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2ch 나의 이상한친구

1

추억도 되살릴 겸 써볼께.






3

그 녀석이랑 처음 만난 건 중학생 무렵이야.
나는 원래 살던 곳에서 멀리 떨어진 사립 중학교에 입학했는데
그 덕분에 입학하고 한동안 친구 하나 못 사겼지.







4

일단 그 녀석 이름은 Y라고 해둘까.
친해진 계기는 하교길 통학 버스안에서 말을 건 게 시작이었어.

평소에도 몇 번씩 얼굴을 마주치곤 했지만, 별 신경 쓰지 않았어.
그런데 어느 날, 그 녀석이 완전 자살 메뉴얼이라는 책을 읽는 걸 봤지.

당시 나는 중2병이 발병한 시기였던지라 그 책 제목이 굉장히 멋있게 보였어.
그래서 그 녀석에게 말을 걸어보기로 했지.







5

나 [그 책...재미있어? 제목 멋있네.]

명확하게 생각나진 않지만 대충 이런 뉘앙스로 말했어.
그러자 Y는 귀찮다는 어투로,

Y [이상한 녀석이네.]

어? 나 이상한 녀석이야?
면전에 대고 그런 소리를 듣자 말문이 막혔다.

그때까지 먼발치에서 스쳐 지나듯 봤지만
Y랑 이렇게 가까이에서 대화한 건 그 때가 처음이었다.

멀리서 볼 때는 막연히 어려보인다고 생각했는데,
근처에서 보니 Y는 굉장히 귀여운 얼굴이었다.
거기다 몸매도 가녀리고 목소리도 여자애 같았다.

당시에는 오토코노코라는 개념이 없어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녀석은 확실히 그거라고 생각한다.






8

아무튼 나는 Y의 냉랭한 태도에 말문이 막혀 어쩔줄 몰라 당황했다.

Y [우리 집에 놀러 올래?]

그리고 이어진 초대에 나는 한층 더 머리속이 복잡해졌다.

나 [모, 모르는 사람 함부로 막 초대해도 가족들이 뭐라고 안 해?]

Y [우리 집에는 아무도 없으니까 괜찮아.]
Y [아예 하루 묵고 가도 돼. 내일 휴일이기도 하고.]

물론 나는 그 초대를 거절하지 않았다.
일상에서 벗어난 느낌에 가슴을 졸이면서 그 녀석을 따라가기로 했어.







9

그래서...동인녀들이 기뻐하는 전개로 이어집니까?






10

>>9

그렇게 엉덩이 아픈 이야기는 일절 없어.
그러니까 동인녀들은 얼른 사라져.



버스에서 내가 먼저 내리는 편이었기에 우선 우리 집에 갔다.
친구집에서 묵고 온다는 말을 남기고 옷가지 몇개를 챙겼다.
그 녀석네 집은 제법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다. 

지어진 지 꽤 오래됐지만 생각보다 낡은 느낌이 들지 않는 맨션이었지.
내 기억으로는 분명 8층.
나는 그 녀석의 안내를 받아 집 문 앞까지 갔다.

나 [가족들...부모님 계시는 거 아냐? 함부로 들이면 싫어하실 텐데.]

내 말을 흘러 넘기며 그 녀석이 툭하고 던져놓은 한 마디.

Y [나 여기서 혼자 살아. 그러니까 아무도 없어. 여긴 나만의 성이야.]

중학생인데 독신 생활이라니, 그런거 정말 괜찮은 거야?
그런 의문도 들었지만 중학교 입학 이후 친구 하나 못 사겼던 나로썬
금새 친해진 새 친구와 함께 놀 수 있다는 게 더 중요했다.






11

나 [실례합니다~]

습관처럼 한마디하며 그 집 현관을 들어섰다.
그런데 없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사진도, 그림 액자도, 자잘한 장식이나, 시계도 없었다.
벽에 걸려 있는 건 하나도 없었다.

자기 방이라면서 나를 안내한 곳에는 방석과 TV,
교과서나 프린트가 담겨있는 작은 상자 하나.

그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가구는 커녕 골판지 상자 하나도.






12

나 [너 잘 때 어떻게 자?]

Y [아, 내 꺼 하나 뿐이네. 네가 쓸 게 필요하겠어.]

나 [아니 그게 아니라 평소에 사용하는 이불. 어디 있어?]

Y [거기 있잖아. 방석.]

나 [방석?]

Y [응.]

분명 대화를 했는데, 대화가 이뤄지질 않았다.
그리고 잠시 이어진 침묵.






14

Y [그럼 사러갈까?]

나 [응? 뭘?]

Y는 방 구석에 있던 상자를 뒤져 신용 카드를 꺼내들더니
내 질문에 답했다.

Y [아직 가게 열려 있을 테니까. 사러 가자.]

나 [과자 사러가게?]

Y [아니. >>1은 오늘 여기서 자고 갈 꺼 잖아?]
Y [그럼 이불이 있어야지.]

나는 침묵했다.

나 [그런 거 살 돈 있어?]

Y [아마도.]

나 [그, 그래? 그럼 사러 갈까?]

그렇게 해서 우리는 이불을 사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17

바깥에 나오니 바람이 매섭게 불어서 상당히 추웠다.
Y는 이 근처 지리를 꿰차고 있는지 골목길 요리 조리로
나를 이끌었다.

가는 도중 몇 번 그 동네 할아버지나 할머니와 마주쳤다.
그들은 Y와 안면이 있는 건지 마주칠 때마다 말을 걸어오곤 했다.
옆에서 봤을 때 Y는 동네 어른들의 귀여움을 받는 대상인 듯 했다.






19

한동안 골목길을 빠져나가다 낡은 외관의 침구류 가게 앞에 도착했다.

나 [나 여기에 온 건 처음이야.]

Y [그래? 나도 처음이야.]

내 말에 Y는 가벼운 어투로 대답했다.

나 [뭐? 그럼 여기까진 어떻게 왔는데?]

Y [버스 타고 올 때 자주 보니까, 대충 여기가 아닐까 해서.]

나 [그렇게 애매한 정보로 날 끌고 다닌 거야?]

Y [도착했으니까 됐잖아. 그보다 빨리 이불 사자.]

꽤 늦은 시간이었지만 운좋게도 침구류 가게는 열려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무사히 이불을 구입...했다고 적고 싶지만
여기서 해프닝이 발생했다.






22

가게 아주머니 [어머나, 우리 가게에서는 카드 안 되는데.]

아주머니는 유감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Y [에...에...에...]

Y는 금새 울상이 됐다.
나는 얼른 내 지갑을 꺼내들려고 했...지만 지갑이 없었다.

나 [아차...가방, 너희 집에 놔두고 왔지.]

Y [미안해! 미안해!]

Y는 울상이 되서 나한테 몇 번이나 사과했다.

