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초등학교 5학년때쯤.

어머니와 어머니 친구들, 그 자녀들과 함께 단체로 제주도 여행을 갔던 적이 있음.

애들은 애들끼리 놀고, 어른들은 어른들끼리 노는 그런 여행.

 

제주도에 도착한 첫날은 모두 다같이 버스를 타고 아주 조그만 해변가를 놀러 갔어.

 

나는 혼자서 해변가를 둘러보다 오른쪽 끝까지 걸어갔고, 모래사장 끝에 까지 가보니 검은 돌로 된 큰 암벽이 막고 있었음.

주위에는 길쭉한 검은 돌들이 모래위로 높게 박혀있었어.

 

 

 

 

나는 오른쪽 끝에 있는 암벽에 코앞까지 다가왔고, 왜인지는 모르지만 암벽 뒤에는 뭐가 있을까 확인하고 싶었음.

큰 암벽은 바다에 반쯤 걸치고 있었고 파도도 은근히 있어서 뒤로 걸어 갈수는 없었지.

나는 암벽에 가까이 가서 고개를 뻗어 뒤쪽을 확인해 봤는데....

 

 

 

 

 

 

 

 

이렇게 뚜렷하게 생긴 용의 머리가 보였음.

 

피부, 눈, 털, 모두 단청 비슷한 색으로 되어 있었고, 무슨 메마른 나무 조각과 같이 생기라고는 없어보이는 모습이였음. 무슨 거북선 앞에 달린 용머리와 같아 보였어.

움직이지 않고 그저 굳어있고 시선은 멍하니 바다를 보고 있었음....

 

나는 너무 놀라서 굳어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암벽에서 멀리 떨어졌어.

 

다시 생각해보니 얼탱이가 없는 거임. 

왠 용? 

내가 미쳤나?

다시 확인해 봐야겠다.

저 암벽을 옆으로 타고 넘어서 좀 더 확실히 봐야겠다.

 

그렇게 빨리 생각을 마치고 다시 암벽 가까이 갔는데......

혹시 갯강구 라고 암?

바다의 바퀴벌레임.

그게 암벽에 덕지 덕지 붙어있는거야......

 

 

 

 

감히 저 암벽을 맨손으로 붙잡고 넘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음......

생긴거 완전 혐오스러움 ㄷㄷㄷㄷ......

 

그래서 다시 고개를 빼서 암벽 뒤를 확인해봤는데.

 

 

 

 

역시 있을리가 없지 ㅋㅋㅋ

사라졌음.

모두 10~20초 정도 순간에 일어난 일이였음.

 

그렇게 혼자서 벙쪄있다가 잼민이 지능으로 생각해봐도 이건 말도 안되고 누구한테 말하면 미친놈 취급 받는다는걸 잘 알고 있었지...

 

거의 20년이 넘게 지났는데 아직 누구한테도 말한적 없는 내 경험임. 

 

환각인지 뭔지는 모르겠는데 암튼 용 봤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