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귀신썰

 

예전부터 썰 풀까 했는데 귀찮아서 냅두다가 풀어봄
썰이 여러개인데 1편 2편 없이 풀어볼까 함. 너무 길다 싶으면 나눌 생각

 

처음 봤던건 초등학교 6학년쯤이었던 걸로 기억함


아버지가 술 심부름을 시켜서, 오후 8시쯤에 슈퍼에 가서 소주 한 병을 사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낭만이 존재하던 세기말에는 그게 가능했다.

 

당시에 우리집은 대문이 2개 였는데 

 

11.jpg

 

이런 느낌임

 

큰 대문을 열면 화단 사이로 길이 있고, 그 다음 대문을 열어야 집에 들어가는 문이 보이는 구조였음


여름이 다가올 때는 화단에 장미꽃이 참 예뻤던 기억이 남

 

여튼 비닐 봉지에 담긴 술을 뱅글 뱅글 돌리면서 바깥 대문을 딱 들어섰는데

안쪽 대문에 전형적인 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가 허공에 둥둥 떠서 날 바라보고 있었는데.

 

서로 눈이 마주치니 그 여자가 환하게 웃으면서 나를 보고 ㅇㅇ야~~ 하면서 두팔 활짝 벌려서 나를 불렀음

 

내가 내 이름을 두팔 벌려 환영하는 여자를 보고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앎?

'아 저건 아버지다. 밤중에 술 심부름 보내시고 걱정돼서 문 앞에서 기다리고 계셨구나'

 

그 생각이 들면서 너무 반가운 마음에 아빠! 하고 소리치면서 두팔 벌려 뛰어가는데.

그 여자랑 포옹하기 직전까지 그 여자는 사라지기 않고 웃으면서 두팔 벌리고 있었고

 

한두걸음? 그 정도 코앞 까지 남은 상황에서 갑자기 훅 하고 사라졌는데

 

?? 하고 그 상황이 이해가 안되서 십여 초간 스턴 먹고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는데

하나 이상한 점이 아무리, 아무리 생각해도 그 여자 얼굴이 기억이 나질 않는거임

 

아까 전까지 봤던 얼굴이 기억 나지 않아서 ???만 하고 있다가 갑자기 너무 무서워서 집으로 빨리 가고 싶었는데

 

그 여자가 있던 장소를 내가 지나가야지 집에 들어갈 수 있어서 망설이다

 

그 자리에 있는 상황이 더 무서워서 냅다 달리는 와중에 그 여자가 있던 자리를 딱 밟는 순간

 

머릿속 크게 그 여자 얼굴이 생각이 나면서 나는 그냥 반 패닉에 빠저서 집에 돌아감

 

집에 들어가서 아버지에게 "혹시 밖에 계셨어요?" 하고 물어봤는데 "아가 뭔 헛소리고 들어가라" 이런 소리만 들었음

 

 

그 날 할머니랑 같이 자는데 할머니가 잠들기 전에 갑자기 "니 oo 왔다" 하면서 돌아가신 친적 이야기를 하셨는데

집에 부모님 계시겠다. 할머니도 옆에 계시겠다. 난 잠들기 전이고 해서 그게 그렇게 무섭고 이상하게 들리지 않고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잤었다

 

다음날 주방에서 일기 쓰고 있는데 할머니 방에서 갑자기 하얀 옷자락? 치맛자락? 그런게 펄럭펄럭 거리면서 나오더니

내가 일기 쓰고 있는 주방을 거치고 거실을 지나서 현관까지 펄럭거리면서 천천히 날아가는데

 

그게 너무 신기해서 현관쯤에서 펄럭이는 옷자락을 손으로 휙 잡았는데 옷자락이 없었던 일이 있었음.

 

아직도 그 여자가 누군지 모름, 할머니가 왔다하고 말씀하신 분이랑은 생긴게 전혀 달랐거든

 

나중에 생각했던건데 할머니가 왔었다, 왔다갔다가 아니라 왔다라고 말한게 좀 무서웠다.

 

 

그 후로 별 일 없다가 고등학생부터 군대 전역할쯤 사이에 포텐이 터지기 시작했는데

 

다른 사람 썰과 다르게 나는 별거 없었음. 그냥 보였고 그게 끝이거든. 길가다 지나친 사람 썰 풀어봄ㅋㅋ 해봐도 뭐 말 할게 없잖아?

 

다만 몇가지만 풀어보는데. 난 특이한 경우가 아니었다 싶다.