가게 아주머니 [진정하렴. 우리 가게가 구식이라 미안하구나.]

아주머니는 부드러운 말투로 Y를 달랬다.

Y [죄송합니다...그런데 지금 현금이 이것 밖에 없어서...]

Y는 면목 없다는 표정으로 주머니에서 만엔 권을 꺼내들었다.
현금이 있으면 처음부터 꺼내면 되잖아!
나는 그렇게 소리치고 싶었다.







25

가게 아주머니가 상냥한 분이었기에 우리는 렌탈이라는 명목으로
이불을 빌릴 수 있었다.
나는 압축한 이불팩을 들고 가면서 말했다.

나 [돈 있으면서 왜 처음부터 꺼내지 않았어?]

Y [...정말로 현금이 이것 밖에 없으니까...]

Y는 고개를 떨군 채 나와 시선을 마주치지 않았다.

나 [그 카드 사용하면 은행에서 현금 찾을 수 있잖아!]

Y [어?! 진짜?! 나 그런 거 몰랐는데! >>1은 천재구나!]

그 녀석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며 흥분해 감동받았다는 듯 소리쳤다.
그런 것도 몰랐냐...
더 이상 핀잔을 주거나 하진 않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녀석 고작 현금 3만엔과 카드 만 가지고 1년을 버텼다고 한다.

대체 어떻게 하면 그렇게 버틸 수 있는 걸까.
신기할 정도다.







30

집 근처까지 왔을 때 였다.
내 뱃속에서 꼬르륵 하는 소리가 났다.

나 [그러고 보니 아직 저녁 못 먹었는데...]

Y [내가 집에서 뭐 만들어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

Y의 말에 반신반의 하면서 뒤를 따라 집에 들어섰다.
내가 넒은 거실에 두명분의 이불을 까는 동안,
Y는 상자에서 자명종을 꺼내왔다.

나 [그러고 보니 너는 깨워줄 사람이 없으니까 그게 필수겠네.]

그렇게 말하면서 자명종이 맞춰진 시간을 보니까 무려 4시 반.

나 [이거 너무 빠르지 않아? 무슨 농부도 아니고.]

내가 어이없다는 투로 말하자 Y는 싱글거리며 웃었다.

Y [내일이 되면 알게 돼.]

그러면서 Y는 부엌으로 향했다.
나는 딱히 할 것도 없었기에 그 녀석을 따라갔다.









33

나 [뭐 만들 건데?]

Y [뭐 먹고 싶어?]

나 [소고기 덮밥]

Y [지금 쇠고기 없는데?]

나 [그럼 지금 있는 재료면 뭐 만들 수 있는데?]

Y [스파게티...정도네.]

잘 모르겠지만 외국에서 만든 듯 한 파스타 면을 삶은 뒤
잘 모르겠지만 외국에서 만든 듯 한 토마토 캔 소스를 얹어
스파게티 비스무레한 음식을 만들어서 한접시에 담아 나눠 먹었다.
참 맛있었다.








35

Y는 내가 젓가락으로 후루룩 거리며 먹는 게 보기 안 좋았던지

Y [스파게티는 그렇게 먹으면 남들이 흉봐.]

나 [그럼 어떻게 먹으면 되는데?]

그러자 Y는 모범을 보여준다면서 포크와 스푼을 사용해
스파게티를 깔끔하게 먹었다.
나는 그 방식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그래서 나도 그렇게 먹어보고 싶다고 졸랐다.
우리는 서로 젓가락과 포크를 교대하며 스파게티 짝퉁을 먹었다.








38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놀거리를 찾기로 했다.

Y [닌텐도 64 있으니까, 스매쉬 브라더스 하자.]

나 [어라? 왜 콘트롤러가 5개나 있어?]

Y [사다 보니까 5개가 됐어. 이럼 3명 더 놀 수 있으니까 이득본 거 같잖아!]

Y는 굉장히 즐거운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나 [하지만 콘트롤러 코드 꽂는 곳이 4군데 뿐이니까 하나 남는걸.]

그러자 Y는 64 본체를 멍하니 쳐다봤다.






39

>>38

Y 너무 귀여워. wwwwwwwwwwwwwwwwwwwww






43

Y, 너무 귀엽다. wwwwwwwwwwwwwwww






44

64 본체도 안 볼 정도니까 게임 실력도 거기서 거기겠지.
우습게 생각했지만, 그건 내 착각이었다.
Y는 엄청난 고수였던 것이다.
나는 순식간에 콤보를 얻어 맞고 졌다.

나 [으으으...나 안 해! 잘 거야!]

Y [알았어, 알았어. 나 다른 케릭터 고를께. 계속하자. 응?]
 
Y는 화를 내는 나를 붙잡고 그렇게 말했다.
서로 다른 케릭터를 고른 뒤 게임 시작.
격렬한 공격이 이어진 끝에 게임 끝.
Y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나는 잤다.







51

그리고 아침.
굉장히 큰 자명종 소리에 눈을 떴다.
TV에는 아직도 스매쉬 브라더스 메뉴 화면이 떠있고
Y는 TV 앞에 앉은 채 자고 있었다.

내가 그 녀석의 어깨를 툭 치자 꿈틀하고 움직이더니 눈을 떴다.
Y의 말에 따르면 내가 하도 불쌍한 정도로 참패하자
어떻게 하면 티 안나게 패배할 수 있을지 연습하다가 잠들었다고.

때리고 싶은 걸 참느라 혼났다.






55

나 [야, 지금 새벽 4시 반인데. 무슨 특별한 일이라고 생겨?]

Y [으으응...지금 옷 갈아 입을 테니까 잠깐만 기다려...]

잠에 취한 Y는 내 앞에서 천천히 파자마를 벗었다.
같은 또래 남자애가 옷을 벗는 것 뿐인데 묘하게 가슴이 뛰었다.

어린애 팬티를 입고 다니는 나와 달리 Y는
어른 같은 멋진 팬티를 입고 있었다.
그 점이 부럽기도 하고 분하기도 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Y는 패션 감각이 굉장히 뛰어난 편이었다고 생각해.






57

뭡니까, 이거.
완전히 저를 위한 스레군요?
하악 하악...








59

Y [그럼 갈까!!]

Y는 잠을 쫓을 생각인지 양손으로 뺨을 가볍게 치면서 큰소리로 선언했다.
나도 집에서 챙겨온 사복으로 갈아입은 뒤 Y와 함께 집을 나섰다.

나 [어디 가는데?]

Y [사사키 씨네 식당.]

Y는 싱글 벙글 웃으며 말했다.

나 [이 시간대에 영업? 손님이 있어?]

Y [아니, 손님이 없으니까 이 시간에 가는 거야.]

나 [그래?]

우리는 사사키씨네 식당이란 곳으로 향했다.







