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그들의 결단!

커다란 어두운 동굴 같은 곳 희미하게 빛이 퍼져있고

 

많은 이들이 한곳을 응시하며 탄식과 신음을 끝없이 내뱉고 있다

 

곳곳에서 터지는 탄성과 개탄스러움 울분 분노

 

으이구.. 에휴.. 한심한 자식!! 큰 동굴에 여러 소리가 울려 퍼진다.

 

답답해 죽겠군요..

 

그래서 어떻게 합니까!!?

 

일단 지켜볼까요..?

 

경신대기근에도 내리질 않았습니다!!!

 

임진왜란 때도요!!

 

심지어 오랑캐들이 쳐들어왔을 때도 우린 내린 적이 없습니다!!

 

절체절명 우리 대가 끊어지는 한이 있어도 이건 내리지 않았습니다.

 

이건 분명 하늘이 주신 기회 이걸 쓴다면 앞으로 어찌될지 모릅니다!!

 

그걸 이 하찮은 기회에 날리자고요?!!!

 

어이고.. 두(頭)야.. 일단 지켜봅세..

 

어르신!! 한시가 급합니다!!

 

죄송합니다.. 손주를 잘못 키운 다 제 잘못입니다..

 

아닐세.. 자네가 무슨 잘못인가...

 

내 그 결혼만 반대했어도!!! 에휴!!...

 

수많은 이들이 하나의 버튼 앞에 서서 크나큰 고민을 하고 있다.

 

그들의 응시하는 곳에 어느 한 젊은 청년의 모습이 보인다.

 

그는 야한 동영상을 보며 자위하고 있었다.

 

그러자 동굴에선 깊은 탄식이 터져나왔다..

 

저.. 저!.. 저!!... 저!!! 저놈이!!!!! 에휴!! 또 시작이네!!!

 

참으세요. 어르신 이게 다 시대가 바뀌어서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다 해도..

 

우리 집안이 어떤 집안인데!!! 먹고살 만해지고 따듯한 옷에 비바람 다 막아주는 집이 버젓이 있는데!!!

 

삼시세끼 굶지 않고 조금만 움직여도 굶지 않는 시대가 왔는데!! 어찌 저런단 말인가....!!!!

 

저놈이 드디어 우리 김씨 가문의 대를 끊겠구만!!!!!


삼국 시대 때부터 내려온 우리 뼈대 있고 콧대 높던 가문이!!!

 

저런 무능한 놈 하나 때문에!!!

 

이립(而立)이면 사내가 뜻을 펼치고도 남을 시간인데!!

 

고작 저 왜구가 만든 괴이한 움직이는 춘화를 보고 저런 짓을 하며

 

밖에 나가지도 않고!! 여자에게 말도 못 걸고 여자 만날 생각도 못 한단 말인가!! 이 말이야!!!

 

에이!! 쯧쯧.. 그래도 그건 아직 내려보지 말게...

 

아직 그에게 그래도 시간이 있지않나...

 

그렇게 10년이 흐르고

 

동굴 안이 온갖 소음과 둔탁한 소리를 채운다.

 

퍽!! 퍽!! 어이구!! 자식 하나 잘 키웠다!!!


이러고도 네가 저승에 오면 편하게 살 줄 알았더냐!!!

 

자식놈 하나 못 키워서 여자 손 한 번 못 잡고 말도 못 걸고

 

집안에만 처박혀서 아무것도 안 하는 무능한 자식을 만들어놔!!

 

이놈 죽여도 시원찮을 놈!!! 온갖 욕설과 고함 괴성을 지르며

 

수많은 이들이 청년의 아버지를 구타하고 있다.

 

내 평생 우리 집안에 대가 끊기지 않게 일평생 내 자신을 다스리고

 

후대에까지 인생에 조언을 남기려 수많은 책과 시를 썼건만

 

거들떠보지도 않고 제사 한번 안 지내더니!!! 어이구!!!

 

그렇게 한판 상황이 지나가고 소강상태에 접어들 무렵..

 

이.. 이.. 이젠 내려야겠죠...?

 

청년의 아버지가 몸을 털며 일어나... 무엇을 내린단 말입니까?!!

