼져나간 디스코 문화등과 맞물려서 대 히트를 했어.

 

최고의 장점은 누가 만들던지 간에 마실만 하다는 데 있었지.

 

초기에 이 칵테일의 레시피를 살펴보면, 스카치 위스키와 아마레또를 1:1 비율로 얼음잔에 담기만 하면 된다고 했었지.

 

섞어주거나 하는 작업도 필요 없이, 그냥 동량으로 넣어주기만 하면 되는 이 칵테일은 만드는 사람의 실력을 타지 않았어.

 

디스코 클럽에서 일하는 초보 바텐더, 아니 알바도 상관없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칵테일이었고, 독하고 달달해서 술에 취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딱 맞았지.

 

그 결과 이 칵테일은 순식간에 대유행 했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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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현대에 와서 대부분의 바텐더는 이 칵테일은 원전 그대로 1:1로 만드는 경우는 없다고 봐야해.

 

있다면 격렬한 근본주의자거나, 생각이 없는 바텐더일 확률이 높지.

 

혹은 바텐더 경험이 없는 IBA 레시피 신봉자거나.

 

 

.

 

 

이유는 간단해, 1:1은 너무 달기 때문이지.

 

스카치 위스키를 쓰는 매력이 떨어지고, 너무 단 아마레또의 맛만 느껴지는 칵테일은 매력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았거든.

 

세계적으로 봤을 때, 대부분의 바텐더들은 3:1 혹은 2:1정도를 선호하는 편이야.

 

좀 달달하게 만들고 싶다면 2:1, 단 맛을 적당한 정도로만 느끼게 하고 싶다면 3:1 비율로 만들지.

 

아마 집에서 나무위키 레시피만 보고 칵테일을 만들면 왜 이렇게 달지? 라는 생각이 들텐데, 비율을 좀 조정할 필요가 있어.

 

 

 

 

또 하나, 사용하는 위스키는 조금 스모키한 위스키를 사용하는 편이 좋아.

 

쉽게 만들기 위해서는 조니워커 블랙이 가장 쉬운 선택이고, 조금 더 특별함을 원하면 탈리스커 10년을 쓰는 것도 괜찮지.

 

조니워커 2에 탈리스커 1 비율로 섞어도 괜찮아, 부드러우면서 스모키한 풍미를 가져가기에 좋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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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유행하긴 시작한 스타일로는, 칵테일에 시나몬 스틱을 박고 태워서 연기를 입히는 것도 있어.

 

비쥬얼적으로도 좋고, 강한 시나몬 향이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런 스타일의 갓 파더를 많이 접했고, 이제는 갓 파더하면 시나몬을 태워주는 칵테일이라고 아는 사람도 생겼지.

 

나는 개인적으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방식이야.

 

비쥬얼은 멋지고, 퍼포먼스 성도 있는데다가 시나몬의 향도 강하게 느껴지지만, 그게 다야.

 

강하게 연기를 내는데다가 위에 시나몬 스틱은 타오르고 있기 때문에 위스키나 아마레또의 향은 전혀 안느껴지고, 그냥 시나몬 향만 나는 칵테일로 변하기 때문이지.

 

오렌지 껍질을 뿌려서 오렌지 향을 입히는 건, 이후에 마실 때 상승효과를 불러일으키지만, 시나몬의 연기는 다른 것들을 다 눌러버리고 혼자 나대는 느낌이랄까.

 

물론 이건 선호도의 차이니까, 이걸 마시는 사람들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야.

 

개인적으로는 매력이 없다고 느껴서 만들지 않을 뿐.

 

 

 

물론 집에서 만들어 마시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할만 해, 계속 마시면 쉽게 질리겠지만 남들이 놀러왔을 때 주기에는 있어보여서 좋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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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도 이야기 했지만, 갓파더라는 칵테일은 바리에이션이 상당히 많아.

 

기본적으로

 

보드카를 써서 만드는 갓마더.

 

크림을 넣어서 도수가 낮고 달달하게 만드는 갓차일드.

 

브랜디를 이용해서 만드는 좀 더 부드러운 풍미의 프렌치 커넥션.

 

버번을 이용해서 만드는 더 보스.

 

얘들이 대표적인 바리에이션이고, 그 외에도 바리에이션은 무궁무진하지.

 

그중에서도 특히 좋아하는 레시피를 하나 소개하고 글을 마칠까 해.

 

좀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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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father No. II

 

45ml 스카치 위스키

15ml 아몬티야도 쉐리

7.5ml 아마레또

7.5ml 마라스키노 리큐르

2dash 라가불린 16(사실 뭐든 간에 아일라 싱글 몰트로 대체가능)

1dash 앙고스트라 비터스

 

락 글라스에 얼음이랑 같이 넣고 섞어주고 오렌지 껍질로 장식, 체리는 옵션.

 

 

이 칵테일은 갓파더라는 칵테일의 태생 자체가 단순한 맛이라는 거에 반감을 가진 사람이 만든 레시피야.

 

갓 파더의 단맛을 좀 더 줄이고, 견과류 같은 향을 아몬티야도 쉐리 와인으로 돋보이게 한 다음, 마라스키노 리큐르로 복잡성을 줬지.

 

마지막에 더하는 아일라 위스키는 좀 더 스모키한 풍미를 느끼게 해주고, 비터스로 전체적인 조화를 한층 더 올려주는 레시피야.

 

이것저것 들어가는 만큼, 많은 바에서 하지는 않지만 하는 곳이 있다면 한 번 쯤 마셔보길 권할게.

 

 

연신내 쪽에 기슭이라는 바가 있는데, 거기 메뉴에 올라있던 적도 있으니 궁금하면 거길 가봐도 좋아. 거기 좋은 바임.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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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댓글

10 일 전

아몬티아도 있는 업장을 찾아야겠네..

0
10 일 전

이야 ㅎㅎ 내 최애 칵테일이네 고마워~~

0

글 잘써 진짜

0
7 일 전

바에 가면 항상 가장 처음 시키는 술이 갓파더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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