62

사사키씨네 식당은 진짜로 사사키 식당이란 이름이었다.
겉으로 봐선 영업을 안 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Y가 힘차게 문을 여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Y [사사키씨! 안녕하세요!]

나 [저, 저...실례합니다.]

활기차게 인사한 Y와 달리 나는 소곤 소곤 숨죽이며 입을 열었다.

사사키 [응, 왔냐. 친구도 데려왔어? 평소 먹는 거면 되지? 앉아 있어.]

가게 주인인 사사키 씨는 50살 정도 되보이는 아저씨였다.
그리고 아들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이 담배를 피우며 TV를 보고 있었다.
Y가 역시나 활기찬 어조로 인사하자 그 사람은 손만 대충 들어 인사했다.

Y [우리가 오늘 제일 첫 손님이야.]

Y는 싱긋 웃었다.







67

아침부터 돈까스 덮밥을 먹었더니 배가 더부룩했다.
나와 Y는 음반 매장이나 장난감 가게를 돌아다니기로 했다.
음반 매장 구석에 있는 음악을 미리 감상할 수 있는 코너에서 1시간.
장난감 가게에서 한번도 본 적 없는 꼬맹이들한테 게임 보이를 빌려 30분.
마지막으로 서점에서 책을 들여다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별로 한 것도 없지만 굉장히 즐거웠다.

나 [오늘 돈 한푼도 안 썼는데, 엄청 즐거웠어. 너 천재네.]

Y [그래? 나는 평소 매일 이렇게 지내는 걸.]

나 [욕구가 적은 걸지도 모르겠네.]
나 [이거 왠지 데이트 코스 느낌이 드는데.]

나 [나중에 여자 친구랑 함께 돌 생각으로 준비해둔 거야?]

Y [글쎄?]

나 [그건 대답이 아니잖아.]

우리는 웃으면서 Y네 집에 돌아왔다.








68

>장난감 가게에서 한번도 본 적 없는 꼬맹이들한테 게임 보이를 빌려 30분.

모르는 애들한테 그런 거 빌리지 마. wwwww








70

그 날 저녁에도 어제와 똑같은 짝퉁 스파게티를 먹었다.
우리는 식사를 하면서 학교 이야기를 나누며 즐겼다.
하지만 Y는 자신이 혼자 자취를 하는 이유를 가르쳐 주지 않았다.
엄청 궁금했지만, 물어봐도 가르쳐 주지 않았기에 
더 이상 추궁하지 않기로 했다.

그 날 저녁 9시쯤 집에 돌아왔다.
앞서 적었듯이 나는 원래 살던 곳에서 멀리 떨어진 사립 중학교에 다니고 있었어.
그래서 그 근처에 살던 우리 할머니네 집에서 살았지.

늦게 들어갔지만 할머니는 별달리 걱정하진 않으셨다.
나는 다음에 또 Y네 집에 놀러 가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내일을 대비해 잠들었다.








75

여기까지만 봐도 Y가 외로운 사람이라는 건 알겠어.








77

월요일

학교에는 친구라고 부르만한 애들이 없기 때문에 Y를 찾기로 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 어느 반인지 알 수 있었다.

교실을 힐끔 들여다 보니 Y가 반 아이들 중심에 앉아 있는 게 보였다.
나와 달리 Y는 학교에서도 여러 애들과 친하게 지내고 있었다.
그걸 보고 있자니 묘하게 쓸쓸한 기분들었다.
그래서 그 날은 Y를 만나지 않고 그냥 집에 왔다.







80

이후에도 학교에서 Y랑 어떻게 지내면 좋을지 몰라 만나러 가지 않았다.
그렇게 2주 정도 시간이 흘렀다.

어느 날 운좋게도 Y와 같은 버스에 탈 수 있었다.
멀리서 보니 그 때와는 다른 책을 읽고 있었다.
영어로 쓰여진 책이라서 정확히 무슨 책인지는 몰랐다.

나는 떠듬거리며 Y에게 인사를 했다.

Y [아! >>1! 이상하게 오랜만인 거 같네.]

내가 Y를 피했던 것과 달리 Y는 아주 반갑게 인사를 받아줬다.
일부러 피해서 다녔으니까 당연히 오랜만이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Y의 손에 들린 책을 가리켰다.

나 [그 책 뭐야? 외국 책?]

Y [응, 유명한 책이야. 호밀밭의 파수꾼.]

나 [그래? 다 읽으면 어떤 이야기인지 가르쳐 줘.]

Y [벌써 3번째야. 빌려줄까?]

나 [아니 괜찮아. 나 영어 읽을 줄 모르니까.]

나는 Y와의 거리를 어떻게 잡으면 좋을지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Y의 대응 때문일까, 슬슬 마음의 부담이 줄어드는 느낌이었다.








83

다음부터 버스에서 만날 때마다 Y가 친근하게 말을 걸고,
내가 뚱하게 대응하는 게 일상이 되어 가던 중 우리는 2학년이 되었다.

학교 게시판에 붙은 반 편성표를 확인해보니 나는 Y와 같은 반에 편성되있었다.
게시판을 보던 중 멀리서 Y가 나를 발견하고는 이쪽으로 달려왔다.

Y [게시판 봤어? 우리 2학년에는 같은 반이야. 그럼 잘 부탁해!]

Y가 싱글 벙글 웃는 걸 보면서 이 녀석은 참 좋은 녀석이라고 생각했다
.







87

친구와의 우정을 다룬 따뜻한 이야기인데...
이상하게 러브 스토리를 보는 듯한 이 기분. wwwwwwwwwww








89

2 학년이 되서 Y와 친하게 지내고 있으니
나 역시 Y처럼 좋은 녀석이란 평판이 쌓이기 시작했다.
그 덕분에 반 애들과도 친해져 Y 말고도 다른 친구를 사귈 수 있게 됐다.

수학 여행때 같이 다니는 그룹을 신청했을 때 
Y가 나와 같은 그룹을 희망했기 때문에 나와 Y, 그리고 F라는 녀석.
이렇게 셋이서 그룹을 짜기로 했다.
F는 조금 껄렁대는 경박한 성격이지만 기본적으로 좋은 녀석이었다.
그리고 우리 반에서 제일 잘 생기기도 했다.








93

수학 여행 날, 버스에서 내 옆자리에 F가 앉았다.
나는 그 때 F랑 친구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렇게 껄렁한 녀석이랑 말섞기 싫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F [야, >>1]

나 [에, 어, 응?]

갑자기 F가 말을 걸어서 깜짝 놀랐다.

F [저 여자애...귀엽지?]

나 [누구 말하는 건데?]

F [머리카락 뒤로 묶은 애.]

나 [우리 반에서 머리카락 묶을 정도로 긴 여자애라면...T씨?]

F [그래, 그래. 그 애! 너 말귀가 밝네. 좋아. 그런 거 좋아. 아주 좋아.]