 

저 저기 저 막대기 보이는가?

 

네.. 보입니다.

 

저것은 예로부터 옥황상제님이 은덕과 은공을 쌓은 가문에게만 주어지는걸세

 

우린 저 장치를 한 번도 내린 적이 없네

 

후대에 무슨 일이 생기거나 대가 끊길 위험이 생기거나 엄청난 일이 닥치는 것이 아니면 내리지 않기로 했네

 

즉 한 번도 저 장치를 사용하지 않았단 말일세!!

 

나라가 없어지고 빼앗기고 수탈당하고 배고파서 사람을 잡아먹는 그런 세상이 오더라도!!

 

우린 저 장치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단 말일세!!!

 

그런데 자네 자식 저 짐승만도 못한 놈 하나 때문에

 

이렇게 무의미하게 저걸 내려야 하겠냐 이 말이야!!!

 

그러자 청년의 아버지가 무릎을 꿇으며 오열하며

 

죄송합니다.. 조상님들... 제가 자식 농사를 잘못 지어서 그렇습니다..

 

귀하게 자란 외동아들 3대 독자다 보니 너무 오냐오냐 키워서 그런거 같습니다...

 

에~이긍!!!!!!!!!!! 어쩌겠나.. 저러고 평생 살게 할 건 아니지 않는가..

 

어찌됐든 우린 대를 이어가고 앞으로도 우리 가문이 계속 존속하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

 

내 보니 작금의 시대는 밥도 굶지 않고 춥거나 더운 걸 못 느낄 정도로 세상이 좋아졌는데

 

어찌 저렇게 허송세월을 보내고 인생을 낭비하면서 우리 가문을 절체절명으로 몰아가느냐! 이 말이야!!!

 

안 되겠네! 이제는 기다릴 수 없네. 저 멍청한 후손도 우리 후손일세

 

일단 막대기를 내리자고!!

 

그러자 갑자기 장내가 숙연해지며

 

저.. 저.. 정말.. 내립니까?!!...

 

뭐하는가!! 어서 내리지 않고!!

 

내 한시도 저 한심한 꼴을 두고 볼 수가 없네!!!


그러자.. 모두가 청년의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청년의 아버지는 자신에게 향하는 눈빛을 보고

 

자신이 막대기를 내려야 한다는 걸 단번에 알아챘고

 

엎드려있던 몸을 추스르고 일어나 장치 쪽으로 향했다..

 

장치로 가는 길은 그에게 있어 죽음보다 힘든 일이었다.

 

사람이 죽음보다 힘든 게 뭐가 있겠는가?

 

그러나 그가 막대를 내리러 가는 동안

 

주변에서 그를 향해 온갖 형언할 수 없는 질타들이 쏟아졌다.

 

그는 호통 소리에 놀라 몇 번을 주저앉고

 

자괴감에 빠져 눈물을 훔치며 장치 쪽으로 향했다.

 

어느덧 그는 장치 앞에 서 있었다.

 

그러자 장내가 다시 숙연해졌고..

 

그는 막대 쪽을 손으로 뻗고 있었다..

 

그러자 누군가 소리쳤다.

 

자.. 잠깐!!!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어르신!!

 

더 이상 생각할 것도 없네.. 내리게...

 

최고 어르신으로 보이는 자가 모든 걸 포기한 체 축 늘어진 몸을 벽에 기대며 눈을 감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잠시 기다려보자고 말한 그도 어르신의 모습을 보곤..

 

깊은 한숨을 내쉬며.. 나지막히 한마디 말하였다.

 

내리게나... 

 

청년의 아버지는 눈을 질끈 감고 막대기를 내렸고

 

내리자마자 어두운 동굴이 환하게 빛을 메꿔가며

 

하늘에 밝은 빛들이 쏟아져 내려왔다.

 

장내에 있던 사람들은 그 빛을 보곤 모두가 엎드려 절을 했다.

 

쳐다볼 수도 없을 정도로 눈이 멀 정도의 빛이었다.

 

그 빛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이내 제일 큰 어른으로 보이는 사람이

 

고개를 들어 빛에 이야기하였다.