 

그 이유는 아무리 이상해도 그 당시에는 전혀 이상함을 못 느끼는 케이스였거든

예외적인 경우도 있는데 이건 밑에 적어둠

 

내가 샤워를 하고 있는데 욕실 천장 구석에서 얼굴이 나와서 멍한 눈으로 있는데 나는 샤워하는 와중에 그 얼굴을 빤히 처다보면서

 

아무런 위화감도 느끼지 못하고 그냥 당연히 거기 있는 물건을 바라보는 느낌으로 샤워하고 몸 닦고 나가서

 

한 5분 뒤쯤에 어???하고 다시 욕실로 달려가서 문을 열어서 확인해보면 없고.

 

쉽게 그냥 뭔가 보여도 보고 있는 와중에는 전혀 이상한 점을 못 느끼는 경우였다.

 

밥 먹고 있는데 갑자기 식탁 위에 누가 올라가서 서있는데도 아무 생각 없이 밥 먹고 그랬다.

 

항상 내가 이상한걸 눈치채면 그 상황이 끝난 경우가 한 번 빼고 전부였다.

 

예외적인 한 번이 뭐냐면 고등학교 2학년 쯤에 집에서 개를 기르고 있었는데 도로에서 주워온 시츄였음

 

도로에서 주웠지만 존나 멋있는 놈이 되라고 이름을 또르라고 지었음. 암컷이었고

 

주말 오후에 또르 산책을 나갔는데 서로 미친듯이 달리고 잠시 쉬면서 서로 물 마시고 다시 미친듯이 달리고

 

매일 고등학교 남자애가 퍼질 정도로 달리면서 산책하는 와중에 골목길에서 걔가 갑자기 달리다가 딱 멈추고 엉덩이를 땅에 붙인채 숨만 헐떡이고 있는거

 

123.jpg

 

딱 이런 느낌의 골목길이었다.

 

 

또르가 숨 헐떡이면서 골목길 구석에 엉덩이를 딱 붙이고 안 움직여서 나도 그냥 담벼락에 기대 앉아서 머리를 살살 쓰다듬는 중

 

앞에 보이는 도로에 한 남자가 지나가는데 그 뒤에 얼굴 가죽이 둥둥 날아가는 걸 봤다.

 

머리통이 아니고 얼굴 가죽. 진짜 그것만 있었거든. 그게 둥둥 날아가면서 말 그대로 입이 찢어지게 미소 짓는데

 

입꼬리가 귓까지 올라가면서 그 사이로 뒷 배경이 보이는 모습을 보면서 바로 직감이 오더라.

저건 절대 엮이면 안된다. 좆된다.

당연한거지만 위에도 말했듯이 난 봐도 이상한걸 모르는 타입이었거든.

그 귀신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가 보자마자 귀신이고, 위험하다 하고 생각한 녀석임

 

그 외로 닫힌 배란다 창문에 갑자기 계단 형상의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그 그림자 위로 사람 그림자가 뚜벅뚜벅 내려오면서 창문에 얼굴을 가져다 대고 뭐 그런 식의 일도 있었고. 오후 1시였는데 이건 무서웠다. 

 

위에 내가 예외적인 경우라고 적은게 있는데. 동생이랑 같이 본 케이스는 나도 즉시 반응하더라.

내 동생은 나랑 5살 차이가 나는 남자놈인데 얘도 나랑 비슷한 나이대에 보고 비슷한 나이에 보지 않게 되었다.

둘이 똑같은 걸 더럽게도 많이 봤다.

 

어머니는 너희 외할머니도 그러셨다고 그랬는데 아이고 집에 뭐가 있다보다 하면서 평소에 다니시던 절을 더 열심히 다녔지만

 

내 동생은 몰라도 나는 내가 뭐 타격 입은 일도 없고 봤다고 놀라는 경우도 없었으니 별 생각 없었고.

 

차이가 있다면 걔는 바로 알더라 동생이 놀라서 왁 씨발! 하면 난 왜? 하다가 와 시발! 하면서 그거 죽빵을 치려고 달려들면 갑자기 휙 사라지고

안 무섭냐고? ㅇㅇ 안 무서움

나 혼자 봤으면 항상 그랬듯이 그냥 눈 앞에 있어도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겠는데 동생이랑 같이 보면 이런 식으로 ? 하다가 ! 하는 경우.

 

생각하면 존나 웃기긴 함.

 

또 특이한건 난 귀신꿈 꾼적은 거의 없는데. 살면서 딱 2번.

 

한 번은 동생이 겪은 일이랑 관련 있고. 하나는 이런 썰 풀려다가 꿨고

 

동생이 따로 겪은 일이나 뭐 이것저것 풀어볼까 하는데 너무 길어저서 따로 올림.