F는 의외로 재미있는 녀석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98

숙박시설에 도착하자, Y가 쓸데없이 큰 가방을 들고 내리는 게 보였다.

F [너..가방 왜 그렇게 커?]

Y [응? 이거? 비밀이야. 후후...]

우리는 각 그룹마다 배당된 방을 체크했다.
F는 뭐가 불만스러운 건지 연신 궁시렁 거렸다.
Y는 방에 들어서자 가방으로부터 뭔가 커다란 걸 꺼냈다.

Y [이건 사사키씨가 준비해준 도시락.]

꺼내놓은 도시락 6개.

Y [그리고 닌텐도 64!]

F [우와! 너 진짜 최고다!]

F가 Y를 덥썩 껴안았다.








104

그 날밤 우리는 밤늦게까지 닌텐도 64를 즐겼다.
하지만 즐거운 게임도 계속 하고 있자니 질렸다.

F [야, 우리 술 사러 가자!]

Y [우롱차 사도 될까?]

나 [누가 사러 가게.]

F [그,러,니,까.]
F [셋이서 함께 탈주하자구. wwwwwwwwwww]

그렇게 F의 제인에 따라 우리는 스네이킹 미션을 감행하기로 했다.








106

F [나는 몇 번이나 가출을 반복해온 탈주의 프로라구.]
F [이렇게 낡아빠진 여관에서 도망치는 것따윈 간단하지.]

F는 히죽 히죽 웃으면서 즐거워 보였다.
여관 주위에 둘러쳐진 숲길을 따라 내려가면 가게가 있었다.
우리는 그 곳을 목표로 탈주를 감행하기로 했다.

살금 살금 복도로 나와 계단을 내려갔다.
순찰을 도는 선생님이 없는 걸 확인한 뒤 재빨리 입구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우리는 소리나지 않게 달려서 탈주에 성공할 수 있었다.

나는 너무 긴장해서 기절할 것처럼 숨을 몰아 쉬었지만,
F는 이따위 것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이 담담한 표정이었다.
그는 탈주극의 스릴을 즐기는 것 보다 한시라도 빨리 알콜을
섭취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해 보였다

나와 Y는 천천히 걸어 가고 싶었지만 F는 황새 걸음으로 앞서 나갔다.

F [저기 있는 가게, 열려 있네. 그럼 사러 가자! wwww]

Y [하지만 우리까지 함께 가면 의심 받지 않을까?]
Y [F는 키도 크고 소리도 어른 같으니까 혼자 가는 쪽이 안 들킬 거 같은데.]

F [오! 너 진짜 머리 좋네! 좋아, 그럼 내가 같다올께!]

F는 가슴을 주먹으로 탁 치고 가게로 향했다.









108

두근 두근 거려. wwwwwwww








109

Y [나까지 혼나고 싶지 않으니까.]

Y가 문득 중얼거렸다.

나 [응? 무슨 소리야?]

Y [이렇게 위험도가 높은 일을 할 때는 말야.]
Y [F처럼 생각이 부족한 사람한테 그럴 듯한 이유를 붙여서]
Y [혼자 시키는 쪽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해.]
Y [실제 우리는 명확히 따져서 F한테 반억지로 끌려 온 거잖아?]
Y [학교 안에서도 F는 불량스런 이미지가 강하니까.]
Y [만일의 경우 그런 식으로 변명하면 간단하구.]

나 [응? 뭐?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어.]

Y [그러니까 >>1과 달리 F는 속기 쉬운 성격이라는 거야.]

Y는 평상시와 다름없는 얼굴로 터무니 없는 말을 했다.
나는 그런 Y가 조금 무서웠다.
사람은 속마음으로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지 모른다.
그 날 처음으로 그 말을 실감했다.







112

F가 비닐 봉투를 들고 돌아왔다.

F [야, 이거 봐라! 무사히 손에 넣었다~ wwwwwwwwww]

Y [와~ F는 굉장하네.]

F [...대, 대단하다. 그래.]

이게 바로 모르는 게 약이라는 건가.
방으로 돌아가는 동안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방에 들어선 F는 비닐 봉투에서 컵소주를 꺼내들고 들이켰다.

F [으햐! 맛있어! 여기에 여자만 있으면..여자. wwwwwww]

Y는 마실지 말지 망설이고 있었다.
나를 힐끔 힐끔 쳐다보고 있는 걸 보니 아마 내 행동에 맞춰
움직일 생각인 것 같았다.

나도 팩을 하나 손에 들고 마시기 시작했다.
생전 처음 마셔보는 술이었다.









113

Y...무서운 아이!!!









115

F [자, 자. Y도 마셔! 두잔째부터 파, 라, 다, 이, 스. wwwwwwww]

Y [응, 알았어.]

Y는 컵소주를 하나 들고 목을 기울여 마시기 시작했다.
금새 하나를 비우고 또 하나의 뚜껑을 따고 마셨다.

F [두잔이나 마셨으니까 이제부터 파라다이스네~ wwwwwwwww]

F는 폭소했다.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 나는 그저 쓴 웃음만 지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Y가 점점 이상해졌다.







116

여자애 얼굴에 성격 나쁜 남자애라니...
제 취향을 핀포인트로 노리고 있군요. 하악, 하악.







118

>>116

드디어 냄새를 맡고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wwwwwwwwww







119

Y는 어느새 세컵을 비우고 있었다.

F [야, 야. 그렇게 벌컥 벌컥 마시면 아깝잖아.]

F가 투덜거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Y도 마시는 것을 그만뒀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멍하니 앉아 있었다.

이거 글렀네.
완전히 파라다이스 상태야.
나는 그렇게 직감했다.

F [잘 보니까...Y는 굉장히 귀엽게 생겼네.]

그렇게 말하면서 F는 취한 상태를 즐기고 있는 Y 뒤에 앉았다.
나도 몇 모금 더 마신 상태라 점차 취기가 돌았다.







120

야!! 엉덩이 아픈 이야기는 없다며!!!







121

F가 Y의 어깨에 턱을 올리더니 양손을 배앞으로 돌려 껴안았다.
나는 그걸 멍하니 지켜보다 점차 Y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F [킁킁...음...너 굉장히 좋은 냄새가 나. 진짜 여자애 같애.]

F랑 Y군의 거리가 너무 가까운 거 같은데...
조금 위험하단 생각도 들었지만, 취해서일까.
재미있을 거 같아서 잠시 방치해두기로 했다.

F가 Y를 뒤에서 꼭 껴안은 채 목에 코를 박고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Y도 특별히 싫어하거나 하지 않고 간지럽다며 히죽 히죽 웃었다.
하지만, 서서히 F의 손이 Y의 옷안으로 기어들려는 찰라
내가 일어섰다.








122

이건 어떻게 봐도 엉덩이 아픈 이야기입니다. wwwwwwwwww







123

드디어 썩기 시작했습니다. ww







124

나 [그쯤 해둬. 너희들을 몰라도 난 그런 거 보기 싫으니까.]