 

그러곤 이내 빛과 함께 제일 큰 어른으로 보이던 사람이 사라졌고

 

동굴 안에는 갑자기 새로운 방문객이 등장했다.

 

그리고 상황이 끝나고 주변을 살피다

 

새로운 방문객을 보게 된 사람들이 그를 보곤 노발대발하며

 

새로운 방문객을 죽어라 패고 있었다.

 

그렇다 새로운 방문객은 청년이었고

 

그 빛과 함께 장내에서 제일 큰 어른이었던 사람이 청년의 몸으로 들어가

 

청년 대신에 그의 인생을 대신 살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청년의 몸에 들어간 어른은 면도와 이발을 하고 몸을 씻고

 

옷을 입고 나가서 새로운 인생을 맞이했다.

 

청년의 어머니는 놀랐다. 그의 아들이 180도 변한 것이다.

 

왜 그런 사람들 있지 않은가..

 

나이가 드니 갑자기 정신 차린 건지 갑자기 바뀐 행색과 행동에 놀라는 경우


어머니가 보기엔 자기 자식이 그런 사람이 되어있던 것이다.

 

아무 이유도 모른 채 그저 자식이 나이가 들다 보니 생각이 많아져

 

바뀐 거라 생각하시며 그의 바뀐 모습을 보고 좋아하시기만 하였다.

 

그렇게 3년이 지나 동굴 안에 사람들은 웃음이 떠들썩하였다.

 

그들이 응시하고 있는 곳엔 아장아장 이제 막 걷기 시작하는 걸음마를 하는 아이가 보였다.

 

그들의 대는 그렇게 이어져 간다.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1064 [기묘한 이야기] 살면서 겪어본 기묘한 체험 3 로또당첨예정자 3 20 일 전
1063 [기묘한 이야기] [실화] 아직까지 뭔지 모르겠는 경험 하나 10 오골닭 5 23 일 전
1062 [기묘한 이야기] 우리 가족 가위눌린 썰 8 사딸라 6 28 일 전
1061 [기묘한 이야기] 일본 멘헤라 아이템에 대해서 알아보자 24 Overwatch 18 2024.03.13
1060 [기묘한 이야기] 해태 타이거즈의 똥군기 썰.txt 18 군석이 12 2024.01.01
1059 [기묘한 이야기] 소설: 테이블에 남은 빵 부스러기를 주워먹으며 1 유미주의 2 2023.12.05
1058 [기묘한 이야기] 미얀마 범죄조직의 중국공안 생매장 사건 (펌) 6 세기노비는역사비... 12 2023.11.19
1057 [기묘한 이야기] 기묘한 이야기 새시즌 언제 나오냐고! 레몬진7도는너무강해 0 2023.10.03
1056 [기묘한 이야기] 이런 내용의 이야기 아는사람? 5 장규진 1 2023.09.14
1055 [기묘한 이야기] 기묘한 그림 5 월급받으며개드립하기 5 2023.08.12
1054 [기묘한 이야기] 삼각형 UFO 목격한 개붕이는 봐라 41 서대문개고기김 18 2023.08.11
1053 [기묘한 이야기] 해병대썰 3 - 긴빠이와 기수열외 6 파닭파오리 5 2023.08.01
1052 [기묘한 이야기] 죽음만이 가득한 세상 3 VIPS 2 2023.07.28
1051 [기묘한 이야기] '머리없는시신' 훗카이도 삿포로 용의자가족 체포 12 물속티슈뚜껑 8 2023.07.27
1050 [기묘한 이야기] 일본에서 사라지는 한국인들.. 15 물속티슈뚜껑 10 2023.07.26
1049 [기묘한 이야기]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 6 정공 4 2023.06.24
1048 [기묘한 이야기] 사망 9일만에 백골이 되어버린 사건 12 불소주 18 2023.06.11
1047 [기묘한 이야기] 어떻게 된 일이지? 2 84738 0 2023.06.10
1046 [기묘한 이야기] 다중우주가 존재한다고 가끔 생각함 48 REDPILLER 10 2023.05.19
1045 [기묘한 이야기] 이상한 sf 꿈 꾼 얘기 2 푹신푹신 7 2023.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