 

 

아 마지막으로 봤던 귀신은 내가 gp에서 근무할 때였는데 우리는 경례할 때 소리 내지 않고 그냥 손만 위로 올렸거든

소리내면 안됐음.

 

오후에 체단실 앞에서 한 대 피고 있는데 누가 나보고 목소리 크게 백!골! 하면서 경례하는데 내가 어 하면서 경례 받아주고

 

하나 더 피려고 체단실에 놔둔 담배갑 가져오려는 순간 아니 시발 어떤 새끼지? 하고 다시 봤는데 아무도 없더라.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는 얼굴도 아니었고. 그냥 한 대 더 피고 생활관 들어감. 그게 마지막이었다.

 

6개의 댓글

2022.07.23

이런사람들이 우울증걸리면 조현병으로 발전하고 그러나

1
2022.07.23

나는 그런 이상한걸 진짜 한번도 살면서 본적이 없어서 질문하는건데 그런 이상한걸 보면 너도 보기싫고 무섭고 그러자나. 그럼 이런 문제를 고치기위해 정신과도 가보고 해봤어? 진짜 조현병증상중에 환각도 있으니까 걱정되거나 그래서 보통 가볼생각하지않나 싶어가지고.

1
2022.07.23
@WIFI

아니 정신과는 안 갔지. 당시에 정신과 이미지와 인식은 지금과 너무 다르니까.

당집도 종교도 가보거나 한 적도 없는데, 나는 진짜 전혀 불편하거나 그러지 않았고 좀 무던해서 뭐 본다고 크게 달라지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음. 물론 어디가서 말하고 다니진 않았고

 

나 혼자만 보고 했거나 형제가 보는데 서로 다른걸 보고 그랬으면 생각 좀 해봤을 것 같긴 함

전역한 후로는 안 그러고 나이도 서른 중반 넘어가니까 예전에는 그랬지하는 정도

1
2022.07.23
@의미

지금은 안그런다니까 다행이지만 너 너무 무던한거 끝판왕인거 아니냐 ㅋㅋㅋ

0
2022.07.23

가위도 안눌려보고 이상한거 본적도 한번도 없어서 엄청 신기하다 다른것도 써줘

0

환각같은데

2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1064 [기묘한 이야기] 살면서 겪어본 기묘한 체험 3 로또당첨예정자 3 21 일 전
1063 [기묘한 이야기] [실화] 아직까지 뭔지 모르겠는 경험 하나 10 오골닭 5 23 일 전
1062 [기묘한 이야기] 우리 가족 가위눌린 썰 8 사딸라 6 29 일 전
1061 [기묘한 이야기] 일본 멘헤라 아이템에 대해서 알아보자 24 Overwatch 18 2024.03.13
1060 [기묘한 이야기] 해태 타이거즈의 똥군기 썰.txt 18 군석이 12 2024.01.01
1059 [기묘한 이야기] 소설: 테이블에 남은 빵 부스러기를 주워먹으며 1 유미주의 2 2023.12.05
1058 [기묘한 이야기] 미얀마 범죄조직의 중국공안 생매장 사건 (펌) 6 세기노비는역사비... 12 2023.11.19
1057 [기묘한 이야기] 기묘한 이야기 새시즌 언제 나오냐고! 레몬진7도는너무강해 0 2023.10.03
1056 [기묘한 이야기] 이런 내용의 이야기 아는사람? 5 장규진 1 2023.09.14
1055 [기묘한 이야기] 기묘한 그림 5 월급받으며개드립하기 5 2023.08.12
1054 [기묘한 이야기] 삼각형 UFO 목격한 개붕이는 봐라 41 서대문개고기김 18 2023.08.11
1053 [기묘한 이야기] 해병대썰 3 - 긴빠이와 기수열외 6 파닭파오리 5 2023.08.01
1052 [기묘한 이야기] 죽음만이 가득한 세상 3 VIPS 2 2023.07.28
1051 [기묘한 이야기] '머리없는시신' 훗카이도 삿포로 용의자가족 체포 12 물속티슈뚜껑 8 2023.07.27
1050 [기묘한 이야기] 일본에서 사라지는 한국인들.. 15 물속티슈뚜껑 10 2023.07.26
1049 [기묘한 이야기]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 6 정공 4 2023.06.24
1048 [기묘한 이야기] 사망 9일만에 백골이 되어버린 사건 12 불소주 18 2023.06.11
1047 [기묘한 이야기] 어떻게 된 일이지? 2 84738 0 2023.06.10
1046 [기묘한 이야기] 다중우주가 존재한다고 가끔 생각함 48 REDPILLER 10 2023.05.19
1045 [기묘한 이야기] 이상한 sf 꿈 꾼 얘기 2 푹신푹신 7 2023.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