내 말에 F도 정신을 차렸는지,

F [응? 어, 미안. 그만 실수했네. 에헤헤]

그러더니 Y 한테서 휙하고 떨어져 이부자리에 눕더니 그대로 곯아떨어졌다.
Y는 F가 잠든 걸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Y [간신히 잠들었네.]

나 [어? 너 안 취했어?]

Y [이런 거 몇 잔에 취하진 않아.]
Y [그보다 마신 컵들은 F의 가방에 넣어두자.]

나 [야, 그건 좀 심하잖아.]

Y [괜찮아. 취해서 그랬다고 하면 돼.]

나 [......]

순간 나는 Y와의 거리가 굉장히 멀게 느껴졌다.







129

흩어진 캔이나 컵을 비닐 봉투에 채워 F의 가방에 넣은 뒤
나는 이부자리 위에 누웠다. 
자리 순서는 F, Y, 나 순서였다.

불을 끄자, Y가 내 이불 안으로 슬며시 기어들었다.
그리고 내 귓전에 입술을 가까이하며 속삭였다.

Y [하아, F는 정말 방해 밖에 안 되네. 지금도 그렇고.]

나 [...어? 너...설마...게이?]

Y [그럴리 없잖아...그보단 F의 약점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생각했을 뿐이야.]
Y [아까 거기서 좀 더 나아갔으면 F는 확실히 실수를 저질렀을 거야.]

나 [하, 하지만 그럼 네 몸이 위험하잖아.]

Y [처음부터 내가 취했다면 몰라도 취한 건 F뿐이야.]
Y [술을 산 것도 마시게 한 것도 F니까, 아무 문제 없는걸?]

나 [....그렇구나...그럼 시간도 늦었으니까 이제 자자. 잘 자.]

Y는 대체...








130

Y는 F의 약점을 잡아서 대체 뭘 할 생각이었던 걸까?








133

난 처음에는 F에게 동정심을 갖고 있었지만,
다음날 아침 F가 T씨랑 손을 잡고 걷는 걸 본 순간,
역시나 Y처럼 벌을 내리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는 특별한 사건도 없이 우리는 3학년이 되었다.







134

동정할 가치가 없는 녀석이었어. wwwwwwwwwwwwwwwww








136

평소처럼 버스에서 Y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우리의 화제는 고등학교 진학에 대한 걸로 이어졌다.

나 [Y는 고등학교 어디갈 거야?]

Y [응? 나 안 가.]

나는 그 말에 입이 쩍하고 벌어졌다.

나 [응? 안 간다니 무슨 소리야?]
나 [우리 사립이니까 이대로 있어도 에스컬레이터식으로 올라간다구?]

Y [편하게 갈 수 있다면 거기 올라타는 게 좋다는 거야?]

나 [뭐...그거야 그렇잖아.]

Y [하지만 >>1은 그게 편하다고 생각해도 말이야.]
Y [>>1을 진학시키려고 부모님들이 지는 부담은 똑같아.]
Y [고등학교 수험을 치는 것고, 이대로 사립 고등학교에 가는 것도.]

Y는 이따금 정론을 말하니 때문에 나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 때의 나는 그런 건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일까 Y에게 생각 부족한 사람이란 평가를 받은 F와
나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그게 묘하게 분했다.









141

그리고 어느 날,수학 여행 이후 대면 대면하게 지내던 F가
나한테 말을 걸어 왔다.

F [야, 이번에 남자 둘, 여자 셋으로 술파티하는데. 너도 낄래?]

나 [우리 중학교 3학년이라구.]

F [바보야~ 벌써 중학교 3학년이야. 오히려 늦어.]
F [이 기회에 너도 좀 더 오픈~ 마, 인, 드를 갖는 거 어때?]

솔직히 나도 일탈을 꿈꿀 나이고, 여자애랑도 친해지고 싶었다.
거기다 참가하는 여자애들도 예쁜 애들 뿐이었다.
옛날 나라면 아마 아무 거리낌 없이 참가했을 것이다.
헌데 나는 어째선지 Y에게 상당한다는 선택을 해버렸다.







144

나 [뭐 대충 이런 일이 있었는데...]

Y [흠...괜찬잖아? 갔다와도 좋을 거 같은데.]

나 [하지만 좀 걸리는 게 있어서...]

Y [응?]

나 [나만 가는 것도 좀...Y도 여자애랑 놀고 싶을 텐데.]

Y [.........그런 건...아니 됐어.]

난 [왜 그래?]

Y [아무 것도 아냐. 그냥 좀 그래서.]

이 때 나는 자신에 대한 것으로 머리속이 꽉 차 있어서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지금와서 내가 왜 그랬는지...정말 후회된다.









146

설마 Y는 이제 이 세상에 없습니다... 이런 건 아니겠지? ww






...야? 그런 거지?








147

인생 첫 미팅이라는 멋진 이벤트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여자애들이랑 끝마지고.
멍한 기분으로 그저 고등학교 진학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Y가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는 다는 게 생각났다.
그래서 어쩌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니까,
Y에게 한 번 더 놀지 않겠냐고 물어 봤다.

Y [응, 좋아. 우리 집에는 아무도 없으니까 언제나 와도 괜찮아.]

Y는 내 제안을 선듯 승낙했다.

나 [알았어. 그럼 금요일날 너희 집에 가자.]

우리는 그런 약속을 주고 받았다.









148

가슴이 두근거려서. www







149

이상하게 러브 스토리 같더니, 역시나. wwwwwwww







150

마침내 기다리던 금요일.
같은 버스를 타고 가면서 처음 만났을 때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나 [그러고 보니 너 처음 봤을 때 자살 메뉴얼이라는 책, 읽고 있었지?]
나 [이상한 녀석이라고 생각해서 말을 걸었는데.]

Y [이거 말야?]

그렇게 말하면서 Y는 가방에서 그 책을 꺼내 들었다.

나 [응, 그 책. 좋아하는 거야?]

Y [아버지가...]

Y는 조용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Y [죽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은 사는 방법도 모른다고.]
Y [그런 소리를 자주 했거든.]

바로 옆자리인데도 Y가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152

Y의 집에 들어가자, 2년 전과 달라진 게 없는 풍경이 보였다.
벽에는 여전히 아무 것도 걸려 있지 않고, 가구는 없으며
오로지 골판지 상장가 두어개 늘어나 있을 뿐이었다.

Y [이불은 미리 깔아둘까.]

Y가 이불을 2장 꺼냈다.

나 [어? 이불이 2장이네?]

Y [언젠가 >>1이 또 오지 않을까 해서...2장 사뒀거든.]

나 [그랬어? 그거 미안하네.]

