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왕십리역의 어느 공용 화장실에
사건 현장을 보존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설치 되었다.
나는 가이드라인 안으로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을 지키던 순경에게
인사를 건네며 수사관 신분으로 화장실에 들어갔다.
화장실 가운데 칸에는 잠겨있던 문을 부순 것인지 자물쇠가 기능을 못할 정도로 망가져 있었고
그 곳에는 한 여성이 숨을 거둔 상태로 변기에 앉아 있다.
입에는 피해자의 것으로 보이는 스타킹으로 만든 재갈이 물려있고
핸드백 끈으로 목이 졸린 듯 목 주변에 교살의 흔적이 확연히 보인다.
피해자의 물건으로 살인하는 수법이라.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살인사건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나는 주변을 탐색하다 먼저 도착한 감식반이 건넨 '검은 색 봉투'를 받았다.
"이번에도 남겨 놓았더라구요."
이번에는 검은 색 봉투.
저번에는 파란 색 봉투.
봉투의 색깔이 바뀔 때도 있고 바뀌지 않을 때도 있다.
감식반에게 양해를 구한 뒤 편지의 내용을 살폈지만
이번에도 편지의 내용은 별게 없었다.
[나는 살인예고를 하고 있습니다.]
라는 워드로 타이핑한 출력지에 보드게임에서나 쓰는 카드가 첨부되어 있다.
이번에는 부르마블 게임의 카드.
카드에는 [뒤로 세칸 가시오.] 라는 말이 쓰여 있다.
나는 감식반을 불러 근처에 주사위나 룰렛 같은 보드게임에서 쓰는 도구가 있었는지 물었고
감식반은 역시 부르마블 게임에서 주로 쓰이는 정육면제 주사위 두 개를 보여주었다.
"숫자는 몇이었죠?"
감식반은 정확히 기억을 못하는지 사건 당시 찍어 두었던 사진을 이리저리 찾다가
"8이었네요. 주사위 하나는 3, 주사위 하나는 5에요."
라고 답했다.
지하철 역 근처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벌써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4번의 살인사건이 발생하였고,
어쩌면 그 중간에 아직 찾지 못한 살인이 더 있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수집한 정보를 가지고 사무실로 돌아가면서
이 연쇄살인마가 살인게임을 계속 하고 있으며
다음 살인예고를 한 곳이 어디일지 고심하였다.
삡삡
뭔뜻이징..
피자타임
왜 쓰다 말어
할카스온라인
넌뒤졋다
무슨닉네임을하란거
이건 너무한거 아니냐고 씻ㅡ팔 끝까지 써
년째하는중
지하철 역을 블루마블 하듯이 다니면서 살인을 하는 거네
파랑색이니 검은색이니 하는 봉투는 아마도 지하철 노선 색을 말하는 것 같고
저번에는 파랑색봉투였다는 걸로 봐서 숙대입구나 길음역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 것 같음
거기서 4호선(파란색) 5정거장이 동대문역사공원역이고 2호선으로 갈아타서 3정거장이 왕십리역임
뒤로 세칸 가시오니까 3정거장을 어디로든 가보면
동대문역사공원
성수
청구
장한평
강남구청
이렇게 됨
카드내용은 온 길로 돌아간다는 의미니까 동대문역사공원이 제일 유력하지만
문제는 검은색 봉투의 검은색 노선이 한국에 없는 게 문제임
이전 살인사건이 난 역만 정확하게 알 수 있으면 추리가 더 쉬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