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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제일 잘 팔리는 칵테일 중 하나, 위스키 사워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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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너무 한가해서 조금 일찍 퇴근한 관계로, 글을 하나 더 써보려고 해.

 

위스키 사워, 바로 이 칵테일에 대한 이야기야.

 

아마 아직 조사한 사람은 없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칵테일 탑 10을 꼽는다면 무조건 포함될 칵테일이기도하지.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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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칵테일에 대해서 설명하기 전에 먼저, 사워라는 칵테일에 대해서 이야기할 필요가 있어.

 

Sour라는 단어처럼, 이 칵테일 카테고리는 술, 레몬 혹은 라임주스, 설탕으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1862년, 제리 토마스의 바텐더스 가이드에 처음으로 언급되는데, 그 이전에도 이미 유행하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지.

 

사실, 이 칵테일의 기원을 따라가자면 그로그라는 칵테일에 도달하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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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시대 이후, 배를 타는 선원들의 문제 중 하나는 괴혈병이었어.

 

대항해시대 초기에는 괴혈병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레몬이나 라임을 마시면 걸리지 않는다는 걸 학습한 사람들은 이걸 마시기 위해서 술에 레몬, 라임 혹은 오렌지등을 타서 먹기 시작했어.

 

당시에 유통되던 술들은 보존성과 더 많은 적재량을 위해서 현재의 술보다 도수가 높았고, 거기에 감귤류 주스와 물을 타서 마시던 게 그로그라는 칵테일이야.

 

괴혈병 예방이라는 목적으로 술을 당당하게 마실 수 있었던 선원들은 그로그를 양껏 먹었고, 덕분에 취해서 비틀되는 모습에서 그로기라는 단어가 등장했지.

 

이는 칵테일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기도 전에 먼저 등장한 칵테일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어찌보면 이게 사워류 칵테일의 원형이 된거야.

 

이후 칵테일로 판매하기 위해서 설탕을 넣어서 당도를 맞추기 시작하면서, 좀 더 세련된 스타일로 변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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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당연하다시피 당시에 만들어지던 위스키 역시 이 사워의 재료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첫 언급은 1870년 1월 4일 미국 위스콘신의 신문에 등장해.

 

공식적으로 매체에 위스키 사워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거야. 나름 기념할만한 일이지.

 

뭐 정작 세계 위스키 사워의 날은 8월 25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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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사워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위스키, 레몬주스, 설탕이 들어가는 레시피였어.

 

이 심플한 구성에서 오는 산미와 단맛, 그리고 버번 위스키의 향은 굉장히 매력적이야.

 

아, 참고로 보통 위스키 사워라고 하면 버번 위스키로 만드는 걸 뜻해. 스카치 위스키를 사용한다면 스카치 사워라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이건 칵테일의 탄생이 미국이라는 데서 기인하는 요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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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심플했던 위스키 사워에는 언젠가부터 계란이 들어가기 시작했어.

 

정확히는 계란 흰자를 넣고 만들어서 풍부한 거품층을 형성해서 더욱 부드럽게 만드는 거지.

 

그리고 앙고스투라 비터를 이용해서 장식해서 보는 맛을 살리는데, 이게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알 수 없어.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1940년대 이후가 아닐까 싶어.

 

물론, 그전에도 칵테일에 계란 흰자를 쓰는 경우가 없던 건 아니야.

 

그 유명한 라모스 진 피즈부터, 그 전의 실버피즈라던가 다양한 칵테일에 계란 흰자가 들어갔으니까.

 

계란 흰자의 단백질은 레몬의 산과 결합되면 응고되는 성질이 있는데, 그로 인해서 일반적으로는 생기지 않는 풍부한 거품을 만들어주거든.

 

덕분에 부드러운 칵테일을 만들기 위한 필수품이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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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대로 예상하는 건, 일본에서는 위스키 사워를 시키면 보통 계란을 넣어주지 않았기 때문이야.

 

요즘에야 일본의 칵테일 씬도 해외와의 교류가 활발해져서 계란 흰자를 이용하기는 하지만, 10여년 전만해도 위스키 사워에는 계란을 잘 넣지 않았어.

 

일본의 칵테일 문화는 2차 세계대전 이전에 들어온 레시피들이 바이블처럼 이어져 내려온 걸 보면, 아마 그 당시에는 계란 흰자를 잘 사용하지 않았나 하고 유추하고 있어.

 

한국에서는 보통 계란 흰자를 넣으니까 주문을 했을 때 너무 당황하지마.

 

익히지 않은 계란 흰자가 들어간다고 당황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는데, 비릿한 맛이라던가 그런건 느껴지지 않고 풍성한 거품이 기분 좋게 술을 마실 수 있도록 도와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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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야기를 했으니, 이제는 한국의 이야기를 할 때도 됐지.

 

한국 역시 일본의 영향을 받아서(정확히는, 칵테일 레시피북의 대부분이 일본서적의 번역판이었던 탓이지만.) 계란 흰자를 넣는 경우가 별로 없었어.

 

그랬던 위스키 사워가 유행하게 된 계기는 2012년, 한남동의 스피크이지 몰타르라는 바가 열리면서부터야.

 

이제는 스피키이지라는 컨셉이 너무 대중화되서 여기저기서 다 스피키이지를 표방하지만, 국내에서는 이 바가 처음으로 이 컨셉을 가져왔어.

 

스피키이지는 금주법 시대에 바의 운영방식인데, 숨겨져 있거나 손님의 얼굴을 확인하고 문을 열어주는 방식을 뜻해.

 

금주법 시대라는 컨셉 답게, 미국식 칵테일을 주로 들고 왔던 이 가게의 사장님은 계란 흰자가 들어간 위스키 사워를 아주 좋아했지.

 

그래서 주로 추천하는 칵테일로 위스키 사워를 권하면서부터, 한국에서도 위스키 사워에 계란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어.

 

뭐 그전에도 계란을 넣은 위스키 사워를 만드는 곳들은 있었지만, 유행이 될 정도로 만든건 이 가게라고 할 수 있지.

 

이제는 한국에서 위스키 사워라고 하면 거의 무조건 계란을 사용할 정도로 대중화됐지만, 사실 계란은 옵션이라는 걸 명심하는 게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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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로, 예전에 한때 유행했던 칵테일로는 뉴욕 사워가 있어.

 

위스키 사워를 만들고 위에 레드와인을 살짝 띄우는 뉴욕에서 만들어진 칵테일이지.

 

레드와인이 먼저 들어온 뒤에 위스키 사워의 상큼달콤한 맛이 들어오는 만큼 인기가 많았고, 보기에도 예뻐서 꽤나 유행을 했는데 요즘은 좀 시들시들해진 감이 있어.

 

 

 

 

 

 

 

 

 

다만 알아둬야할 건, 집에서 만들 때 날게란을 쓰는 건 조심해야해.

 

날계란은 항상 살모넬라 균의 위험을 내포하기 있기 때문에 잘못 먹으면 식중독에 걸릴수도 있기 때문이지.

 

사용하기 전에 살짝 따뜻한 물에 계란을 잠시 씻는 걸로 조금 예방은 할 수 있지만, 혹시 모르니까 조심하자.

 

집에서 만들 때 보면 가끔 계란을 쉐이커에 깨는 사람도 있는데, 이것도 식중독에 걸릴 수 있는 습관이야.

 

항상 안전하게 세척된 계란을 이용하고, 숟가락이나 식탁 모서리를 이용하자.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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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

2024.03.27

강추 먹고싶다....

0
2024.03.27

병을 보여주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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