그 날은 동아리 때문에 피곤한데다 이불도 깔려있고 해서
나는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153

아무리 생각해도 보이가 러브하는 스토리로 밖에 안 보입니다. wwwwww








154

너무 일찍 잔 탓인가, 나는 한밤중에 일어났다.
하품을 하며 근처를 둘러보니 Y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다라고 생각하면서 집안을 둘러봤다.
거실 안쪽 방에 Y가 앉아 뭔가를 하고 있었다.

나 [너 뭐해? 지금 새벽 3시야.]

그렇게 말을 걸면서 Y의 얼굴을 쳐다보니 그 녀석은 앉은 채 자고 있었다.
y의 옆에 쌓인 골판지에는 종이 봉투가 잔뜩 들어 있었다.
근처에는 봉투를 붙이는데 사용하는 도구가 널려 있었다.








155

아아...안타까운 이야기로....







162

순간 억측이지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에 가지 않는 것도, 나한테 부모님 부담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도,
이런 부업을 하는 것도 혹시 돈이 없으니까 그런 거 아닐까?

아주 아주 단순한 이유.
나 자신이 한심했다.
이렇게 간단한 것도 알아차리지 못 하다니.
거기까지 생각을 정리했을 때 나는 어느 샌가 입을 막은 채 울고 있었다.









170

그러다 어느 새 Y가 눈을 떴다.

Y [응? 왜 그래? 잠 깼어?]

Y의 활기찬 어조가 한층 더 슬프게 느껴져서 나는 주저 앉아 울기 시작했다.

나 [미안...미안해. 미안해.]

Y [대체 무슨 소리인지...왜 그래?]

내 대책 없는 사과에 Y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나 [미안해...눈치채지 못 해서...]

Y [그런 거 괜찮아. 자, 이제 들어가서 잘까?]

Y의 상냥함이 가슴에 사무쳤다.









172

Y의 성격이 나쁜 것도...설마...








176

새벽 4시 반에 시계 바늘이 돈 직후 Y를 깨웠다.

Y [으으응...무슨 일이야?]

나 [4시 반이야. 사사키 식당에 밥 먹으러 가자.]

Y [........]

나 [아직 졸리면 안 가도 돼.]

Y [........]

나 [미안, 졸린데 일부러 깨워서.]

Y [아니 괜찮아.]







181

Y [사사키씨...반년 전에 돌아 가셨어.]

갑자기 심장이 꽉 조이는 기분이 들었다.

Y [그 날, 평소처럼 가게에 가니까. 아들이 나와서...]

나 [...그래...미안, 나 정말 바보같은 소리했네.]

Y [괜찮아. 벌써 꽤 지났는걸.]

사사키씨가 해준 음식을 마지막으로 먹은 게 
수학 여행날 도시락이라고 생각하자 한층 더 슬펐다. 








191

나 [나 이제 그만 갈까?]

Y [...좀 더 있다 가.]

나 [하지만...알았어. 나라도 위로가 된다면.]

Y [괜찮아. >>1이랑 이야기를 하면 마음이 편해지니까.]

나 [진짜? 어제부터 나 때문에 여러가지로...]

Y [끙끙 앓아봤자 의미도 없어. 그보다 놀자. 모처럼이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우리는 닌텐도 64로 스매쉬 브라더스를 했다.
격전을 펼친 결과, 내가 어떻게든 간신히 이길 수 있었다.

Y [굉장해. 실력 늘었네?]

나 [아니야. 그보다 너 일부러 봐준 거 아냐?]

Y [아하하, 이렇게 티 안나게 봐주는 건 불가능해.]

나 [그거 정말이야?]

Y [그렇다니까?]








337

우리는 한동안 즐겁게 놀다가 그대로 잠들었다.
아침에 눈을 나는 Y를 깨우지 않고 그대로 밖으로 나왔다.
어째선지 이제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Y가 자는 모습을 가만히 응시했던 기억이 있다.

집에 돌아와 Y하고 만난 2년 간을 되돌아 보았다.
나에게 있어 Y는 어떤 존재였는가.

혹시 나는 Y의 손바닥 안에서 조종 당하는 꼭두각시였는지도 모른다.
혹시 Y는 나만을 신뢰했을 지도 모른다.

두가지 생각이 머리속을 교차한다.
하지만 나는 바보였기 때문에 결론을 내지 못 한 채
더 이상 생각하기를 저버렸다.
그리고 일요일이 끝날 때까지 마구 놀았다.








338

3 학년이 끝나고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학생 명부에
정말로 Y의 이름이 없었다.

몇 번이나 그런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알고 있었지만
그런데도 기대하는 구석이 있었기에 이 결말은 굉장히 슬펐다.

나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싶기도 하고 연락처도 알고 있으니까
언제라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Y에 대한 미련을 끊었다.








342

고등학교에 들어 가자, 첫 1년이 너무나 바빠서
Y에 대한 건 생각할 틈도 없었다.

하지만 2학년이 되서 방을 정리하던 중 Y가
나한테 준 닌텐도 64 콘트롤러를 발견했다.

그러고 보니 그 녀석 콘트롤러가 5개나 있었으니까
나한테 1개 줬었지.

문득 Y의 얼굴이 떠올랐다.
지금 Y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궁금했기 때문에 전화를 해보기로 했다.
운좋게도 Y는 전화 번호를 바꾸지 않았는지 바로 연결되었다.

나 [여보세요. Y? 나야, >>1]

Y [응, >>1은 변성기 왔나 보네?]

Y는 여전히 똑같은 목소리였다.

나 [응, 그래. 그보다 요즘 어떻게 지내?]

Y [만나서 이야기하는 게 빠를 것 같은데.]

같은 주 토요일에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그렇게 우리는 2년만에 또다시 만나게 되었다.








344

Y가 가르쳐 준 장소는 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었다.
캬바레나 술집, 유흥업소들이 밀집한 지역이었다.
Y가 어째서 이런 곳을 드나드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기다리고 있던 중 키가 큰 사람이 나한테 다가왔다.
그 사람은 검은 천에 회색 라인으로 멋을 부린 몸에 짝 달라붙는 양복을 입고 있었다.
붉은 넥타이, 비싸보이는 시계.
늘씬한 미녀처럼 보이기도 하고, 호리호리한 미남처럼 보이기도 했다.

도통 구분을 할 수 없는 중성적인 외모.
그 사람은 Y였다.








348

Y [오랜만이야.]

키가 컸다. 나보다 더.
하지만 생김새는 과거의 Y와 같았다.

나 [근사하게 변했네.]

Y [고마워.]

Y는 내 말에 가볍게 웃었다.
그 후, Y의 안내를 받아 영화에나 나올 법한 술집에 들어섰다.
Y는 그 가게 점장과 사이가 좋아 보였다.
나는 무알콜 칵테일이나 쥬스를 마시면서 그 모습을 쳐다봤다.
단 2년 만에 Y라는 친구가 너무나 멀리 가버린 것 같다.
안타까움과 동시에 어른이 된 듯한 Y가 부럽기도 했다.








557

점장과 이야기하는 걸 들어보니 아무래도 Y는 여기에서 살면서
이 부근에서 일을 하는 것 같았다.

나 [부모님은? 이런데서 사는데 아무 말도 안 하셔?]

Y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점장은 나에게 가볍게 눈짓으로 신호를 보냈다.
아무래도 이건 접해선 안 되는 화제였던 것 같다.
나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기로 했다.







562

Y [기다려.]

나는 잠시 그대로 서있다가 다시 자리에 앉았다.

Y [미안해...그 동안 말하지 않아서...]

그리고 Y는 떠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이야기는 대략적으로 줄이자면, Y는 원래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다. 
아버지는 중소 기업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꽤 벌이가 좋아서
상당히 풍족하게 살았던 것 같다.
그래서 사립 중학교에 들어갔는데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가 병이 들어 쓰러지고 말았다.

나 [아버지는 지금 어쩌고 계셔?]

Y [벌써 돌아가셨어. 몇 년 전에.]

나와 Y 사이의 공기가 무겁게 가라 앉았다.









567

나 [그러니까 그런 부업일을 했던 거야?]

Y [아니, 사사키씨 돌아가셨잖아?]
Y [그건 원래 사사키씨 부인이 하던 일인데]
Y [사사키씨가 죽은 뒤 여러가지 굉장히 힘들어서 보여서 말야.]
Y [그래서 내가 맡았어.]

나 [그럼 너 돈은?]

Y [다소 용돈 정도는 받을 수 있었어.]
Y [그보단 신세를 진 사사키씨에게 보답을 하고 싶었으니까.]

Y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568

Y는...좋은 아이? 나쁜 아이?








569

Y [사실 좀 더 빨리 이야기하려고 했었어.]

나 [아니 그런 거 신경쓸 필요 없어. 나도 너무 억지로 물어봤다고 생각하니까.]

Y [고마워. >>1이 내 친구라서 정말 기뻐.]

나 [나도 그래.]

그 날 묵고 가지 않겠냐는 권유를 받았지만, 
역시나 모르는 사람 집에 실례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해서 집에 왔다.
집에 오는 동안 몇번이나 Y가 한 말을 되새김질했다.








572

나는, Y가 가르쳐 준 개인용 전화번호로 매일같이 전화를 걸었다.

나 [이렇게 자주 거는데. 귀찮지 않아?]

Y [이 번호를 아는 사람은 >>1이나 점장밖에 없으니까.]
Y [이렇게 자주 연락해줘서 오히려 기뻐.]

Y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나는 평소 고등학교도 대학교도 설렁 설렁 마치다 보면 어떻게든 회사에 취직해
평범하지만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나와 Y를 겹쳐 생각할 때 마다 이상하게 안타깝고, 자신이 초라해보였다.









575

Y 결혼한다! 사랑해 줘!








576

>>575

반대야. 반대.







577

어느 날, Y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가 전화를 거는 건 잦아도 Y가 나한테 전화를 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나 [무슨 일이야? 별 일이네. 네가 먼저 전화하고.]

Y [내 말, 침착하게 들어 줘.]

Y의 말투가 평소보다 심각했다.
나는 방바닥에 뒹굴고 있던 중 그 목소리를 듣고 자세를 바로 잡았다.

나 [누가...또 죽었어?]

Y [아니...그런 일은 아냐...]

나 [그럼, 뭔데?]

Y [나...체포됐어.]










578

.....뭐?









580

...뭐...라고?







582

체포?!!!








583

거짓말!!! Y는...그런 사람이...








585

설마 이렇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591

나 [...대체...대체 무슨?]

나는 Y의 말에 크게 동요했다.

Y [그게...마약이...]

나 [너...설마 약 했던 거야?]

Y [아니야. 발견된 것 뿐이야.]

나 [가지고 있는 것도 범죄라구.]

Y [그게 아니라 가게에서 발견됐어.]

나 [아.....]

나는 말문이 막혔다.

Y [점장이 카운터에 숨겨뒀던 걸 누가 주위에 떠들었던 거 같아.]
Y [자세한 건 모르겠지만.]

나 [너...거기, 있었다는 건, 알고, 있었어?]

목이 막히고 입이 떨려 말을 하는 도중 더듬거렸다.

Y [아침에 알았어. 경찰들이 갑자기 들이 닥쳐서 조사를 하다가...]

흡사 바닥이 꺼지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598

그리고 나서 어떻게 됐는지 이야기를 들었다.
Y는 마약이 발견된 직후 함께 살고 있었다는 이유로 경찰 심문을 받고,
그게 좀 전에 간신히 끝나 나한테 연락을 하게 됐다고.

지금은 가게 점장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지만,
벌써 7시간이상 가게에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현재 자신도 마약을 숨기는데 가담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기 때문에,
형사 고발당할 거라는 이야기도 했다.

나에게 있어서 경찰은 TV 뉴스 보도에서나 가끔 접하는 존재였기에
지금부터 Y가 어떻게 될 지 아무 것도 모르고 그래서 너무나 불안했다.







601

Y는 정말 불운한 걸.








606

어째서 착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인간 쓰레기 때문에 이런 일을 겪는가.
그런 분노 때문에 세상 모든 게 미워보였다.
그러다 Y에게서 두번째 연락이 왔다.

나 [어떻게 됐어?]

Y [집행 유예...야.]

거기서 Y는 말을 멈췄다.
나는 연달아 질문을 하려고 했지만 수화기 너머로
Y가 흐느껴 우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에 입을 꼭 다물었다.

Y [...미안해...이제 더 이상 너랑 만날 수 없을 거야.]

나 [네 잘못이 아니잖아. 그런데 어째서?]

Y [어째서...일까.]








613

소지하는데 가담하지도 않았는데 집행 유예가 떨어지는 거야?
이런 일 진짜로 있어?







615

>>613

실제로 상당히 많아.
가끔 조사 결과 증거가 없는 경우,
유죄가 아닐 가능성도 있지만 그렇다고
무죄가 아닐 가능성도 없으니 그냥 유죄 때리는 경우가 있거든.

뉴스로 보도되지 않을 뿐이지, 네 주위에도 이런 경우가 있을걸?








623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면 아직 학생이니까 좀 더 정상 참작이 됐을 텐데.
지금부터 Y가 짓지도 않은 죄로 고통을 받을 걸 생각하니
가슴 속이 분통으로 꽉 막혀 터져 나갈 것만 같았다.

그래서 어떻게든 Y를 만나고 싶어 억지로 만나자는 약속을 잡았다.








660

다시 만난 Y는 지친 표정이었지만 생각보다 안정 되보였다.
어떻게든 억지로 만났지만, 그 얼굴을 보고 있자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본인은 더 이상 그 이야기를 떠들고 싶어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 역시 입을 조심하기 했다.

하지만 솔직히 Y의 현재 상황은 Y 본인의 입으로 들는 것외에는 알 방법이 없었다.
애초에 Y의 이야기가 사실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단도 방법도 나에겐 없었다.
그저 Y가 말하는 것이 진실이라고 믿을 수밖에.






686

그 당시 나는 집행 유예가 끝나면 감옥에 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했다.
집행유예의 올바른 의미를 알 게 된 건 훗날의 이야기.

그러니까 그 때는 Y를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데 필사적이었다.
Y는 집행유예의 올바른 뜻을 알고 있었을 테지.
그러니까 그렇게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694

Y는 어른이네. 진짜.







699

찻집에 들어갔을 때 나는 문득 F를 이용하던 Y의 모습이 생각났다.
그리고 한 가지 생각이 더 들었다.
물론 그건 절대 생각해내선 안 되는 터부 같은 것.
그래서 겉으로 내색하진 않았다.
그런 걸 드러내거나 물어볼 수 있을리 없었다.

사실 마약을 갖고 있었던 건 너고, 가게 점장을 이용한 게 아니냐고.








702

>>699

...그러고 보니...







704

그래...Y는 성격이 나쁜걸...







712

실제, Y는 굉장히 좋은 녀석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상냥하고 성실한 녀석은 몇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생각한 게 얼마나 무례하고 잔혹한 짓인지 새삼 깨달았다.
그런데 그걸 직접 입으로 꺼내 확인하려고 하다니.
나는 이율배반적으로 언제 터져나올지 모를 생각을 추스르며 입을 열었다.

나 [체포...된 거 있잖아.]

Y [응.]

나 [가게 점장...이제 어떻게 되려나.]

Y [>>1]

나 [응?]

Y [지금 내가 한 거라고 생각하고 있지?]

너무 놀라 심장이 입밖으로 쏟아지는 줄 알았다.








715

Y은 머리 회전이 빨라.








718

이미 간파당한 상황.








722

어떻게든 아닌 척 하려고 했지만.
이야기를 들은 직후 크게 동용했기 때문에 결국 숨길 수 없었다.

Y [뭐 어쩔 수 없지. 나는 예전부터 이런 성격인걸.]
Y [어쩔 수 없어.]

나 [그렇지 않아. 나는 Y를 의심하지 않아.]

Y [신경쓸 필요 없어. 괜찮으니까.]

나 [그렇지만...너는 하지 않았어! 절대 하지 않았어!]

Y [내가 했다면 어쩔 건데!]

갑자기 Y가 크게 고함을 쳤다.
나는 그게, 무서웠다.







725

나 [...그만 두자. 이런 이야기.]

내가 겁을 먹었다는 걸 깨달은 Y는 입을 꾹 다물었다.

Y [미안해. 갑자기 큰 소리를 내서.]

나 [아니 나도 이상한 소리를 해서...]

Y [......]

나 [정말 미안해.]

Y [아니, 네가 생각했던 대로야.]

나 [....뭐?]

Y [정확하게 말하자면 나만 그런 게 아냐.]

나 [무슨 소리야?]

Y [가지고 있었지만, 사용하진 않았어.]

나 [미안, 지금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어.]

Y가 물을 한입 마시고 컵을 테이블에 놓았다.










739

Y [매입한 거야. 거기를 거점으로 해서.]

나 [...뭐?]

Y [겉으로는 일반 술집처럼 보이지만 외국인을 상대로...]
Y [원래 점장이 하던 장사인데, 돈이 되니까 같이 하지 않겠냐고 해서.]

나 [.......]

Y [난 정말 쓰레기야.]

그 때 Y는 정말 더럽게, 역겹고 흉물스럽게 보였다.
하지만, 분명 뭔가가 있다. 뭔가가 있으니까 이렇게 반응하는 거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다.









751

Y [이제 >>1하고 만날 수 없어.]

나 [...만날 수 없는 거야? 만나기 싫은 거야?]

Y [볼 면목이 없으니까. 그러니까 이제 나를 잊어.]

나 [간단하게 잊을 수 있을리 없잖아. 그런 거 이상해.]

Y [이상한 녀석이라고 생각해서 말을 건넨 거잖아?]

나 [언제적 이야기를 하는 거야.]

Y [아무 것도 아냐.]

나 [Y.]

Y [나도 몰라. 하지만 이제 >>1을 볼 생각은 없어.]







759

나 [...알았어. 하지만 마음이 바뀌면 꼭 연락해 줘.]

나는 그렇게 말하면 휴대폰 전화번호가 쓰인 쪽지를 건네줬다.

Y [고마워. >>1]

Y는 자신이 들고온 가방에서 책을 한권 꺼냈다.
영문자로 쓰인 책이라 무슨 책인지 몰랐지만
잠시 뒤에 깨달았다.
그 때 버스 안에 보던 호밀밭의 파수꾼이란 책이었다.

나 [자주 읽는 책이야. 줄께.]

나는 그 책을 받았다.
Y는 계산을 끝마친 뒤 아무 말 없이 가게를 나섰다.
나는 가게 앞에서 Y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계속 쳐다봤다.

그리고 오늘.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그 녀석의 연락을 오지 않는다.








763

끝이야?








767

이걸로 끝이야.
추억이 애매하거나 한 부분은 조금 각색하기도 했지만,
진짜로 있었던 이야기야.

마지막으로 Y를 만나고 나서 한참 뒤 전화를 해보니
전화 번호를 바꾼 것 같더라고.
사는 장소도 알 수 없고...
그래서 지금은 완전히 연락이 끊긴 상태야.

Y가 천사였는지 악마였는지.
진실을 말한 건지, 거짓말을 말한 건지.
아직도 몰라.

정말 이상한 녀석이었으니까.

하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을 꼽는다면
분명 Y가 될 거야.
짦고도 긴 시간이었지만, 내 이야기를 들어줘서 정말 고마워.

앞으로도 또 내 이야기를 올릴지 말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Y라는 기묘한 인생을 산 사람만 있었다는 것만 기억해 줘.

정말로 고마워.






769

>>1

수고했어!








772

>>1

나도 즐거웠어!







780

어쩐지 끝이 없는 것 같지만, 이것도 인생.







786

즐겁게 해줘서 고마워.
>>1은 분명 Y와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3개의 댓글

2013.12.15
주르륵...
0
2013.12.15
가끔 조사 결과 증거가 없는 경우,
유죄가 아닐 가능성도 있지만 그렇다고
무죄가 아닐 가능성도 없으니 그냥 유죄 때리는 경우가 있거든.

뉴스로 보도되지 않을 뿐이지, 네 주위에도 이런 경우가 있을걸?
개드립 - 2ch 나의 이상한친구 ( http://www.dogdrip.net/41494816 )
0
2013.12.16
사랑이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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